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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스톡홀름 신드롬
작가 : 새이
작품등록일 : 2020.8.10

계약작입니다. 공모전 기간 종료 후, 업로드된 회차는 삭제처리됩니다.
감사합니다:)

 
12. 감춰진 진실 속, 비는 내리고.(1)
작성일 : 20-08-14 08:34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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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이수혁, 너 왜 여기 있어?”

 

 뜬금없는 유신의 등장에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유신의 한국 이름을 뱉으며 그가 내민 손 위에 자연스레 내 손을 포갰다.

 

 “이제 막 입국해서 서울 온 거야.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네.”

 

 그러더니 유신은 맞잡은 손을 들어 짧게 내 손등에 키스했다. 뭐하는 거야 남사스럽게! 당황한 내가 손을 빼려고 하자, 유신은 키득거리며 힘을 주어 내 손을 저의 손 안에 가뒀다.

 

 “그런데 그 떨거지도 없이 왜 혼자 밖에 서 있어?”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직도 희성을 떨거지라 부르는 걸 보니 희성이 어지간히도 유신의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나 매일 가는 카페 있잖아, 거기 문 닫아서 그냥 집에 가고 있었어.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신대. 어제까지만 해도 사장님이 구워준 제누와즈를 먹었었는데.”

 

 나는 ‘나 이제 작업 어디서 해! 나 심란해!’ 하는 표정으로 유신에게 칭얼거렸다.

 

 “아, 그 산세베리아인가 뭔가 하는 카페? 당분간은 집에서 작업해야겠네.”

 

 “응,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 같아.”

 

 나는 유신에게 푸념을 늘어놓고, 유신은 그런 나를 여느 때처럼 다정히 토닥여주며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유신, 일은 잘 끝났어?”

 

 ‘꽤 심각한 일 아니었어? 표정이 별로였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뒷말을 덧붙이자, 유신은 곤란한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그럭저럭.” 이라고 답했다.

 

 그럭저럭이라니, 반응이 왜 저래? 대체 무슨 일로 일본을 다녀왔길래. 본인이 딱히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진 않으니 더 물어보면 안 될 것 같긴 하지만…

 

 “근데 진짜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

 

 “왜, 나 안 보고 싶었어? 나 다시 가?”

 

 유신은 ‘서운하네?’ 하며 저의 품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안긴 유신의 품에서 폭신폭신한 샴푸향이 느껴졌다. 그에게선 뭔가 뽀송뽀송하고, 시원한 바람 냄새가 났다. 그에 반해 희성에게선 달콤한 시트러스향과 포근한 우디향이 났다. 어쩜 둘은 이렇게 정반대인지. 나는 문득 집에서 족쇄를 찬 채 누워서 과자를 먹고 있을 희성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설핏 웃음이 흘렀다.

 

 “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실실 웃음을 흘려?”

 

 “내가 언제 웃음을 흘렸다고 그래?”

 

 내가 시치미를 뚝 떼자, ‘어어, 나 다 봤는데?’ 라며 유신은 내 머리를 헝클어놓았다.

 

 “너가 일본에 오래있을 것처럼 말해놓고 빨리 돌아온 게 좋아서 그래.”

 

 “거짓말.”

 

 “들켰네.”

 

 유신은 내 머리카락을 잘근잘근 씹으며 ‘쓸데없이 예쁜 말만 하고 있어.’ 라며 심술부렸다.

 

 “그런데 그 떨거지는 네 집에서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어?”

 

 빈둥거린다니, 과연 ‘적절한 표현’이다 싶었다. 희성은 요새 일어나서 밥먹고, 누워 티비를 보다가 과자를 먹고 잠에 들기를 반복했다. 이게 빈둥거리는 게 아니라면 뭘까. 그야말로 천상 백수의 기질을 가진 남자였다. 저런 남자가 한성 그룹 차기 사장직 내정자에,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인 한국대 경영학과의 수석 입학자라는 사실은 정말이지 아직도 믿음이 안 갔다.

 

 “뭐, 그렇지. 나름 평화로운 일상이긴 해.”

 

 “평화?...히요코 너, 마지막으로 뉴스 본 게 언제야?”

 

 유신은 ‘너 또 뉴스 안 봤어? 매일 챙겨보라니까.’ 라고 나직이 덧붙였다.

 

 “응? 글쎄...이틀 전인가.”

 

 내 말에 유신은 이마에 손을 올려 머리 아픈 시늉을 냈다.

