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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포칼립스
작가 : 글여행
작품등록일 : 2020.7.31

지구의 멸망은 내가 편집했다

 
이 구역의 미친놈 (3)
작성일 : 20-08-13 22:10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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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구역의 미친놈 (3)

 

 필라강사란 닉네임을 쓰고 있는 윤지아는 마트의 전면 강화유리를 가득 메운 좀비들 때문에 겁에 질려 순간 뒤를 돌아볼 뻔했다.

 예전에 남친이 하던 디펜스 게임을 현실에서 하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얼마 전, 친구들과 동네 술집에서 모여 한잔할 때까진 좋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

 가볍게 흰색 레깅스 배꼽티만 입었는데도 친구들보다 자신들에게 향하는 남자들의 시선.

 자신의 가슴을 보다가 시선이 마주치자 움찔거리는 게 귀여웠다.

 운동을 했는지 몸이 괜찮아 미소를 한번 슬쩍 지어주니 꿀꺽 침을 삼키며 입을 벌리는 놈들을 안주 삼아 놀던 중.

 한순간에 세상이 바뀌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다행히도 이 동네엔 자신을 질투하는 연놈들이 별로 없어서 살아남았지만, 바뀐 세상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선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이용해야만 했다.

 친구들 중 제일 순진한 년은 몸 좋은 남자들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던져주었다.

 그동안은 데리고 다니는 재미가 있었는데.

 세상이 이렇게 바뀐 이상 착하기만 한 년은 쓸모가 없었으니까, 이렇게 노예로라도 쓸모를 다해야지.

 그 후에 남은 년들은 살살 달래 남자들을 섭외하는 데 이용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그녀들도 이런 세상에서 살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나자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섰고.

 ‘훗, 백 산다고 유흥업소에 다닌 걸 모를 줄 알고.’

 그렇게 여왕벌로서 무리를 키웠지만, 운동하는 놈들도 지금 보니 몸만 좋을 뿐 속 빈 깡통에 불과했다.

 권투클럽 소속이라는 놈들은 좀비들에게 움찔움찔하다 죽어 나갔고.

 “막아! 막으라고! 거기 뚫리잖아! 너, 너! 빨리 구멍 막아!”

 모인 남자들 중에 가장 쓸만해 보여 부길드장을 시켜준 녀석도, 소리만 지를 뿐 제대로 하는 게 없었다.

 그에 비하면.

 쓰읍-.

 입구에서 혼자서 좀비들을 처리해나가는 그를 보니 몸이 짜릿할 정도였다.

 몸과 인상은 그냥 평범해 보였는데, 지금 보여주는 활약상은 꼭 페르시아인에 맞서 싸우는 마지막 스파르타인이 현실로 나온 듯했다.

 그가 야구배트를 휘두르면 무조건 하나 이상의 좀비 머리가 터져나갔고.

 방패를 휘두르면 공중을 날아 좀비들 위로 떨어졌다.

 힐을 받고는 있었지만, 그 혼자 입구를 철벽처럼 막으니 다행히도 백정이 빠르게 나서 옆에서 멍하니 놀고 있던 고딩들과 무협 컨셉충들을 출구로 보내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걸까? 말 잘 듣는 호위병으로 데려 다니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힐끗 옆에 있는 친구 년들을 봤지만, 덜덜 떨며 근처 남자들에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저년들을 다 줘도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 완벽하게 막아내자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듯 미소를 지으며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보면 볼수록 스타를 보는 것처럼 혼자 빛났다.

 예전부터 주변에서 가장 멋진 남자는 자신의 차지였기에.

 윤지아의 눈은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하지만 좀비를 학살하는 데 한순간도 머뭇거림이 없는 그를 계속 보고 있자니 자신이 다룰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자신을 대놓고 쳐다보는 백정 녀석이 보였다.

 모든 이들의 피부가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고기만 썰던 백정 녀석은 옆에만 오면 노총각 냄새가 진동했다.

 돈으로밖에 성욕을 표출 못하는 전형적인 아재가 자신을 찐득하게 바라보자 짜증이 났다. 안 그래도 물고기를 놓쳐서 한숨이 나왔는데.

 ‘아 씨, 거시기를 썰어 고자로 만들어버릴까. 똥돼지가 어디서!’

 그렇게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던 순간, 좋은 생각이 나서 입꼬리가 올라갔다.

 백정에게 다가가자 그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한심하게 입을 벌리며 좋아했다.

 그 바보 같은 모습을 보자 그녀 또한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왔다.

