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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불순한 교수
작가 : 퀸카대행진
작품등록일 : 2020.7.31

담임선생님과 풋풋한 첫사랑을 했던 여학생들은 다들 행복했을까?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들은 완벽한 비밀 연애를 해야만 한다. 사회적 통념, 친구들의 시선, 부모님들의 반대는 어떻고? 여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선생님과 여제자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또 그들이 헤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가 있다. 카카오톡ID: lov2lovely

 
4. 설날의 그 까치
작성일 : 20-08-12 16:29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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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까치라, 까치까치 설날의 그 까치? 이게 뭔소린가 생각하다가. 예화는 기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끄집어냈다. 그래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그랬던 것 같다. 공손하게 인사까지 하며 은혜를 갚는다고 했지 참.

 

 

 "미쳤어, 진짜."

 

 

 이상하게 아침부터 자책만 수십 번하고 있었다.

 

 

 "첫 수업 이렇게 불참하면 A? 기대도 하지 마 참고로 내 평가항목에 출석일수 있다."

 

 

 그가 고이 두 손을 가슴에 대며 말했다. 그의 장난끼 가득한 새로운 모습에 예화가 벙찐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손목에 채워져 있는 시계를 들여다 본 뒤 그녀를 무심하게 지나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뜩 든 예화가 그를 부리나케 쫓아갔다.

 

 

 아니, 대학생에게 학점이 을마나 중요한데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하시나요. 예화가 그의 뒤로 따라가며 쉴세 없이 쫑알거렸다.

 

 

 "아니, 교수님 급한 일만 처리하고 제가 수업을 딱 들어가려고 했어요! 어! 제가 얼마나 수업에 집중 잘하는지 모르시죠? 제가 한번 보여드릴게요."

 

 

 예화는 잠시 그의 눈치를 살피다 강의실 뒷문을 열고 들어가 맨 뒷자리에 앉았고 앞문으로 들어온 그가 빙긋 웃으며 교단에 입장했다. 세상에나 아침수업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의 장은 꽉 차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비율이 높아 보였다. 그제서야 예화가 그의 외모에 관심을 가지며 바라보았다. 흰색 와이셔츠에 깔끔한 가디건을 매치한 그의 모습이 꽤 괜찮았다. 학생과 젊은교수의 중간 사이라 하면 이 느낌일까.

 

 

 "오늘은 첫 개강 날이니 제 소개와 함께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이 될 것인지 간단하게 말하고 끝내겠습니다."

 

 

 "제 수업은 다양한 기기분석 방법 중에서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현장 실무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기분석법의 원리, 측정법에 대해서 배울 겁니다. 기기 분석은 식품과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 미량 분석을 할 때 어떤 물질의 함량을 알고 싶을 때 분석 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들이 먹고 입는 것 모든 물질을 분석할 때 바로 이 분석 방법이 이용되죠. 기기로는 HPLC와 GC가 있고 우리는 그 두 가지 분석법에 대해 배우며 그렇게 1년을 그렇게 보낼 생각입니다. 분석하는 방법은 세계 저명하신 박사님들과 지금 연구소에 계신 분들이 가장 최적의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 분석법 편하게 배우고 적용하면 됩니다. 참 쉽죠?"

 

 

 앞에서 설명하는 그를 보며 예화는 수업에 집중하려 애썼다. 그의 수업 방식은 설명할 때는 진지하다가 간간히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쾌활하게 만들었다. 수업이 진행되는동안 예화의 노트에도 그가 설명한 것과 화학 공식들로 빼곡히 채워져 갔다. 사기업인 연구소에서 왔다 하더니, 실제로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설명이 가능하여 이것을 왜 배워야하는지 이해가 갔다.

 

 

 그런데 역시 아침부터 일찍 나와 그런 건지 자꾸만 졸음이 왔다. 연필이 자꾸 마음대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깨끗한 책에 찍찍 그어지고 있었다. 칠판을 보는 눈이 자꾸만 감겨왔다. 아 더 이상 못 참겠는데, 싶을 때부터 기억이 없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닦았는데 수업이 벌써 끝나있었다.

