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25.
작성일 : 20-08-13 20:06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17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꿈에서 봤던 거랑 똑같아…….’

 

 어쩌면 이렇게 꿈에서 봤던 곳과 똑같을 수 있을까? 나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며 주변을 둘러봤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것인지 신전은 하얗고 딱딱해 보였다. 그 중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신전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제단이었다.

 꿈에서는 저 제단에 금빛으로 빛나는 저울을 올려놨었다. 그렇다면 이곳 어딘가에 저울이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신전 안은 뭐가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휑하기만 했다. 주변을 살핀 나는 조심스레 제단으로 다가갔다.

 누군가에게 이 신전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뭐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이 제단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만큼 이 제단은 이 신전 안에서 유독 눈에 튈 정도로 커다랗고 위치도 정중앙에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신전에 왔어도 아마 제일 먼저 제단으로 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제단 위로 손을 뻗었다.

 제단 위에 손바닥이 닿자 정전기라도 오른 듯 손바닥 안이 따끔했다. 놀라서 손바닥을 떼자 갑자기 눈앞이 흐려졌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이 이상할 정도로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게 무슨…….”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을 잃었을 것이 분명한데 시야는 선명했다.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한 듯 자신이 쓰러진 모습이 똑똑하게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의문이 늘어만 갔다.

 하지만 의문도 잠시, 갑자기 신전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눈앞에 밝게 빛나는 별이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나는 그저 입을 벌리며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기만 했다.

 쏟아지는 수많은 별 중 하나가 멈춰 섰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고, 그러자 별이 손안으로 들어와 금빛으로 빛나는 저울이 됐다.

 나도 모르게 저울을 쥐자 저울은 좌우로 움직였다가 완벽한 평행을 이뤘다.

 

 『그것이 너의 마음이로구나.』

 

 “누, 누구…! 누구세요?”

 

 『내 이름은 아스트라이아, 정의의 신. …네가 운명이 꼬인 인간이로구나.』

 

 “당신이 아스트라이아…….”

 

 『네가 나에게 할 질문은 이미 알고 있다. 인간아, 너는 내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냐?』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무서웠지만, 그래도 대답을 얻고 싶었다.

 이 상황에서 믿을 만한 건 절대자뿐이었다. 무엇이든 좋으니 대답을 주고 자신을 구원해줬으면 했다.

 내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저 멀리서 들리던 목소리가 갑자기 가까이서 들렸다.

 

 “인간아. 너는 두 개의 세계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느냐? 너의 저울은 저토록 평행을 이루고 있다.”

 

 “…….”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도 버리지 못하지. 인간아, 너는 내게 대신 선택하게 하고 싶은 것이냐? 너의 세계를 고르는 것인데?”

 

 아스트라이아의 말은 숨겨뒀던 진심을 쿡쿡 찔러댔다. 내가 선택하지 못하니 남에게, 그것도 절대자에게 미뤄버렸다.

 그래서 그 선택이 내 선택이 아녔음을 위안 삼아 그저 절대자에게 기대어 모든 원망도 신에게 하고 싶었다.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골라진 하나의 세계에 어쩔 수 없이 갔다고 생각하며…….

 

 “인간아, 내가 너 대신 선택한다 해서 너의 후회가 사라지리라 생각하느냐? 아니다. 네가 선택하지 못한다면 너의 후회는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제겐 둘 다 소중한걸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니 전 절대 못 해요…….”

 

 “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는 못하나 나는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것이 운명이 꼬인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

 

 아스트라이아의 목소리와 함께 저울이 빛무리로 변하더니 가슴 안으로 빛이 들어왔다.

 무언가 가득 차는 느낌이 이상해 가슴께를 부여잡자 다시 아스트라이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면 대답하라. 너의 진짜 이름을 부르면 너의 세상으로 갈 것이고, 너의 다른 이름을 부르면 지금 세상이 너의 세상이 될 것이다.”

 

 “저의 세상이 된다니 그게 무슨…….”

 

 “인간아, 네가 있음으로 인해 이 세상은 진작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다. 그 증거로 네가 만든 이름이 있지 않으냐.”

 

 내가 만든 이름? 설마 릴리를 말하는 것인가? 확실히 내가 이 세상으로 오면서 원작은 뒤틀려버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릴리’라는 이름이었다. 자신이 만든, 이곳의 자신에 이름…….

 

 “설마……?”

 

 “네가 생각하는 그 이름이 맞다.”

 

 “잠시만요. 그러면 라니에스는요? 진짜 라니에스는 어디로 사라진 거죠?!”

 

 “진짜 라니에스라……. 인간아, 그것은 작품 속에 나오는 라니에스를 말하는 것이냐?”

 

 “그래요. 그 라니에스요.”

 

 “그 라니에스를 어째서 여기서 찾느냐? 그 작품 속에 있는데.”

 

 순간 아스트라이아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그의 말이 이해됐다.

 그녀는 이 세상이 아닌 그 작품 속에 있었다. 이 세상과 그 작품은 동떨어진 세상이 된 것이다.

 라니에스 영애의 사랑이라는 작품과 내가 있는 세상이 다른 우주인거다.

 평행우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것 말고는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었다.

 

 “그럼 그녀는 그곳에 있는 건가요…?”

 

 “그래. 네가 여기 오면서 튕겨 나간 라니에스의 영혼은 자신의 다른 영혼을 찾아 그곳에 흡수됐지. 아마 그녀는 다름을 전혀 느끼지 못할 거다.”

