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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17.
작성일 : 20-08-10 16:51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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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울어요.”

 

 “그러는 에드워드는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거예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여전히 눈물을 보이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이 작은 몸으로 얼마나 큰 고민을 했을지 생각하면 그저 껴안아서 달래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나는 그녀가 더 울지 않기를 바라며 그녀의 짧아진 머리카락 끝을 살살 만졌다.

 

 “…솔직히 당신이 라니에스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당신이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요?”

 

 “네. 어쩌면 당신이 떠나고 라니에스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

 

 “제 예상이 맞았을 뿐이라 그렇게 크게 놀랍지도 않습니다.”

 

 거짓말. 그가 한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다. 자신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거다.

 그의 낙심 가득한 표정은 내 마음도 아프게 했다. 나는 그를 꼭 껴안으며 눈물을 훔쳐냈다.

 이렇게 울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헤어지기 전까지는 행복하게 지내는 게 가장 좋은 일 아닐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벌써 슬퍼하기보단 남아 있는 현재를 더 소중히 쓰는 게 우리에게 더 맞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눈물 자국을 닦아내며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벗어나 그를 올려다봤다.

 

 “이런 말 하면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겠는데…. 우리 3개월간 행복하게 지낼 생각만 해요.”

 

 “…….”

 

 “3개월 후에 어떻게 될진 아직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생각하면서 벌써 슬퍼하기보단, 그냥 지금만 생각해요.”

 

 “그래요. 지금만 생각해요. 미래까지 생각하면서 머리 아프고 싶진 않군요.”

 

 제대로 된 그의 미소를 보자 나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때마침 샤가 돌아왔다.

 둘이 얼싸안고 있는 걸 본 샤는 들어오려다가 다시 나가려는 걸 내가 말렸다.

 세 명이 이 작은 집에 있는 것이 굉장히 이상하고 어색했으나 내 마음에는 쏙 들었다.

 이렇게 세 명이서 지낼 수 있다면 이곳에서 지낼 3개월이 무척 즐거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드워드, 바로 돌아가야 하나요?”

 

 “아뇨. 며칠 머물 생각으로 오긴 했습니다.”

 

 “그래요? 그럼 며칠 정도 머물 건가요?”

 

 “급한 일만 대충 처리하고 온 거라 아무리 길게 있어봤자 나흘이 최대입니다.”

 

 나흘밖에 이곳에 있을 수밖에 없단 말에 나는 절로 실망했다. 적어도 1주일은 함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나를 보며 에드워드는 가볍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게 뭐라고 그의 손길 한 번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애정행각이라면 제발 저 없는 곳에서 해주지 않겠습니까?”

 

 “자네가 다른 곳으로 간다는 발상은 못 하나?”

 

 “네? 제가 왜 다른 곳으로 갑니까? 굴러온 돌이 그대로 굴러가야죠.”

 

 “두 분 다 제발 싸우지 마세요.”

 

 나는 유치한 다툼을 시작하려는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이 유치한 싸움마저도 그저 즐거웠다.

 한참을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별 볼 일 없는 대화를 하며 광대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그렇게 몇 분을 웃고 떠들고 있다가 대화 주제가 천천히 다른 쪽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3개월 후에 어떻게 되는 건지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7월에 아스트라이아의 신전을 발견할거래요.”

 

 “아스트라이아면…. 정의의 신이군요.”

 

 “에드워드 씨, 잘 아시네요….”

 

 “신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신전으로 가면 된다는 건가요?”

 

 “네. 그러면 된다고 했는데, 솔직히 잘 될지도 모르겠어요. 수상쩍은 점쟁이에게 들은 거라서…….”

 

 “그래도 그 말밖에 지금 믿을 게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일단 믿고 행동할 수밖에 없죠.”

 

 “그렇죠…….”

 

 사실 자신도 그 점쟁이가 한 말을 다 믿어야 하나 의심이 가던 찰나였다.

 하지만 이 세계에 떨어지고 나서 자신이 유일하게 얻은 단서이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아무리 의심이 가도 지금은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때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자신은 혼자도 아니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사람이 무려 두 명이나 더 있었다.

 이 세계에 처음 떨어졌을 땐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는데, 어느새 두 명이나 자신의 편이 생긴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그리 나쁘지 않게 살아온 것 같아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쨌건 중요한 건 7월까지는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베르한 님에게도 7월까진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거군요.”

