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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2.
작성일 : 20-08-12 15:22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3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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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초아/ “절대 아닙니다. 사내연애!! 업무 지장 하나도, 네버,네버 없습니다!”

 

 /승혁/ “아 왜 소리를 지르고! 농담입니다. 농담. 누가 보면 갑질하는 꼰대 상사로 오해하겠어요, 응?”

 

  벌게진 얼굴의 승혁이 엘리베이터 도착이 무섭게 쌩하고 나가고 초아가 그 뒤를 따르며 얼른 주차장을 훑는다.

 

 빵빵~!

 눈에 익은 정훈의 차를 보자 세상 환한 얼굴로 달려가는 초아를,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던 승혁이 바라보며 투덜거린다.

 

 쳇.. 무슨 여자가 내숭이 없어? 아주 좋아 죽네, 죽어.

 밀당을 해야지 말이야.. 남자가 딱 도망가게 생겼어.

 

 

 *****

 

 /승혁/ “이사는, 잘 했어?”

 

 /리나/ “이사랄 거 뭐 있나? 태국에서 귀국한 짐 그대로 여기서 풀었지 뭐. 신경 쓰이긴 한 거야? 종일 연락도 없어서 너 나 오는 거 까먹은 줄 알았다, 야.”

 

 /승혁/ “미안. 낮엔 정신이 없어서. 나 혼자 신입들 데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면서 하려니 좀 벅차.”

 

 /리나/ “너 그러고 있을 거 훤해서 이 누나가 왔잖냐. 잘 모셔, 너.”

 

 /승혁/ “나야 너무 고맙지만. 너 해외 근무까지 하고 와서 이번에 본사 홍보팀으로 복귀하려던 거 아니야?”

 

 /리나/ “그럼 어쩌냐? 승진 낙방하고 지사 발령받아 올 호구들은 열 받아서 휴직해버렸다지, 너 혼자 여기 내려와 있다는데, 이 고급 인력이 와줘야지. 하하하. 농담이고.. 나도 그동안 무리했잖아. 좋은 데서 좀 쉬어가자 생각하지 뭐.”

 

 /승혁/ “그리 쉽게 볼 일이 아니야, 여기 이제 오픈이라 체계도 없고 신경 쓸 일은 한두 개가 아닌데, 신입사원만 잔뜩이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고과도 못 받아서 너 후회할지도 몰라.”

 

 /리나/ “그럼 네가 나 책임지면 되잖아~.”

 

 /승혁/ “리나야,”

 

 /리나/ “됐어 뭘 정색해. 나도 너만큼이나 생각 있고 욕심 있어. 너라면? 하겠지. 여기 성공시키고 자리 잡는 거, 네 손으로 해낼 생각이잖아. 나도 거기 숟가락 얹고, 나중에 인텐시브 엄청 챙길 거야.”

 

 /승혁/ “그래.. 한번 잘 해보자. 일단은 민과장이 휴직이라 내가 전반적으로 다 책임지고 있긴 한데, 너 오면 운영기획팀이랑 홍보 마케팅 쪽을 나눠서 맡으면 될 것 같아. 준공 떨어지긴 했지만, 계약직원 채용 건도 아직 진행 중이고, 올여름 정식 오픈까지는 손댈 게 한두 군데가 아니야. 출근은 내일부터 바로 할 거지?”

 

 /리나/ “나 어제 귀국했거든?? 게다가 내일은 주말이라고. 여기 시차 적응이라도 하고 월요일부터 나갈 거야. 그때까진 일 얘기 하지도 마!! 그나저나 너 신입사원들한테도 이러냐? 적당히 좀 해~ 애들 수습 딱지 떼기도 전에 질려서 다들 사표 쓰는 거 아니야?”

 

 /승혁/ “어? 흠흠.. 아니야 무슨. 밥 먹어 얼른. 흠흠..”

 

 /리나/ “그러지 말고 나 관광부터 좀 시켜주라. 정보가 있어야 홍보든 마케팅이든 할 거 아니야. 자리에 앉아서 리서치만 하는 건 내 스타일 아니야. 일단 구석구석 알아야지. 여긴 어디가 좋으니?”

 

 /승혁/ “어? 음..”

 

 /리나/ “너 설마, 여기 와서 내내 리조트에만 처박혀 있었던 거야? 근처 관광지도 많을 거고, 주변에 당일로 투어 할 만한 섬도 많은 것 같던데? 야, 그러니까 네가 그 멀쩡한 비주얼로 연애를 못 하는 거야!!”

 

 /승혁/ “아! 있다, 있어! 내가 선셋이 죽이는 한 군데를 알고 있지. 그리고 내가 항상 말하잖아. 연애를 못 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거라고.”

 

 /리나/ “됐고! 빨리 일어나 꾸물거리다 해지겠어! 얼른 나가자!”

 

 

 승혁이 알고 있는 거제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그곳은 바로 라엘리조트에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의 전망대였다. 높은 힐을 신고 전망대 계단을 오르던 리나가 투덜댄다.

 

 

 /리나/ “그럼 그렇지. 내가 너한테 뭔 기대를 하겠어. 구경시켜준다고 기껏 데려온 데가 회사라니..”

 

 /승혁/ “놀라지 마라. 여기 전망대에서 보는 바다가 얼마나 멋있는지 넌 상상도 못 할 거다.”

