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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24.
작성일 : 20-08-13 20:00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4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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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알렉과 수군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묘한 표정의 에드워드까지.

 귀족이라면 모두의 시선에 신경 쓰고 물러났겠지만, 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서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일까? 어디에선가 이상한 용기가 생겼다.

 어차피 날 아는 사람은 소수이고 내가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은 이 사람들이 아닌 내 가족과 샤, 그리고 에드워드뿐이었다.

 

 “사과하시라는 제 말 안 들리시나요?”

 

 “영애, 제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과하시라고 하시는 거죠? 전 그냥 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린 것밖에 없습니다만…….”

 

 “그 그냥 있는 이야기를 에드워드 영식에게 들으라는 듯 말씀하신 게 잘못이 아니라고 하시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 저는…….”

 

 “변명하지 마시고 그냥 사과하세요.”

 

 주위의 시선과 수군거리는 소리에 결국 알렉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에드워드에게 사과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지만 이 이상 더 뭐라 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그냥 넘어갔다.

 에드워드는 사과를 받은 후 여전히 수군거리는 주위를 보다가 걱정스러운 듯 나를 바라봤다.

 이날 이후로 내게 또 다른 소문이 붙겠지. 하지만 내게 붙을 소문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내겐 소문보다는 에드워드가 중요했다.

 

 알렉은 사과한 후 자리를 떴고, 에드워드는 소란스러운 주위를 보곤 잠시 망설이더니 내게 다가왔다.

 오랜만에 보는 연인의 얼굴엔 미소나 반가움보다는 걱정스러움이 가득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으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를 보며 웃어 보였다.

 

 “릴…. 라니에스, 잠시 저와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얼마든 지요.”

 

 나와 에드워드는 근처 베란다로 향했다. 파티장에서 조금 벗어나자 사위가 조용해졌다.

 멀리서 가끔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밖에선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오히려 파티장보단 베란다의 분위기가 더 좋았다. 나는 잠시 바람을 느끼다가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그는 조금 곤란한듯했지만 어쩔 수 없이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보며 난 내가 한 일에 대한 일말의 후회도 사라졌다.

 그가 저렇게 기뻐하는데, 소문정도야 신경 쓸 게 못됐다. 그리고 어차피 소문이 난다 해도 우리 사이가 예사롭지 않다는 소문이 날 텐데 그건 사실이기도 하지 않은가.

 

 “오랜만에 뵙는군요. 오늘 정말 아름답습니다, 릴리.”

 

 “그런가요? 저도 오늘 제가 굉장히 낯선 거 있죠? 오랜만에 비싼 드레스를 입어서 그런 걸까요?”

 

 “설마요. 그나저나 아까는 정말 무모했습니다. 겨우 소문이 가라앉았는데 또 다른 소문이 날 거예요.”

 

 “괜찮아요. 어차피 소문이라 해봤자 우리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겠죠. 그건 소문이 아니라 진짜잖아요.”

 

 “그렇긴 합니다만……. 가문에서는 허락한 일입니까?”

 

 “음…. 아마 신경 안 쓸걸요?”

 

 “네?”

 

 “그분들이 제가 라니에스가 아닌 걸 눈치챈 것 같거든요.”

 

 내 말에 그는 무슨 말이냐고 자세히 설명해달라 말했다. 그래서 나는 며칠 전 있었던 티타임때 일을 꺼냈다.

 레나와 대화하면서 느꼈던 기시감. 그리고 그녀의 말. 내가 전부 이야기하자 에드워드는 말이 없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어째서인지 나를 꼭 끌어안았다. 나는 얼떨떨한 얼굴로 그의 품에 얼굴을 기댔다.

 

 “왜 그래요…?”

 

 “그냥요.”

 

 “싱겁기는…….”

 

 나는 릴리를 품에 안으며 그녀가 그 넓은 집에서 혼자 있어야 했던 시간이 안타까워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가족들도 릴리를 눈치챘다면, 아마 멀지 않아 사교계 사람들도 릴리의 변화를 알아차릴 것이다.

 그럼 그녀는 또 사람들의 입 위에 오르겠지. 애써 불을 껐던 소문이 어떤 식으로 타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군가를 창피 주고 싶어 하는 귀족들 사이에서 릴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7월까지 얼마 안 남았네요.”

 

 “그러게요.”

 

 “…마음은 정했습니까?”

