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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연일까? 시작일까?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0.7.31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한 우연과 제노
곁에 있으면 투닥거리 바쁘고 곁에 없으면 허전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형태가 변해가는데
과연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친구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4화- 우리 모두 언제나 뒷통수를 조심하자
작성일 : 20-08-10 20:39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7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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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은 재빨리 상황 파악을 했다. 분명 내가 강예진이랑 대화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중간중간 시합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는 다 보고 있었지. 그런데 경기를 중간에 멈추거나 그사이에 애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눈다는 일은 없었으니까 이건 시합하기 전에 이미 합의된 내용이 분명할 텐데...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에 나를 끼워 넣은 걸까?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아도 답은 하나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얘네 밖에 없지. 우연의 싸늘한 눈초리로 제노와 저 멀리 스탠드에 앉아 있는 예진을 째려보았지만 제노는 그저 환하게 웃어 보일 뿐이었고 예진은 배를 붙잡고 박장대소할 뿐이었다.

 

 “아놔... 진짜.”

 

 머리를 쓸어 넘기는 우연의 손길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두 사람이 우연이 상담으로 없는 사이를 틈타 깔아놓은 덫에 아주 보기 좋게 걸려들어 버린 것이었다. 물론 아마 우연이 경기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계속 있었더라면 그녀의 빠른 눈치로 인해 성공하지 못 할 것이 분명하니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없는 틈을 타 진행된 것이었다.

 두 사람 때문에 얼떨결에 농구코트에 끌려온 것도 짜증이 나는데 이런 우연의 맘은 아는지 모르는지 반 친구들이 우연에게 다가오며 한 마디씩 외쳤다.

 

 “제발 부탁해요, 행운의 여신님.”

 “여신님 손에 저희 반의 아이스크림이 걸려있습니다.”

 “이렇게 부탁드려요.”

 

 저 멀리에서 예진이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려 왔다. 예진의 옆에 앉은 친구들은 이 계획을 짠 장본인이 그녀라는 것을 모르기에 그저 얘가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예진을 바라보고 있다가 조금씩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자리를 옆으로 옮기곤 했다.

 그리고 그런 예진을 바라보는 우연의 눈초리가 점점 살벌해졌다. 우연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 스탠드 위로 뛰어가서 멱살이라도 잡아채면 저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좀 조용해지려나? 그런 생각에 우연의 몸이 스탠드 쪽으로 들썩거리는 한편 이런 우연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번에 제노와 재원이 우연의 속을 뒤집었다.

 

 “그래 연아, 이 정도는 너한테 껌이잖아.”

 “선우연, 선우연.”

 

 재원이 우연의 이름을 외치자 같은 반 친구들도 다 함께 우연의 이름을 응원하듯 외쳤다. 어느새 우연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진 농구코트.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우연이 스탠드 위의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와... 암만 봐도 이 분위기에서 내가 안한다고 거절하면 이 농구코트 한복판에서 농민봉기 한번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인데. 실제 농민봉기가 부당한 세금 납부를 거절하기 위해서 낫을 휘둘렀다면 지금은 휘두르기만 한다면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각자 손에 쥐고서 말이야. 어쩐지 친구들의 손에 하나씩 들려 있는 스마트폰이 오늘따라 더 반짝이는 것 같이 느껴지자 우연의 미간이 더더욱 찌푸려졌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의 외침이 우연의 귀에 파고들었다.

 

 “그래 우연아 저 얄미운 이석현의 코를 납작하게 해줘!!!”

 “언제 오셨어요, 선생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우연아.”

 

 아뇨 저한테는 너무 중요한 문제인데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저기에 안 계셨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 오신 거죠? 순간이동?

 

 “야 너, 조용히 해 아냐 우연아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안 해도 돼.”

 “야 네가 뭔데 그런 걸 정해.”

 “그러는 너야말로 뭔데 나서.”

