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소금과 펜던트
“데려다 줄게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아, 그래도 못 믿으시겠으면 바로 옆에 24시간 편의점이라도 가요, 저랑.”
“근데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유영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편의점 조명에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이 남자, 영의 꿈에 나오던, 그 남자 귀신과 똑같이 생겼다.
술이 확 깬다.
‘아, 귀신 너무 조심하진 말고. 나쁜 귀신만 있는 건 아니잖아?’
좀 전의 사주가 생각나기도 했고, 귀신이 자신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영은 잠시 고민했다.
“뭐, 이, 이름은 알 수도 있죠! 어쨌든 전 뒤에 사람 따라오는 줄도 몰랐어요, 감사해요. 음료수라도 사드릴까요?”
“예? 아, 제가 사드릴게요.”
-
‘이상해.’
아무래도 이상했다.
귀신으로 추정되는 남자는 직접 삼X페이로 계산까지 하고, 편의점 의자에 앉아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초코우유를 쪽쪽 빨아먹고 있다. 보통 귀신이 이러나? 귀신이 아닌가? 계산까지 이 사람이 한 걸 보면, 이 사람은 영의 눈에만 보이는 건 아니었다.
“옆에 대학교 다니세요?”
“음, 지금은 아니요. 근처 살아요. 와아, 이거 진짜 맛있다! 저 이거 하나 더 살 건데, 뭐 더 먹을래요?”
“전 괜찮아요. 근데 이름이 뭐예요?”
“이대현이요. 이름은 왜요?”
“아, 대학교 사람도 아니신데 제 이름 알길래요.”
“그, 제가 바로 그……. 귀신입니다.”
“아,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요.”
우리의 여주인공 유영, 고3때부터 자취해서 그런지, 어릴 적부터 악몽 죽어라 꿔서 그런진 몰라도, 멘탈 상당히 세다.
“??? 안 놀라네요…….”
“제 꿈에 나왔던 분이잖아요. 아니, 분이 아니라 귀신이라고 해야 되나? 호칭을 어떻게…….”
“…편한 대로 하세요, 그냥.”
서로가 어이 없는 둘은, 피식 웃었다.
-
“저 나쁜 귀신 아니에요. 그니까 영이 씨, 앞으로도 지금처럼 제가 밤에 집 데려다 주는 것만 허락해줘요. 스토커인지 예비 범죄자인지, 위험해요.”
“나쁜 귀신은 아니신 거 같으니, 그럴게요.”
“저 어차피 귀신이라 영이 씨한테 해코지도 못 해요!”
“푸하하, 생각보다 귀신 별 거 없네요?”
“나쁜 귀신들이 악함을 빨아먹어서 세져서 인간들 괴롭히는 거지, 보통 다 저 같은 사람이에요. 아, 아니, 귀신. 아, 지하철에서 영이 씨 깨운 것도 저예요.”
영은 어딘가 어리바리한 대현의 모습이 웃기다.
“그런데 귀신이, 이렇게 사람들 눈에 다 보이고, 편의점 와서 초코우유도 마시고 삼X페이도 하고 그래요?”
“그거는 귀신마다 다르고, 사람들 눈엔 웬만하면 안 보여요. 뭐, 자세한 건 차차 알려줄게요.”
“아, 궁금한데……”
“이렇게라도 해야 자주 데려다 드리죠.”
“…….”
“그니까 영이 씨, 소금이랑 펜던트 가지고 다니지 마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