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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랑하는 귀신님께
작가 : 도화살
작품등록일 : 2020.8.11

유영과 이대현, 그리고 그 주위 사람들의 아련하고 애틋해서 소중한 이야기

 
4화, 안 가면 안 돼요?
작성일 : 20-08-11 02:53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1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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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귀신님께 - 도화살

 

 4화, 안 가면 안 돼요?

 

 -

 

 “근데요, 영이 씨.”

 

 저녁이라 하기에도 밤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 대현이 유영을 데려다 주는 길이었다.

 

 “네?”

 

 “요즘 학교 늦게 끝나네요. 뭔 일 있어요? 수업이 하나 뿅 생겼을 리는 없고.”

 

 “아, 지난 주에 동아리 하나 들어갔거든요.”

 

 “동아리 좋죠, 대학생답네요. 무슨 동아린데요?”

 

 “취업 동아리요. 저도 이제 3학년이라, 준비한다고 하고는 있는데 혼자 하려니 막막해서요.”

 

 “3학년이면 그럴 때죠. 원하는 곳 꼭 취업해요.”

 

 “제가 원하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걸요.”

 

 영과 대현은 취업 얘기로 시작해, 간만에 진지한 얘기를 재잘재잘 했다. 진지한 얘기지만 재밌었다. 영은 괜히 집에 안 들어가고 근처 골목을 빙빙 돌았다.

 

 “영이 씨랑 대화하니까 재밌다.”

 

 “그, 그러면 자취방 들어오실래요?”

 

 “네?”

 “에?”

 

 어차피 귀신이니까 괜찮으려나, 하면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걸 말해버렸다. 영과 대현 사이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영이 씨, 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예?”

 “아, 그게 아니…….”

 

 대현이 한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인다.

 

 “일단 저, 내일 올게요. 지금 가야 해서…….”

 “네 그럼 내일……!”

 

 영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푸르스름한 빛과 함께 대현이 사라진다.

 

 “……뭐야, 진짜 귀신이셨네.”

 

 -

 

 며칠 뒤, 영이 갓 가입한 취업 동아리의 회식 날. 회장 주원이 예고했던 대로, 건전하면서도 재밌는 식사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주원이 분위기 메이커를 자초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덕분에 영은 간만에 배꼽 빠지게 웃었다. 주원 덕분에 영은 동아리 사람들 몇몇과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박주원 오빠, 완전 대박이죠? 원래 동아리 분위기가 좀 건조해야하나, 노잼이었는데. 공모전이나 대외활동 정보도 다 저 오빠가 가져와줘요. 방학엔 XX기업 인턴도 했었고.”

 

 “와, 그 기업을요? 대단하다.”

 

 “네에, 오빠 졸업하면 우리 동아리 어떻게 되나 걱정될 정도로 너무 저희한테 잘해줘요. 그나저나 언니, 저 21살인데 말 편하게 하세요! 저는 선주예요, 정선주. 통계학과요.”

 

 “그래도 될까……요?”

 “하하, 언니 귀여워요! 편하게 불러줘요.”

 “으응, 고마워!”

 

 “언니, 좀 전에 말한 그 자격증 준비할 거면 주원 오빠한테 정보 좀 달라고 해봐요. 저도 그래서 한 달도 안 걸려서 땄어요. 문제집 추천이나 공부법 같은 거 다 알려줄 걸요?”

 “아, 진짜? 그래도 되나?”

 “당연하죠. 저 오빠, 나눠주고 도와주고 베푸는 거에 환장하게 좋아해요.”

 

 -

 

 요 며칠, 유영은 기분이 꽤 좋았다.

 친한 친구 도화도 남자친구와 안정적인 연애 중이랬고, 자신도 슬슬 취업 동아리에 적응하며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도화의 추천으로 들어간 동아리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건,

 

 “왜 그리 히죽히죽 웃어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웃게 하는, 이 귀신.

 

 “그, 그냥, 요즘 좋아서요. 학교도 재밌고, 귀신님이랑 대화하는 것도 재밌고요.”

 “푸하하. 귀신님이라뇨.”

 

 “히히. 다 좋은데, 곧 자격증 시험일에 기말고사인 것만 빼고 좋네요.”

 

 “방학 때 어디 안 가요?”

 

 “이제 귀신 꿈 안 꾸니까, 본가 가서 좀 오래 있다 오려구요. 원래는 가면 부모님한테 미안해서 잠깐 있다가 왔거든요. 도화랑 여행도 갈 거 같아요.”

 

 신난 영이 재잘댄다.

 

 “물론 자격증 공부도 할 건데, 여름이니만큼 바다로 갈 거예요. 그리고 동아리에서도 여름 MT를…….”

 

 “그 취업 동아리요?”

 

 “네, 몇 주 전에 들어간 곳이요! 원래 막 놀고 그런 동아리는 아니던데, 동아리 회장 오빠가 졸업하기 전에 한 번은 하고 싶대서…….”

 

 “영이 씨,”

 

 “네?”

 

 “……안 가면 안 돼요?”

 
작가의 말
 

 5화부터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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