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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스톡홀름 신드롬
작가 : 새이
작품등록일 : 2020.8.10

계약작입니다. 공모전 기간 종료 후, 업로드된 회차는 삭제처리됩니다.
감사합니다:)

 
4. 위험한 인질.
작성일 : 20-08-10 00:40     조회 : 169     추천 : 0     분량 : 5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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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라니까요?”

 

 보다못한 내가 희성을 향해 재차 내리라는 말을 던졌다. 보내줄 때 가지, 왜 굳이 버티고 있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보통 인질이었다면 쏜살같이 문을 박차고 내렸을 텐데. 내가 권희성을 통해 당혹감을 느낀 것은 이로써 세 번째였다. 제 아버지의 시체를 보고도 덤덤했을 때, 로프도 없이 3층 높이를 간단한 파쿠르만으로 내려왔을 때, 마지막으로… 지금, 보내주는데도 안 가는 것까지.

 

 “제가 지금 여기서 내리면, 두 분은 바로 잡히실 겁니다.”

 

 희성이 싱그레 웃으며 ‘이래도 내리라 하실 겁니까?’ 라고 덧붙이자, 유신은 역시 희성을 죽여야겠다며 소리쳤다.

 

 “서울 한복판에서 강원도에 있던 제가 발견된다면, 당연히 검찰에서 수상하게 여기고 모든 감시 카메라를 쥐 잡듯이 뒤질 겁니다.”

 

 맞는 말만 골라서 유신을 향해 내뱉은 희성이 다시 내게 고개를 돌려 그 진득한 시선을 맞췄다. 그리고는 제 지갑을 들고 있는 내 손을 슬쩍 보더니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리고 제가 잡히지 않게 탈출도 도와줬는데, 이런 저를 이렇게 단물만 쏙 빼먹고 가차 없이 버리는 겁니까?” 그러더니 그는 ‘이원 씨는 보기보다 진짜 매정한 사람이네요.’ 라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대체 쟤가 지금 뭐라는 거야? 집에 보내준다니까 버리는 거냐는 소리나 하고 있지를 않나, 그리고 내 이름은 대체 언제 들은 거야!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당황스러운 남자네.

 게다가 인질 주제에, 왜 꼭 납치범인 우리를 걱정하는 것 같지? 오히려 본인에겐 우리가 잡혀야 좋은 거 아닌가.

 

 “...유신, 일단 내 집으로 가자.”

 

 일단 계속 이런 식이면 평생 셋 다 집에 못 갈 것 같으니까 우선은 집에 가는 게 맞는 듯했다. 본인이 가지 않겠다는데 어쩌겠어? 일단 집으로 데려가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권희성을 유신의 집으로 보내면… 왠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 당할 것 같으니까 그건 피하고.

 

 “뭐? 저 떨거지를 집에 들이겠다고?”

 

 “괜찮으니까 가자. 계속 갓길에 서 있을 수만은 없잖아. 본인도 싫다하고...”

 

 ‘졸지에 진짜 납치범이 되어버렸네.’ 계획에 없던 일이 연달아 생기는 바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야 떨거지. 일단 오늘은 우리 집으로 가. 니가 뭔데 우리 병아리 집을 가?”

 

 곧 내 집에 도착하자 자연스레 나를 따라 내리려는 희성을 유신이 저지했다.

 

 “병아리? 애칭인가요 그건? 취향 참 유치하시네요.”

 

 “뭐? 너 지금 유치하다고 했...야! 너 어디가!! 내 집으로 가자고!!”

 

 유신이 차 문을 열고 내리려는 희성을 향해 재차 소리치자, 이내 희성은 뒤돌아 유신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고는 이원이 듣지 못 할 정도의 아주 작은 소리로 또박또박, 천천히 유신의 귓가에 속삭였다.

 

 “난 이쪽 인질이지, 그쪽 인질이 아니야.”

 

 희성과 단둘이 집에 있는 것만은 절대 안 된다며 따라내린 유신 덕분에

 결국 내 집엔 희성과 유신, 모두가 들어오게 되었다.

 

 ***

 

 수상했다.

 

 하필 서재 앞에서 이원이가 마주친 게 권희성이라니. 분명 내가 아는 ‘한성 그룹’의 권희성은…

 

 10년 전, 내가 19살일 때 이원이의 후견인이자 스승을 자처한 나는 이원이를 보기 위해 햇님 보육원에 자주 들렀다.

