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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폭군과의 산책
작가 : 호랑이손
작품등록일 : 2020.7.31

재계 1위 제국그룹 신입사원 소요진.
연수중이던 그녀에게 그룹의 유일한 황태자 조대환 총괄사장이 찾아온다.
"자넨 내 전생의 원수야. 소요진씨."
대환의 입에서 나온 뜻 밖의 한 마디.

그러나 그건 모두 사실이었다.

 
폭군과의 산책 11
작성일 : 20-08-12 16:52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6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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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사내가 손바닥을 치우자, 찌부러진 검은 점 하나가 드러났다.

 

 “더러운 것만 찾아다니는 놈이 왜 신성한 대주주 회의실에 있는지 원.”

 

 사내는 조금 전 나불대던 펀드 매니저를 쏘아보며 말했다. 누가 봐도 도전적인 시선이었다.

 

 “뭐, 뭐야? 당신? 처음 보는데? 주주야?”

 

 해지 펀드 매니저가 당황했다.

 

 “이런 똥파리 새끼. 전부 때려잡아야 되는데. 안 그렇습니까? 회장님?”

 

 “......”

 

 풍백은 그저 침묵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당신 뭐야?”

 

 “정말 알고 싶어?”

 

 “허! 웃기는 놈이네. 어, 알고 싶다. 넌 뭐야?”

 

 “너의 죽음.”

 

 “뭐?”

 

 사내는 피식 웃으며, 파리 주검을 손가락으로 탁 쳐냈다.

 파리 사체는 휭- 날아 정확히 펀드 매니저의 입속으로 쏙 들어갔다.

 

 ‘컥! 컥!’

 

 갑작스런 이물질에 놀란 매니저가 자리서 일어나 켁켁! 거렸다.

 

 “우웩! 억..억! 컥컥!”

 

 “왜? 동족을 먹으니깐 기분 이상해?”

 

 “이...이게 무슨 짓..컥컥!”

 

 “사내 극비 사항인 총괄 사장 신상 정보 흘려서, 주가 떨구고, 넌 또 그걸 매집하고.”

 

 “카악 퉷! 뭐?”

 

 파리를 뱉어낸 사내가 사색이 된 채 반문했다.

 

 “성과는 감추고, 약점만 드러내는 황색 언론. 그 놈들과 짜고 만든 오너 리스크. 그런 더러운 일을 언제까지 참아줘야 할까? 우리 선량한 주주님들은?”

 

 젊은 남자가 일어섰다.

 깨끗한 마스크에 걸맞게 길고 훤칠한 키, 섬세한 손가락이 아름답게 움직였다.

 

 “당신 뭔데 이래?”

 

 “우리 아버진 그런 건 전부 잡아다, 파묻어 버리셨다고 들었는데. 말야.”

 

 “아버지가 누군데?”

 

 “하나님.”

 

 "뭐?"

 

 그 사이 남자가 뚜걱뚜걱 다가갔다.

 

 “허! 이, 미친... 야, 그럼 너가...?”

 

 마른 침을 꿀꺽 삼킨 사내가 되물었다.

 젊은 남자는 이미 펀드 매니저의 코앞까지 도착해 있었다.

 

 “응. 제국 그룹 3대 주주 김건진. 주주명부 봤지?”

 

 “예수가 아니라? 그건 그렇고 왜 여태 안 나타나다 갑자기? 큭!”

 

 갑자기 건진의 길고 우아한 손가락이 펀드 매니저의 넥타이를 콱! 잡아 당겼다.

 

 “니가 사장님 기부하는 거 훼방 놓고, 공금 유용이라 유언비어까지 흘렸다며? 그 바람에 제 3세계 가난한 애들 몇이 굶어 죽었는지 아니?”

 

 건진의 손이 점점 목줄기를 조였다.

 펀드 매니저의 얼굴이 점점 탈색되어 갔다.

 

 “큭..큭..미친놈아. 이..거..놔아...”

 

 방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는 어어! 소리만 낼 뿐 누구 하나 말리는 이 없었다.

 

 “놓긴. 그냥 죽어. 자식아.”

 

 그 때였다.

 

 [쿡!]

 

 “응?”

 

 건진이 스윽 자신의 옆구리를 내려다보았다.

 새하얀 와이셔츠를 뚫고, 만년필 촉 하나가 절반쯤 들어가 있었다.

 뚫린 구멍 주위로 빨간 핏자국이 번지기 시작했다.

 

 “크큭. 이 자식. 너 사람 잘못 봤어.”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서생이나 다름없던 해지 펀드 매니저가 조롱 섞인 웃음을 씹었다.

 건진이 넥타이 쥔 손을 스르륵 놓기 시작했다.

 펀드 매니저의 기가 다시 살아났다.

