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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넌 어디에서 왔니
작가 : 해글님
작품등록일 : 2020.8.1

가출한 가을이의 영혼을 찾습니다!
소원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악령만 남았는데, 다른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진짜영혼을 찾고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한다.
그런데 가을이의 약혼자에게 마음이 계속 끌린다. 난 원래몸으로 돌아가야하는데...
파면 팔수록 수상한 가을이의 과거. 그녀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맨스#추리#기억상실#기억찾기#까칠남#다정남

 
16화. 가을이의 속사정
작성일 : 20-08-12 14:23     조회 : 249     추천 : 2     분량 : 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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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기다렸지?"

 "아니야."

 세린은 마시고 있던 차를 내려두고 조금 땀에 젖은 듯한 지혁을 바라봤다.

 "걸어왔어? 무슨 땀이..."

 "아... 그럴 일이 좀."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모습이 화보에 나오는 배우처럼 섹시했지만 세린은 어릴 때부터 봐왔던 모습이라 아무런 감흥 없이 찻잔을 들고 향기를 음미했다.

 "근데 박 비서 차 잘 끓이네. 우리 회사로 데리고 가고 싶다."

 "박 비서는 별 달갑지 않은 소리일걸?"

 달그락달그락

 테이블 위에 얼음 물을 올려놓는 박 비서의 손이 떨렸지만 능숙한 비서의 모습으로 물 한 방울 흘리지는 않았다.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만! 합니다. 류세린전무님. 그럼 이야기 나누십시오."

 박 비서는 공손하게 쟁반을 들고 세린의 뒷말은 듣지 않겠다는 듯 얼른 꾸벅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큭, 악명 높기로 비서들 사이에 소문이 다 났나 보군."

 "흥, 주 대표만 할까?"

 근데 차 정말 맛있네.

 세린이 아쉽다는 듯 중얼거리며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곤 들고 온 서류봉투를 지혁에게 건넸다.

 "이거 일전에 말한 것."

 "... 정말 이대로 진행해도 되겠어?"

 "오늘 나 사장 대리로 온 거야. 그리고 그거 아버지가 오랫동안 준비한거."

 지혁은 서류를 꺼내어 꼼꼼히 하나하나 살펴봤다. 주산 반도체 관련 주식을 양도하는 서류였다. 지혁에게 반도체 관련 회사가 필요하긴 했지만, 이렇게 헐값에 주식을 양도할 줄은 몰랐다.

 "... 류 회장님 뒤통수 거하게 맞으시겠군."

 "계집애한테 맞아봤자 뭐. 그리고 이미 우리는 더 심하게 맞았는데, 돌려드려야지."

 이날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세린은 다리를 꼬며 서늘하게 웃었다. 대충 사연을 알고 있는 지혁도 딱히 일어날 일에 대해 류 회장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인과응보라고 해야 할까.

 "아저씨는 여전하시고?"

 "늘 그렇지. 평일에는 죽자 사자 일하시고 주말에는... 찾으러 다니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세린은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는 아버지와 자신에 대한 안쓰러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젠 평일에도 찾아다니실 건지 얼른 몸 회복하라고 난리시지."

 "아, 몸은 괜찮아?"

 "참 빨리도 물어보네요. 다행히 맞는 골수를 바로 찾아서 잘 회복 중입니다."

 갑작스러운 백혈병으로 세린이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간 이후로 치료가 잘 되었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지 지혁도 바빠 그녀에게 찾아가지 못했었다.

 "다행이군."

 세린은 차를 마시다 말고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상기된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그래 맞아! 이가을... 이가을... 어쩐지 이름도 익숙하다고 했어. 가을씨 정확히 29살이야? 혹시 30살 아니지?"

 세린의 기대감 가득한 눈빛은 오랜만에 본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지혁은 그녀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었다.

 "29살인 건 어떻게 알았어? 뒷조사라도 했어?"

 세린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질 때는 스카우트를 하려고 할 가능성이 컸기에 지혁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세린을 쳐다봤다.