 그녀는 소잡는칼에게 다가가 팔짱을 낀 뒤에 그의 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두려운 얼굴로 속삭였다.

 후우-.

 “허업!”

 “오빠. 나, 너무 무서워. 저 남자는 무슨 스킬을 가지고 있을까? 저런 스킬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옆이 있으면 듬직할텐데.”

 

 처음으로 연예인급의 미인의 감촉과 호흡을 느끼자 소잡는칼의 중심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솟아올랐다.

 10여 년간 고기만 썰던 박동팔은 아포칼립스가 된 지금의 상황이 너무 행복했다.

 서른이 넘어서부터 머리가 빠지고 똥배가 나오자 여자를 만나기 너무 어려웠고, 소개로 만나더라도 자신이 정육점을 한다고만 말하면 이야기가 끊겼다.

 그래서 마흔이 넘은 현재까지 돈을 버는 대로 유흥에만 쏟아부었다.

 그곳에서는 자신을 왕처럼 대접해주니까.

 그러나 속으로는 진실을 알고 있었기에 항상 허전함이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이 행복했다.

 죽고 나니 머리도 어릴 때처럼 풍성했고, 배도 말끔히 들어가 있었다.

 그랬기에 자신감 넘쳐서 고기를 이용해 여성을 만나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배고픈 남자들만 꼬였다.

 그래도 그 수가 연합 내에서 가장 많았기에, 연합의 장으로서 필라강사라는 여성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찬스가 생겼다.

 ‘한 번쯤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아, 내가 저런 스킬 가지고 있었으면 세상의 모든 여자가 다 내꺼일 텐데!’

 어릴 때처럼 저 여자를 가질 수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위기 상황이 끝나자마자 필라강사를 쳐다보았는데, 운명의 신이 자신을 선택했다.

 미소 지으며 다가온 그녀가 자신의 팔짱을 낀 것이다.

 그녀는 덜덜 떨고 있었다.

 순간 느껴지는 거대한 만족감에 오랜만에 힐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귀를 간질거리는 숨결에 온몸의 피가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허업!”

 “오빠. 나, 너무 무서워. 저 남자는 무슨 스킬을 가지고 있을까? 저런 스킬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옆이 있으면 듬직할텐데.”

 돈의 가치가 사라진 이 세상에서 그녀를 믿게 해주려면 저런 스킬이 필요했다.

 속에서 질투가 불같이 피어 올랐다.

 그녀의 입술을 당장에라도 집어삼키고 싶었지만, 남자답게 꾹 참고 말을 내뱉었다.

 “오빠만 믿어. 나중에 여유 인원만 나에게 붙여줘.”

 

 ****

 

 몇십 마리의 머리통을 날려버렸을까?

 아니, 혼자 잡은 수가 적어도 백여 마리는 될 것 같았다.

 어느새 발치에는 여러 장의 카드가 뭉텅이로 빛내고 있었지만, 그것을 주울 시간은 생기지 않았다.

 욕심내다가 좀비에게 휩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좀비의 탑에 압살당할 것이다.

 ‘휴우, 이제 완전히 자동으로 돌리고 쉴까?’

 도중에 3인칭으로 변경해서 싸워 보기도 했는데, 중간중간 아바타를 자동 모드로 변경해봤더니 내가 그동안 싸우던 방식대로 학습해서 싸우는 게 AI가 멍청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반응도 빠르고 실수를 하지 않으니 수비 위주의 전투에는 오히려 나보다 나을 정도.

 결국 AI에게 전투를 맡기고 좀 쉬기로 했다. 언제든 합체를 할 수 있게 신경은 계속 쓰면서.

 입구에서 좀 떨어져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멀리 떨어진 곳에는 여장 파티원들이 이쪽을 힐끔거리며 주변을 떠도는 좀비들을 잡고 있었다. 콩고물이 안 떨어지나 생각하고 있을 게 뻔했다.

 ‘내가 있는데 어림없지.’

 그에 반해 옆쪽은 완전 난장판이었다.

 출구 쪽은 좀비와 사람들의 시체가 쓰레기더미처럼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었다.

 그로 인해 배로 불어난 전위들은 처음에 있던 위치보다 뒤쪽에서 시체를 넘어오는 것을 막기에 급급했다.

 대부분 전위가 액티브 스킬 하나 없이 패시브 스킬만 가지고 있는지 각종 연장으로만 상대해서 더 막기 힘들어했다.

 “또 뚫렸잖아! 빨리 막아!”

 슈-웅.

 퍽! 퍼버벅!

