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27.
작성일 : 20-08-15 17:11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413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방에 들어온 나는 할 일이 없어 그저 멍하니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갑자기 시간이 생기자 내 머릿속은 미뤄놨던 문제들을 차곡차곡 떠올려 내 앞으로 끌고 왔다.

 이 세계와 원래 있던 세계. 릴리와 진짜 내 이름. 에드워드와 라니에스의 가족…….

 

 내 마음속에 있는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도 않을 팽팽한 문제들뿐이었다.

 뭐하나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니 푸른 하늘이 보인다. 모든 선택을 자신에게 떠맡기고 하늘에서 자신을 내려볼 신이 미워졌다.

 

 “좀 도와주면 덧나나…….”

 

 내가 질문하면 거기에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게 어려운 일인가?

 자기가 할 말만 하고 사라지면 되냐고. 내 의문도 좀 풀어주면 얼마나 좋아.

 내가 원래 있던 세계의 내 몸은 괜찮은 건지, 여기서 살 게 되면 어떤 식으로 살 게 되는 건지…….

 

 궁금한 건 너무 많았는데 질문에 대답해줄 신은 묵묵부답이었다.

 이 답답한 속을 누구에게 말 할 수 있을까? 누군가 자신의 고민을 듣고 같이 해결해줬으면 했다.

 혼자 풀기 막막한 문제를 앞에 뒀을 때 사람은 누구든지 조언을 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하지만 이곳에 내 말을 들어주고, 내 고민에 대한 대답을 바르게 내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갑갑한 속이 더 갑갑해지는 것 같아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나마 답답한 속을 진정시켜줬다.

 

 “돌아가고 싶다…….”

 

 릴리로 살았던 그 작은 마을로. 그저 아무 걱정 없이 에드워드와 진짜 자신의 가족과 함께.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떠올리려 애쓰며 나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며칠째 릴리를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다. 릴리를 보려고 셰리카 가문에 편지를 넣어도 돌아오는 건 거절의 답신뿐이었다.

 거절의 답신이 돌아올 때마다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지는 만큼 그녀가 괜찮을지 걱정스러웠다.

 릴리는 라니에스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그녀 자신으로 있고 싶어 했다.

 그런 릴리에게 라니에스라는 겉모습과 이름은 그녀를 천천히 망가트릴 게 분명했다.

 

 “만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당장 달려가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당신은 릴리라고 몇 번이고 말해줄 텐데…….

 며칠 전, 7월이 됐을 때부터 묘한 불안감이 그녀를 얼른 만나라고 등을 떠밀고 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신전에 제대로 갔을까? 신전에 가서 무슨 대답을 얻고 왔을까?

 

 만약 그녀가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녀를 붙잡을 수 있을까?

 그녀가 돌아간다면……. 라니에스는 돌아오는 건가? 만약 라니에스가 돌아오면 나는 그녀를 무슨 자격으로 봐야 하는 거지?

 만약 릴리가 떠나고도 라니에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럼 라니에스는…. 그 몸은 죽는 건가?

 

 “하아…….”

 

 상상하기도 싫은 가제였다. 하지만 내 생각이 맞는다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릴리가 사라진 후에 늦었다고 발 구르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한 번이면 족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방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집사가 시종을 부르겠다는 걸 물리고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움직이기 편하고 어두운색의 옷을 골라 입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나는 누가 보면 도둑이라고 착각해도 좋을 정도로 수상하게 보였다.

 이렇게 수상한 차림으로 나가는 걸 시종들에게 들켜도 좋은 건 없기 때문에 복면까지 뒤집어쓴 나는 옷방에서 몰래 나왔다.

 저택에서 나온 나는 어둠에 몸을 숨긴 채 릴리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셰리카 가로 가는 발걸음은 더없이 빠르고 신중했다. 저택 앞까지 걸어가 경비가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담장을 넘어갔다.

 꽤 삼엄한 경비를 뚫고 나는 릴리 방의 아래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의 방 창문을 향해 돌을 던졌다.

 돌을 던지고 나서도 한참 동안 아무 반응도 없었다. 혹시 잠든 건가, 싶어 나는 다시 창문을 향해 돌조각을 던졌다.

 혹시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비원이 들을까 걱정하면서도 얼른 릴리가 깨닫고 나와줬으면 했다.

 

 이번에는 창문이 열리며 릴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알아보려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손을 흔들자 그녀의 눈동자가 삽시간에 커다랗게 변했다.

 나는 그녀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후 조용하지만, 자연스럽게 벽을 타고 올랐다.

 벽을 타고 올라 창문 안으로 넘어가자 릴리가 반가운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에드워드!”

 

 “…릴리.”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 그녀 역시 거부하지 않고, 내 품에 안겼다.

 못 만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일이 무척 과거의 일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보는 릴리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서 품에서 그녀를 떼어놓는 게 아쉬웠다.

 결국, 나는 그녀를 조금 더 꼭 껴안는 것으로 내 욕심을 달래기로 했다.

 

 “오랜만입니다, 릴리.”

 

 “…보고 싶었어요, 에드워드.”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만나러 가도 되냐는 편지를 보냈는데 전부 거절 답신이 오더군요.”

 

 “정말요…? 아, 혹시 오해할까 봐 말하는 건데 그건 제 의지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에요!”