 

 

 "응?"

 

 

 두 시간이 이렇게 순삭 되다니 신기하다 싶었다. 예화가 재빨리 좌우를 둘러보니 강의장은 이미 텅텅 비어있었다.

 

 

 "우오. 완전 신기해 나 한 번도 안깼나봐."

 

 

 이럴꺼면 수업을 째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었으나, 그녀는 첫 수업이니까 하며 자신에게 관대한 평가를 내렸다. 가방에 전공책을 아무렇게나 넣어 버리고 등에 맨 뒤에 강의 장을 빠져나왔다.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다음수업과 텀이 너무 길었다. 아침 7시 수업 다음 잡혀 있는 수업이 무려 오후 2시라니.

 

 

 공강 시간에 뭐하지 배고프니까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사먹을까 햄버거를 사먹을까 고민하는데..

 

 

 "야 까치!"

 

 

 다갔는줄 알았는데 밖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있던 듯 한 그가 예화를 불렀다. 그가 마음대로 부르는 별명이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아 그녀가 조금은 짜증이 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예화의 표정을 본 그가 날선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어쭈."

 

 

 패기 있게 노려봤지만 단숨에 재재 당했다. 예화가 카페 손님 접대용 미소를 뽐내며 그에게 자신을 제대로 소개했다.

 

 

 "어제 제 학생증 보셨는데, 역시 제 이름이 기억이 안 나시죠? 홍 예화입니다.

 

 "아, 그래 까치."

 

 "홍. 예. 화 입니다.

 

 "응, 난 네가 은혜를 갚을 때 까지 이렇게 부를 생각이야."

 

 "쳇"

 

 

 처음부터 이름으로 부를 생각이 없었군.

 

 

 "내가 안 보려고 했는데 뒷자리에서 너무 티나게 너 혼자만 주무시더라?"

 

 "학점은 아직 손대지 마세요. 아직 개강 첫 수업이잖아요!"

 

 

 혹시 그가 따발총을 줄까봐 지래 겁먹고 예화가 외쳤다.

 

 

 "아니야, 그래서 네가 은혜 갚는 방식이 참 특이하구나 생각하고 있었어."

 

 "하하하, 그게요"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 보여주겠다더니, 와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

 

 "하하하, 교수님 제가 오늘은 너무 졸려서."

 

 "자지마. 나는 밤잠도 설쳐가며 강의준비하고 학생들 위해서 열심히 떠드는데 힘들다."

 

 

 그가 뻐근한듯 자기 목을 주무르며 말했다. 예화가 반성의 의미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자리를 피했다. 그래도 그가 어제 일에 대해 더 묻지 않고 모른 척 해줘서 예화는 그게 내심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토끼야!"

 

 

 뒤돌아서 가는데 또 그가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왜 사람이름을 안 부르신데. 그리고 왜 제는 예쁜 토끼고 나는 까치야! 싶어서 다시 그가 있던 자리를 바라봤지만 끝끝내 그가 부른 토끼의 정체는 확인하지 못했다.

 

 

 

 

 

 

 * * *

 

 

 

 

 예화는 빈 시간동안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먹었다. 역시 엄마가 싸준 주먹밥 하나로는 성이 차질 않았다. 뱃속도 이미 그 걸론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햄버거 대신 샌드위치를 선택한건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각하며 샌드위치를 게걸스럽게 우적우적 씹는 예화 옆에는 애써 바른 립스틱이 지워질까 샌드위치를 새 모이마냥 쪼아 먹는 가은이 있었다. 그녀는 검은배래모에 미니스커트까지 차려 입고 한껏 꾸미고 온 탓에 부스스한 머리의 예화 옆에서 우월한 미모를 뽐내고 있었다.

 

 

 "오늘 왜 이렇게 꾸미고 왔어?"

 

 "이따 오후 수업이 강윤하 교수님 수업이거든."

 

 "풉.."

 

 

 가은이 기대감에 가득찬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하자, 예화가 먹던 음료수를 살짝 뿜었다.

