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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16.
작성일 : 20-08-10 16:16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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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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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와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굉장히 어색했다.

 연애를 막 시작한 연인이 다들 그렇듯 괜히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심정이었다.

 옆에 있는 에드워드를 보면 어쩔 수 없이 설레다가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3개월 후에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라니에스가 아니라는 말은 그렇게 쉽게 꺼내놓았는데 막상 내 일이 되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뭐라고 말하면 당신이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말하든 그는 상처받을 것이다. 두 번이나 같은 몸에 있던 연인을 떠나보내는 남자라니……. 운명이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지독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에게 달려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가 상처받을 것이 걱정될 뿐이지.

 어떻게 하면 당신과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내가 3개월 후에도 여기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아직 해결된 것도 없고, 해결할 것도 많지만 그래도 당신 곁에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위안이 됐다.

 에드워드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자 샤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돌아오셨으니 저는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어, 어딜 가요?”

 

 “비밀입니다. 제가 잠시 외출하는 동안 두 분이 이야기 나누세요.”

 

 샤는 그렇게 말하곤 집에서 나갔다. 집 안에 둘이 남자 좁은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넓게 느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어색함이라곤 하나도 없었는데, 이 사람이 좋다는 마음을 깨닫자마자 이렇게 어색해지는 것이 당연한 걸까?

 연애는 처음인지라 이 상황이 나는 그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좋아한다는 말도 안 했는데 사귀는 걸까?

 이쪽 세계의 연애관은 잘 모르는지라 머릿속엔 물음표가 하나둘, 늘어났다.

 늘어나는 의문들에 인상을 찌푸리자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려 나는 시선을 돌려 웃음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다.

 시선을 돌리자 에드워드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 미소를 보자 생각하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의문들이 뭐가 중요할까. 그냥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왜 웃어요?”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 보여서요. 그렇게 얼굴에 티가 나는 사람인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요……?”

 

 내 질문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 시선은 마치 오래된 도자기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아주 생경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비로운 무언갈 보는 시선이었다.

 

 “당신이 없는 동안 내가 참 많은 당신의 처음을 놓쳤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하고.”

 

 “…….”

 

 “이런 마음을…. 당신에게 품어도 되나 싶어서…….”

 

 “…….”

 

 “내가…. 라니에스가 아닌 당신을 이렇게 바라봐도 괜찮은 걸까?”

 

 그의 질문에 그가 안고 있던 마음의 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깨달았다.

 그는 아마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혼란스러워했을 거다. 같은 얼굴의 다른 사람.

 사랑하는 것은 나인가, 그녀인가. 그는 자신에게 수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했겠지.

 나와 라니에스 사이의 경계를 만들고, 서로 다른 타인이라는 것을 몇 번이나 인식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아주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라니에스를 떠나보냈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으로 인해서 한순간에.

 처음에 만났을 때 그런 식으로 그에게 말하면 안 됐었다. 적어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이해시켰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갑자기…왜 사과를 해요?”

 

 “그냥…. 처음 만난 날 그런 식으로 이야기할 게 아녔다는 걸 갑작스레 깨달아서 그래요.”

 

 “하긴…….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긴 했어요.”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라니에스와 그녀의 몸을 하고서 그녀가 아니라고 말하는 여자.

 그날 일은 정말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누가 그런 상황이었어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날 일은…. 충격적이다 못해 머리에 번개를 직방으로 맞은 것 같았으니까.

 사람 하나가 변했으나, 세상은 지나칠 정도로 평범했다. 내가 경험한 일이 진짜인가? 싶어 다시 확인해봐도 진짜였다.

 변한 거 하나 없는 세상 속에서 오롯이 나만이 변한 것 같았다. 나만이 태풍 속에 혼자 남겨진 기분.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데 아무도 내 심정을 몰라준다. 어디다 말할 곳도 없다. …그래서 그녀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니 이상한 이야기였다.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더군요. 그런 상황에 놓였으면 어디다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겠죠.”

 

 “…….”