 

 “알고 있습니다. 답신을 보낸 건 베르한 셰리카님이였거든요.”

 

 “아버지께서…….”

 

 삽시간에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무래도 그녀와 베르한 사이에서 내가 모르는 일이 더 있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질문하는 건 조금 이따가 해도 괜찮은 일이었다.

 지금 내가 할 말은 단 하나. 당신을 보고 싶었다는 말뿐이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왔습니다.”

 

 “고마워요. 안 그래도 오늘 보러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반대하셨거든요.”

 

 “…그럴 만도 합니다. 우린 대외적으론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

 

 “에드워드, 그런 슬픈 말 하지 마요.”

 

 “그래요……. 다른 이야기를 해보죠. 혹시 신전에는 다녀왔습니까?”

 

 내 질문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기색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신전에 갈 때는 함께이고 싶었는데, 결국 그 일에도 나는 함께하지 못했구나…….

 그녀 혼자 신전에 보낸 자책감과 그녀 혼자 짐을 지게 한 것 같은 기분에 나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게 말해줄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듣고 놀라지나 말아요.”

 

 그녀는 신전에서 있던 일들을 하나씩 말해줬다. 도저히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맨발로 산에 올랐다는 말을 들었을 땐 그녀의 발이 괜찮은지 걱정스러웠고, 금빛으로 빛나는 저울이 그녀의 가슴에 들어왔다는 말을 들을 때는 그 광경을 못 본 게 아쉽기도 했다.

 신이 그녀에게 있을 세계를 고를 수 있도록 해줬다는 말엔 뛸 듯이 기뻤다.

 

 지금 그녀가 여기 있는 건 아직 어느 쪽도 고를 수 없었다는 말이니까.

 그녀에게 무슨 말이든 해서 이곳에 남을 수 있도록 설득할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내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녀와 평생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했습니까?”

 

 “아뇨. 결정했다면 진작에 한 쪽의 이름을 불렀겠죠.”

 

 “그렇다면 릴리……. 내 곁에 남아줄 수는 없겠습니까?”

 

 “에드워드…….”

 

 “나를 선택하면 가족을 버려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욕심인지도…….”

 

 그래, 이건 정말 터무니없는 욕심이었다. 그녀 하나가 탐나 그녀에게 가족을, 익숙했던 세상을 버리라는 이야기니까.

 오직 나 하나만을 보고 이곳으로 와달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제안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 하나만큼은 오롯이 당신을 보고 서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약속할 수 있는 보잘것없지만, 유일한 것.

 

 나는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잡아 손등 위에 키스했다.

 내 모든 진심과 마음이 그녀에게 전해진다면 당신의 발치 아래 엎드릴 수도 있다.

 나는 그녀를 올려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 욕심이기도 하지만, 이건 내 진심이기도 했다.

 

 “릴리, 당신을 사랑해요.”

 

 “에드워드….”

 

 “당신의 곁에 평생 있게 해줘요. 당신을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당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 말에 그녀는 울면서 허리를 숙여 나를 끌어안았다. 그 품을 놓칠 수 없다는 듯 나는 그녀를 더욱더 세게 끌어안았다.

 당신이 릴리이든, 내가 부를 수 없는 어떤 이름의 존재이든 상관없다.

 내 곁에만 있어 줘…. 당신이 원한다면 내 성도 버리고 그 작은 마을로 가 살아도 괜찮았다.

 그저 릴리와 에드워드로만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곳에 당신과 내가 있다 하면, 뭐든.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4 44. 2020 / 10 / 14 224 0 4262   
43 43. 2020 / 10 / 5 234 0 4114   
42 42. 2020 / 9 / 20 236 0 4217   
41 41. 2020 / 9 / 15 237 0 4180   
40 40. 2020 / 9 / 3 243 0 4211   
39 39. 2020 / 9 / 1 236 0 4105   
38 38. 2020 / 8 / 31 238 0 4141   
37 37. 2020 / 8 / 30 246 0 4182   
36 36. 2020 / 8 / 28 244 0 4071   
35 35. 2020 / 8 / 27 252 0 4102   
34 34. 2020 / 8 / 26 245 0 4111   
33 33. 2020 / 8 / 25 246 0 4130   
32 32. 2020 / 8 / 24 241 0 4215   
31 31. 2020 / 8 / 17 242 0 4259   
30 30. 2020 / 8 / 15 238 0 4270   
29 29. 2020 / 8 / 15 249 0 4166   
28 28. 2020 / 8 / 15 245 0 4191   
27 27. 2020 / 8 / 15 255 0 4133   
26 26. 2020 / 8 / 15 251 0 4263   
25 25. 2020 / 8 / 13 254 0 4172   
24 24. 2020 / 8 / 13 238 0 4091   
23 23. 2020 / 8 / 13 250 0 4143   
22 22. 2020 / 8 / 13 242 0 4116   
21 21. 2020 / 8 / 13 237 0 4278   
20 20. 2020 / 8 / 10 242 0 4223   
19 19. 2020 / 8 / 10 241 0 4211   
18 18. 2020 / 8 / 10 238 0 4241   
17 17. 2020 / 8 / 10 229 0 4180   
16 16. 2020 / 8 / 10 240 0 4229   
15 15. 2020 / 8 / 7 247 0 432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Blood Rose
사로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