 "아... 29살 맞구나. 입양된 것도 아니지?"

 "글쎄.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왜?"

 세린은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소파에 몸을 깊게 파묻고 머리를 소파 헤드에 기댔다.

 "하아, 역시 아니겠지. 사실 조혈 모세포 기증자가 이가을씨야. 나랑 완전히 일치해서 동생이 아닐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나이부터 맞지 않더라고. 그리고 등본도 전입으로 되어있지도 않고."

 "아, 그러고 보니 그때..."

 지혁은 가을이 두 달 전쯤 며칠 동안 기증 절차로 병원에 입원한다는 말을 전해 들은 사실이 기억났다.

 "나중에 가을 씨랑 약속 한번 잡아줘.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

 "그거 불법 인건 알지?"

 "응 그러니깐 오빠 통해서 모르게 식사 대접하는 거지."

 불법적인 일쯤이야 아무렇지 않다는 듯 상큼하게 웃으며 세린이 대답했다. 그 미소에 지혁은 왠지 그녀에게 가을을 소개해 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가을은 오늘도 오전 내내 폴더를 하나하나 찾아서 확인하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 진짜 가을의 성격은 꼼꼼한 편인 듯 파일을 보기 쉽게 정돈을 잘 해뒀지만, 그 양이 방대해서 체크하는 데에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아이구 어깨야."

 손으로 어깨를 붙잡고 한 바퀴 돌리니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어깨가 고생한 만큼 성과도 있었냐 하면 반반이었다. 개인적인 폴더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몸이 진짜 가을의 것이라서 그런지 업무 자료를 하나하나 보다 보니 눈에 익었고, 후에 뭘 해야 할지 떠올랐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리면 그 즉시 업무가 배당될 것 같아 팀원들에게는 미안했지만 가을은 입을 쏙 다물었다.

 "여기인가?"

 가을은 지운이 보내준 약속 장소를 폰으로 한 번 더 보고 주위를 둘러봤다. 분명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는 톡을 받았는데 어디에도 지운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가을의 손목을 잡아 골목으로 끌어당겼다.

 "엄마야! 누구... 읍!"

 누군가 어둠 속에서 소리를 낮추라는 듯 손으로 가을의 입을 막고 쓰고 있던 모자를 가볍게 들어 올렸다.

 "누나, 나야."

 지운이 곤란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운의 표정에 가을은 덩달아 목소리를 낮췄다.

 "놀랐잖아. 왜 여기 있어?"

 "아, 사생이 붙었어."

 지운이 맞은편 도로 한곳을 바라보자 가을의 시선도 그곳으로 따라갔다. 한 여자가 대포 카메라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차 타고 가려 했는데 이미 붙었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골목에 기다리고 있었어."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이 축 처지니 안쓰러웠다. 가을이 지운을 위로하듯 머리를 쓰다듬자 더 위로를 바라는 듯 강아지처럼 손에 머리를 비벼왔다. 가을은 피식 웃으며 손으로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렸다.

 "너도 고생이다. 그럼 우리 어디로 가야 해?"

 "여기 골목 끝 집이 아는 형 가게야. 거기서 점심 먹자."

 지운은 아쉬운 듯 입을 삐죽 내밀다 이내 환하게 웃고는 가을의 팔짱을 냉큼 꼈다.

 "이러니깐 우리 위에 있을 때 생각나지 않아?"

 위에 있을 때 지운은 사수였던 가을의 뒤를 아기 새처럼 졸졸 따라다녔었다. 생각보다 복잡한 길에 한번 길을 잃어버리자 그때부터 가을은 지운이 팔짱을 끼고 같이 다닐 수 있도록 허락했다. 가을이 그때를 떠올리며 희미하게 미소 짓고는 지운을 바라보자 살짝 부끄러운 듯 지운의 귀 끝이 발개졌다.

 "크흠, 사람은 다 초보 때가 있으니깐."

 "쿡, 그래그래."

