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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20.
작성일 : 20-08-10 17:15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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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소식에 에드워드는 빠르게 짐을 챙겼다. 그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게 되자 아쉬워졌다.

 이렇게 헤어지면 며칠 후에 볼 수 있는 걸까? 적어도 일주일 넘게 그를 못 볼 것이다.

 그를 배웅하기 위해 문 앞에 서자 헤어진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를 보내고 싶진 않았으나, 그럴 수 없었다.

 그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소설을 읽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그를 잘 보내는 것 역시 내가 할 일이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다치지 말고…….”

 

 “릴리, 당신도 잘 지내요. 바쁜 일만 끝나면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꼭 안아줬다. 그러자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나를 껴안아 줬다.

 잠시간의 포옹이 끝나고, 그는 나에게 인사를 하고 집에서 나갔다.

 세 명이었던 집안에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그가 나가자 어딘가 비어버린 것 같았다.

 에드워드가 가자 샤도 뭔가 어색한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내 곁에 왔다.

 

 “…별일 아닐 겁니다. 금방 해결하고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걱정 안 해요. 그냥…. 이상하게 조용한 것 같아서요.”

 

 “그러게요. 어느새 이 집 안에 세 명이 지내는 게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샤도 나와 같이 세 명이 지내는 게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역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옛속담이 딱 맞았다.

 우리 둘은 이상하게 조용해진 집 안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부러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마차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길가를 달려갔다. 나는 집사가 해준 이야기에 복잡한 심경이 됐다.

 그가 급한 일이 생겼다고 말 한 일은 나와 릴리에 관한 소문이었다.

 소문은 꽤 악질적이었다. 릴리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정략결혼을 했지만, 나는 그녀를 잊지 못해 그녀를 쫓아갔고 결국 부적절한 관계가 됐다는 소문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소문이 난 건지 알아보니 나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이복형이 낸 소문이었다.

 

 “…지긋지긋하군.”

 

 내 이복형은 어릴 때부터 나를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했다. 사생아인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누가 부적절한 관계의 상징을 보고 기꺼워하겠는가? 나는 그의 미움과 증오를 이해했다.

 그래서 그를 건드리지 않고, 피해 다녔다. 내가 원하는 건 그저 가족에게 나를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내 형은 그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내가 사교계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자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게 한 두 번이 아녔고, 그때마다 소문을 바로 잡고 그에게 그러지 말라고 여러 번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나 내 부탁은 그에게 휴짓조각처럼 버려졌고, 나는 매번 그가 심기가 뒤틀릴 때마다 내는 악의적인 소문을 감당해야 했다.

 이번에는 좀 오래 가만히 있다 싶었더니…….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로 바뀌었다.

 

 “어떻게 변할 생각을 안 하는 건지.”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하긴, 내가 너무 많이 봐줬지?”

 

 “…솔직히 말씀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말해봐.”

 

 “몇 년 동안 가만히 있는 주인님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도 이제 가만히 안 있으려고.”

 

 악의적인 소문이 오로지 나에게만 향했다면 난 이번에도 가만히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소문에는 나뿐만 아니라 릴리도 엮여 있었다. 그녀가 혹시라도 이곳에 돌아오게 된다면 이 소문은 그녀에게 타격을 줄 것이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번 소문은 뿌리째 없애버려야 했다. 그리고 내 이복형에게도 헛소문을 낸 죄를 물어야 했다.

 

 마차를 끄는 말이 쉬는 최소한의 시간만 쉬고 나머지 시간은 돌아가기 위해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덕분에 저택에 이틀 만에 돌아왔다.

 저택으로 돌아오자 소문을 종식하기 위해 바로 파티장으로 가야 했다.

 쉴 시간 없이 바로 파티장에 들어온 것이라 피로가 심했다. 얼른 이 모든 일을 끝내고 릴리가 있는 곳으로 싶은 기분이었다.

 

 파티는 적당히 소란스러웠으며 그 안에서 내 소문도 간간이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면서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칼 없는 전쟁터에서 이기기 위해 나는 귀족적인 어투로 그들이 믿는 소문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말하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부드럽게 웃으며 헛소문인 걸 안다며, 그런 소문을 낸 사람이 어리석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군가가 보면 더없이 다정하고 아름다운 광경이겠지만, 나는 안다. 그들이 뒤돌아서면 내 소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내고 싶어 다시 떠들고 다닐 거라는 것을.