 

 “그럼 모르고 있겠네. 지금 생각보다 일이 커졌어. 내가 일찍 돌아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고.”

 

 ‘그래서 너가 이렇게 태평하게 돌아다녔구나.’ 유신은 내 머리를 다시금 헝클이더니 한숨을 쉬었다.

 

 “일이 커지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유신에게 물음과 동시에 빗방울이 내 얼굴에 닿았다. 차가운 감촉에 놀라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꽤 짙어 당분간 계속 비가 쏟아질 모양이었다.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점점 거세지는 게 느껴져 유신과 나는 우선 집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곧 태풍이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태풍이 지금 오는 것만 아니면 좋겠는데.”

 

 이런 걸 두고 폭풍전야라고 하는 건가, 싶은 생각에 나는 무수히 쏟아지는 빗속을 유신과 함께 내달렸다.

 

 ***

 

 “잠깐 저기서 좀 쉬었다 가자. 비가 너무 많이 와.”

 

 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나기에 놀란 유신과 나는 집을 향해 서둘렀다. 하지만 멈출 기세 없이 마구잡이로 내리는 거센 비에 결국 어느 문 닫은 카페의 처마 아래에서 잠시 몸을 피하기로 했다.

 

 “갑자기 웬 비야? 일단 빗발이 좀 약해질 때까지 기다리자. 갑자기 쏟아진 거니까 분명 소나기일 거야.”

 

 그러더니 유신은 나를 보곤 ‘쫄딱 젖었네.’ 하며 웃었다.

 

 ‘너도 엄청 젖었거든? 꼭 물에 빠진 생쥐 같아!’ 유신과 나는 잔뜩 젖은 몸을 탈탈 털다가 그런 서로의 몰골이 웃겨 한참을 웃었다.

 

 “우산도 없고, 근처에 편의점도 없네. 이래서야 오늘 감기 제대로 걸리겠는데.”

 

 유신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가 오므린 손 안에 순식간에 빗물이 차서 흘러넘쳤다.

 

 “그러게. 이번 사건 해결되는 즉시 이 동네 떠야겠어. 주변에 있는 게 없단 말이야. 주택가 근처에 편의점 하나 없는 게 말이 돼?”

 

 서울이 뭐 이래. 이사오기 전까진 나름 중심부라 생각했는데, 주변에 갈 만한 카페 하나 없고 말이야. 하필 서울 중에서도 시골로 이사 올 건 뭐람. 다음 집은... 그래, 카페 사장님이 이사 갔던 그 부자 동네 괜찮아보이던데, 나도 그리로 가야하나.

 

 “고작 며칠 못 본 거긴 하지만, 잘 지냈어 히요코? 얼굴을 보니 썩 못 지낸 것 같진 않지만.”

 

 ‘기름기가 좔좔 흐르네.’ 하며 내 뺨을 쓰다듬는 유신이었다. ‘그런 거 안 흐르거든?’ 하며 그 손을 탁 쳐내자 여전히 까칠하다며 유신은 내 볼을 양 옆으로 주욱 늘어트렸다.

 

 “집에 있는 강아지가 나름 귀여운 짓을 해서. 당분간은 데리고 있어야 하니 잘 지내려고 하는 편이야.”

 

 그런데, 희성에게 내가 작가인 걸 들켰다고 말해야하나? 왠지 이걸 유신에게 말했다간 분명히 ‘어쩌다 들킨 거냐’며 노발대발할 것 같은데. 그리고 결론은 권희성을 죽이자는 쪽으로 나겠지? 당분간은 조용히 있어야겠다.

 

 “너네 집에 강아지가 어딨어? 여우 새끼면 몰라도. 그 자식 엄청 음흉한 데다 속도 시커먼 여우 새끼야. 정 주지 말라니까 고새 한 트럭은 갖다바친 얼굴이네.”

 

 한 트럭이라니, 누가!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오히려 정은 그쪽에서 나한테 퍼붓고 있단 말이야. 갖은 수작질로! ...라는 말을 저렇게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신한테 어떻게 하냐고. 그냥 이쯤에서 내가 물러나자.

 

 “그보다, 아까 한 말 뭐야? 계속해봐. 무슨 일이 커졌다는 건데?”

 

 유신이 급하게 한국으로 입국할 정도면 진짜 큰일이라는 거잖아. 나는 새어나오는 불길함을 미처 숨기지 못 하고 손가락을 꼼질댔다.

