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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스톡홀름 신드롬
작가 : 새이
작품등록일 : 2020.8.10

계약작입니다. 공모전 기간 종료 후, 업로드된 회차는 삭제처리됩니다.
감사합니다:)

 
7. 익명의 베스트셀러 작가.
작성일 : 20-08-12 12:09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5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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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하고…’ 희성을 가까이서 찬찬히 살펴보니, 분명 어딘가 익숙함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의 출처는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희성의 외모는 어디선가 봤다면 기억할 수밖에 없는 돋보이는 미남형이었지만, 왜인지 내 머릿속엔 잔뜩 부서져 모을 수 없는 기억의 잔해들만 남아 그저 그가 익숙하다는 느낌만이 맴돌았다.

 

 “권희성 씨, 혹시...나랑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요?”

 

 “이원 씨 지금 그거, 수작 거시는 겁니까?”

 

 “물어본 제가 바봅니다. 헛소리 그만 하고 떨어져요.”

 

 “그러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다시 평소의 능글맞은 표정으로 돌아온 희성은 곧 일어나더니 갑자기 내 방 구석에 놓인 책장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고보니, 이원 씨 방에는 책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전에 별장 도서관에서 보셨다시피, 저도 책 읽는 걸 좋아해서...음? 이 책은 거꾸로 꽂혀있네요.”

 

 그의 움직임을 좇아 마냥 바라보고 있던 나는 순간 흠칫하며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거긴 안 돼…!’ 그의 손이 책장을 향해 뻗어가는 순간, 나는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희성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한발 늦은 듯, 희성은 묘한 미소를 지은 채 무언가를 꺼내들곤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던 나를 향해 물었다.

 

 “흐음. 이원 씨, 이런 거 좋아합니까?”

 

 ...하아. 저 표정 봐. 물 만난 물고기마냥 신났네. 하필 봐도 저 책을 볼 줄이야...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혹시나해서 일부러 책을 거꾸로 꽂아놓은 건데, 내 노력이 완전 물거품이 됐잖아!

 

 희성의 손에 들린 책은 일전에 담당자님이 ‘작가님이 언젠가 로맨스를 쓰실 수도 있잖아요?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라는 말과 함께 내게 선물한 19금 야설이었다. 책 표지에는 남녀의 적나라하고 진득한 모습이 야한 포즈와 함께 그려져있었다. 겉에 대문짝만하게 박혀있는 ‘청소년열람불가’ 표시는 덤이었다.

 

 “<연하를 꼬시는 섹시한 방법 24가지> 라…” 표지를 보고 ‘호오.’ 하던 희성은 제목까지 읽었다.

 

 “내...내 책 아니니까 오해라던가, 그런 거 할 생각은 말…”

 

 당황한 내가 다급히 변명을 하면서 책을 휘리릭 뺏어가자 희성은 반달처럼 부드럽게 휘어진 두 눈을 보이며 웃었다.

 

 저 웃음, 왜 불안하지?

 

 “그 눈빛 뭐예요? 이 책 내가 산 거 아니라니까?”

 

 “마침 제가 연하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참입니다.”

 

 글쎄 아니라니까! 내가 힘껏 그를 노려보자 희성은 못 본 체하며 다른 책을 꺼내들었다.

 

 “어, 이원 씨도 이 작가 좋아하시나 봅니다. 시리즈 별로 다 구비해두셨네요. 심지어 그 구하기 힘들다는 초판본까지…”

 

 희성이 집어든 책은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리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새겨지다> 였다.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이 준 겁니다.”

 

 나는 익명으로 활동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팬들을 만나본 적이 전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서점도 안 간 지 꽤 오래 전이었다. 그런 데다가 인터넷에 내 이름조차 검색해 본적이 없다보니, 희성이 “저도 이 작가 상당히 좋아합니다.” 라고 덧붙이자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이 작가, 소문이 상당히 많은 거 알고 있습니까?”

 

 “......소문이요?”

 

 “아무래도 익명인데다 정체도 드러내지 않으니 이런저런 루머들이 상당히 많이 퍼져있는 편입니다. 팬층은 두터운데 정작 그들의 사랑을 받아줄 작가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무슨 소문인데요?”

 

 불안감이 슬그머니 엄습해오는 것이 느껴졌다.

