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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스톡홀름 신드롬
작가 : 새이
작품등록일 : 2020.8.10

계약작입니다. 공모전 기간 종료 후, 업로드된 회차는 삭제처리됩니다.
감사합니다:)

 
13. 감춰진 진실 속, 비는 내리고.(2)
작성일 : 20-08-15 18:49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5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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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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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무슨 말이야? 그 루머에 근거라도 있다는 뜻이야?”

 

 “권희성은 회장과 함께 아침 일찍 별장으로 출발했어. 권혜성은 그보다 늦은 시간에 출발해서 별장에 도착한 건 밤 11시였지. 그리고 검찰 측에서 최종 발표한 권 회장의 사망 추정 시간은 11시 25분. 권혜성이 별장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회장이 사망한 셈인 거지.”

 

 정말 소름돋는 우연의 일치네. 어쩜 그가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렇게 바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거지? 분명 권희성과 권 회장이 별장에 도착한 건 오전이었다. 아침부터 낮, 그리고 저녁 내내 건강한 모습을 보이며 멀쩡했던 회장이 권혜성이 도착하자마자 죽어버렸으니 당연히 그에게 의심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갑작스러운 희성의 실종은 그 시선들에 의구심을 담는 데 한술 더 뜬 셈이었다.

 

 “그리고 고용인들이 평소 형제끼리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별장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권 회장이랑 권혜성 사이에 큰소리가 오고갔다는 추가 증언이 있었어. 게다가 한 고용인의 말에 따르면, 별장으로 출발하기 며칠 전에 권혜성이 '저도 아버지의 아들이다' 라며 권 회장에게 대드는 걸 들었다고 하더라.”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시나리오네.”

 

 정말 완벽했다. 권혜성을 범인으로 몰기에,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모든 정황들, 그리고 증언들이 권혜성을 범인이라 지목했고, 구심점인줄 알았던 sns의 물타기 여론은 단지 그 루머들이 진실로 변하는 데에 속도를 가세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날 서재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어?”

 

 유신은 내게 잘 생각해보라며 나와 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상한 점이라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경호원과 고용인들은 예상 밖이었지만, 그를 제외한 우리 계획은 완벽했어.”

 

 “응, 그건 맞지. 서재에 다른 사람의 기척은 못 느꼈어? 권 회장이 뭘 숨기고 있었다던가…”

 

 “그날 권 회장은 내가 지척까지 다가갔는데도 나를 못 알아 챌 정도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어. 서재엔 나랑 권 회장 외엔 없었고.”

 

 “정말 서재에 권 회장뿐이었단 말이지…”

 

 유신은 어딘가 못미더운 듯 고개를 갸웃했다. 무언가 걸리는 구석이 있는 듯했다.

 

 “확실해. 그날, 그 순간 서재에는 정말 권 회장이랑 나뿐이었어. 설사 누군가 있었다고 한들, 내가 못 알아차렸을 확률도 현저히 낮아. 그곳은 사람이 숨을 만한 곳이 전혀 없는 구조니까.”

 

 나는 진심으로 서재에 나와 타깃 외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아무리 내가 권희성의 기척을 느끼지 못 했다 한들, 그건 오직 그에 한해 예외였다. 테라스 아래에 서성이던 경호원은 바로 눈치챘으니 더욱 확신했다. 서재는 ‘ㄱ’자 구조였고, 권 회장은 방 구조가 꺾이는 바로 중앙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 흔한 벽장조차 없었던 심플한 인테리어의 서재였기에 애초에 다른 누군가가 숨어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 너가 그렇게 말한다면 정말 그런 거겠지. 어찌되었든 권혜성은 용의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어. 단순히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었다 한들, 아직 객관적 혐의에 대한 심사가 남아있어서 구속 영장이 발부되진 않은 상태야.”

