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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선택적인 삶, (to be or not to be)
작가 : 곽자
작품등록일 : 2020.8.9

세상에 모든 생명체는 선택권이 없이 탄생한다.
죽는 이유와 사유는 정말 다양하지만, 탄생은 오로지 무조건적으로 주어진다.
그 와중에 인간은 삶을 고통스럽게 여겨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매일 힘든 삶을 살며 죽느냐 사느냐 고민을 한다.
그들에겐 단지 선택지에 살아가느냐 죽느냐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탄생자체에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당신은 과연 탄생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태어나지 않고 소멸해 버리겠는가?

 
- 3화 - 신의 목적2
작성일 : 20-08-16 14:34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5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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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는 간단해. 인공 자궁은 지금 기술적으론 완벽해. 여성의 자궁과 99% 일치해. 어쩌면 더 좋지.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시스템이 있어. 태교라던가 자극 시스템이라던가 모든 것이 다 있어. 정말 대단한 기계야. 난 여기에 하나의 시스템을 추가할 생각이야. 태아가 어느 정도 뇌가 발달을 하면, 특수한 뇌파를 쏘는 거야. 그렇게 되면 내가 설계한 알고리즘에 따라 미리 인생을 한번 살아볼 수 있지. 꿈인 가상세계에서 말이야. 그들이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면, 그들은 태어날 수 없게 돼. 아니 정확히 말하면 태어나지 않아도 되는 거지.”

 “어떻게 태어날 수가 없게 되는 거지? 이미 수정은 됐잖아.”

 “그들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신호를 받으면 그 즉시 모든 것은 멈춰. 심장까지 말이지.”

 “그게…. 가능하다고?”

 “가능하게 만들어야지. 불가능하진 않아.”

 “넌 정말로 미쳤어. 네 연구를 포기할 때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니.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보다 그게 중요했어?”

 “넌 사람의 죽음을 본 적이 있어?”

 “아니.”

 “그럼 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지 알고 있어?”

 “아니. 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면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지 알고 있어? 모를 거야.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저 죽을 때까지 자신이 아닌 주변 사람들 때문에 하루하루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살아가는지 난 알고 있어. 나조차도 늘 생각했지. 왜 죽음은 선택인데 탄생은 선택이 아닐까. 이런 아무런 희망도 없는 삶이라면 차라리 나의 탄생이 없던 일이 되면 좋을 테라고. 나는 그저 선택권을 주고 싶을 뿐이야.”

 다운은 얘기를 듣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 이해는 했어. 그럼 너는 그래서 그곳에 들어간 거군.”

 신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아. 드디어 기회를 얻었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것뿐이야.”

 “고작이라고?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저 방에 있는 사람들은 뭐야? 식물인간이라고 했었잖아. 왜 그런 영상이 나오지?”

 “속이려던 건 아니야. 아니 아직까진 식물인간일지도.”

 “그게 무슨 말이야?”

 “저 사람들은 자살하려던 사람들이야. 그리고 시도했던 사람들이고. 몇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데려온 거야.”

 “그렇구나. 왜?”

 “실험체가 필요했어. 내가 아까 말했지. 미리 삶을 경험하게 한다고 말이야. 여기엔 오차가 없어야 해. 자신의 미래의 삶을 그대로 살아야만 해. 그곳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을 실험할 필요가 있었어. 그래서 내가 만든 알고리즘을 넣어 저 사람이 기억하는 과거와 가상세계의 기억이 일치한다는 걸 확인해야 하니까.”

 “그럼 저 사람들이 전부?”

 “아냐. 전부는 아니야. 몇 명은 혼수상태야. 이미 뇌 손상이 너무 돼서 나도 뭘 할 수가 없었어.”

 “어쩌려고 저 사람들을 다 데려왔어? 감당할 수 있겠어?”

 “그건 모르겠어. 지금은 저 사람들이 필요했을 뿐이니까.”

 “뭐. 좋아. 솔직히 말하지 나는 지금 네가 말한 것들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어. 난 그냥 네가 내 친구고 또 친구끼리 이런 말 하면 뭣하지만, 돈을 준다고 해서 함께한 것뿐이야. 근데.”

 “달라진 것 있나?”

 “뭐?”

 “달라진 건 없잖아. 우린 친구고 나는 네게 일당을 지급하고. 달라진 건 없어. 똑같이 하면 돼. 하지만 돈은 더 줄게.”

 신은 진지하게 말했지만, 다운은 농담인 줄 알고 웃었다.

 “됐다. 네 말대로 달라진 건 없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이야?”

 “역시 넌 좋은 녀석이야. 일단 저 사람들을 분석해 봐야지. 나도 아직 시작 단계거든.”

 신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다시 아까 그 방으로 들어갔다. 다운도 단념한 듯 기지개를 켜고는 따라 들어갔다. 아까 연결해 놓은 모니터의 사람은 이제 농구를 끝내고 친구들과 웃으며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그럼 이게 이 사람의 젊었을 적 모습이란 말이지?”

 “맞아.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지금 자신이 이런 상태라는 걸 모르는 건가?”

 “모르지. 꿈같은 거야. 하지만 직접적인 뇌파를 쏘기 때문에 자각몽 같은 케이스는 일어나지 않아. 지금까지는 추측이었지만, 이제 확인할 수 있게 됐어.”