 

 “유신!”

 

 내가 갈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나를 반기는 이원이는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내가 5살이나 더 많은데도 ‘오빠’ 소리는 죽어도 하지 않는 이원이였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배우는 이원이에게 내가 더 바랄 건 없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내가 이원이를 보러 갈 때마다 눈에 띄게 거슬리는 남자가 있었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경호원 같은데. 은닉술에 능하지 못 한 건지, 자신이 이원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굳이 숨길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건진 몰라도 그 남자는 어설프게 몸을 숨긴 채 이원이를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단지 일정 시간동안 이원이를 마냥 지켜보기만 할 뿐, 그 어떤 행동도 직접적으로 취하지는 않았다.

 

 ‘거슬려.’

 

 내가 아닌 누군가가 저 남자를 통해 이원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햇님 보육원에 매일 같이 나타나서 이원이를 감시하는 남자가 있어. 그에 대해 좀 알아봐.”

 

 나는 곧바로 가문의 사람을 시켜 그 남자의 뒷조사를 행했다.

 

 “유신님, 남자의 이름은 최재웅, 올해 22살 입니다. 보육원에서 나간 뒤에 곧바로 한성 오너의 자택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소속은 한성 그룹의 둘째 아들인 권희성의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 작은 도련님은 나이가 몇 살이시지?”

 

 “올해로 10살입니다.”

 

 허, 고작 10살짜리 꼬맹이 주제에 사람을 시켜서 보육원의 여자애를 감시했다는 건가. 한성그룹 같은 대기업의 도련님이 왜 평범한 보육원 아이인 이원이를 알고 있는 거지?

 

 그 도련님은 대체 어디서 이원이를… 아. 혹시, 그건가?

 

 언젠가 이원이가 내게 말해주었던 ‘초콜릿 사건’의 주인공이, 설마 권희성...?

 

 초콜릿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언젠가 햇님 보육원의 원장이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와 자비로 선행을 베풀고 있어 자금난을 빈번하게 겪는다는 신문기사가 난 적 있었다. 그를 본 대기업 임원들과 그 일가가 단체로 봉사를 왔다. 물론 순수한 호의 차원에서 온 봉사는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취재진들이 몰려왔고, 대기업 임원들은 보여주기 식의 봉사를 하고, 기자들은 사진을 찍었다. 그날 기업인들은 그들만을 위해 쓰여진 기사로써 모두에게 천사 소리를 들었고, 그렇게 봉사는 그들의 말마따나, ‘완벽하게’ 끝이 났었다.

 

 이원이는 그 뒤로 그런 식으로 보육원에 봉사 오는 기업들은 전부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오는 것을 알고는 싫어하기 시작했다.

 

 여느 날도 한 대기업에서 봉사를 왔었다고 한다. 저의 어머니 손을 잡고 봉사에 참여한 남자아이는 이원이에게 “다음에 또 올게.” 라며 초콜릿을 주었는데, 이원이는 그 초콜릿을 발로 밟아 으깨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이딴 초콜릿은 보육원에도 차고 넘치거든? 너네같은 도련님들은 사회에 보여주기 식으로 억지로 와선 다시는 안 오는 거 알아. 그러니까 같잖은 위선떨지마. 그거 되게 역겨우니까.”

 

 분명 14살이 내뱉을 법한 문장들은 아니었지만, 이원이라면 충분히 에둘러서 말한 거였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게, 그 도련님은 당시 10살이었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도련님은 오히려 생긋 웃었다고 한다. “나는 누나 보러 매일 올게. 그럼 되는 거야?” 라는 말과 함께. 이원이는 너는 그렇게 하지 못 할 거라며 비웃었지만, 그날 이후, 그 도련님은 정말 매일 같이 보육원에 왔다고 한다. 그것도 매번 새로운 초콜릿과 함께.

 

 하지만 그도 잠시뿐, 도련님의 일탈은 계속 될 수 없었다. 부모님께 들킨 건지,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가 이 얘기를 들은 직후였다. 이원이를 감시하는 남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아니, 어쩌면 더 오래 전부터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히요코, 보육원에서 나오지 않을래? 너가 살 집도 이미 마련되어 있으니까...”

 

 이원이를 지켜보는 것이 권희성임을 알게된 나는 그가 거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이원이를 데리고 보육원을 나왔다. 그 후로 권희성은 이원이를 계속 감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최선을 다해 이원이를 그로부터 꽁꽁 숨겨 왔으니까.