 

 “헤헤. 야, 이 바닥서 너 같은 애 한 두 번 겪어 봤을 거 같니?”

 

 “흐음. 이거 꽤 따갑겠네.”

 

 건진이 슬쩍 입술을 깨물었다.

 그 사이 옆구리를 타고 흐른 핏물이 바닥에 떨어졌다.

 

 “따가워? 여기서 내가 잉크 꽉 짜면 어떻게 될 거 같니? 자식아.”

 

 펀드 매니저가 말끝과 동시에 손목에 힘을 주었다.

 부욱! 반쯤 박혔던 만년필이 손가락 한 마디 쯤 더 들어갔다.

 

 “어때? 엉? 죽을 거 같지? 엉?”

 

 “그럴지도. 근데, 너어.”

 

 건진이란 사내가 고통은 커녕, 잔인하게 실실거리는 펀드 매니저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 봤다.

 

 “혹시 아프진 않아?”

 

 “뭐?”

 

 “아프진 않냐고?”

 

 “뭐? 윽!”

 

 그 순간, 펀드 매니저가 격심한 고통에 인상을 구겼다.

 어느 새 건진의 옆구리를 찌르던 펜이 자신의 옆구리에 박혀 있는 게 보였다.

 그것도 자기 손으로다.

 

 “헉! 이, 이게 뭐?”

 

 건진이 피식 웃었다.

 

 [짤랑!]

 그의 손엔 자그마한 방울이 딸랑거리고 있었다.

 

 “으윽! 이게 어떻게... 누..누가 나 좀..!”

 

 해지 펀드 매니저가 옆구리를 쥐곤 바닥에 쓰러졌다.

 고통에 겨운 듯 등을 꼬부렸다 펴기를 반복했다.

 

 "으으으어...억."

 

 건진은 그런 그를 계속해 조소했다.

 

 “너. 최면은 잘 걸리면서, 신경은 둔하네. 무척 슬기로운 지옥생활 하겠다.”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들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저 사람, 자, 자기를 찔렀어!”

 

 “뭐해요? 겨, 경찰 불러! 경찰! 아니 119!”

 

 건진이 흔든 천령에 의해, 순식간에 집단 최면에 걸린 그들 눈엔 남자가 갑자기 펜을 들어 자기 배를 찌른 것으로 보였다.

 도저히 알 수 없는 광경에 모두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건진씨.”

 

 지금껏 한 마디도 없던 풍백이 무거운 목소리를 냈다.

 

 “장난 그만하시오. 건진씨.”

 

 “훗! 재미없나보네요. 조회장님은?”

 

 “원래대로 돌려놓아요. 아니면 천령을 주시던가.”

 

 풍백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건진은 여전히 입가에 웃음이 묻어있었다.

 

 “뭐, 그 전에 잠깐 재미 좀 보죠. 풍백공.”

 

 “그만 하시라니깐?”

 

 “싫은데?”

 

 [퍽! 퍽!]

 

 건진이 갑자기 펀드 매니저의 펜 쥔 손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욱! 욱!]

 소리와 함께 나무에 못을 박듯 펜 대가리가 뱃속으로 쑥쑥 들어갔다.

 남자의 입가에선 선혈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끄으어억...그, 그만!”

 

 “너, 아까 이런 고통을 느끼게 하고 싶었지? 감히 나한테? 응?”

 

 “끄으윽! 그, 그만! 헉! 제, 제발...”

 

 풍백이 스윽 자리에 몸을 일으키며 외쳤다.

 그의 두꺼운 손이 머리통만한 주먹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만 하시오!”

 

 "아, 예. 회장님."

 

 [퍼억!]

 건진은 대답과는 반대로 사내의 배를 축구하듯 뻥! 걷어찼다.

 

 “커헉!”

 

 사내가 나가 떨어졌다.

 쫙 뻗어 덜렁 누운 남자는 동공이 활짝 열린 채 정신을 잃었다.

 한 뼘 길이의 최고급 만년필 하나가 그의 옆구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꼬르륵 피 섞인 개 거품을 물고 있었다.

 

 “으헉! 죽었어! 사, 살인!”

 

 방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길길이 날뛰었다.

 

 “으..미친 놈! 경찰 불러! 빨리!”

 

 침착함을 유지하는 사람은 둘 뿐.

 하나는 풍백이고, 나머지 하나는 건진이다.

 건진이 손수건을 꺼내 피 묻은 구두코를 쓱쓱 닦아냈다.

 

 “흠, 이제야 풀리네.”

 

 “으.으.. 그만...사, 살려..주세요..”

 

 사람들의 호들갑관 반대로, 펀드 매니저는 아직 죽지 않았다.

 그의 한 손이 가까스로 건진의 바지자락을 쥐고 목숨을 구걸했다.

