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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야행, (어둠속을 걷다)
작가 : 곽자
작품등록일 : 2020.8.10

뛰어난 형사 유태일에게 다가온 평범한 살인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자 옛 친구인 신종월이 나온다. 심지어 그는 조폭이 되어 있었다.
한때 같이 정의로운 세계를 꿈꿨던 두 친구의 상반된 관계.
신종월은 무엇을 꾸미고 있을까? 유태일은 추적한다.
현실에 찌들어 있던 형사 유태일은 신종월은 쫓아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3화 - 신종월의 달
작성일 : 20-08-10 21:28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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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우연이 있다고 생각해?”

 종월은 자신의 발아래에 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그 남자는 무릎을 꿇고 있었으며, 팔은 뒤로 묶여 있었다. 전형적인 중년 남자처럼 보였지만, 얼굴에 상처와 핏기 때문인지 약간은 젊어 보였다. 그는 대답은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거친 숨만 내쉬고 있었다.

 “나는 너 같은 벌레들이 이해가 가질 않아. 그걸 너는 신념이라 부르나? 아니면 자존심이라 부르나?”

 피투성이 남자는 그래도 대답이 없었다. 종월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라이터가 즉시 날아와 불을 붙였다. 종월은 한 모금 깊게 담배를 들이켰다.

 어둠 속에서 연기가 가득 찼다. 그때 갑자기 종월은 웃기 시작했다.

 “그래. 너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군. 그런 자에겐 협박이 통하지 않지. 좋아 좋아. 나는 너 같은 사람이 싫지만은 않아. 아니 오히려 좋아하지. 괴롭히기 딱 좋거든.”

 그렇게 말하며 종월은 손짓했다. 그러니 한 부하가 종이봉투를 가져왔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서류가 있었다. 종월은 그 서류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아들, 딸이 있네? 아내도 있고.”

 그 말을 하자 피투성이 사내가 처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

 “그건….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들었소.”

 “누가 그러지?”

 “그건…. 이 세계에도 규칙이 있지 않소.”

 “그러니까 누가 그래?”

 종월은 씩 웃으며 그 서류를 다시 종이봉투에 넣었다. 그리고는 뒤로 몇 발자국을 걸어가 편해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

 “이제 딱 내가 마지막 기회를 주는 타이밍이지? 그러면 너는 자식을 위한 명분이 생겨 나에게 이실직고를 할 수 있게 되고. 근데 그건 너무 뻔하잖아. 그리고 듣고 보니까 목소리가 마음에 안 들어.”

 종월은 담배를 필터만 남을 때까지 전부 피웠다. 그러자 이제는 옆에서 재떨이가 날아왔다.

 “이제 너는 입을 열 때마다 맞는다. 자 들어봐. 네가 우리 마약을 조금씩 빼돌렸다. 그리고 그걸 모아서 누군가에게 팔았다. 근데, 이상해 너는 그 정도 배짱이 있는 놈은 아니거든. 그리고 너무 쉽게 잡혔어. 즉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거지.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 쉬운 추측이지. 또, 그게 누구냐. 현재 우리 사업을 건드릴 수 있는 곳은 하나뿐이지 LA. 그리고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송주한밖에 없지. 무엇을 요구하던가?”

 피투성이 남자는 놀랐다. 이 남자는 다 알고 있다. 그는 변명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그때마다 구타를 당할 뿐이었다. 그는 고통의 신음만 낼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종월은 낄낄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말을 않는군. 뻔하지 돈도 더 줬겠지만, 가족을 인질로 협박을 했군. 그쪽에서도 너는 벌레로 보일 테니까. 그런데 기분이 참 좋지가 않아. LA를 선택했다는 것이.”

 종월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웃음기가 사라진 그는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 보였다. 그래도 걸어가서 피투성이 남자 앞에 섰다.

 “침묵. 그거 좋지. 스스로 멋있다고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지. 그런데 침묵의 반대말이 진실이 아니야. 때론 침묵 자체가 진실이 될 수도 있지. 넌 지나치게 과묵했어.”

 종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한밤중 먹구름이 가득 껴있었다. 숲속이라 그런지 세상은 더욱더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고요했다. 바람도 불지 않았다. 종월은 그저 웃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자, 시작하지. 따끔할 거야. 보자 일단 손만 잘라. 아니 여기서 말고. 인마. 과다출혈은 피해야 할 것 아냐. 그리고 피 냄새나면 여기 짐승들 오면 어쩔 거야? 이 짐승 같은 놈도 친구라고 구해주려고 할지도 모르잖아? 아 그리고 머리는 다 밀어놔.”

 종월은 신난 듯 칼로 그 남자의 몸을 그으며 말했다. 그 남자는 계속해서 비명을 내질렀다.

 “뭐야. 시끄럽잖아. 과묵했다고 칭찬한 내가 부끄럽잖아. 자 끝났다. 얘들아.”

 종월이 말하자 주위에서 예 형님이란 말이 동시에 들렸다. 대략 15명 정도 있는 것 같았다.

 “얘는 이제 Mr·과묵이라고 불러라. 목소리 안 나오게 만들고, 뭘 먹이든 혓바닥을 자르던 그건 마음대로 하고, 내가 표시한 곳 잘라. 단, 절대 죽이지 마. 나눠서 해도 되니까. 그리고 얘 위로 옆으로 아래로 싹 다 끌고 와. 배신자들은 씨를 말려야지.”

