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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의 창가
작가 : 솜댕
작품등록일 : 2020.8.11

'그'가 죽었다. 정원의 첫사랑이자 남자친구인 '그'는 예고도 없이 투신 자살을 했다. 장례식장에 찾아간 정원은 그곳에서 기괴함을 느끼고 도망친다. '그'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그'의 편지만이 그녀에게 남은 것이었다. 정원은 펴지를 읽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정원은 점점 그의 흔적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2화: 그녀의 창
작성일 : 20-08-12 22:14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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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타 안 좋아 하세요...?”

 정원이 눈치를 보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앞에 앉은 남자는 식사 내내 아무 말도 없이 그녀만 쳐다보고 있었다. 파스타 면은 다 불어 있고, 남자의 자리에 놓인 포크는 새것처럼 빛났다.

 

 “아니요. 좋아해요.”

 “근데... 왜 안 드세요?”

 “아...”

 당황한 남자는 허둥대며 포크를 집었다. 그는 면을 돌돌 말아 입에 넣으면서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뭐지... 설마 나한테 첫눈에 반한 건가. 나 오늘 화장도 대충 했는데.“

 정원은 괜히 부끄러워진 마음을 숨기려 입안에 파스타를 잔뜩 우겨넣기 시작했다. 온갖 질문들이 머리에 떠다녔지만 왠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강의 시간에 아픈 사람처럼 땀을 흘렸던 이유, 갑자기 멀쩡해진 이유, 특이한 색의 렌즈를 끼는 이유, 처음 말을 해 본 자신과 밥을 먹자고 한 이유. 정원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우셨죠?”

 오랜만에 듣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정원의 눈이 동그래졌다.

 “임관선이라고 합니다.”

 “저, 저는”

 “알고 있어요. 유정원씨 맞으시죠?”

 “어떻게...?”

 “출석부를 때 어렴풋이 들었어요.”

 관선이 해맑게 웃어보였다.

 “아,,, 그러셨구나. 저 좀 당황스럽긴 했어요. 저희... 초면이잖아요.”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죄송합니다.” 관선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사과를 했다.

 대학가의 파스타 집, 그것도 점심시간에 홀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숙인 관선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정원의 얼굴은 점점 빨개졌다.

 

 “됐어요! 빨리 다시 앉아요! 얼른요!!”

 당황한 정원이 관선을 끌어 앉혔다. 관선은 남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정원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정원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저랑은 왜 같이 밥 먹자고 하신 거예요?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순간, 관선은 의자를 끌어당겨 정원의 가까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네. 저 그쪽한테 관심 있어요. 그것도 엄청 많이요.”

 “네에?”

 솔직한 관선의 대답에 놀란 정원의 목소리가 식당을 울렸고 사람들의 이목이 다시금 집중됐다.

 

 “일단 나가요. 우리. 얼른요오!”

 관선은 정원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면서도 입가에 미소는 잃지 않았다. 창백하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

 전생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생전처음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온전히 바라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표정, 눈 깜빡거림 모두 다 온전한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걱정된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나에게는 인류를 구한 영웅보다도 더 성스럽게 여겨져 벅찬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맑은 눈 사이로 보이는 것은 빛에 비쳐 붉은 갈색이 도는 그녀의 눈동자뿐이었다.

 

 관선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내려다봤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해야 이상한 사람을 비춰지지 않을까 고민했다. 여기서 전생의 ‘전’이라는 글자만 꺼내도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뻔히 보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어나가고 싶은데...’

 관선은 말없이 정원을 바라만 봤다. 그녀의 표정은 쉴 새 없이 변했지만, 눈동자는 올곧게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저기요!”

 “...”

 “저기요!!”

 “...”

 “임관선씨”

 “네?”

 관선이 놀라자, 정원은 화가 난 표정을 하고 서 있었다.

 “저한테 관심 있으신 임관선씨. 더 할 말 없으신 거예요? 저 그냥 가요?”

 “아니요! 안돼요!”

 “그럼 무슨 말이라도 해봐요. 나 다리 아파요. 저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고, 언제부터 관심이 있던 거예요? 설마... 오늘?”

 “처, 첫 눈에 반했습니다.”

 관선은 자신의 입에서 갑작스럽게 나간 말에 놀라 헉하고 입을 가렸다. 놀란 것은 정원도 마찬가지였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돌직구네요. 음... 그럼 핸드폰 줘 봐요.”

 “네?”

 “빨리 마음 바뀌기 전에 핸드폰 내놔요.”

 “네에...”

 관선이 핸드폰은 정원에게 건네자 정원은 빠르게 자신의 번호를 치고는 전화를 걸었다.

 “이거 내 번호에요.”

 정원이 핸드폰을 돌려주고는 쿨하게 뒤돌자, 마음이 급해진 관선이 그녀를 붙잡았다.

 “저, 저기.”

 “연락해요. 번호 있잖아요. 전 다음 수업이 있어서 가볼게요. 밥 잘 먹었어요. 저한테 반하신 임관선씨~”

 

 정원이 관선의 손을 뗴어놓고 팔을 크게 좌우로 흔들었다. 입모양으로 ‘바이바이’를 외치는 그녀가 잠시 귀엽게 느껴졌다. 관선이 수줍게 손을 들어 같이 좌우로 흔들었다.

 

 

 *

 -‘처음부터 넌 나에게 구원이었어. 너를 보며, 나도 현재에 살 수 있다고, 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렇게 희망을 갖게 된 거야. 집안을 등지고, 능력을 등지고, 내 천명을 등지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졌으니까. 전생으로 정해지는 하늘의 벌을 피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들의 노리개가 바로 나였어. 매일 본가로 돌아가면 나는 유명인들의 눈동자를 보고 그들의 전생을 봤어. 그들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내며 자신의 운명을 피하려고 했지. 전생의 죄는 절대 사라지지 않거든. 난 거기서 도망치고 싶었어. 사라지고 싶었어. 구역직 나는 인생들을 눈으로 보고 싶지 않았어. 마치 그 사람이 된 것 같은 고통을, 죽음의 고통을 난 매일 느꼈어.’

 

 -‘우습게도, 정원아... 금붕어들은 좁은 어항에서 나가고 싶어 해. 나처럼. 어리석었던 나처럼 말이야. 이곳을 나가면 분명 자유가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런데 그 어항을 나가면, 나가고 나서야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 사실을 그 어항 속에 있을 때 내가 자유로웠던 거야. 내가 살 수 있는 곳에서 사는 게... 그게 맞는 거였던 거야. 나를 얽매고 있던 게 사실 내 자유고, 탈출한 순간 진정한 족쇄와 만나는 거지.’

 

 -‘...’

 

 -‘너무 잔인하지 않니?’

 

 정원은 들고 있던 편지를 놓쳤다. 자신을 향해 수줍게 ‘바이바이’라고 말하던 관선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왜 그는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편지의 내용만으로는 정원이 절망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구원이랬잖아. 나로 인해 살고 싶다고 했잖아. 나는 계속 네 옆에 있었는데 왜 날 떠난 거야. 왜!’

 정원의 얼굴이 눈물로 얼룩졌다. 정원은 떨어뜨린 편지를 다시 주웠다. 이미 눈물로 다 얼룩져버린 편지를 깔끔하게 펴서 자신의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잠을 자고 싶을 뿐이었다.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처럼 정원의 머릿속도 물이 넘치기 직전이었다. 정원은 아직 관선의 냄새가 지워지지 않은 침대에 누웠다. 혼자 눕기에는 커다란 침대였다.

 

 ‘이 냄새 안 없어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
 

 과거와 현재가 왔다갔다 해서 보기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조그만 참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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