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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야행, (어둠속을 걷다)
작가 : 곽자
작품등록일 : 2020.8.10

뛰어난 형사 유태일에게 다가온 평범한 살인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자 옛 친구인 신종월이 나온다. 심지어 그는 조폭이 되어 있었다.
한때 같이 정의로운 세계를 꿈꿨던 두 친구의 상반된 관계.
신종월은 무엇을 꾸미고 있을까? 유태일은 추적한다.
현실에 찌들어 있던 형사 유태일은 신종월은 쫓아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4화 - 불청객
작성일 : 20-08-10 21:29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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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 내용은 어땠어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동현이 다가와 날 보자마자 물었다.

 “회의? 나 안 들어갔는데?”

 오늘 아침부터 연락이 왔다. 나보고 마약 수사에 대한 회의를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불참했다. 사실 들어가기도 싫었지만, 오늘이라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동현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엥? 그럼 아침부터 뭐하셨어요? 형 안 보이던데.”

 “사건 현장 갔다 왔지.”

 “저번에 거기요?”

 “어. 아무래도 이상해서.”

 “이상하긴 하죠. 역대급 사건이잖아요.”

 “그놈의 역대급은 무슨 내가 놓친 게 있나 확인하러 갔다 왔지.”

 사건이 발생한 지 3일이나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었다. 빌라에 CCTV가 있긴 했지만, 입구에 있는 것 빼고는 모조리 모형이었다. 확인을 해봐도 범행 시간에 입구로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건물 내에 사람이라는 것인데 정작 동기가 없었다.

 옛날과 다르게 요즘에는 옆집에 살아도 왕래가 없다. 아니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은 없지만, 여전히 호기심은 많았다.

 나는 빌라를 돌며 피해자를 아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옆집 사람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하지만, 오다가다 한두 번 봤을 뿐이라는 말이었다. 모든 세입자가 공통으로 말한 이 빌라의 장점은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범행 시각뿐만 아니라 언제나 이곳은 조용한 곳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미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신기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아 빌라의 주인만 빼고. 빌라의 주인은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고, 집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과 한탄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세입자들과는 다르게 왜 하필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불만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락날락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분명했다.

 나로서도 이번 사건은 아직도 감을 잡기 힘들었다. 살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우발적 살인과 계획적 살인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두 가지가 전부 해당하지 않았다.

 그를 해할만한 동기를 가진 사람도 없었고, 그냥 죽였다기에는 살해 방법이 이상했다.

 정말 자살이란 것인가? 죽을 마음은 없었지만 죽은 것도 자살이니까. 아니 사고사라고 해야 하나? 확실히 이제는 마약을 추적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것이 있었다. 정상진의 말대로 말할 수 없는 위화감을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을 가봐도 무엇이 그렇게 석연찮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머리에 스쳐 가는 것이 있었다.

 “몇 건이지?”

 “예? 뭐가요?”

 “이번 사건 전에 벌어진 살인사건 말이야,”

 “2건일걸요?”

 “음…. 아니야. 세 건이잖아.”

 “다 범인 잡혔잖아요.”

 “그거 이상해. 그거 사건일지 가져와 봐.”

 “몰래 가져오란 말이죠? 아 힘든데. 그거 하나만요?”

 “아니. 전부다. 그리고 처음 건은 우리가 수사 안 했잖아. 그걸 봐야겠어.”

 “알겠어요. 형이 시키면 해야죠. 연락드릴게요.”

 “지금 가려고? 넌 밥 안 먹냐?”

 “지금이 몇 시인데 밥을 또 먹어요? 저 그리고 저녁엔 약속 있어요.”

 동현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떴다. 이번까지 네 개의 살인사건은 연관성이 있었다.