 

 ***

 

 그런데 그 권희성이 지금 이원이의 집에 와있다. 경로가 어찌되었든,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전히 그 거슬리는 웃음을 짓고 있는 것도.

 

 “너, 무슨 속셈으로 집까지 따라온 건진 몰라도 이원이한테 허튼짓할 생각마라. 난 너같은 부류에 대해 잘 알고 있거든.”

 

 이원이 손님용 이불을 꺼내러 간 사이, 나는 이때다 싶어 권희성에게 경고를 했다. 분명 저도 나를 알고 있을 것이다. 보육원에서 이원이는 늘 나와 함께 있었으니까.

 

 “글쎄요,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그쪽이 이원 씨의 아버지라도 됩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르쇠로 나오는 뻔뻔한 그 모습에 역시 권희성을 죽여야겠다는 욕구가 다시 한번 솟구치기 시작했다.

 

 뭐 이런 여우새끼 같은…

 

 “뭐해 둘이? 아니 유신, 아직도 안 갔어? 괜찮다니까 그러네. 내가 애도 아니고.”

 

 이원이는 은근 순진한 구석이 있어서 더더욱 이 여우와 한 공간에 둘 수 없었다.

 

 “난 안 괜찮아. 내가 이 새끼 뭘 믿고 너랑 밤새 한 공간에 둬? 지 아빠 죽였다고 너 잘 때 공격할지 누가 알아?”

 

 “아까도 말했지만, 난 이원 씨한테 어떤 해도 끼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조용히 집이나 가셨으면 좋겠는데.”

 

 그러더니 ‘이원 씨는 저를 믿는다고 했거든요’ 하며 웃는다.

 

 “도대체 언제 이원이가 너를 믿는다고 한 건데?”

 

 “그건 이원 씨와 저만 아는 비밀인데요.”

 

 “...이 망할 여우새끼가 진짜!”

 

 ***

 

 어쨌든 희성을 맨바닥에 재울 순 없었기에 잠시 손님용 이불을 꺼내러 갔다 돌아와보니, 어찌된 일인지 둘은 각자 호랑이와 용이되어 서로를 보곤 으르렁거리며 신랄하게 싸우고 있었다.

 

 ...게다가 29살과 20살이 나누는 대화라는 게 참 유치하기 짝이 없어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둘 다 입 다무시죠. 사이좋게 손잡은 채로 쫓겨나기 싫으면.”

 

 왠지 유신과 희성의 사이가 급격하게 안 좋아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으르렁거리는 꼴을 보니, 이건 기분 탓 아닌 것 같은데? 잠깐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절대 둘이 1m 이내로 붙어있지 마!! 그리고 떨거지 너! 내가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올 거니까 허튼짓하기만 해!’

 

 유신은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기도 내 집에서 자겠다며 떼를 썼다.

 

 결국 유신은 혹시라도 희성이 밤새 나를 공격하려 들 수 있으니 나이프를 품에 소지한 채 잠들겠다는 약속을 기어이 내게서 받아내고 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어찌됐든 당신은 내 인질입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내 시야 안에 머무세요. 죽고 싶지 않다면 이제와서 도망칠 생각도 말고.”

 

 문득 진한 시선이 느껴져 옆을 힐긋 돌아보니 희성이 빙글 웃으며 다가왔다.

 

 “그럼 우리, 침대에서 같이 자는 건가요?”

 

 희성을 집에 들인 이상, 나는 희성을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도 가까이에서.

 

 그렇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권희성은 나를 친근하게 대하면 대했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처럼 익숙하게 대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은 신묘하게도 일말의 위화감조차 들지 않아 도리어 내가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었다.

 

 지금도 봐. 침대에서 같이 자냐는 헛소리나 하고 있는 거. 이건 누가 봐도 인질의 태도가 아니잖아!

 

 “권희성 씨는...지금 나에 대한 경계심이 너무 없는 거 아닙니까?”

 

 “...제가 당신을 경계해야 합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나는 납치범이고, 너는 인질인데요.”

 

 “저는 당신을 경계하기 싫은데요.”

 

 그의 말에 나는 내가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이 남자는 수상한 게 아니라, 완전 위험한 인질, 그 자체였다.

 

 
작가의 말
 

 쭉 함께 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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