 구멍이 뚫리면 마력을 이용한 각종 탄들이 좀비들을 두들겨 죽이고 빈자리를 금세 다른 근접 캐릭이 채웠다.

 “아악!”

 “뭐야! 너! 팀킬하지 말고 제대로 공격해!”

 급박한 상황이라 타깃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옆에 있는 같은 편을 공격하는 경우도 적잖게 있어 분위기가 살벌했다.

 그런데 그렇게 사냥을 해도 잡은 좀비 수는 비슷해 보였다.

 싸워보니 마트에 입구가 하나만 있었다면, 힐러와 함께 둘만 왔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획득한 카드들을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저것들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내가 잡은 건 독식해도 불만 없지 않을까? 내 걸 빼더라도 충분할 텐데.’

 그렇게 마트에 있는 좀비를 잡아갈 때.

 탕!

 “뭐야?”

 “누가 쏜 거야?”

 갑작스레 총소리가 울려서 아바타를 쳐다보니 머리를 솥뚜껑 뒤에 숨기고 있었다.

 너무 쉽다 했어.

 경찰복을 입은 좀비 한 마리가 계산대 위에서 나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나는 아바타와 합체한 뒤에 솥뚜껑 뒤에 몸을 숨긴 채 3인칭으로 좀비들을 상대했다.

 방어적으로 싸운 지 시간이 조금밖에 안 지났는데, 솥뚜껑을 못 쓰다 보니 주변에 좀비가 쌓이면서 입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좀비와 솥뚜껑에 방해받아 나를 노릴 수 없어서 그런지.

 탕!

 경찰 좀비가 공격 방향을 틀었다.

 “윽!”

 출구 쪽에 서 있던 태식이 머리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야비하게 다른 이들 뒤에 숨어서 끝을 뾰족하게 만든 쇠파이프를 찔러 좀비의 머리를 폭발로 터트리던 녀석이었는데, 그걸 노리다니 사격 솜씨가 대단했다.

 “안 돼! 태식아!”

 뒤에 있던 여성이 태식에게 힐을 줬지만, 즉사를 당했는지 소용이 없었다.

 “어어어-.”

 그렇게 고딩 무리가 당황하고 있을 때 태식의 뒤에서 셔틀을 하고 있던 소년이 태식 위로 쓰러지며 나타난 카드를 쥐고는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

 멍청했던 모습과 달리 쥐처럼 약삭빠른 녀석이었다.

 탕!

 “컥!”

 또 한 방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권투클럽 회원이 쓰러졌다. 솜씨가 좋은 게 관장 정도로 보였는데.

 그러게 강화 스킬이 있다고 되도 않는 권투 글러브만 가지고 좀비를 상대하더니.

 방어력도 별 볼 일 없는 초기에 이 정도 버틴 것만 해도 용했다. 좀비는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버리든가 목을 자르지 않는 한 계속 달려드니까.

 구멍이 뚫리자 그 틈을 노리고 좀비들이 달려들어 더 많은 인원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원거리 딜러들 뭐해! 어서 경찰 녀석에게 쏴!”

 커다란 외침이 끝나기 전에 화, 빙 계열의 마력탄 2개가 날아갔다.

 퍼벅!

 하지만 좀비 놈은 옆에 있던 다른 녀석을 제물 삼아 살아났다.

 탕!

 녀석은 좀비 시체 뒤에서 엄폐한 채로 총을 계속 쏘아댔다.

 “허억!”

 원샷원킬.

 좀비 주제에 세 번 모두 한 방이라니.

 최소 모든 원거리 무기의 명중률과 관통력을 극대화하는 [사격의 명수]라는 황금 등급 스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원거리 공격하는 좀비가 하나 끼어들자마자 다들 우왕좌왕하며 정신이 없었다.

 세 명이나 순식간에 죽어 나가자 이제 전위로 나서는 것도 머뭇거렸다.

 카드 분배를 좀 더 해준다고 해도 죽으면 고통에다 스킬까지 날리니.

 여러 무리가 모여 있는 곳에서 손해를 감수하며 나서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다들 자신의 이득을 위할 건데.

 광역 스킬이 없는 이상 뻥 뚫린 장소에서 나 혼자 남은 놈들을 다 잡는 건 무리였다.

 횟집 사장이라는 놈은 군복을 입은 채 폼이란 폼은 다 잡고선 처음부터 계속 딸 옆에 딱 붙어선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이러다 해체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십갑자를 향해 소리쳤다.

 “십갑자 님! 저에게 쇠파이프 가져다주시고 다른 이들과 함께 저 대신 잠시만 막아주세요.”