 신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니터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문제점이 발견됐어.”

 “문제점?”

 “응. 물론 지금 이 사람에게 쓴 건 견본이지만, 이 사람의 기억의 출발 지점이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잖아. 그렇다면 이 기억만큼 실제로도 시간이 가게 돼. 90년을 살았다면 90년 동안 누워있을 수는 없잖아. 가상세계와 실제 세계의 시간의 흐름은 달라야 해.”

 다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할 말이 없었다. 다운도 엔지니어로서 기본적인 과학지식들이 있지만, 이곳에 아이디어를 낼 만큼 잘 알지도, 똑똑하지도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탄생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다운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하지만 신의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그럼 난 뭘 해야 하지?”

 고민에 잠겨있는 신을 보며 다운이 말했다. 신이 꽤 오랫동안 고민에 빠져있자 옆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기 민망해서 물어본 것이지만, 신은 다운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그가 옆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 듯했다.

 “아. 미안. 이거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어?”

 “글쎄. 일주일 정도인가?”

 “아. 그래? 대단하네. 생각보다 훨씬 빨랐어. 그럼 피곤할 텐데 쉬어도 괜찮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할게.”

 “그래? 그럼 갈게. 배고프고 피곤하긴 하다. 그럼 연락줘.”

 “응. 고생했다. 아 이거 작동법은 설계도 그대론가?”

 “응 그대로야. 작동법이라고 할 것까지야 없는데 대충 설명해줄게.”

 다운은 조작법을 설명해주고 방을 빠져나왔다. 처음 이 방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봤을 땐 신이 프랑켄슈타인이라도 만들려는 줄 알았다. 아니면 이것도 정부 연구의 일부인 줄 알았는데, 이런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운은 가방을 메고 모자를 썼다. 그리고는 조심히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핸드폰의 알람이 울렸다. 바로 확인을 하니 돈이 입금되었다는 알람이었다. 보낸 것은 신이었다. 신은 항상 직접 주지 않고 이렇게 다운이 밖을 나오면 바로 입금을 해주었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는 들어온 금액을 보고 놀랐다. 아까 더 준다는 말은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줄진 몰랐다. 다운은 핸드폰을 한번 꽉 쥐고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저런 재능을 가지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참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이 그저 돈이 필요했다. 다운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다른 일을 하러 빠르게 걸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무엇을 먹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은 그저 서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이런 웃음을 지으며 행복해 보이는 남자가 왜 죽음을 선택했을까? 무엇이 그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을까? 이 사람은 신이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신은 처음에 이 사람을 봤을 때는 절대로 이런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충동적인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오랫동안 고통을 참고 살았을까? 그리고 죽는 순간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신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호기심과 오기로 시작한 연구가 이젠 자신의 삶이 목표가 되어 있었다. 신도 알고 있다. 그 어떤 일보다 신중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지금 이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은 전부 생사에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자의적으로든 타의 적으로든 뇌만 살이 있을 뿐이었고 전부 움직일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신은 이 사람들 전부에게 과거를 역행하는 프로그램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자신이 현실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냥 그렇게 해 줄까?’ 신은 들리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방안에는 심장이 뛰고 있다는 신호만 ‘삐. 삐.’하고 울리고 있을 뿐이었다.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했지만, 지금 이 사람들의 기억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기계를 만지려다 모니터 속에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보고 있는 걸 보니 건드릴 수가 없었다. 신은 모든 것을 그대로 놔두고 방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공책과 펜을 들고는 책상에 앉았다. 문제점들은 전부 파악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자신만의 생각으로는 부족했다. 공책을 펴서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적었다.

 1.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시간의 간극 줄이기.

 2. 뇌에서 기억이 재생되어도 외부에서 끝 지점을 정할 수 있게 할 것

 3. 건강한 자살 지망자를 구할 것.

 신은 세 번째를 적은 후에 혼자 웃었다. 건강한 자살 지망자라. 표현을 이렇게밖에 못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그대로 공책을 덮었다. 그리고는 일어나 작은 냉장고로 걸어가 초콜릿을 꺼냈다. 신은 쉴 새 없이 손바닥만 한 초콜릿 3개를 입에 쑤셔 넣었다. 그는 만족한 듯 간이침대로 가서 누웠다. 신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일말의 불평도 없었다. 오히려 재밌었고, 자신이 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피곤해서 잠을 자려는데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인공 자궁에서 태어난 동물은 어미가 자식을 못 알아봤다. 하지만 그건 지능문제다. 라고 아까 설명은 했지만, 그것은 단지 이론적인 답이었다. 분명 지금도 예전에도 인공 수정은 있었고, 심지어 입양을 해도 자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했다. 어미들도 갓 태어난 아이의 몸을 햛아주기는 했지만, 그건 자식이라고 생각해서는 아니었다. 뇌의 자극을 통해서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은 자신에게는 어떻게 적용될까 궁금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부모를 자신이 지금 본다면 부모로 인식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부모도 자신을 자식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그 사실이 궁금했을 뿐이지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아니. 보고 싶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신은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직까진 인공 자궁에서 태어난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이라는 것을.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런 성격이 사람으로서의 특이성인지. 아니면 인공 자궁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는 궁금했다. 신은 갑자기 자신의 몸 어딘가에 있는 1번이란 표식이 간지러워서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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