 

 루머니 소문이니, 애초에 관심도 없었는데 막상 있다는 얘기를, 그것도 엄청 많다는 소리를 듣고나니 괜스레 불안해졌다.

 

 ‘그래도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설마 죄다 악성 루머는 아니겠지’ 싶었던 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채 희성에게 무슨 소문이냐고 물었다.

 

 희성이 말해준 소문들은 대충 이러했다.

 

 1. 죄수가 감옥에서 쓴 거라 차마 이름을 밝힐 수 없어 익명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2. 팬사인회도 안 열고, 그 흔한 친필 싸인 이벤트조차 없다는 건 정체를 들킬까봐 익명 뒤에 숨어 팬들 몰래 집필하는 어느 인기 아이돌일 것이다.

 

 3. 너무너무 못생겨서 도저히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라 익명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4. 작가가 묘사한 살인 장면이 상당히 디테일한데, 이는 그가 실제로 살인마라서 정체를 드러내면 곤란해지니 숨어서 활동하는 것이다.

 

 다 알겠는데 3번 뭐야? 못생겨? 누가! 4번은 또 뭔데 이렇게 예리해? 사람 소름 돋게!

 

 “그리고 또…”

 

 “자, 잠깐. 뭐가 또 있습니까? 저게 다가 아니야?”

 

 “네. 그 밖에도 많은데 제일 대표적이고 현실성있는 루머가 저 네가지일 뿐입니다.”

 

 “..저게, 현실성이 있다고요?”

 

 도대체 어딜봐서 저게 현실성이 있다는 거야! 그럼 대체 저거 외의 다른 루머들은 얼마나 헛소리라는 건데!

 

 “뭐, 결국 저것도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sns 상에서는 ‘익베가’에 대한 루머가 백 개도 넘습니다.”

 

 ‘익베가’는 또 뭐야? 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희성은 ‘익베가’는 ‘익명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줄임말이라며 넌지시 설명해주었다.

 

 진짜 가지가지하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단지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를 제외한 모든 건 내 계획에 없었다.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역시 그러했다. 나는 단지 내가 겪은 사실을 곧이 곧대로 책에 쓰게 되면 후에 난처해질 수 있으니 그저 내 글에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 쓴 것이 소설이 됐고, 어쩌다보니 운 좋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 뿐이었다.

 

 “여기, ‘익베가’의 팬들이 만든 커뮤니티인데, 매일 이런 글이 올라옵니다.”

 

 희성이 건네준 핸드폰 속에는 ‘익베가 갤러리’ 라는 커뮤니티 속에서 그 회원들이자, 내 팬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수다를 늘어놓고 있었다.

 

 [검색: 익베가

 연관 검색어: 베스트셀러, 익베형, 익베가정체, 익베가여자, 익베가남자, 익베가죄수, 익베살인마, 익베가작품, 새겨지다작가, 익베, 익베나이, 익베비평가 ...더보기

 

 익베형사랑해: 야 근데 익베형 진짜 살인마면 어떡함?

 ㄴ짭베가: ? 죄수라던데. 교도소에 수감 중이랬음.

 ㄴ베가베가: 엥 익베가 학생이라던데? 중딩이라 들음ㅋㅋ

 ㄴ읶배: 익베형 살인 묘사하는 장면 보면 살인마 ㅆㄱㄴ;; ...더보기

 

 러브익베: 근데 익베가 이번에 '그' 비평가한테 극딜 맞았던데 ㅋㅋ

 ㄴ익베정체탐험대: 오 그거 어디서 봄? 링크 좀

 ㄴ러브익베: https://blog.naver.com/ovo2111

 ㄴ익베남편: 와 ㅁㅊ 익베형 멘탈 개털릴 듯

 ㄴ익베1호팬: 헐 ㅋㅋ 저 비평가 ㅈㄴ유명하잖아 작가들 울리기로

 ㄴ익베형내연녀: 감히 익베가한테 비평을 처하네 ...더보기]

 

 희성이 말해준 네 가지가 정말 유력 후보였는지 다들 그 얘기에 정신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내 글이 비평가에 극딜을 맞았다는 댓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비평가?”

 

 “아, 비평가 중에 이경은이라고, 제가 다니는 한국대 철학과 명예교수인데,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작품만 골라서 악명높은 비평을 하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러더니 내가 익베가의 팬이라면 비평가의 글을 보지 않는 게 좋을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호기심이 동해버린 내 손은 결국 그 링크를 눌러버렸다.