 

 파티가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저택에 돌아오자, 이 넓은 저택에 나 혼자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외로워졌다.

 화려한 샹들리에, 비싼 가구들, 깔끔한 침대와 넓고 쾌적한 집인데도 이상하게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히려 비좁고 작았던 릴리의 집이 떠올랐다. 샤와 함께 썼던 그 좁았던 방이. 억지로 몸을 비집어 넣었던 작은 침대가 생각났다.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니……. 나도 이상하군.”

 

 그 낡고 작은 집과 으리으리하게 큰 이 저택 중 선택하라면 다들 이 저택을 선택할 것이다.

 그만큼 이곳은 편안하고 쾌적하며, 비싸고 아름다우면서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작은 집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비좁은 침대에 겨우 몸을 집어넣었던 그 집이…….

 

 “얼른 소문을 없애고 돌아가야겠어.”

 

 그동안 일도 처리하고, 릴리의 부모님에게 그녀가 건강하다는 말도 전해줘야지.

 잠시 이곳을 떠났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자신을 기다리는 일이 너무 많았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당분간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없이 아쉬웠다.

 

 얼른 모든 일을 마치고 그녀에게 돌아가고 싶다. 이제 그곳은 나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장소가 된 모양이었다.

 이 집보다 더 집 같은 장소……. 나는 릴리가 사는 작은 집을 떠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곳에서 나를 기다릴 릴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나는 지쳤던 몸을 일으켰다.

 

 “가야지.”

 

 일단 그녀의 부모님에게 가서 그녀의 안부를 전하는 게 먼저였다.

 라니에스의 저택으로 편지를 한 통 보내자, 얼마 안 있어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답장이 왔다.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하던 그들이 저녁 식사 초대라니. 아무래도 내가 그녀의 소식을 들고 왔을 거라는 확신이 그들에게도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들의 초대를 받고 가장 깔끔하고 보기 좋은 옷을 골라 갈아입었다.

 그녀의 소식을 전하러 가는 것뿐인데,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며 긴장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라도 그녀의 부모님 두 분을 다 뵙는 건 처음이었다. 어쨌건 그녀의 부모님이기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저녁 시간이 되고 나는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조금 일찍 집에서 출발했다.

 마차를 타고 그녀의 집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녀의 집으로 갈수록 손안에서 땀이 차올랐다.

 며칠 전에 본 릴리의 작은 집과 별개로 커다란 저택이 보이기 시작하자 이상한 기분이었다.

 

 저택에 들어가자 집사가 나를 마중 나왔다. 그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가자 어마어마한 크기의 식탁이 보였다.

 그녀의 집에 있는 식탁은 좁아서 앉은 사람의 얼굴이 보였으나, 이런 커다란 식탁에 앉으면 얼굴이 보이기나 할까 싶을 정도였다.

 식탁에는 그녀의 아버지인 베르한과 그녀의 어머니인 레나가 보였다. 레나는 나를 보자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에드워드 군…….”

 

 “네, 부인.”

 

 “혹시…. 혹시 우리 라니에스가 어디 갔는지 알고 있나요?”

 

 “여보. 우선 그가 자리에 앉을 시간은 줍시다.”

 

 “아아……. 그렇네요. 미안해요, 라니에스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걱정돼서…. 우선 자리에 앉아요.”

 

 “감사합니다, 부인.”

 

 내가 자리에 앉자 어서 이야기하라는 듯 두 사람의 간절한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릴리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겠지.

 그녀가 그들에게 전해달라는 건 한 마디뿐이었다. 뭔가 더 말해주고 싶어도, 내가 그 이상 더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라니에스 영애가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역시 만나고 온 거군요! 그 애는 어디서 지내고 있는 거죠?”

 

 “죄송합니다만, 그건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왜…!! 우린 그 아이의 부모예요.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라니에스가 전해달라는 말은 잘 지내고 있다 뿐이었습니다. 그 외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

 

 “그러니까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내 말이 꽤 냉정하게 들렸을 거라는 걸 잘 안다. 하지만 그녀가 원치 않는 일을 굳이 하고 싶진 않았다.

 레나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멍하니 앉아 있었고, 베르한은 레나가 괜찮은지 살피며 나를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나는 그의 시선을 감당하며 꼿꼿이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비록 그들에게 못 할 짓은 했다는 자각은 있었으나, 이것이 내 나름의 복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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