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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23.
작성일 : 20-08-13 19:19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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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와 함께 차를 마신 날 이후로 나는 레나를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게 됐다.

 언제 그녀가 이 집에서 나를 내쫓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가끔 새벽에 깼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언제나 그랬듯 다정하게 웃으며 나를 라니에스라고 불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녀의 앞에서 순순히 라니에스인 척을 해야 할지, 아니면 들켰으니 굳이 라니에스인 척하지 않아도 되는지.

 그래도 라니에스의 몸으로 사는 이상 당분간은 아픈 그녀를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정말 바보 같은 연극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딸을 잃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나는 그녀의 몸이 더 나빠지기 원하지 않으니까.

 

 살얼음판 위에서 춤추는 듯한 며칠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다정하고 완벽한 집안.

 내가 집에서 돌아와서인지, 아니면 에드워드가 아니라고 못 박은 탓인지 소문도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그에 맞춰 나도 왕궁에서 열리는 여름 파티에 가게 됐다. 파티라면 질색이지만, 이번만큼은 파티가 기대됐다.

 그 파티에 가면 에드워드를 만날 수 있음을 아니까 괜히 가슴이 설렜다.

 

 드레스를 고르는 일도 저번과 다르게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기왕이면 그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었으니까.

 여름에 맞게 얇은 천으로 된 하얀색과 하늘색의 섞인 드레스는 치마 부분이 둥글게 부풀어 있어서 입으면 신데렐라가 된 것 같았다.

 드레스에 맞게 진주로 된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한 나는 라니에스라기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머리를 잘라서 그런 걸까…?’

 

 목덜미까지 오는 짧은 단발머리에 진주 목걸이를 차고 드레스를 입은 나는 내 진짜 모습을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건 말로 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타인의 몸에서 나를 찾아낸 느낌은….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나는 드레스를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혼자 남은 방 안에서 의자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이제 1주일 하고 3일 후면 7월이 된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7월……. 7월이 되면 모든 게 확실해질까?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신에게 기도라도 해야 하는 걸까?

 기도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빌어야 하는 걸까?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니면…. 이곳에서 살게 해달라고?

 

 “어느 쪽도 결국 정하지 못했네…….”

 

 이곳에 머물지, 아니면 내가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갈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정해지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곳에서 지내는 나날이 늘어갈수록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으며, 가끔은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기도 했다.

 

 정말 자신의 마음인데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은 가족이 보고 싶어지다가도 또 어느 날은 에드워드가 보고 싶어졌다.

 마음이라는 건 원래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느 한 쪽을 골라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나를 고르면 다른 하나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세계와 내 세계를 오갈 수 없을 테니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한숨을 내쉬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뭐하나 딱 부러지게 결정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애초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임을 알았지만, 그래도 결정하고 싶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질 테니까.

 한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면, 다른 한쪽을 포기하려고 노력이라도 할 텐데……. 하나를 고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원래 있던 세상과 지금 있는 세상. 천칭에 두 개를 올려놓으면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만약 천칭에 올려두고 어느 한쪽으로 기운다면, 나는 그 세상을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을까?

 

 “그렇게 쉽게 선택할 수 있었으면 고민 같은 거 안 했겠지…….”

 

 아마 나는 둘 중 하나로 기운다 해도 더 가벼운 세계를 보다가 또 고 할 것이다.

 두 세계에 내 소중한 것들이 각자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 내 원래 모습, 내가 선택한 이름…….

 어느 쪽이든 소중하다. 그러니까 어느 쪽을 선택할 수가 없다. 7월이 되고 신전을 찾는다면…. 과연 모든 게 해결될까.

 밤이 깊어짐과 동시에 걱정과 시름도 깊어졌다. 앞으로 1주일 하고도 3일.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시간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무거운 내 마음과는 다르게 아침 햇볕은 따스했고,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여름날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선선한 날씨에 기분이 좋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젯밤의 여파 때문인지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녔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오늘은 여름 파티 날이었고 오늘 에드워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골라놓은 드레스를 입고 준비를 마친 후, 마차에 올라타자 마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마차가 궁전 앞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마부가 먼저 내려서 내가 내리기 편하게 손을 내밀었다.

 마부의 손을 잡고 내리자 화려한 궁전 외부가 보였다. 다시 온 궁전은 새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 살 게 된다면 나는 릴리로 살아야겠어.’

 

 사교계 암투나 귀족적인 화법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한 나는 이 세상에서 산다 해도 라니에스로는 못 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할 수 있다면 릴리로 돌아가서 그 작은 마을에 사둔 집에서 에드워드와 단둘이 알콩달콩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화려한 궁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파티장에서는 우아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벌써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 대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벌써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해치며 돌아다니다 멀리서 에드워드의 얼굴을 발견하고 나는 가볍게 웃으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에드워드에게 인사하려던 찰나, 누군가 내 앞길을 막아섰다. 나는 갑작스레 튀어나온 사람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라니에스 영애, 오랜만에 뵙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시죠?”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알렉 백작입니다. 저번 파티에서 인사드렸는데…….”

 

 “…아. 그랬나요? 죄송해요, 그날 인사드린 분이 너무 많아 제가 잠시 기억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이제라도 기억났으니 괜찮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눈을 접어가며 웃어가는 남자를 보며 난 정말 이 사람이랑 인사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에 전혀 없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볼 일이 있다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한 차례 소문이 돈 이후라 베르한에게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지가 엊그제였다.

 그러니 최대한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했다. 또 다른 소문으로 에드워드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겨우 웃음을 유지하자 그는 그 웃음을 진짜로 받아들인 모양인지 목소리가 커졌다.

 

 “안 그래도 요 며칠 보이지 않아 걱정했는데, 이리 뵙게 돼서 기쁩니다.”

 

 “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소문 때문에 꽤 고생하셨겠군요. 하긴 그런 소문이 말이나 됩니까?”

 

 “…소문이요?”

 

 “아, 아직 못 들으셨나요? 하긴 가당치도 않은 소문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그 소문이라는 게 뭔지 들어는 보고 싶은데요.”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궁금하시다니 알려드려야죠. 결혼한 라니에스 영애를 에드워드 영식이 쫓아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이 부적절한 관계가 됐다고….”

 

 말도 안 되는 소문이었다. 자신이 도망친 이유는 정략결혼 때문이었고, 그는 자신을 쫓아온 것은 맞았으나 부적절한 관계는 아녔다.

 애초에 자신이 결혼을 안 했으니 그런 부정한 관계가 될 수도 없었다. 헛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으며 나는 그가 무슨 소리를 더 하나 보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자신감이 붙은 남자가 거만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하긴 당신 같은 영애와 사생아가 어울리다니 말도 안 됩니다.”

 

 에드워드가 근처에 있는데 마치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에 나는 기가 찼다.

 에드워드 역시 그의 말을 들었는지, 그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다.

 에드워드를 얕보는 그의 말에 그가 불편하다는 듯 쳐다보는 이 상황이 싫었다.

 

 “에드워드는 당신이 함부로 말해도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영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내 행동에 어떤 소문이 붙을지 상관없었다. 나는 라니에스 같은 영애가 아녔다.

 귀족답게 행동할 수도, 우아하게 돌려 말하는 법도 몰랐다. 이 뒤의 닥쳐올 후폭풍이 두려웠으나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에드워드가 사생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시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소설 속에서 봐왔던 나는 이 상황을 좌시하고 싶지 않았다.

 

 “사과하세요.”

 

 “…네?”

 

 “에드워드 영식에게 사과하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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