 

 “피의자가 나왔어. 권 회장의 첫째 아들, 권혜성.”

 

 ...이게 무슨 말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권혜성이라니. 그 남자가 왜 여기서 나와? 게다가 피의자라니! 내가 ‘잘못 말한 거지?’ 라는 표정으로 유신을 바라보자, 유신은 고개를 저으며 진짜라고 답했다.

 

 “뜬금없네. 용의자도 아니고 피의자라니, 그것도 첫째 아들이…”

 

 권혜성은 그날 별장에 있던 사람이니 어찌보면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피의자라니, 피의자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는 뜻이잖아. 내가 타깃을 처리할 때 서재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거야? 그것도, 권혜성이? 그럴 리가…분명 서재엔 권 회장과 나뿐이었는데. 정말 만약에 그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권 회장을 죽인 건 나였다. 권혜성이 책잡힐 만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을 텐데. 이상하네.

 

 “권 회장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건 알지?”

 

 유신은 꼼질대던 내 손을 맞잡았다. 맞잡은 유신의 손으로부터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자 불안감이 한층 누그러지는 듯했다.

 

 “응. 별장 서재에 서랍 안에서 발견됐다며. 그것도 ‘공증’유서가.”

 

 권희성에게 들키지만 않았다면 공증 유서 덕분에 자살로 종결되었을 사건이었다. 나는 다시금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를 수그렸다. 하필 그때 경호원은 왜 쓸데없이 테라스 아래에서 순찰을 돌고 있어 가지고…!

 

 “그래. 그 유서 내용이 sns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어.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 유서 내용 찌라시가 경찰 내부의 보안 미숙으로 유출된 거라 99% 진실이라는 말이 파다해. 그리고 나도 그 내용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봐. ‘진짜 권 회장’이 쓸 법한 짧고, 굵은 유서거든.”

 

 유신이 말해준 떠도는 유서의 내용은 간단했다.

 

 본인의 둘째 아들인 ‘권희성’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상속하고, 사장직도 내정된대로 희성에게 확실히 물려준다는 것. 그리고 그 유서에 첫째인 권혜성에 대한 언급은 야속하게도, 일절 없었다. 권 회장은 죽음을 앞두고서도 권혜성을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권희성이 ‘납치’된 거네.”

 

 정말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보였다. 권 회장의 공증 유서, 그 속에 없는 첫째 아들, 그리고 회장의 죽음과 동시에 유일한 상속자인 둘째 아들의 행방불명. 두 사람이 사라진 덕분에 회사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 첫째 아들. 만약 둘째 아들인 희성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회장의 상속은 자연히 첫째인 권혜성에게 돌아가게 될 터였다. 우연치고는 참 간악했다. 죄 없는 누군가에게도, 죄가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에게도.

 

 “그렇지. 덕분에 권혜성이 지금 한성의 실세야. 실제로 지금 권혜성이 모든 업무를 다 하고 있고. 물론 할 사람이 본인뿐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출생도 불분명한 혼외자식'인 권혜성이 권 회장의 ‘진짜’ 아들인 권희성을 시샘해 납치 사주를 했다는 의혹에 둘러쌓였다는 게 sns 소문의 주축이었다. 사실 권희성과 권 회장이 없는 한성그룹은 오직 권혜성만을 위한 세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지금 그러했다.

 

 권 회장이 사망한 후 한성의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했으나, 권혜성이 실질적인 권력을 잡고 회사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며 주가는 점점 상승세를 보였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높아지고 있었다. 들리는 소문엔 투자자들 사이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은 하루 뒤면 다른 화제로 인해 금방 가라앉는 게 바로 그 sns야. 딱 주작이 판치는 소셜 미디어에서나 나돌 법한 저급한 루머네.”

 

 그래봤자 sns지. 내일이면 연예인, 정치가들 등의 다양한 기사로 묻혀질 게 뻔했다. 당장은 주목을 받고 있다하더라도, 대기업 회장의 죽음은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sns에선 그리 가시성 높은 주제가 아니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그런 식의 루머는 신빙성도 떨어진다는 게 한몫할 테고.

 

 “...꼭 그렇지만도 않아.”

 

 하지만 유신은 그런 내 생각이 틀렸다는 듯, 애매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솨아아-.

 

 그 순간에도 세차게 내리는 비는 여전히 멈출 기세가 없어보였다.

 

 

 
작가의 말
 

 우리 이원이는 티비를 잘 안 봐서 문제예요 ㅡ ㅅ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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