 건진은 그런 손길을 무심히 툭 차버렸다.

 

 “그래. 회장님 부탁도 있고. 이번만큼은 살려 줄게. 하지만 머리는 기억 못해도, 몸이 기억할 거야. 뭔가를 기록할 때마다.”

 

 구두 닦던 손수건으로 사내의 얼굴을 덮었다.

 이어서 건진이 손바닥을 아래로 하여 오른 손을 내밀었다.

 가운데 손가락에 작은 방울이 종처럼 매달려 있었다.

 

 [짤랑! 짤랑!]

 

 갑자기 사방이 새까맣게 변했다.

 

 “하지만, 오늘 기억은 언젠가 현실이 되어 결국 나를 만나게 된다. 후후후. 나는...너희 모두의 죽음이니깐. 안 그렇소? 풍백? 으흐하하하하!”

 

 펄럭!

 

 사방이 순식간에 밝아지며, 시간이 되돌아갔다.

 좀 전과 다른 점은 건진의 자리가 처음부터 비어 있는 것뿐이다.

 풍백은 말없이 그의 빈자리를 보고 있었다.

 

 “기사는 미담으로 마무리...”

 

 나이든 대주주가 아까랑 똑같이 말하고 있었다.

 풍백이 입을 열었다.

 

 “긴급 주주 총회를 소집하겠습니다.”

 

 “예?”

 

 “안건은 조대환 총괄 사장 해임.”

 

 방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깍짝 놀랐다.

 특히 죽었다 살아난 해지 펀드 매니저의 눈엔 불이 켜진 듯 했다.

 

 “회장님. 그럼 전문 주총에서 선임한 경영인 체제로다가?”

 

 죽었다 살아난 해지 펀드 매니저가 반색하며 물었다.

 

 “맞죠?”

 

 풍백은 그저 되살아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다.

 이 자는 어떻게는 이 회사를 말아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

 조금 전 사신이 남긴 말 따윈 까맣게 잊은 채.

 이제 곧 그에 어울리는 죽음이 그를 찾아 갈 것이다.

 죽음은 한 번도 빈 말을 한 적 없다.

 

 “후임은 미리 점찍은 사람이 있어요.”

 

 “회장님 또! 독단! 그게 누구죠? 누군지 대주주 신임부터 거치셔야죠!”

 

 “내일 보세요.”

 

 풍백이 잔잔히 대꾸했다.

 차라리 죽게 내버려 둘걸 그랬나 하는 아주 작은 후회가 풍백의 미간을 스쳐 지났다.

 

 *

 

 멀리 화려한 자태로 서 있는 미래 그룹 본사 건물이 보였다.

 제국 그룹 본사가 육중한 고대 왕성 이미지라면, 미래 그룹은 좀 더 스마트한 연구소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렇더라도 가까이 다가가서 본 55층 건물이 주는 위압감은 제국 그룹 본사나 매한가지였다.

 

 “약속은 지킨다. 윤희씨.”

 

 대한민국에 한 대 뿐인 희귀 명품 수퍼카 마에스트로 그랜드 디럭스 운전자 대환이 말했다.

 동승자인 윤희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끄덕였다.

 

 “응. 믿어. 근데 대환씬, 정말 자기가 고대의 왕이라 생각해? 아니면 그냥 계속 연기하는 거야?”

 

 “미련한 것. 그만큼 겪어 보고도.”

 

 대환의 깔끔한 미간에 살짝 골이 패였다.

 

 “또 뭘?”

 

 “난! 왕이 아니라 황제! 그보다 높은 천제였다고, 그렇게 말해줘도. 기억을 못해.”

 

 “그래서 연기야 아냐?”

 

 “내려.”

 

 어느 덧 대환의 차량은 지하 주차장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VIP 차량 입장에 주차 관리 요원들이 후다닥 달려와 도열하는 중이었다.

 

 “좋겠다. 대환씬.”

 

 “뭐가?”

 

 “늘 꿈속에 살고 있어서. 언제나 황제처럼 굴잖아. 누구한테나.”

 

 그 순간, 주차 도우미가 다가와 조수석 문을 덜컥 열었다.

 그는 그룹 회장의 영애를 향해 말없이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도어를 쥐고 있었다.

 

 “윤희씨.”

 

 “응?”

 

 “한 번 천손은 영원한 천손이다. 환생을 몇 번 했건 그건 중요치 않아. 천손의 신분 또한 그러하다. 난 처음부터 임금이었어.”

 

 “아아..네에. 폐하. 그러셨어요?”

 

 윤희가 어이없단 얼굴로 끄덕거렸다.

 대환이 그런 그녀의 얼굴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흘겼다.

 

 “3천 년 전 같았으면, 자네의 그 몽매한 태도만으로도 가족 전체가 멸문 당했을 거야.”