 “예! 빨간 모자! 곱슬머리! 해골 마스크! 가만히 있지 말고 따라와!”

 내 목소리를 들은 십갑자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불안하게 전위를 맡고 있는 동료들 말고 뒤에서 머뭇거리던 세 명을 호명해 데려왔다.

 “저희가 맡겠습니다! 쇠파이프는 여기.”

 나는 그들과 자리를 바꾼 뒤 솥뚜껑 대신 쇠파이프를 들곤 외쳤다.

 “원거리 딜러들은 멍청히 있지 말고 경찰 좀비가 못 움직이게 계속 딜을 퍼부어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제대로 전달됐는지 경찰 좀비 주위로 원거리 공격이 쏟아져 주변의 좀비들을 죽여나갔다.

 퍽! 퍼벅!

 폭발력이 세지 않아 좀비들로 이뤄진 방어벽은 뚫지 못했지만, 계속 움직이며 엄폐하는 경찰 좀비 녀석의 움직임을 잠시나마 막는 데는 성공했다.

 쏟아지던 공격이 잦아들자 경찰 좀비는 고개를 들어 총을 겨누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휘익!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쇠파이프는 경찰 좀비의 머리를 꿰뚫은 채 허공을 비행해 벽에 꽂혔다.

 거리가 10미터도 안 되긴 했지만, 내가 던지고도 놀랐다.

 한때 야구를 보다 내가 던져도 저것보다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겠다고 생각해 야구공을 던지며 놀이삼아 제구력을 올리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나는 위험에 처한 십갑자와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곧바로 솥뚜껑을 들어 좀비들을 후려쳤다.

 재빠르게 처리해 무사히 살아난 그들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뒷걸음질 쳤고.

 “휴우! 살았다!”

 “짱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십갑자! 앞으로 목숨을 구해준 대협을 따르겠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대협의 카드들은 제가 모아두겠습니다.”

 십갑자만이 옆에 남아 나를 서포트했다.

 그는 카드 획득에 방해되는 녀석은 직접 처리하며 바닥에 떨어진 카드들을 루팅해 나갔다.

 상황에 여유가 생기자 자동 모드로 변경한 나는 그제야 십갑자가 공격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는 무협 마니아답게 검도를 배웠는지 목검을 휘둘러 좀비의 공격을 막고 반격했다.

 “신월참.”

 서걱!

 간결하게 휘두른 목검에 따라 좀비의 머리가 과일을 따듯 손쉽게 떨어져 내렸다.

 목을 가를 때 순간 반짝인 푸른빛을 볼 때 백금 등급의 [검기]인 듯했다.

 [검기] 종류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라 유지력이 길지 않았지만, 한순간이라도 발동하면 마력이 아니고선 막을 수 없는 절단력을 가지고 있어 근접 캐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킬 중 하나였다.

 [검기]를 [신월참]으로 부르는 걸 보면 중증 컨셉충인 듯했지만, 바뀐 세계에서 이 정도의 정신 상태면 양호하다.

 스킬이야 다르게 불러도 생각만으로 나가는 거니까. 오히려 저렇게 블러핑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이 녀석이라면 앞으로도 쓸만할 것 같아 마음속으로 1차 합격을 시켰다.

 ‘2차 면접은 낮이 되면 할 수 있겠지.’

 다행히 경찰 좀비 녀석은 한 마리뿐이었는지, 더 이상 총을 쏘는 녀석이 없었기에 출구 쪽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좀비를 처리해 나갈 수 있었다.

 소설 내에선 좀비가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가끔 네임드가 나오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여기엔 레어 등급이 최고인 듯했다.

 아직 반절이 남았으니 완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뒤돌아보니 어느새 인원이 많이 줄어 있었다.

 처음엔 80명을 넘어섰는데 지금은 불과 50명.

 초반에 죽고 복귀하지 않은 인원을 제외하고 경찰 좀비가 난리를 피운 짧은 시간 동안 죽어 나간 인원만 20명 이상은 될 듯했다.

 안 무너진 것만 해도 용했다.

 

 [소잡는칼 : 경찰 좀비는 해치웠으니 죽으신 분들 빨리 복귀합시다.]

 [필라강사 :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다들 조금만 더 힘내요!]

 

 ‘채널창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글을 보니 겁먹지 않은 이들은 곧 다시 돌아오겠네. 그런데 저 둘은 왜 계속 붙어있지?’

 둘이 연인처럼 딱 붙어서 내 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말하는 걸 보니 자연스레 의심이 싹터 그들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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