 

 고작 그런 루머들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아무리 검찰의 권력이 강력하다 해도, 이번 권 회장의 사망과 둘째 아들 권희성의 실종은 전 국민이 주목하고 있는 대대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한성의 위치는 그런 근거 없는 루머들만으로는 아무리 검찰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주무를 수 없는 대재벌가였다. 나는 유신의 말을 믿을 수 없어 그저 두 눈을 껌뻑였다.

 

 솨아아-

 

 왜인지, 빗소리가 점차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듯했다.

 

 “이상하네. 아무리 모든 정황이 권혜성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더라도, 방금 너가 말한 것들은 결국 이렇다 할 근거도 없는 단순 루머일 뿐이야. 그것들만으로는 권혜성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되진 않아. 너도 이 정도는 알잖아? 그런데 왜 그 남자가 피의자 신분이 된 거야?”

 

 검찰이 무슨 수를 쓴 건가? 아니면 권혜성에 그렇게까지 원한이 있었던 건가? 내가 별 생각을 다하며 난잡하게 추측하던 그때, 유신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래. 그것들은 루머일 뿐이었지. 아니, 그랬었지. 권혜성의 ‘혈흔’이 서재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뭐?”

 

 -우르릉, 쾅!

 

 순간 엄청난 천둥이 굉음을 내며 녹빛 하늘을 무자비하게 부수었다.

 

 나는 몸에 천천히 흐르던 피가 내리는 빗방울처럼 순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태풍이 마치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닥친 것만 같았다.

 

 루머 속의 진실이란 실로 날카로운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진실이 전혀 예상치 못 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솨아아-..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거센 빗발은 어느새 서서히 약해지고 있었다.

 

 ***

 

 "경찰과 소방당국은 15일 오전 2시부터 수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권현민 회장의 사유지인 별장 ‘더 포레스트’는 숲속에 위치해 주변에 폐쇄회로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인명 구조견들도 투입돼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지역 위주로 수색 중이나, 소방당국 관계자는 ‘산이 상당히 깊다’며 ‘오늘 밤 수색을 통해서도 권희성씨를 찾지 못할 경우 내일 아침 일출과 함께 소방과 경찰 헬기를 띄우고 드론을 활용해 계속 수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민국 재벌계의 명실상부 대부호였던 한성그룹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혜성의 손에 가볍게 올려진 새하얀 아이패드의 화면 속에선 퍽 기쁜 소식이 듣기 좋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뉴스는 하루 전 거였지만, 혜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날짜 관계없이 한성에 관한 모든 뉴스들을 틀어놓았다. 덕분에 한성 그룹의 사장실에서는 한 시간이 넘도록 같은 내용의 속보들이 연달아 방송되고 있었다.

 

 “하하. 윤비서님.”

 

 “네, 부사장님.”

 

 “아버지께서 제게 부사장 취임식날 보내주셨던 자크셀로스의 싱글빈야드 샴페인 있죠? 그거 좀 가져다 줘요. 그 귀한 술을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마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동생 희성이의 실종 뉴스를 접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기적이게도 ‘기쁘다’였다. 일평생 단 한번도 나를 아들 취급해주지 않던 친아버지와,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양, 나를 사람 취급도 안 하던 이복동생이 드디어 내 세계에서 사라져줬구나 싶었다.

 특히 희성이는, 이대로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은 내게 그리 자비롭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그저 내 착각일 뿐이었음을 알기까지 고작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

 

 와장창- 쨍그랑 -

 

 “부사장님! 진정하세요!”

 

 “아아악!!”

 

 쨍그랑 -

 

 찢어진 손바닥 틈 사이로 붉은 피가 배어나왔다. 뚝뚝 떨어지는 검붉은 핏물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이 차갑게 식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은 내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내 세계를 무너뜨리고 있었다는 것을.

 

 “고 권현민 씨의 서재에서 첫째 아들인 권혜성 씨의 혈흔이 발견되어 권혜성 씨가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고인의 서재에 방문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권혜성 씨는 20일 오전9시쯤 검찰 조사를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습니다.”

