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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19.
작성일 : 20-08-10 17:05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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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할 만큼 현실감이 강한 꿈 때문일까, 나는 잠깐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꿈의 여파를 해치고 밑으로 내려가자 식탁엔 어째서인지 아침을 먹고 있는 에드워드밖에 보이지 않았다.

 

 “샤는요?”

 

 “저도 모릅니다. 일어나니 없더군요.”

 

 “그래요? 무슨 일이 있나 보네요. 그보다 어제는 잘 주무셨나요?”

 

 “누군가랑 같이 방을 써본 적은 처음이어서 조금 뒤척이긴 했습니다만, 잘 잤습니다.”

 

 “잘 잤다니 다행이네요.”

 

 나는 혹여 불편했을까 걱정했던 마음을 완전히 놓으며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내가 앉자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데워 둔 스튜와 수저를 내 앞에 놓아줬다.

 

 “혹시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일정이요? 글쎄요. 딱히 아무것도 없는데”

 

 “그럼 아침 먹고 같이 외출하지 않을래요?”

 

 같이 외출하자는 말에 나는 더 고민하지 않고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트인걸까. 그렇게 생각하자 발끝이 간질거려서 나도 모르게 발이 오그라들었다.

 얼른 먹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어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수저를 들고 스튜를 한 입 먹었다.

 부드럽게 퍼지는 스튜의 맛이 오늘따라 너무 맛있다고 생각하며 나는 게눈감추듯 스튜를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자신이 뭐라 더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후다닥 계단을 밟아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미 눈앞에서 사라진 그녀를 행동을 떠올리며 나는 작게 웃었다.

 이렇게 날쌘 사람일 줄이야……. 그녀는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3개월이라니. 이제 막 시작한 연인에게는 턱없이 짧고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니 시간이 허락하는 내에 그녀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보고 싶었다.

 빈 그릇을 치우고 자신도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갔다.

 가져온 옷 꾸러미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가자 거실에서 이미 릴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한 주황색의 원피스를 입고 자신을 보며 웃는 그녀는 이름 모를 요정처럼 보였다.

 

 “…예쁘네요.”

 

 “에드워드도 멋있어요.”

 

 “그럼 나갈까요?”

 

 내가 손을 내밀자 릴리는 망설임 없이 내 손을 잡아 왔다. 이 작은 손을 언제까지 잡고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자 슬픔이 밀려왔지만, 나는 웃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있었다.

 그러니 벌써 슬퍼하지 말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지. 헤어지게 되더라도 웃으면서 떠나보낼 수 있게…….

 문을 열고 나서자 아직 오전이라서 그런지 한적한 마을이 보였다. 나와 그녀는 길을 따라 걸으며 온갖 가판대를 둘러봤다.

 

 과일을 파는 가판대에서 사과를 한 알 골라 그녀에게 건네 나눠 먹고, 꽃을 파는 곳이 보이면 꽃 한 송이를 사서 그녀의 머리카락에 꽂아줬다.

 사소한 것 하나를 할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누군가 보면 저게 웃을 일인가 싶은 일에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저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서,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렇게 걷다가 조금 출출해져서 카페에 들어가 적당히 허기를 채울만한 케이크를 골랐다.

 나는 얼른 포크를 들어 케이크를 잘라 그녀의 입안에 넣어줬다. 누군가 보면 낯간지럽다고 할 만한 것들을 골라 했다.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았고, 인적이 드문 길거리가 나오면 조심스레 그녀의 이마 위에 입 맞췄다.

 그녀가 웃으면 접히는 눈꼬리가 사랑스러워 그 위에 다시 입 맞출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걸어 다닌 탓에 다리가 아프다 하면 잠시 앉아서 내용도 없고 실속도 없는 대화를 나눴다.

 

 언제나 서류 정리를 하고, 사교계에서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쳤던 시간들과는 전혀 달랐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때에 잠시 쉬기 위해 발걸음을 멈춘 느낌. 평화로워서 떠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나 언제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그저 부질없었다.

 그냥 이대로 이곳으로 도망쳐와 그녀와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걸까?

 

 ‘그럴 순 없지. 그녀는 몰라도 나는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릴리와 자신이 가장 틀린 점은 하나였다. 그녀는 여길 떠날 수 있지만, 자신은 여기서 떠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좋든 싫든 자신은 이곳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단단한 지반이 필요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해하려고 해도 버틸 힘이 필요했다. 이곳에는 이제 이틀밖에 있을 수 없다.