 

 /리나/ “어? 어~~?”

 

 /승혁/ “조심해~”

 

 마지막 계단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비틀대던 리나가 뒤로 넘어가자 뒤를 따라오던 승혁이 허리를 받쳐 안았다.

 

 

 /리나/ “휴, 고마워. 응? 근데 누가 있는데? 아직 외부인 개방 안 한 거 아니야?”

 

 /승혁/ ?!!

 

 

 

 *****

 

 

 /초아/ “오빠 저기 일몰 좀 봐~ 바다 너무 이쁘지? 나 여기 매일 와서 오빠 생각했다? 오빠가 가르쳐줬잖아, 저 반짝이는 물결이 윤슬이라고.”

 

 /정훈/ “그래. 나도 오랜만에 바다 보니까 숨통이 좀 트인다.”

 

 /초아/ “오빠 오늘 바로 돌아가야 해? 주말 지내고 가면 안 되는 거야?”

 

 /정훈/ “음. 내일은 다른 일정이 없는데 일요일 오전에 박람회장에 다시 가봐야 해.”

 

 /초아/ “너무 신난다! 오빠~! 우리 그럼 내일은 실컷 관광할까? 바람의 언덕도 가 보고, 몽돌해수욕장도 가고. 아! 외도 보타니아에 가 볼까? 거기도 너무 이쁘다던데.”

 

 /정훈/ “어? 초아야, 저기?”

 

 

 정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초아는 리나의 허리에 손을 감고 전망대로 올라오는 승혁과 시선이 마주쳤다.

 

 헉, 꼰미남팀장님?

 뭐야? 일하러 간다고 하더니? 저 모델 포스 팡팡 풍기는 여자는?

 

 

 

 *****

 

 

 초아와 승혁이 당황한 사이 그를 알아본 정훈이 성큼성큼 다가가서 승혁에게 인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정훈/ “안녕하십니까. 정승혁 과장님, 아, 아니 팀장님이시죠. 이번에 서울 라엘호텔에 발령받은 신입사원 이정훈입니다. 근처 부산에 여행박람회 관련 출장이 있어서 왔다가 동기들 얼굴 볼 겸 하고 들렀습니다.”

 

  정훈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동.기. 라는 단어에 힘을 주고 말했지만, 승혁은 뒷말을 무시한 것 같았다.

 

 /승혁/ “아! 그쪽이신가 보네요. 내가 절대 알 수 없을 거라던 강초아 사원 남자친구?”

 

 유독 남.자.친.구.를 강조하며 초아에게 시선을 돌리는 승혁의 입가에 짓궂은 웃음이 걸리자 초아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초아/ “어머나!! 팀장님은 일하러 가신다고 일찍 나가시더니 데이트 중이셨나 봐요? 괜찮아요. 직원들한테 일 안 하고 연애한다며 타박 주시던 분이 순순히 데이트라고 인정하시기 민망하셨을 수도 있죠. 호호호. 그나저나 여자친구분이 너무 미인이시다~ 키가 아주 모델 뺨치실 거 같아요. 하하하”

 

 /리나/ “응?? 너 일하러 간다고 하고 나왔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나? 우리가 좋은 시간 방해한 것 같은데?”

 

 /정훈/ “아닙니다, 이제 막 내려가려던 참입니다. 저도 너무 늦지 않게 복귀해야 해서요.”

 

 /초아/ “응? 벌써 간다고?”

 

 /정훈/ “가야지 그럼, 내려가자 얼른.”

 

 

 정훈이 황급히 어색한 인사를 남기고 사라질 때까지 승혁은 자신이 아무 대꾸도 없이 따가운 눈길로 초아를 노려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저 이상하게 거슬리는 쪽이 초아인지, 정훈인지를 판단할 수 없어 짜증이 났다.

 

 

 얄미운 꼰대..

 절.대. 도와주는 법이 없다니까.

 오늘 이상하게 많이 부딪힐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초아는 종종걸음으로 앞서가는 정훈을 따라갔다.

 

 /초아/ “오빠 화났어?”

 

 /정훈/ .....

 

 /초아/ “아니.. 난 그냥.. 남자친구 만나러 가냐고 먼저 물으시기에. 거짓말하기 싫어서 그냥...”

 

 우뚝 멈춰선 정훈이 돌아서 초아를 바라보지만, 얼마나 화가 났을지, 그의 표정을 짐작도 할 수 없는 초아는 차마 고개 들고 그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다.

 

 그는 늘 둘 사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예민하게 꺼렸다.

 

 라엘그룹 채용시험 준비를 위한 교내 스터디모임에서 알게 되어 따로 가까워진 것도 어느덧 1년을 훌쩍 넘겼지만, 그는 한 번도 초아를 연인이나 여자친구로 불러준 적이 없었다.

 

 둘의 사이를 알고 있는 사람도 처음부터 스터디모임을 같이했던 초아의 절친 은주가 전부였다.

 

 /정훈/ “일단 타, 데려다줄게.”

 

 /초아/ “... 진짜 그냥 가려고?”

 

 

 울고 싶지 않은데,

 오랜만에 오빠를 볼 수 있어서, 여기까지 한달음에 와줘서 정말 기뻤는데,

 지금 헤어지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

 내가 뭘 잘못한 거지?

 

 아무 말 없이 운전에만 집중하는 정훈의 옆에서 눈치만 보던 초아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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