 

 “권혜성 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식 변호사는 ‘권혜성 부사장은 이번 사건에 해당 사항이 전혀 없다.’며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응해 소상히 사건의 진실을 밝혀 오명을 벗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권혜성 씨는 서재에서 발견된 본인의 혈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장실을 가득 채우던 뉴스 속보는, 이제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

 

 내가 기억하는 그날은 정말 혼비백산했던 밤이었다. 아버지의 요양 차 강원도에 있는 별장에 가기로 한 14일, 하필 당일에 급하게 처리해야할 업무가 생기는 바람에 그를 처리하고 뒤늦게 강원도로 출발했다.

 

 결국 밤이되어서야 별장에 도착한 나는 늦게까지 업무에 시달려 피곤에 찌들었던 터라 씻자마자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

 

 문득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수많은 경찰들과 소방대원들이 별장 곳곳에 진을 치고 있었다. 급하게 나를 깨우던 고용인을 향해 무슨 일이냐 묻자 아버지는 죽고, 권희성은 실종되었다고 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내가 피로때문에 헛꿈을 꾸나’ 싶었다.

 

 “권혜성 씨 되십니까?”

 

 “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사건 신고를 받고 온 검찰입니다. 우선 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용의자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본인을 이민성 부장검사라고 소개한 남자는 별장에 있는 모두가 용의자이니 간단한 조사와 알리바이 확인을 위해 서로 함께 가자며 협조를 부탁했다. 모든 이가 순순히 그에 따랐고, 나 또한 서로 동행해 경찰의 물음에 대해 알고있는 점을 상세하게 답했다.

 

 “권희성 씨와 권현민 씨보다 늦게 출발하셨다던데, 별장엔 정확히 몇 시에 도착하셨습니까?”

 

 “네, 원래 함께 출발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회사에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생겨 그를 해결하느라 좀 늦게 출발했습니다. 별장에는 밤 11시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신 후 바로 본인 방으로 가셨습니까?”

 

 “네. 3층에 아버지, 저, 그리고 동생의 방이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 위해 바로 제 방으로 향했습니다.”

 

 나는 이것저것을 묻고 답하는 간단하고 기본적인 조사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

 

 그 후, 나는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준비하느라 정말 미치도록 바쁘게 지냈다.

 부사장으로서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 채웠고, 동시에 몰려드는 업무들에 치여 매일 같이 야근을 했다. 떨어지는 주가를 다시 평균으로 되돌려 놓느라 끼니도 제때 챙기지 못 할 정도였다. 게다가 틈만 나면 인터뷰 요청을 해대는 기자들을 피해 회사 뒷문으로 퇴근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부사장님. 이것 좀 보셔야겠습니다.”

 

 “윤비서님, 저 지금 엄청 바쁩니다. 나중에…”

 

 “지금 실시간 검색어며, 각종 커뮤니티 및 sns에 이상한 루머가 퍼졌습니다. 부사장님에 대해서요.”

 

 “...줘보세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sns에 나에 대한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내가 동생만 예뻐하는 아버지를 원망해 살해하고, 희성을 질투해서 납치, 혹은 살해했을 것이라는 루머였다. 그리고 그 글들에는 모두 나에 관해서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문장들이 꼭 들어가있었다. '혼외자식, 출생 불분명 사생아' 라는.

 

 게다가 함께 지냈던 고용인들이 며칠 전, 내가 ‘아버지께 대들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근거 없는 증언 아닌 증언을 했다는 기사까지 떠 있었다.

 

 존재하는 모든 정황들이 나를 범인이라 지목했다. 너무 당연한 듯 진실로 위장해 떠도는 루머들, 그리고 그걸 믿은 사람들의 물타기 여론 속에서 나는 강가에 버려진 조개껍질마냥 황량하게 살을 뜯기고 있었다. 정말이지 황당하기 짝이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버지의 죽음과 희성이의 실종이 내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었음을 서서히 깨닫게 만들었다.

 

 
작가의 말
 

 드디어 혜성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٩( ᐛ )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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