 왜 난 그것을 놓치고 있던 거지? 내가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한가지 사건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살해 방법은 전부 달랐지만, 그 위화감이라는 것은 세 건 전부 사건 현장이 너무나도 깨끗했다는 점이다. 정말 너무나도. 왜 그때는 내가 그걸 모르고 지나쳤던 거지? 범인이 자수했기 때문인가? 그때도 석연치는 않았지만, 내가 그걸 넘어간 것은 완벽하게 공무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밥을 다 먹고, 물을 한잔 마시자마자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그냥 받았다.

 “네. 유태일입니다.”

 “아. 저는 마약 수사팀 이진성이라고 합니다. 오늘 회의에 오실 줄 알았는데.”

 “아. 깜빡했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식사 끝나신 것 같은데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태일은 헛웃음을 지었다.

 ‘역시 밥을 다 먹자마자 전화가 온건 우연이 아니었군.‘

 “그러시죠. 금방 나가죠.”

 난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날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이 기분이 나빴다.

 계산하고 밖으로 나오니 멀끔한 남자가 서 있었다. 목소리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그는 날 보더니 꾸벅 인사를 했다.

 “이거 실례했습니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식상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서 나는 화가 좀 풀렸다. 하지만 난 궁금한 것은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그는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은 느낌이 났다.

 분명 처음 본 사람인데 설명할 수 없는 그리운 느낌을 받았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죠?”

 “아. 가게 들어갈 때부터요.”

 “그럼 그냥 들어와서 밥이나 먹지 그러셨어요?”

 내가 말하자 그는 어울리지 않게 순수하게 웃었다.

 “아닙니다. 시간이 밥 먹을 시간은 아니라.”

 “이 시간에 밥 먹는 건 나밖에 없나 보군. 그래서 할 얘기라는 게?”

 “아. 그냥 길거리에서 하기는 좀 그렇고 제가 커피 한잔 사겠습니다.”

 “그러시죠. 그럼.”

 그는 내가 밥 먹을 때 미리 얘기할 곳을 정해 놓았는지 앞장서서 거침없이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밥을 먹은 식당에서 약 7분 거리의 카페였다. 내가 아메리카노를 시키자 그가 두 잔을 주문했다. 우리는 커피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갔다. 가게를 빌린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 와중에 우리는 가장 구석에 있는 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서로 말없이 커피를 한 모금씩 마셨다. 나는 마시며 습관적으로 그를 관찰했다.

 미리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경찰이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정리가 잘된 짧은 머리에 짙은 눈썹, 그리고 크고 빛나는 눈, 하얀 피부까지 양복을 입고 있었다면 영업사원 같은 느낌이 났다. 내가 잔을 내려놓자 그가 신분증을 꺼내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저는 마약 수사팀 이진성이라고 합니다. 뵙고 싶었는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만나고 싶었다고요?”

 “네. 워낙 유명인이시라.”

 그는 멋쩍게 웃었다. 비꼬는 의도는 없는 모양이다.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헛소문이 진실보다 빠르게 퍼지는 법이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지금 저와 만난 것과 제가 한 얘기는 비밀로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느낌으론 싫다고 해도 얘기하실 생각이신 것 같은데.”

 “네. 제가 결정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부탁일 뿐이니까요.”

 나는 민망함에 웃었다. 정말 올곧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부담스럽네요. 그러죠.”

 그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시작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쪽으로 배정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제가 지원을 해서 오게 됐죠. 이번에 살인사건 하나 맡고 계시죠? 마약이 발견된 사건 말입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저는 이번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마약을 추적해왔습니다. 몇 번 유통하는 것을 잡기도 했지만, 그건 아무 소용이 없었죠. 거미를 잡지 않는 한 거미줄은 계속 쳐진다는 것을 느꼈죠. 하지만, 그 거미가 너무나도 크고 잘 숨습니다. 매번 거미줄을 타고 올라가려 해도 스스로 끊고 달아나니 방법이 없었죠. 하지만, 최근에야 드디어 실마리를 잡았습니다.”

 나는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가 얘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나는 왜 그에게 그리운 느낌을 받았는지 알게 되었다.