 

 “…….”

 

 “그러니 이제 네가 신경 쓸 것은 너의 선택뿐이다.”

 

 그 말과 동시에 신전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며 가까이서 들리던 아스트라이아의 목소리도 멀리서 들리게 됐다.

 아직 묻고 싶은 게 많은데…. 진짜 세상의 자신은 괜찮은지, 이곳에서 살게 되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 건지.

 하지만 신은 자신의 할 말만 남기고 떠난다. 원래 신이 그랬듯 신은 질문만을 남길 뿐이었다.

 

 『기억하거라, 너의 진짜 이름을 부르면 너의 세상으로 갈 것이고, 너의 다른 이름을 부르면 지금 세상이 너의 세상이 될 것이다.』

 

 “잠…깐…!!”

 

 『너의 저울이 한쪽으로 기우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마. 그것이 너에게 내리는 나의 대답이다.』

 

 그 목소리와 동시에 감겼던 눈이 번쩍 뜨였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와 다름없는 신전이 보였다.

 방금 겪었던 일은 뭐였지? 꿈인가…? 꿈이라기엔 지나치게 생생하고 아스트라이아가 한 말도 전부 기억이 났다.

 나는 빛이 들어왔던 가슴 위에 손을 올려봤다. 손바닥 안으로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느껴졌다.

 

 “진짜 내 이름…….”

 

 매번 부르려고 할 때마다 알 수 없는 언어여서 제대로 부르지도 알아듣지도 못한 이름이었다.

 지금은 부를 수 있는 건가? 하지만 함부로 불렀다가 마음의 준비도 없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여전히 자신은 어디도 선택하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도 없었다.

 

 “……돌아가자.”

 

 늦은 밤에 신전에 도착한 게 무섭게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멀리서 해가 떠오르는 게 보였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두 개의 세상, 신이 내게 내민 선택권. 둘 중 내가 선택하는 곳이 내가 사는 곳이 될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고자 신에게 선택을 맡기려 했으나, 신은 오히려 자신에게 선택권을 줬다.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알지만 도저히 어느 한 곳에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가족과 친구도 소중하지만, 에드워드 역시 그만큼 소중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두고 선택하라니…….

 

 “신은 역시 바라는 걸 들어주지는 않나 봐…….”

 

 자신의 책임을 가볍게 해주길 원했는데, 오히려 책임이 늘어버렸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 선택을 해야 하는 건 자신이라는 걸. 누군가에게 미루거나 그 선택권을 쥐여주면 안 된다는 걸.

 그러니까 어려워도 해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지독한 후회가 남을 선택일 지어도…….

 

 “일단 돌아가자. 돌아가서…. 뒤 일을 생각하자.”

 

 올 때와 다르게 갈 때는 이상하게 다리가 축축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길을 잃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지는 않았다. 그저 직감에 따라 걷다 보면 저택에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한참 걷다 보니 이제는 익숙한 저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라니에스 아가씨!”

 

 “라니에스 님!!”

 

 “…이런.”

 

 아무래도 밤늦게 방에서 몰래 나온 것이 들킨 모양이었다. 기사와 하녀들이 없어진 자신을 찾는 모양이었다.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어서 돌아가야 했다. 나는 늘어지는 다리를 부여잡고 저택으로 뛰었다.

 뛰어오는 자신을 발견한 기사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에게 다가왔다.

 기사가 오자 하녀들도 하나둘 자신에게 다가왔다. 모두의 걱정스러운 말들을 들으며 나는 어설프게 웃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4 44. 2020 / 10 / 14 224 0 4262   
43 43. 2020 / 10 / 5 234 0 4114   
42 42. 2020 / 9 / 20 235 0 4217   
41 41. 2020 / 9 / 15 236 0 4180   
40 40. 2020 / 9 / 3 241 0 4211   
39 39. 2020 / 9 / 1 236 0 4105   
38 38. 2020 / 8 / 31 237 0 4141   
37 37. 2020 / 8 / 30 246 0 4182   
36 36. 2020 / 8 / 28 243 0 4071   
35 35. 2020 / 8 / 27 252 0 4102   
34 34. 2020 / 8 / 26 245 0 4111   
33 33. 2020 / 8 / 25 246 0 4130   
32 32. 2020 / 8 / 24 240 0 4215   
31 31. 2020 / 8 / 17 241 0 4259   
30 30. 2020 / 8 / 15 237 0 4270   
29 29. 2020 / 8 / 15 248 0 4166   
28 28. 2020 / 8 / 15 244 0 4191   
27 27. 2020 / 8 / 15 254 0 4133   
26 26. 2020 / 8 / 15 251 0 4263   
25 25. 2020 / 8 / 13 254 0 4172   
24 24. 2020 / 8 / 13 237 0 4091   
23 23. 2020 / 8 / 13 249 0 4143   
22 22. 2020 / 8 / 13 241 0 4116   
21 21. 2020 / 8 / 13 236 0 4278   
20 20. 2020 / 8 / 10 241 0 4223   
19 19. 2020 / 8 / 10 240 0 4211   
18 18. 2020 / 8 / 10 238 0 4241   
17 17. 2020 / 8 / 10 229 0 4180   
16 16. 2020 / 8 / 10 240 0 4229   
15 15. 2020 / 8 / 7 246 0 432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Blood Rose
사로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