 

 “그게 그 사람의 연인이었다는 게 조금 운이 나빴던 점이지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웃어 보였으나, 어떻게 웃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그녀가 그리 밝은 표정을 짓지 않은 거로 봐선 좋은 표정은 아녔겠지.

 과거의 일로 그녀에게 사과를 받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 일이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을 텐데…….

 사과받을 대상이 틀렸지만, 그녀의 마음이 편해지려면 사과를 받아야겠지.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이 일부터 해결하는 게 맞는 순서일 것이다.

 

 “이젠 괜찮습니다. 당신이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그래도.”

 

 “정말로 괜찮아요. 이미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사과받을 일도 아닌걸요.”

 

 “하지만 제가 오지 않았더라면…….”

 

 그 뒤의 삼킨 말이 무엇인지 알기에 나는 굳이 되묻지 않았다. 분명 그녀가 오지 않았다면 난 라니에스와 함께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오기 전까지의 일이었다. 그녀가 온 뒤로 이미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가정은 인제 그만 해야 했다. 어차피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다. 과거의 일에 후회하기보단 미래를 같이 보고 싶었다. 그게 지금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과거 일은 그만 말해요. 어차피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거 잘 알잖아요?”

 

 “그러네요…….”

 

 “그보단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계속 여기서 살 거라든지…. 뭘 하며 지낼 거라든지.”

 

 그의 말에 나는 해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이번엔 제대로 잘 말해야 하는데. 처음 그를 만났을 때처럼 어설프고 서툴게 말했다가 그를 또 상처 줄까 두려웠다.

 마음이 달라지니 사람을 대하는 것도 달라졌다. 아마 그에게 어떤 마음도 없었다면 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조용히 있다가 3개월 후면 떠나는 게 모두를 위해서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입 다물고 있었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에겐 말해야 했다. 어설픈 모래 위에 지은 성 같은 관계가 되고 싶진 않았다.

 

 “…에드워드.”

 

 “네?”

 

 “할 이야기가 있어요.”

 

 “그렇게 진지하게 말하면 조금 겁나는데…. 무슨 이야기입니까?”

 

 잘 말해야 해. 상처 주지 않게, 놀라지 않게…….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데?

 3개월 후면 난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어떤 식으로 하든 그는 상처받을 것이다.

 겨우 마음을 연 사람에게 내가 또 상처를 주는 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생각하자 솟아나던 용기가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나중에 말하면 안 될까? 꼭 오늘 말해야 하는 걸까? 내일이나 내일모레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미루고 싶다. 할 수 있으면 영영 미뤄버리고 싶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미루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릴리…?”

 

 “손…잡아줄래요? 용기가 안 나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 건데요?”

 

 그 역시 자신의 불안함을 읽었는지 자신의 손을 꼭 붙잡아줬다. 벌써 이렇게 힘든데 이별할 때가 오면 얼마나 더 힘들까?

 그래도 이야기해야 한다. 뭐든 대화에는 때가 있다. 지금이 아니면 분명 다시 이런 이야기를 꺼낼 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 일이 그를 또 상처 주고 괴롭게 한다 한들 자신은 말해야 했다. …그렇지않으면 후에 그가 더 큰 상처를 입을 테니까.

 

 “저…. 어쩌면 제가 있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게…무슨…….”

 

 “아직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미리 이야기 해둬야 할 것 같아서…….”

 

 “…….”

 

 “3개월 뒤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해지겠지만, 그래도 당신한테는 이야기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 것뿐인데 눈물이 자꾸 흘러나왔다.

 이별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그저 헤어질 수 있다는 가정 하나만으로도 슬퍼졌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은 내 통제를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흘러나와 뺨을 자꾸 적셨다.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적어도 당신이 울기 전에 내가 먼저 울고 싶지는 않았는데…….

 

 “릴리.”

 

 “흡…. 미안해요…….”

 

 “릴리, 사과는 그만하고 저를 봐요.”

 

 눈물에 아롱져 흐릿한 시선을 들어 올리자 그의 어설픈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왜? 왜 당신은 이 순간에도 웃어 보이는 거야? 나한테 욕하고 화내도 모자랄 판국에 왜 당신은….

 그것이 더 서러워서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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