 당황하거나 하면 귀 끝이 발개지는 게 지혁과 닮았다.

 역시 같은 핏줄이라서 그런 걸까. 그러고 보니 끝이 올라간 입술도... 부드러웠는데...

 잠시 넋을 잃고 애먼 입술을 바라보다 변태가 된 느낌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브레이크 타임이었지만 아는 형의 배려로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이곳에서 커피도 해결하기로 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지운이 먼저 입을 떼었다.

 "요새 진전되는 게 있어?"

 "음... 여기저기 많이 찾아봤는데 흔적도 안 보이더라. 또 찾아봐야지."

 그리곤 가을은 빨대로 시원하게 커피를 빨아당기며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

 "참, 지운아, 나 요즘 계속 꿈을 꿔."

 "꿈? 혹시 예전에 꾸던 악몽?"

 "아니, 그건 이 몸에 들어오고 한 번도 꾼 적이 없어."

 빙의되고 나서부터는 한 번도 꾼 적이 없지만 가을은 이상하게도 꿈과 비슷한 장면을 최근에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음... 꿈속에서 부모님이 계속 나와. 처음에는 가을이에 대한 기억이 꿈으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이 꿈이 나에 대한 기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그럼 원래 기억이 조금씩 나는 거야?

 "그건 아닌데, 그냥 꿈을 꾸면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야. 정확히 내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야속하게도 꿈속에서는 여전히 선명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니 가을은 완전히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익숙한 느낌이야."

 "... 그럼 곧 누나 몸도 찾을 수 있겠다."

 "후후, 부모님이 나를 너무 걱정하고 있어서 꿈속에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원래 몸으로 돌아가야지

 가을은 나직이 중얼거리며 왠지 타는 듯한 속을 달래기 위해 커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씁쓸한 가을의 표정에 지운은 망설 이 듯 입술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다 빨대로 얼음을 휙휙 저으면서 내키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이건 질투 나서 말하지 않을까 했는데... 의심 한 번도 안 해봤어?"

 "뭘?"

 "누나가 이가을이라는 거."

 "아..."

 "진짜 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가을 일수 있다는 거."

 가을은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기에 지운의 말을 듣고 멍해졌다. 당연히 진짜 가을의 영혼을 봤었고 육체에서 영혼이 벗어나는 것 또한 지켜봤기에 한 번도 자신이 진짜 가을 일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치만, 난 임무도 다 완수 못했고 또 이 가을의 영혼도 봤는걸? 지금 이 몸과 똑 닮... 은?"

 안개가 낀 듯 그때 보았던 진짜 가을의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아 가을은 인상을 찌푸렸다.

 닮았지만 진짜 가을의 모습이었나?

 가을은 지운의 말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아니, 자신이 진짜 가을이길 바라는 욕심 때문에 생기는 의구심일까. 가을은 괜히 빨대를 잘근잘근 씹었다.

 "그런데 내가 가을이라면 왜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는 걸까."

 "글쎄. 어쨌든 알 수 없는 이유로 쓰러졌으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무의식적인 방어가 아닐까?"

 "무의식적인 방어?..."

 그러고 보면 객관적으로 보이는 사실 외에는 진짜 가을의 개인 사정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없었다. 가을은 문득 옷방에 있는 상자가 떠올랐다.

 그럼 그때도 방어기제가 작용을 해서 몸이 아파졌던 걸까.

 가을은 한 번 더 상자를 열어보면 의심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몸의 고통에 조금 망설여졌다.

 "너 말대로 한번 의심해볼게. 근데 아직 확실한 건 없으니깐...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내가 누군지 곧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야."

 "그래, 곧 다 해결될 거야."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고마워 지운아."

 가을의 진심 어린 미소에 지운은 따라 웃다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였다.

 "그!... 아니야. 도움이 돼서 나도 좋네"

 지운은 가을을 따라 웃었다. 이 정도 욕심은 부려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가을보다 제가 먼저인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삼켰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가을은 다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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