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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늘부터 가정교사입니다
작가 : 어린비
작품등록일 : 2020.8.1

유치원 선생님 감은아.

그녀는 어느 사건으로 인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고, 백수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불행한 일은 왜 한꺼번에 일어나는 걸까.

취직도 안 되고, 집주인이 월세를 올린 덕에 집까지 잃게 된 그녀.

그렇게 하루하루 걱정 속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내밀어진 구원의 손길.

"저희 조카의 가정교사가 되어주실래요?"

담임이었던 시왕의 보호자 서천이 그녀를 고용하고, 얼떨결에 은아는 시왕의 가정교사가 된다.

하지만 까칠한 애늙은이 시왕을 가르치는 일이란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어쩐지 이들이 수상하다?!

과연 은아는 제대로 된 가정교사가 될 수 있을까?

 
14화. 그들만의 세상(1)
작성일 : 20-08-09 23:46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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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아가 쭈뼛거리는 발걸음으로 부엌에 얼굴을 빠끔 내밀었다. 어쩐지 양심이 찔려 선뜻 부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서천은 은아의 몫인 듯, 밥솥에서 둥글둥글하게 밥을 퍼 올리고 있었다.

 

 

 베이지 색의 앞치마를 한 서천의 모습이 눈이 부셨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이 부시는 것은…

 

 ‘와아… 저게 다 서천 씨가 차린 거라고…?’

 

 다름 아닌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상이었다.

 

 

 이미 식탁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국이 올라와 있었고, 색색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먼저 도착한 시왕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중이었다.

 

 

 어쩐지 그의 얼굴이 붉어보였다.

 

 

 ‘하… 내 요리실력… 눈 감아…’

 

 은아가 이마를 탁 짚으며 눈물을 삼켰다. 앞으로 식사 준비는 그녀가 해야 할 텐데, 서천이 차린 음식들을 보니 벌써부터 기세가 꺾였다.

 

 

 요리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나…

 

 꼬르륵-

 

 본능적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맛있는 냄새를 맡자 금세 배가 고파졌다. 그 소리가 꽤 컸는지 서천과 시왕이 동시에 그녀를 돌아보았다.

 

 

 “아, 은아 씨. 잘 잤어요?”

 

 그의 얼굴이 아침 햇살처럼 해사했다. 은아는 제 발에 저려 움찔 어깨를 떨었다.

 

 

 “죄… 죄송해요… 식사 준비는 제가 하기로 했는데…”

 

 은아가 슬쩍 부엌으로 들어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서천은 때마침 다 푼 은아의 밥그릇을 그녀의 자리로 보이는 곳에 사뿐히 내려놓았다.

 

 

 “죄송하긴요. 오늘은 은아 씨 첫날이니까 꼭 제가 만든 음식을 먹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깨우지도 않은 건데요, 뭘.”

 

 이어 그는 식탁 의자를 드르르- 빼더니 은아를 향해 손짓했다. 그의 미소에서 나뭇잎에 매달린 물방울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앉으세요. 식기 전에 먹어야죠.”

 

 저 사람은 천사가 분명해… 그의 다정한 말씨에 은아는 아침부터 절로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화장기 없는 은아의 말간 뺨에 붉은 빛이 떠올랐다.

 

 

 타악-

 

 식탁 위에 내려놓은 시왕의 물 잔이 큰 소리를 내었다.

 

 

 “… 선생님, 눈곱 꼈어요.”

 

 이어 심술궂은 목소리가 그들 사이에 찬물을 끼얹었다. 헉! 그 한 마디에 은아는 낯빛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이어 급히 고개를 돌려 눈을 비비는 그녀였다. 분명 오면서 대충 정리는 했는데…

 

 “누… 눈곱 아니거든?”

 

 은아는 괜히 큰소리를 치며 서천 몰래 시왕을 찌릿 쏘아보았다. 그는 태연하게 숟가락으로 밥 한 술을 떠올리고 있었다. 고고한 그 얼굴이 어찌나 얄미운지.

 

 

 ‘아무리 그래도 그걸 서천 씨 앞에서…!’

 

 그런 그녀를 보는 서천이 푸흡-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음에 은아는 어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어졌다. 낯 뜨거운 그녀의 고개가 의기소침하게 숙여지자 서천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 오해하지 말아요. 귀여워서 그런 거니까.”

 

 에?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은아가 벙 쪄 있자, 서천은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고갯짓을 했다.

 

 

 “앉아요, 은아 씨.”

 “아… 네에…”

 

 은아가 손으로 얼굴을 식히며 그가 빼내준 자리에 가서 엉덩이를 붙였다.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시왕은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한쪽 입 꼬리를 들썩였다. 이내 은아가 정신을 챙기는 사이 그는 서천을 향해 입을 벙긋거렸다.

 

 

 미쳤어?

 

 신경질적으로 꼭꼭 씹어 내뱉는 입모양에도 서천은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이윽고 그 역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은아를 향해 눈을 둥글게 접었다.