 

 참으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싸움에 우연이 어이없는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니 불과 몇 분 전까지 우연을 배려했던 현준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지금 눈앞에는 우연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승리만을 원하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우연이 지금의 이 어이없는 상황에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는데 옆에선 제노가 우연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어쩔 수 없다. 연아 상황이 더 귀찮아지기 전에 그냥 하는 게 낫겠는데.”

 “닥쳐 네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

 “아휴 무슨 소리야 우리 연이가 이런 거 싫어한다는 걸 빤히 알면서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

 “와, 그것참 맞는 소리구나 쳐 맞는 말.”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하는 제노를 보고 있자니 우연은 절로 주먹이 쥐어졌다. 맘 같아선 이대로 들어 올려 한 대만 치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해봤자 자신의 속은 시원해질지언정 지금 이 사태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우연이었다. 이내 우연이 자포자기 하 듯 말했다.

 

 “알았어, 할게. 하면 되잖아.”

 “예에에에에!!!!

 “잘 생각했어.”

 

 우연이 경기를 승낙하자마자 이미 선수를 정해놓았던 다른 반 선수들과 친구들은 재빨리 공을 던질 거리를 정하였다.

 

 “거리는 한 이정도가 낫겠지? 수행평가 볼 때도 이 정도 거리였으니까 어때?”

 “우리는 괜찮아 너네는?”

 “당연히... 괜찮지.”

 “그럼 거리는 이렇게 하고 지금부터 규칙 설명한다, 그냥 심플하게 공이 가장 먼저 들어간 쪽이 이기는 거로 오케이?”

 “오케이!!!”

 

 거리가 정해지고 나니 남은 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제 남은 건 누가 먼저 던질 것일까 인데 그것 역시 그들은 심플하게 가위바위보로 정하려고 하였지만, 우연이 차례를 상대편에게 양보하였다.

 

 “너희 먼저 해, 난 상관없어.”

 “그래도 돼?”

 

 우연은 고개를 끄덕이자 상대편 선수들이 일제히 3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2반은 다른 아이들은 분명 우연을 말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 역시 우연처럼 쿨하게 고개를 끄덕거리자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떨떨하게 서 있던 3반 아이들이 농구공을 공을 던질 친구에게 건네주었고 공을 건네받은 친구는 심판이 손짓하는 자리에 아까 정해놓았던 지점에 섰다. 심판이 외쳤다.

 

 “준비 시작.”

 

 심판의 시작 소리에 맞춰 공을 농구 골대 쪽으로 힘껏 던지자 농구공이 백보드의 네모난 부분의 정중앙에 맞고 공이 들어갔다. 공이 완벽하게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친구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와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환호했다.

 이윽고 순서는 우연에게로 넘겨졌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심판의 시작 소리에 우연이 공을 던지자 던져진 공은 우연의 손에서 벗어나 골대의 링 부분에 맞더니 그 주위를 빙그르르 돌다 쏙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공이 들어가자 재원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안심했고 몇몇은 환호했다. 그러나 우연은 어딘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두, 세 번째 시도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2반 친구의 골은 정확히 포물선을 그리며 완벽하게 골대에 공이 들어가는 반면 우연의 공은 어딘가 아슬아슬하게 골대에 들어가 같은 반 친구들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어느새 순서는 네 번째 시도가 되었다. 계속되는 시도에 긴장한 2반 친구가 연신 손바닥에 묻은 땀을 교복 치마에 문질러 닦고 있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녀의 같은 반 친구들이 그녀를 다독거렸다.

 

 “야 괜찮아 긴장하지 마.”

 “맞아, 안 들어가도 우리 뭐라 안 해,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잘했지 뭐.”

 “진짜로...?”

 “어, 괜찮아. 왜냐하면 어차피 우리가 져도 아이스크림은 담임 쌤이 사잖아.”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조용히 귀에다가 속삭이며 말하니 친구는 저도 모르게 입 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고마워...”

 

 그녀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친구들에게 답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긴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 자신이 여기에서 실패하더라도 확실히 친구들은 그것에 대해서 자신을 질책하지 않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꾸만 드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녀가 작게 심호흡을 하자 심판이 물었다.

 

 “이제 시작해도 돼?”