 

 “…….”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 하긴, 누구라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녔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가 나를 선택해주길 바란다면…. 그건 내 욕심이겠지…….

 그 세계에 그녀의 가족과 친구, 익숙한 세상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난 나를 선택해주길 바랐다.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욕심 또한 몸뚱이를 불려갔다.

 그녀가 직접 나를 선택해주기를. 가족과 친구, 익숙한 세상이 아닌 이 세계를…. 그리고 나를 선택해주길 바랐다.

 누가 들으면 양심이 없다고 말할 만큼 지독한 욕심이었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에게도 말 못 할 진심이었다.

 

 “그렇군요…. 괜찮습니다, 시간은 아직 있으니까요.”

 

 “그래요, 시간은 아직 있으니까요…….”

 

 7월이 되기 전에 내가 그녀의 마음을 이곳에 잡아둘 수 있을까? 아니, 그녀를 놔주는 게 오히려 옳은 선택이 아닐까?

 내게도 남은 시간이 있다는 걸 감사히 여길 때가 올줄 몰랐다. 선택은 그녀만이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녔다. 나 역시 그녀의 선택 이후 벌어질 일에 선택해야 했다.

 

 파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 이상할 정도로 어두웠다. 저택에 도착해서 씻고 침대 위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몸도 피곤하고 침대도 푹신한데, 정신은 말짱했다. 나는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정원을 바라봤다.

 1주일하고 3일이 지나면…. 7월이 된다. 수상쩍은 점쟁이의 말을 전부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것만이 지금 내 세상에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어슴푸레 떠오르는 해를 보며 나는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다. 이곳은 내가 계속 살 수 있는 곳일까?

 원래 있었던 돌아간다면 나는 이곳을 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살 수 있을까?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 여전히 내겐 어색한 세계……. 모든 것이 하나로 모여 복잡하게 얽혔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신의 앞에 서서 나는 어디로 가고 싶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도 넘게 바뀌었다. 어떨 땐 신전에 가고 싶다가도 어떨 땐 가지 말까 싶었다.

 또 어느 날은 가족이 너무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가도 에드워드가 보내준 편지에 미소 지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1주일하고 3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한낮의 태양이 좀 더 뜨거워지며 7월이 됐다. 나는 달력을 넘기며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신전을 찾게 된다는 걸까? 달력을 보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무슨 수로 신전을 찾아가지? 내가 나가서 찾아야 하는 걸까? 근데 어떻게?

 

 “일단 저택에서 나가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대책 없는 계획이었지만, 실제로 여기서 나가야 뭐라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밤에 몰래 저택을 빠져나가기 위해 어두운색의 숄과 승마복을 몰래 침대 밑에 숨겨뒀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여느 때와 같은 생활을 했다. 가족과 아침을 먹고 정오엔 정원에서 티타임을 가지고.

 

 그렇게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각,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미리 챙겨뒀던 옷으로 갈아입고 창문을 열었다.

 고작 2층높이였지만,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높이처럼 느껴졌다.

 공포로 잠시 멈칫했으나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밑으로 떨어졌다.

 

 “윽…!”

 

 제대로 착지를 했다 해도 2층 높이에서 떨어진지라 발바닥으로 고통이 올라왔다.

 몇 분 동안 고통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다가 고통이 사라지고 나서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나는 비틀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아직 내가 방에서 몰래 나온 건 들키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예전에 꿨던 꿈이 떠올랐다.

 숲길을 한참 걸어 도착했던 신전……. 꿈을 떠올리자 나는 나도 모르게 내 발을 확인했다.

 방 안에 있다가 나온 거라 내 발은 맨발이었다. 그 꿈에서도 나는 맨발로 신전을 향해서 걸었는데…….

 이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내가 꿨던 그 꿈이 예지몽의 일부였던 걸까?

 

 혼란스러운 머릿속으로 누군가 부르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퍼뜩 들어 올리고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주위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내가 잘 못 들은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이상하게 몸이 먼저 움직였다.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다. 비록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누가 부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저택을 빠져나와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향해 걸어갔다. 어째서인지 힘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짙은 풀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그때의 꿈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걷다 보면 신전이 나올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숲길을 걷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걷다 보니 이내 눈앞엔 꿈에서 봤던 신전이 모습을 나타냈다. 나는 뭐에 홀린 사람처럼 신전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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