 

 

 “은아 씨를 위해 신경 좀 썼어요. 평소에는 이렇게 먹지 않으니까 앞으로 식사 준비에 대해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곡을 찔린 은아가 헙- 숨을 들이켰다. 이미 서천은 그녀의 걱정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서천이 젓가락을 들자 은아 역시 어색하게 숟가락을 손에 쥐었다. 이어 옆에 놓인 국으로 시선을 내린 은아가 멈칫했다.

 

 

 “어… 미역국이다.”

 

 내뱉은 혼잣말이 어째 얼떨떨해보였다. 은근히 기대에 찬 눈길로 그녀를 곁눈질하고 있던 서천이 아- 소리를 내었다.

 

 

 “은아 씨의 첫 출근 날을 기념하는 데엔 미역국이 좋을 것 같아서 끓여봤어요. 혹시 싫어해요?”

 “아? 아뇨, 아뇨!”

 

 은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숟가락을 국그릇에 담갔다.

 

 

 “저희 엄마가 예전에 시도 때도 없이 끓여주던 거라 질리도록 먹었었거든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는 별로 안 좋아했었어요.”

 

 푸스스- 옅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너머 눈동자가 애틋하게 가라앉았다.

 

 

 “그래서 그런가… 그 이후로도 안 먹게 되더라고요. 아, 절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안 먹는 게 습관이 돼서 그런 건지…”

 

 은아가 고개를 번쩍 들어 변명을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갑자기 조용해진 식탁의 분위기 속에서 서천뿐만 아니라 시왕의 눈길도 모두 그녀를 향해 있었다.

 

 

 고요하게 내려앉은 서천의 눈빛이야 그렇다 쳐도, 시왕의 안색에 뜻 모를 그늘이 졌다. 좀 전과는 달리 입술을 꾹 다문 그의 동공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은아는 그들의 반응이 영 의아했다.

 

 

 응? 뭐지? 지금 저 분위기는… 혹시 내가 부모님이 안 계시다는 걸 아는 거야?

 

 “그렇군요… 은아씨 어머니는 미역국 장인이셨나 보네요.”

 

 서천이 애써 분위기를 풀어보려 목소리 톤을 높였지만 그 안에서 어색함이 느껴졌다. 시왕은 여전히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 채, 제 밥그릇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 맞아요. 엄마가 미역국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났거든요. 하하… 그래도 맛은 좋았어요.”

 

 은아 역시 의문은 잠시 접어두고 다급하게 서천의 말에 동조했다. 괜히 본인이 말을 이상하게 꺼낸 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역국에서 벗어나야해… 머리를 굴리며 다음 주제를 찾던 은아는 아-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 오늘 시왕이와 외출해도 될까요?”

 

 서천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은아를 쳐다보았다. 시왕 역시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앞으로 시왕이와 함께 공부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교재가 없는 것 같아서요. 직접 본 후에 고르고 싶어서 서점에 좀 다녀올까 해요.”

 

 공부? 시왕이 살짝 고개를 삐딱하게 꺾었다.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에 은아는 말을 덧붙였다.

 

 

 “솔직히… 시왕이가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저는 나이 대에 맞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절 교육이나, 사회성 교육도 그렇구요.”

 

 미소를 띤 채 말했지만 마지막 말에 뼈가 있었다. 아하- 서천은 들썩거리는 입 꼬리를 간신히 잠재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세요, 그럼. 대신 금방 다녀 오신다면요.”

 “아…?”

 

 서천이 붙인 조건에 은아가 두 눈을 깜빡거렸다. 뭐… 애초에 오랜 시간 외출할 생각은 아니었다만… 얼마나 금방 와야 하는 거지?

 

 은아가 혼란스러워하자 서천이 슬쩍 그녀의 귓가로 얼굴을 쑤욱 들이밀었다. 이에 깜짝 놀란 은아가 숨을 흡- 들이켰다. 이내 그의 낮은 목소리가 은아의 고막을 간질였다.

 

 

 “그게… 시왕이가 생각보다 건강하지 않아요. 도시에서 떨어진 이곳에 있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라…”

 

 그의 말에 은아가 시왕을 바라봤다. 그들을 지켜보는 시왕은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딱히 어디가 아파보이거나 하는 안색은 아니었다.

 

 

 모르는 지병이 있나? 시왕을 담고 있는 은아의 눈동자가 점차 걱정으로 물들었다.

 

 

 서천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시왕의 반응을 흘깃거리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고 은아에게 다시 한 번 속삭였다.

 

 

 “그리고… 시왕이가 밖에 나가는 걸 무서워해서요.”

 

 그 말을 끝으로 서천이 은아에게서 서서히 떨어졌다. 밖을 나가는 걸 무서워한다고? 예전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 은아는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일단은 그를 돌아보며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둘이 무슨 이야기 했어?”

 

 시왕이 한쪽 눈썹을 들썩이며 입술을 비죽거렸다.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오는 그의 트레이트마크 표정이었다.

 

 

 서천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시왕이, 네가 말을 잘 안 들으니까 어차피 오래 외출하면 선생님이 힘들 거라고 말을 했지.”

 

 그는 이내 태연하게 젓가락으로 짚은 밥 한 덩이를 입에 넣었다. 짜증이 고인 시왕의 시선이 은아에게로 옮겨갔다.