 

 “…아버지께는 죄송하지만, 그래야겠죠.”

 

 라니에스의 가족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어쨌건 자기 일이 해결되는 게 먼저였다.

 그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돌아가서 다시 정략결혼 이야기를 듣는 것도 곤란한 일이었고, 그들을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다.

 자신에게는 엄연히 진짜 가족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이름도 부를 수 없는 처지이지만, 어쨌건 자신에겐 베르한은 타인 같았다.

 

 ‘베르한 그 사람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정말 타인인 걸 어쩌겠어.’

 

 “어쨌건 돌아가서도 저는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부탁할게요. 그나저나, 에드워드 씨는 여기서 며칠간 지낼 건데 잘 곳은 정해졌나요?”

 

 “아뇨. 그래서 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만.”

 

 “네…?”

 

 “안됩니까?”

 

 “왜 당신이 여기서 잡니까?”

 

 “전 당신 말고 릴리의 의견을 물은 겁니다만…. 애초에 이 집 주인은 릴리 아닙니까? 그쪽도 얹혀사는 입장이나 다름없는데.”

 

 “허 참…. 릴리 아가씨, 이분 원래 이런 분입니까?”

 

 “글쎄요…….”

 

 솔직히 이런 그의 모습은 처음 보는 거라 낯설면서도 새로운 그의 모습을 봤다는 생각에 작게 웃음이 나왔다.

 둘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뒤로 한 채 이 집에 남은 방이 있나 생각해봤다.

 하지만 애초에 샤와 둘이서 지낼 생각으로 산 집이라 잘만한 방이라고는 샤의 방과 내 방, 그리고 거실뿐이었다.

 에드워드는 일단 귀족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거실에서 자라는 건 좀 그렇겠지?

 그럼 잘만한 방은…. 내 방 아니면 샤의 방뿐인데. 내 방에서 같이 자는 에드워드를 생각하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무리 그래도 같이 자는 건 너무 이르지! 그럼!’

 

 나는 허튼 생각이 더 들기 전에 얼른 고개를 저으며 여전히 투덕거리는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둘은 떨어져서도 서로를 향해 뭐라고 더 하고 싶은 듯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도대체 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잘 곳이 있긴 있어요.”

 

 “어딥니까? 아니, 어디든 좋습니다. 곱게 자기만 할게요.”

 

 “정말이죠? 어디든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물론입니다. 거실도 괜찮습니다.”

 

 “거실은 제가 죄송하죠. 그러니까 샤랑 같이 자세요.”

 

 “영애!”

 

 “릴리!”

 

 둘 다 내 말이 끔찍이도 싫었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귀를 막으며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왜 둘이 서로를 마음에 안 들어 하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 갔다.

 조금만 제대로 대화해보면 둘이 마음이 잘 맞을 것도 같은데…….

 아니, 오히려 서로가 닮아서 싫어하는 쪽인 건가? 어느 쪽이든 앞으로 4일간 같이 지낼 건데 친하게 지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에드워드 씨, 아까 말했죠? 어디든 좋다고.”

 

 “…그랬죠.”

 

 “그럼 한 말을 지키세요. 그리고 샤.”

 

 “네, 영애.”

 

 “여긴 엄연히 제집이에요. 그러니까 샤가 양보해줘요.”

 

 “…알겠습니다.”

 

 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로를 노려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 웃음소리에 둘은 나를 쳐다보더니 서로를 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마 둘도 이 상황이 웃긴 거겠지.

 한참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샤는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도와 옆에서 자잘한 일을 했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어쩔 바를 모르고 기웃거리다가 결국 귀찮으니 비키라는 샤의 말에 식탁으로 가 있어야 했다.

 조촐한 저녁상이 차려지고 우리 셋은 평범한 일상을 나누듯 식사를 했다.

 나는 그 광경을 아주 오래도록 바라봤다. 아주 예전부터 이랬던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이 광경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지낼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내 세계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내 세계엔 나를 기다릴 가족과 친구가 있겠지만, 그래도 점점 잊혀가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보단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한 거 아닐까?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걸까?

 나는 조금 식은 스튜를 입에 넣으면서 두 사람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할 수 있다면 이 순간을 평생 기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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