 

 “아, 좋네. 파혼당하고, 가족 다 죽고. 3천 년 전 이었다면, 오늘 난 무척 드라마틱한 하루를 살았겠군.”

 

 “가서 가족들한테 잘 전해. 상처 안 받게.”

 

 “칫! 나 오늘 진짜 상처받았는데.”

 

 안전벨트를 푼 윤희가 응석 부리듯 고쳐 앉았다.

 

 <큼!>

 

 밖에서 문을 쥐고 있던 주차 도우미가 헛기침을 했다.

 그만 내려달라 신호였다.

 윤희는 개의치 않았다.

 

 “대환씨. 그러지 말고, 나. 좀 더 곱게 보내주면 안 돼?”

 

 윤희가 대환의 손을 슬쩍 그러쥐었다.

 그러자 대환의 시선이 그녀의 손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자네. 혹시? 잠깐 이리와봐.”

 

 마침내 대환의 시선이 윤희의 그것과 부딪쳤다.

 동시에 섬세한 손가락 하나를 들어 윤희의 눈가에 붙은 아주 작은 마스카라 부스러기를 떼어냈다.

 대환이 먼저 윤희의 몸에 손을 대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갑자기 윤희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혹시? 그 다음엔?”

 

 윤희가 마지막 말을 따라했다.

 

 “나한테 사약을 받고 싶나? 원래 폐비는 사약으로 다스리긴 한다만.”

 

 "뭐?"

 

 뛰던 가슴이 순식간에 착 가라앉았다.

 

 “참고로 사약의 ‘사’ 자는 죽을 ‘사’가 아니라, 선물을 주다 할 때의 줄 ‘사’자야. 임금이 보내는 약이란 뜻이지.”

 

 “하!”

 

 윤희는 화난 토끼처럼 대환의 차에서 깡총 뛰어내렸다.

 그러곤 아무 일 없던 듯 선글라스를 끼더니 고개를 훽! 튕겨 풍성한 머리칼을 펼쳐 내렸다.

 있는 힘껏 차문을 닫았다.

 꽝! 하며 40억짜리 승용차가 옆구리가 살결을 드러냈다.

 ‘그릉!’

 전기차 특유의 고요한 진동이 미래그룹 VIP 전용 주차장 대기를 잠시 자극했다.

 

 “잘 있게. 폐비 최씨.”

 

 “허! 뭐라니? 저 인간?”

 

 위잉-

 대환의 차가 출발했다.

 마에스트로 그랜드 디럭스 꽁무니가 사라지자, 지금껏 망부석처럼 서 있던 윤희의 입가가 씰룩 불거졌다.

 

 “흥! 저러니 더 갖고 싶어.”

 

 선글라스 너머로 윤희의 시선이 빛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본부장님?”

 

 비서실 직원 하나가 급히 내려온 듯, 서둘러 다가왔다.

 달려온 듯, 그의 어깨가 잔 숨결로 흔들렸다.

 

 “혹시 불편하신 곳이라도? 의사라도 대기시킬까요?”

 

 비서실 직원은 이미 그녀가 공개 파혼 당했단 소식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의사는 무슨. 이깟 일 가지고.”

 

 윤희가 웃으며 직원을 지나쳤다.

 그러다 문득 쭉 뻗은 두 다리를 또각! 땅에 붙였다.

 그러곤 뭔가 잊은 게 있는 듯 직원을 향해 돌아섰다.

 직원이 반사적으로 비스듬하게 구부렸다.

 

 “예, 무슨..?”

 

 “저 직원.”

 

 윤희가 예쁘게 색칠된 손끝으로 조금 전 주차 도우미를 가리켰다.

 직원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갔다.

 

 “예.”

 

 “잘라요.”

 

 "예?"

 

 "자르라고. 당장."

 

 “어, 저기. 본부장님. 그건...”

 

 “내가 대환씨랑 얘길 하는데 끼어들고, 재촉했어. 이건 직무 태도를 떠나서, 인간성 문제야.”

 

 “아, 그건 좀..”

 곤란하다는 말을 삼키는 중이었다.

 

 “잘라요. 잘라서 우리 부서 보내. 난 지금 위아래 눈치 안 보는 사람이 필요하거든.”

 

 “예?”

 

 “잘라.”

 

 윤희가 다시 한 번 다짐을 뒀다.

 비서실 직원이 벙찐 얼굴이 되었다.

 윤희가 조금 전 주차도우미를 지그시 노려보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고생시켜주겠어."

 

 눈치 따윈 모래 알갱이만큼도 없는 허윤주라는 파견직 주차도우미 하나가, 대한민국 대기업 정규직으로 특채당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말
 

 특채 당하다...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 생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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