 

 

 "그런데 너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수업이 있어서."

 

 "너 무슨 수업 들었는데."

 

 "기기 분석의 원리."

 

 "그거 강윤하 교수님 수업 아니야?"

 

 "응 맞아."

 

 "헐,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나보다 먼저 들었어 새벽부터 나와서?"

 

 

 가은이 네가 그럴 줄 몰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나 수강신청 늦게 했잖아. 그래서 7시 수업 남은거 겨우겨우 신청한 거지."

 

 "어땠어?"

 

 "음...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 같더라."

 

 

 감히 수업을 안 듣고 잤다는 말은 못하고 예화가 대답을 얼버무렸다.

 

 

 "다음 수업은 언젠데?"

 

 "지금으로 부터 3시간 후?"

 

 "너 진짜 수강시간표 헬이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알바 하는 카페에 가가지고 점장님한테 비는 시간에 일 좀 더 시켜달라고 하려고."

 

 "카페가게?"

 

 "응, 어제 조기퇴근해서 그거 땜빵좀 하러가야지. 놀면 뭐하겠어."

 

 

 가은을 보낸 후, 예화는 다시 카운터 앞에 섰다. 일부로 화장도 가장 화사한 색으로 했다. 어제의 일들을 무마하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소정이 그녀에게 괜찮냐고 재차 물었고 예화는 씩씩함을 보여주기 위해 오는 손님을 더 밝은 얼굴로 맞이했다.

 

 

 "주문 뭐로 도와드릴까요?"

 

 

 씩씩함이 다음 주문을 위해 방문한 손님 때문에 다시 브레이크가 걸리긴 했지만...

 

 

 

 

 

 

 ***

 

 

 

 그 시간 윤하는 오후 수업까지 남는 시간이 있었기에 대학교 근처 큰 병원으로 향했다. 정기적으로 받는 재발검사를 받으러 온 것 이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푸근한 인상의 의사가 그를 웃으며 반겼다.

 

 

 "자 보자보자 우리 강윤하 교수님 기록이."

 

 

 그의 CT검사를 모니터로 확인한 홍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네. 이제 마음 놓고 편안하게 교단 생활하면 될 것 같고만."

 

 

 고3시절 머리에 큰 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거의 몇 달을 병상에서 생활을 했었다. 한참 창창 했던 나이에 걸린 병명은 무려 뇌종양이었다. 증상이 꽤 심해 매일 심해지는 두통과 구토에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왔다갔다 드나들어야 했고,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신경 마비 증상으로 팔과 다리를 못 쓰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이 악물고 버텨내야 했다.

 

 

 "학생 가르치는 일은 보람찬가?"

 

 

 홍교수가 안경을 올리며 물었다.

 

 

 "네,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자네는 잘될 줄 알았어. 나는 생전에 자네 같은 환자는 처음 봤다네. 그렇게 병마와 싸우면서도 책을 놓지 않더니, 역시 노력은 배신하질 않는구먼."

 

 "병을 앓은게 고3이였고, 남들은 모의고사다 수능이다 정신없는데 전 병원에 박혀 치료 받아야 했었으니까요. 이러다간 병을 고쳐도 밥벌이도 못하겠구나 싶었던 거죠. 무엇보다 교수님이 저 살려주시겠다 했잖아요."

 

 "그랬나?"

 

 "매일매일 핸드폰으로 수술후기나 검색해보고 있으니까, 그 시간에 책한 자 더 보라고 하셨죠 아마."

 

 "이거 내가 아주 뿌듯하구먼. 이렇게 보람차니까 내가 아직 의사해 자네 같은 사람 몇 명 더만드려고."

 

 "자네 다음에 시간 낼 수 있는가? 병원 근처에서 저녁 한 끼나 하지 병 다 나으면 나한테 시간 내주겠다고 했지 않나 그 기회를 지금 쓰려고 하는데."

 

 "네,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리겠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홍교수가 그에게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미안한데 손님이 더 있을 것 같은데 괜찮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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