 종월은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 걸어갔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과묵한 남자는 끝까지 과묵한 사람이 될 것이다. 종월은 계속 걸었다. 어둠이 자신을 완전히 삼킬 때까지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와 본 적이 있는 것인지, 숲속에 익숙한 탓인지, 탁월한 방향 감각 덕분인지 산속에 뜬금없이 이층집이 나타났다. 판넬로 지어진 듯한 집은 숲속에 있었지만, 상당히 깨끗해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본다면 낡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은 느낌이라면 정확할 것이라고 종월은 늘 생각했다.

 그가 집 앞에 다다르자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종월이 뒤돌아보니 누군가 뛰어오고 있었다. 윤곽만 보고도 종월은 자신의 왼팔 은태라는 것을 알았다.

 “뭐야. 끝났어?”

 “끝났겠어요? 애들 연장도 안 들고 왔는데 여기서 그걸 다 어떻게 해요? 지하에서 해야지.”

 “그러네. 일단 들어가자.”

 둘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겉으로 본만큼이나 안도 초라했다. 넓은 책상 하나와 의자 여러 개만 있을 뿐이었다. 그중 종월은 책상 앞에 있는 가장 편해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

 “불은 켜지 않는다. 맞죠? 이렇게 어두우면 뭐가 보이세요?”

 “눈을 뜨고 있을 때보다 감고 있을 때 더 많은 것이 보이지. 앉아.”

 은태는 종월과 함께한 시간이 10년이 넘었다. 종월이 어디에 있건 불을 켜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은태는 산속에 있다 와서인지 어둠 속에서 쉽게 의자를 찾아 앉았다.

 “형. 이거 도발이죠?”

 “응?”

 “송주한 그 새끼 우리한테 싸움 거는 거 맞잖아요. 몇 번 넘어가니까 선을 넘네요. 이거 참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안 참으면 어떻게 하려고?”

 “우리가 사업 벌이는 동안 쉬었다고 해도 그 새끼들은 아직 우리한테 안 돼요. 더 크기 전에 미리 쓸죠? 그냥.”

 종월은 웃으며 담배를 꺼냈다. 그리고는 입에 물자 불을 붙이려고 하는 은태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을 한 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스스로 불을 붙였다.

 “네 말이 맞아. 그게 가장 간편한 방법이지. 하지만, 송주한 그놈을 잡아야지 끝나. 하지만 그놈 잡기는 쉽지 않을 거야.”

 “형님은 그놈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네요. 예전부터.”

 종월은 슬쩍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런 것 같아? 네가 보기엔 어떤데?”

 “그냥 미친놈이죠. 또라이새끼.”

 “그 점이 까다롭지.”

 “왜 LA는 그놈을 놔두는 거죠? 우리한테 덤벼서 좋은 것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텐데요.”

 “이번 사건 이후로 송주한이 LA의 실세라는걸 보인 거지. 그놈은 길들일 수 없어. 것 참 쪽팔리게 한참 어린놈에게 먹히기나 하고 말이야. 그 인간도 늙었군.”

 “그 인간이면 김판수요?”

 “그래. 우리 밑으로 들어오라고 할 땐 패기 넘치더니 송주한에게 권력을 스스로 줬건 빼앗겼건 재밌게 됐어.”

 “형. 언제까지 이렇게 참고 지내야 하는 거예요? 요즘 우리가 조용하니까 기어 나오고 있는 새끼들이 많아요.”

 “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야. 내가 말한 것 같은데.”

 “그랬어요? 언제요?”

 “남 말 좀 들어라. 인마.”

 종월은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커튼을 살짝 걷었다. 밖이나 안이나 매우 어두웠지만, 달이 언제 떴는지 창가에 달빛이 슬며시 들어와 종월의 얼굴을 비췄다. 종월은 달을 정말 좋아했다. 밤하늘에서, 어둠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달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모두가 달을 우러러 봤을 것이다. 종월은 웃었다. 달처럼 빛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상을 어둠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회장님이 사라진 지 3년, 거기에 우리 사업은 성공적이지. 거기에 송주한이 끼어들어 우리 마약이 유출 당했다. 그 때문에 살인사건이 났어. 우리의 긴 역사에서 처음으로 배신자가 나왔지.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해?”

 “전 가끔 형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종월은 그 말에 그냥 미소 지었다. 은태는 항상 종월의 미소가 무슨 느낌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그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충성심이 솟구칠 뿐이었다.

 “내 생각? 모르는게 낫지. 은태야 너는 어때?”

 “뭐가요?”

 “너는 우연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냐?”

 “있지 않을까요? 제가 형을 만난 것도 우연이라면 우연이죠.”

 “그렇지 않아. 모든 것은 확률적으로만 존재할 뿐. 세상에 우연은 없어. 아. 하나 있을 수도 있겠군.”

 “뭔데요?”

 “로또.”

 “아!”

 “뭘. 놀라. 장난이야.”

 “아. 뭐에요. 형. 근데 저놈은 죽일거에요?”

 “그건 왜.”

 “저놈 그래도 꽤 쓸모있지 않을까요?”

 “단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 놈은 LA한테나 우리한테나 이용만 당할 뿐이야.”

 “그런가?”

 “가끔 보면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녀석들이 있지.”

 은태는 종월의 애매모호한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떤 일이 있던 종월을 따르면 된다는 식의 행동처럼 보였다. 종월은 다시 한번 달에게 눈길을 주더니 커튼을 닫고 원래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는 바닥에서 무언가를 집어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조그만 양초하나와 술이었다. 종월은 라이터로 그 초에 불을 붙이고 술을 툭툭쳤다. 그러자 은태가 유리컵을 두잔 가져왔다. 종월은 병을 따서 따르고 건배를 한뒤 한모금 마셨다. 언제마셔도 참 맛있는 술이라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입에서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술을 한잔 더 따르고 종월은 ‘후’하고 촛불을 다시 껐다. 어둠속에서도 종월은 웃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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