 “응... 미안.”

 “자 그럼 준비... 시작.”

 

 그녀의 손에서 공이 던져졌다. 하지만 아까 긴장감에 배어난 땀을 닦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손에 남아있던 땀에 의해 그녀가 처음 조준한 거리에 비해서 살짝 어긋난 쪽으로 공이 미끄러지며 공이 농구 골대의 오른쪽 링에 맞고서 튕겨져 나왔다. 그러자 곳곳엔 아쉬움의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의 눈에도 실망감이 비쳤으나 곧바로 같은 반 친구들이 그녀를 다독거리며 괜찮다 위로해주었다.

 이제 순서는 우연의 차례로 다가왔다. 우연이 자리로 다가서자 아까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우연이 걱정된 재원이 우연에게로 다가갔다.

 

 “야, 너 괜찮은 거 맞아? 믿어도 되지?”

 “.......”

 

 우연은 대답 없이 그저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정말로 믿음직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여기서 아무리 말해도 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재원은 그냥 조용히 그녀의 경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여기서 공을 던지는 건 자신이 아닌 바로 우연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저 자신이 그동안 우연이 보여줬던 그 놀라운 운동실력을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심판이 외치는 시작 소리에 우연은 차분히 공을 던졌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우연이 던지는 공은 아까와는 달리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농구 골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3반 아이들은 모두 환호하며 우연에게로 뛰어들거나 옆에 친구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좋아했고 2반 아이들의 눈에는 아쉬움이 비쳤다.

 이렇게 우연의 마지막 골로 승리는 2반에게로 돌아갔다.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 둘은 두 반 모두 수고했다며 아이들에게 박수를 유도함으로써 경기는 종료되었다.

 

 * * *

 

 아이스크림을 입에 하나씩 문 네 사람이 집으로 향하고 있는 머리 위로 비친 하늘이 주황빛과 보랏빛이 오묘하게 섞여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어쩐지 제노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자신이 한 폭의 수채화 풍경 안에 들어 있는 것 같다는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때마침 불어와 자신의 머리카락을 살랑거리는 시원한 바람도 한몫하고는 하였다.

 한창 더운 한낮에는 몰랐었는데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느끼고 있으니 확실히 계절은 초가을 날씨가 분명했다. 눈을 감고 그 서늘함과 신비함에 잠시 동안 매료되었던 제노의 귓속으로 재원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야, 선우연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되냐?”

 “뭔데.”

 “너 마지막엔 그렇게 잘했으면서 그전엔 왜 그렇게 불안했던 거냐?”

 “......”

 “아니, 수행평가 때엔 그렇게 잘했던 애가 그러니까 난 순간적으로 네가 우리가 미리 짠 거 알고서 일부러 지게 하려고 그러는 건가 했다니까.”

 

 그러자 우연이 그때까지 입에 계속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입에서 빼며 말했다.

 

 “그 작전에 너도 포함이었냐?”

 “...아”

 “풋.”

 “바보야, 앞에 우리라는 말은 왜 해. 그럼 넌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있었는데.”

 

 예진과 제노가 차례대로 반응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재원은 어쩐지 목덜미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 말을 하자마자 우연의 눈빛이 미묘하게 싸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 이런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데 내 무덤을 내가 판 꼴이구나. 재원이 재빨리 손가락으로 두 사람을 가리키며 변명했다.

 

 “아니지, 그래도 원흉은 얘네 둘이야. 난 그저 조금 동조했을 뿐이라고!!!”

 “와, 자기가 위험해지자마자 바로 친구 팔아넘기는 거 보소.”

 “진정한 참 우정이다. 재원아.”

 “닥쳐.”

 

 하지만 실제로 그 제안을 먼저 꺼냈던 것은 바로 이 둘이었고 자신은 그 제안을 듣고 승낙했을 뿐이었다. 정말로 자신의 말에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표정으로 연신 재원의 발목을 힐끗대기만 하였다. 재원은 그러한 우연의 행동에서 왠지 저것은 자신의 정강이를 한대 차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

 자신에게서 슬금슬금 몸을 피할 준비를 하고 있는 재원을 바라보며 이미 다 먹은 아이스크림 쭈쭈바 통에 연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다 찌그려 트리는 것을 그만둔 우연이 쭈쭈바 통을 빼내었다. 우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쫄지 마 나 유단자라서 일반인은 안 때려.”