 자신은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엔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거다. 그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지 않을까?

 

 “릴리.”

 

 “네?”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돌아가서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

 

 “…….”

 

 “물론 릴리의 진짜 부모님은 아니겠죠. 하지만 그분들은 당신을 진짜 딸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건 알아요. 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뭐든 말하세요. 어차피 말하는 건 저 아닙니까?”

 

 “그러네요. 무슨 소리를 들어도 제가 아니라 에드워드 씨가 듣겠네요.”

 

 “네, 그러니까 편하게 말해도 됩니다.”

 

 편하게 말하라는 에드워드의 말에도 나는 그들에게 할 말이 전혀 없다는 걸 깨닫고 오히려 입을 열기가 더 힘들어졌다.

 그들이 나를 걱정하고 있을 거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미안하다, 고마웠다, 사랑한다. 전부 라니에스가 할 말이지 자신이 할 말은 아녔다.

 

 “딱히 제가 할 말이 있을까요?”

 

 “…….”

 

 “그분들께 할 말은 제가 할 말이 아니라 라니에스가 할 말 뿐인걸요.”

 

 “그렇죠……. 그래도 기다리는 그분들께 뭐라도 전해드리면 덜 걱정할 겁니다.”

 

 “그러면 잘 지내고 있다고만 전해주세요.”

 

 라니에스가 아닌 내가 그들에게 전할 말이라곤 이것밖에 없었다. 그저 잘 지내고 있다는 말뿐.

 그 역시 자신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새삼 그들에게 미안했다. 분명 딸을 걱정하고 있겠지.

 그래도 7월이 될 때까지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어쨌건 그곳으로 돌아가면 싫든 좋든 그들의 간섭을 받을 것이다.

 어쩌면 외출도 마음대로 못할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신전으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7월까지는 되도록 어떤 변수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슬슬 집으로 돌아갈까요? 샤도 우리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럴까요?”

 

 나는 자연스럽게 에드워드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집으로 함께 돌아가는 게 얼마나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그는 알까?

 이 손을 놓고 싶지 않다. 언제나 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틀 후면 그는 저택으로 돌아가야겠지만……. 어쩌면 3개월 후면 영원히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면 자신은 그의 손을 잡고 싶었다.

 집에 돌아오자 샤가 둘을 맞이했다. 샤는 붙잡은 손을 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부탁이니 애정표현은 제발 제가 없는 곳에서 해주세요.”

 

 “손잡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래요.”

 

 “제가 보기엔 그다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라서요. 저 먼저 방에 올라가겠습니다.”

 

 “그래요. 저녁은 제가 차릴게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샤는 위층으로 올라갔고, 둘은 식당으로 들어가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식당에는 어느새 맛있는 냄새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평범하고 아늑한 저녁.

 이런 평화로운 저녁이 언제까지나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고민 같은 거 안 하고 이게 그저 일상이었다면…….

 그랬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을 텐데. 그저 그를 좋아하고 사랑하기만 했을 텐데.

 

 “릴리, 고기 타겠어요.”

 

 “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합니까?”

 

 “별생각 안 했어요. 고기 담을 접시 좀 주실래요?”

 

 “여기 있습니다.”

 

 복잡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 노력하며 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접시 위에 올렸다.

 나는 완성된 식사를 식탁에 올려놓았고, 에드워드는 샤를 부르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둘은 계단 위에서부터 투덕거리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셋이 앉은 식탁은 늘 그랬던 것처럼 화기애애했다. 맛있는 저녁과 단란한 분위기. 그리워하던 가족 같았다.

 

 ‘내 가족이 그리 멀리 있진 않구나…….’

 

 이곳에도 가족이 있다. 그걸 깨닫자 이곳에서 더 떠나기 힘들어졌다는 것 역시 깨달았다.

 이 사람들을 두고 내가 그곳으로 반갑게, 기쁘게 갈 수 있을까?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늘어나는 건 고민뿐이었다.

 맛있게 잘 익은 고기마저 지금은 돌덩어리처럼 느껴져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이 걱정할까 봐 나는 꾸역꾸역 고기를 씹어 넘겼다.

 저녁을 먹고 방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싶어 문을 열어주자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 보였다. 에드워드는 갑자기 찾아온 손님을 보더니, 그에게 다가갔다.

 

 “집사, 여기까지 무슨 일이지?”

 

 “주인님,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 당장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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