 ’닮았다. 그 녀석과.“

 나는 티를 내지 않으며 물었다.

 ”그 실마리란?“

 ”거미를 찾아냈습니다.“

 ”음. 대단하시네요. 그 거미가 누구죠?“

 ”혹시 종로를 아십니까?“

 ”조직폭력단 말하는 건가요?“

 ”네. 몇 년 전 무섭게 세력을 확장해 이 일대를 먹는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가장 큰 조직이 되었죠. 지금은 자본과 세력을 바탕으로 양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죠.“

 ”몇 년간 조용하다 싶더니 사업을 하고 있었군. 그래서 마약 밀수입을 종로가 하고 있다? 그 말인가요?“

 ”맞습니다. 그걸 알아내기가 왜 그렇게 어려웠냐 하면….“

 ”고위층이 돈을 받아먹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바로 이해를 하시는군요, 예 제가 쫓겨나듯 이쪽으로 발령이 난 것도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도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오늘 회의에 들어오셨다면 아셨겠지만, 그의 존재를 숨기고 있어요. 의도적으로.“

 ”그라뇨? 종로가 하는 것 아닙니까?“

 그는 약간 뜸을 들인 후 다시 말했다.

 ”오늘 제가 형사님을 찾아온 이유가 되겠네요. 지금 종로는 한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요. 회장이 사라진 뒤로요.“

 ”회장이 사라졌다고요? 류진이?“

 ”그가 종적을 감춘 것이 올해로 3년쯤 됐습니다. 지금 종로를 움직이는 자가 누군지 아십니까?“

 ”아뇨. 모릅니다. 잠시만요.“

 나는 약간 놀랐다. 그가 종적을 감췄다니. 또 그걸 몰랐다는 사실에.

 나도 몇 년 전 조폭들이 판을 치는 통에 애를 먹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고, 위험했다.

 많은 조직을 검거했지만, 몇 조직들은 그때도 살아남았다. 그렇다. 우리의 완패였다.

 손실도 너무 컸고, 뇌물을 먹었는지 우리는 범죄와의 전쟁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간단한 소동이라 부를 만한 것 외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그 사건은 서서히 잊혀갔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맞아 그도 종로였어. 종로는 그 당시에도 강했다. 하나하나 전투력도 좋았지만, 그들은 다른 조폭들과 다르게 움직임이 달랐다. 노력 끝에 나는 몇 핵심 간부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린 그들을 류진과 아이들이라고 불렀다. 난 그중에 가면인지 분장인지 하고 다니는 놈을 잡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류진과 아이들. 그 아이 중 하나겠군요. 누굽니까?“

 ”신종월 아시죠?“

 난 지금 이 사람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날 찾아온 이유가 신종월이라고? 그 신종월 말인가? 갑자기 사라진 내 친구를 말하는 건가? 종로를 움직이는 게 신종월이라고? JR 엔터테인먼트…. JR…. 종로…. 대표 신종월. 정말 그 자식이 맞단 말인가?

 ”그 신종월을 말하는 겁니까?

 “네. 학창 시절 친구였던 그 신종월 말입니다.”

 “잠깐. 친구였다는 건 어떻게 알았죠? 그리고 JR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신종월인데 저도 사진을 봤습니다. 그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착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내 목소리의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침착하려 했지만, 점점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 신종월이 맞습니다. 사진을 보셨다고요? 사진이 인터넷에 있을 리가 없을 텐데요.”

 “인터넷에서 분명히 봤는데요. 옆모습뿐이었지만.”

 “아닙니다. 그는 아직 공식 석상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류진의 부재로 저는 어쩔 수 없이 대표로 나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 이게 사진입니다.”

 그는 재킷 속주머니에서 사진을 몇 장 꺼내 나에게 건넸다.

 나는 사진을 뚫어져라 보았다. 정말 많이 변했다. 하지만, 그 녀석이라는 것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신종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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