 “그러니? 그거 정말 고마운 말이다.”

 

 자신의 팔을 툭 치며 건넨 우연의 말에 재원은 안도하였다.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고 유단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진도 우연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아, 얘가 아무나 막 때렸으면 난 지금 이렇게 서 있지도 못할걸.”

 “알긴 아네.”

 

 자아성찰이 담긴 예진이 말에 어처구니가 없는 우연이 한마디 던지자 예진은 그저 씨익 하고 웃어 보이기만 하였다. 그러나 예진을 바라보는 재원의 눈빛이 서서히 이상해져 갔다. 이제 와서 보니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매일같이 놀리는 네가 제일 이상해. 그의 눈빛에 담긴 속뜻을 감지한 예진이 재원을 보며 말했다.

 

 “뭐야 그 표정?”

 “아니다.”

 “아닌 게 아닌데? 꼭 그 표정은 그걸 알고서도 쟤를 놀리는 내가 이상하다는 표정인데...”

 “......”

 

 어떻게 된 것이 자기가 생각했던 걸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 할 수가 있는 것인지 재원은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 아무 말 없이 조용해진 재원의 모습에서 이미 모든 답을 들은 예진이었으나 그녀는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재원을 더욱 추궁하였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지는 둘의 대화를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제노는 어쩐지 우연이 너무 말없이 조용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슬쩍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옆에 있던 우연이 어느 샌가 뒤로 네 발짝 떨어져 걷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었다. 땅을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듯한 그녀의 모습에 같았다. 제노도 네 발짝 뒤로 가 우연의 옆에 섰다.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해?”

 “내가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지?”

 “뭐를?”

 “너도 나랑 같은 유단자잖아.”

 

 우연의 말을 들은 제노는 직감했다. 어.. 뭐지? 아직 뒤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연이가 무슨 말을 할지 충분히 알 것 같아!

 

 “그러니까 쟤네 둘은 안 때린다 해도 넌 때려도 되는 거잖아,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

 “나 바본가 왜 이 생각을 못하고 있었지? 생각해보면 생각해볼수록 너무 열이 뻗쳐서 사고회로가 어떻게 돼버렸나? 이렇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

 

 역시 자신이 생각한 것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말이 흘러나오자 제노의 머릿속에서 빨간 불과 함께 비상 신호가 울려댔다. 그의 머릿속 세포들이 모두 입을 모아 자신에게 외치는 것 같았다. 어서 빨리 도망치라고. 생각을 정리한 우연은 곧바로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무척이나 재빠른 몸짓으로 제노에게 달려든 것이다. 그러나 제노가 간발의 차로 우연에게 벗어나는 것을 성공하며 하염없이 달리기 시작하자 우연도 그런 제노를 잡기위해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둘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그때까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앞서 걸어가던 재원과 예진은 갑작스레 뒤에서 무언가 강한 바람이 휙하고 스쳐지나가자 뭔가 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저게... 뭐하는 거지? 그들의 눈에 보이는 건 뜬금없는 둘의 추격전이었다. 잠시 둘의 추격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예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거봐, 내 말이 맞지?”

 “그러게 진짜 네 말처럼 되는구나. 마지막엔 결국, 이제노 혼자서 다 맞고 끝나게 될 거라고.”

 

 그렇다.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질 것 이라는 것까지 모두 예측하고서 우연을 농구시합에 넣었던 예진이었다. 재원은 어딘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되면 진짜 무서운 건 선우연이 아니라 이 모든 걸 예측하는 얘 아니야? 그 순간이었다. 열심히 우연을 피해 달아나는 제노와 그런 제노의 뒤를 열심히 뒤쫓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예진의 입 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후후후. 역시 모든 건 내 계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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