 

 내 소설에 대한 비평이란 말이지? 그래도 나는 글에 대한 자신감은 꽤 있는 편이라 멘탈이 탄탄해서 그 사람이 뭐라 비평해놨든 딱히 상처 받진 않을 것 같은데.

 

 [오늘의 비평작은 <새겨지다>, 일명 '익베가'라 불리는 '익명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이다. 스릴러 소설 중 단연 최고라는 호평을 받으며 초당 판매 기록을 연속 경신하는...]

 

 초반은 작품 소개로 유하게 시작하네. 진짜는 이제부터인가.

 

 [주장과 증거가 논리적으로 잘 연결된 듯 보이지만, 반복해서 읽어보니 그저 맞지 않는 퍼즐을 퍼즐판에 억지로 끼워넣는 듯한 억지스러운 전개라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략>

 ...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모호한 문장들은 확실하게 뜻을 판별하기에 어려움이 뒤따라 일반 독자들의 가독성을 떨어트려 이입에 방해가 된다고 보여진다. 작가의 전작인 <흔적 없는 살인>과는 다른 과감한 문체를 사용함에 있어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으나, 이 작품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작가의 후속적인 끊임없는 작품 활동이 요구되는 바이다.]

 

 뭐가 어쩌고 어째?

 

 ‘・・・殺そうか?’

 (죽일까?)

 

 이거 완전 대놓고 악랄하게 비판을 쏟아붓고 있잖아! ‘비평’이랑 ‘비판’은 한끝 차이인 거 몰라?

 

 ‘이원 씨..왠지 화내고 있는 것 같은데.’

 

 분명 이원은 별 말 없이 비평글을 읽고 있었지만 왜인지 그녀가 점점 화를 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은 희성은 ‘이원 씨, 화났습니까?’ 라고 물었다.

 

 “...권희성 씨는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역시 눈으로 욕하고 있었네.’

 

 불타오르는 듯한 눈빛으로 이글이글 오라를 펼치며 희성을 홱 돌아본 이원의 모습은 퍽 귀여웠다.

 

 “그 비평가, 원래 기성 작가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기로 유명합니다. 그러니 너무 상처 받으실 것까지는...”

 

 “전작까지 은근히 돌려까...아니 대놓고 면전에서 까고 있잖아!”

 

 ‘단단히 화난 것 같은데...’ 핸드폰 액정을 부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눈빛으로 희성은 이원의 손에서 고통 받는 제 핸드폰을 측은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이원 씨는 왜 이렇게 화를 냅니까? 팬도 아니라면서. 마치 당신이 ‘익베가’라도 되는 것처럼.”

 

 뚝-.

 

 순간 날아갔던 정신줄이 급하게 돌아와 잡히는 듯 했다.

 

 ...나 지금 화낸 거야? 권희성 앞에서? 이거 완전 ‘내가 바로 익베가다!’ 한 격이잖아!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나는 이 작가가 ‘익베가’라고 불리는 것도 방금 알았는데요.”

 

 좋아. 꽤 자연스럽게 대처했어. 말도 안 더듬었고.

 

 그런데 희성은 가만히 나를 보더니 이내 천천히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당신이 알아야할 게 하나 있습니다.”

 

 어느새 다시 한번 가까워진 희성은 내 눈높이에 맞춰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따뜻한 무언가가 입술에 닿은 듯했다.

 

 “거짓말을 할 때엔, 입술에 침을 발라야 한다는 걸.”

 

 그의 검지가 장난스레 내 입술을 지분거렸다.

 

 차가운 입술에 뜨거운 그의 온기가 닿자 순식간에 달아오르는 듯한 뺨이 느껴졌다. 내가 움찔하며 뒤로 피하자, 그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 발짝 더 다가왔다. 덕분에 한층 더 가까워진 희성과 나의 거리는 고작 5cm 안팎이었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에 당황한 내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희성은 내가 고개를 돌린 쪽으로 천천히 시선을 돌리며 진득이 따라붙었다.

 

 “제 눈을 피하시는 것도 거짓말이란 증건데요.”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그의 규칙적인 호흡이 느껴졌다. 더불어, 올라간 그의 입꼬리가 희성이 이 상황을 꽤 즐기고 있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다.

 

 
작가의 말
 

 익베가 커뮤니티의 링크는 제 블로그로 연결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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