 

 

 “진짜에요?”

 “글쎄?”

 

 은아 역시 천연덕스럽게 국물 한 술을 떠마셨다. 와아- 은아가 서천을 향해 엄지를 펴보이자 그가 설핏 웃어보였다.

 

 

 시왕 빼고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시왕은 빈정이 상해 자리에서 확 일어나버릴까 하다가 꾸욱 참았다. 일단 배가 고팠고, 서천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 최대한 먹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서천의 요리 실력은 시왕도 인정할 만큼 훌륭했으니까.

 

 

 그래도 자신이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티내고 싶은 시왕이 홀로 중얼거리며 밥을 거칠게 푹 떴다.

 

 

 “흥, 사람 앞에서 귓속말하는 거 안 좋은 행동이라고 말한 게 누군데…”

 

 분명 그 말은 은아에게 하는 것이었다. 은아는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아주 기억력 하나는 끝내주네, 끝내줘. 너야말로 그렇게 다 알면서도 나한테 일부러 싸가지 없게 하는 거냐? 엉?’

 

 은아는 맞받아치고 싶은 걸 꾸욱 참고 눈을 둥글게 휘었다.

 

 

 “시왕아. 밥 꼭꼭 씹어서 많이 먹어? 그래야 키도 쑥쑥 크지.”

 

 은아가 ‘키’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홱- 시왕이 자존심이 상한 듯 불퉁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 놈의 키… 진짜…! 작은 키가 시왕의 콤플렉스 인 건 또 어떻게 알고 저렇게 속을 긁는 건지… 시왕이 칫- 혀를 찼다.

 

 

 그의 무시무시한 시선이 느껴짐에도 은아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앞에 있는 달걀말이를 젓가락으로 짚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와아- 진짜 맛있어요! 완전 푹신푹신하다.”

 

 은아가 보란 듯이 서천을 돌아보며 웃었다. 서천 역시 뿌듯한 미소로 화답하며 다른 반찬 접시를 그녀에게 가까이 놔주었다.

 

 

 어쩐지 눈꼴이 시는 모습에 시왕은 밥알을 바득바득 씹었다.

 

 

 

 * * *

 

 쏴아아-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기어코 본인이 설거지를 하겠다며 은아가 남자 둘을 몰아낸 탓에 그들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중이었다.

 

 

 호록-

 

 이제 막 차를 한 모금 들이키는 서천 옆에 시왕이 바짝 다가왔다. 그러더니 그의 팔을 꾸욱 쥐었다. 움찔거리는 한쪽 입 꼬리에서 살벌한 기운이 느껴졌다.

 

 

 “지금 나 엿 먹이는 거지?”

 

 볼륨을 줄인 목소리가 음산하게 귓가에 꽂혔다. 서천은 잠시 멈칫했다가 그를 바라보며 특유의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니라고 하기엔 네가 이 상황을 너무 즐기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 더군다나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한 게 서천, 너 아니었어?”

 

 팔을 쥔 손에 거의 성인 남자만한 악력이 느껴졌다. 서천은 어설프게 하하- 웃으며 시왕의 손을 은근슬쩍 떼어놓았다.

 

 

 “가끔은 밖에도 나가줘야 숨을 쉬는 법이지요. 어차피 팔찌도 있으니 괜찮지 않습니까?”

 

 팔찌라는 단어에 시왕이 움찔했다. 그런 그의 반응을 느낀 서천의 표정이 살짝 미묘해졌다. 이어 그는 눈을 내리깔고 그의 왼손을 바라보았다.

 

 

 “이 참에 팔찌나 한 번 볼까요?”

 “됐어. 괜찮은데 뭐 하러 봐.”

 

 시왕이 슬슬 뒷걸음질을 하며 회피하자 서천이 그의 팔을 홱 붙잡았다.

 

 

 “그러면 더더욱 확인을 해야겠죠.”

 

 그때였다.

 

 

 “설거지 다 끝냈는데… 여기 이 앞치마는 어디다가 둘까요?”

 

 부엌 밖으로 고개를 내민 은아가 베이지색 앞치마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시왕은 이때가 기회라는 듯 재빨리 은아가 있는 곳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서, 선생님! 저 목마르니까 물 좀 주세요.”

 “어? 어… 그래.”

 

 은아가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서천은 흐음- 숨을 들이마시며 팔짱을 끼었다. 수상하다는 듯한 그의 눈이 시왕을 뒤통수를 찔렀다. 시왕은 애써 그의 눈을 외면한 채, 은아와 부엌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은아가 보리차를 꺼내 따라주는 동안 시왕은 그녀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뭔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갑작스런 행보에 은아는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선생님.”

 “으, 응?”

 “오늘 하루 저랑 쭈욱- 계속 같이 있어야 해요.”

 

 그녀를 올려다보는 눈빛에 은근한 간절함이 섞여 있었다. 그래서 은아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그럼. 원래 그러려고 온 거잖아.”

 

 생긋. 미소를 지은 은아는 습관적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멈칫했다. 안 좋아하겠지… 싶었으니까.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한숨이 둥근 입술 사이로 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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