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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사디스트
작성일 : 20-08-09 22:0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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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야! 너 어디 가! 몇 차례만 더 있다 리허설 내려 가야하는데.”

 “다녀올 데 있으니까 기다리고들 있어.”

 “네가 여기서 갈 데가 화장실 말고 또 어디 있는데! 뭐 다른 대기실에 뭐 숨겨둔 거라도 있냐?”

 

 남자의 얼굴 위로 사악한 미소가 피어났다.

 

 “저 새끼 표정이 음흉한 거 보니 또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데?”

 “야 박세한. 혹시 컴백일 오늘로 우겨서 잡은 거랑 관련 있는 거냐?”

 “와, 그런거냐? 저새끼가 대표님한테 지랄발광해서 컴백 당겨진 거 생각하면! 어우. 더 쉴 수 있었는데.”

 “닥치고. 오늘 1위 뺏기면 니들 다 나한테 뒤질 줄 알아.”

 

 남자의 살기 띤 목소리에 소파에 앉아 틱틱 거리던 맴버들의 목소리가 일순 멈췄다. 그는 대기실 TV 안에서 움직이는 오색조들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차갑게 굳은 눈빛과 그에 어울리지 않게 올라간 붉은 입술이 섬뜩함을 자아냈다.

 

 “지까짓 것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내 발 아래라는 거, 똑똑히 느끼게 해줘야지. 그러니 음방 순위 내주면 너네 다 나한테 뒤질 줄 알아. 저 병신 조류새끼들하고 급 다르다는 오늘 무대에서 확실히 보여주고 오자고.”

 

 내는 앨범마다 음악차트 1위, 화제성 1위, 각종 방송섭외요청 1위. 그야말로 아이돌의 아이돌. 데뷔와 동시에 모든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한, 동갑내기 4명으로 구성된 어퍼. 살기를 가득 내뿜고 있는 남자는, 그런 어퍼 내에서도 화제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더 S, 박세한이었다.

 

 그는 그룹의 리드보컬이자 메인 댄서로,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비보이조차 감탄할 정도로 고난도의 아크로바틱한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그는 일진설, 폭행설, 마약혐의 등으로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압도적인 음악성, 스타성등으로 그때마다 해당 논란을 잠재우고는 했다. 그야 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할까. 당당하다 못해 오만하기까지한 그임에도 그를 향한 사람들의 사랑은 그야말로 열렬했다.

 

 ‘분명 3층 대기실이라고 했지.’

 대기실 문을 열고 나온 그는 비상구 문을 열고 망설임 없이 아래층으로 향했다. 이제 곧 리허설이 끝났으니 마주칠 수 있을 터였다. 6년 전, 첫 인사를 하던 그때, 자신을 보던 그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이후 점점 높아져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절망어린 눈빛도 말이다.

 

 헌데, 이제는 그 하찮기만 하던 녀석이 자신의 자리를 넘보려고 한다. 아, 절대 그럴 수는 없지. 사냥감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육중한 발걸음을 내 딛는 포식자처럼 그는 계단을 내려갔다.

 

 끼이이익-

 

 

 **

 

 

 “아니, 인간적으로 좀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냐.”

 “누구?”

 “누구긴 누구야. 오색조랑 어퍼지. 솔직히 둘이 같은 날 컴백 무대 잡는 게 말이 되냐고”

 “그걸 오케이 해준 방송국 놈들도 좀 어이털리긴 함.”

 “아니 깨놓고 음방에 그 정도급이 같이 컴백 해버리면 우리 같은 찌끄래기들이 눈에나 차겠냐고. 안 그래도 오색조랑 겹친대서 망했다 싶었는데, 세상에 어퍼까지 가세하는 게 말이 되냐?”

 

 뮤직탱크 대기실이 있는 GBC 방송국 3층, 똑같은 노랑노랑한 스타일링으로 보아 한 그룹으로 보이는 두 10대 소년이 소변기 앞에서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하고 있었다.

 

 끼이이익-

 

 “아니 깨놓고 음방에 그 정도 급이 같이 컴백 해버리면 우리 같은 찌끄래기들이 눈에나 차겠냐고. 안 그래도 오색조랑 겹친대서 망했다 싶었는데, 세상에 어퍼까지 가세하는 게 말이 되냐?”

 “그냥 이름 없는 것들은 죽으라는 거지. 근데, 오색조 선배님들이 먼저 컴백날 정하지 않았나? 갑자기 어퍼 쪽에선 왜 컴백 날을 같은 날로 옮긴 거지? 솔까 같은 날 컴백하는 거 득보다 실이 많은 거 아냐?”

 “아씨. 몰라. 나도 진짜 묻고 싶다. 대체 왜 그러냐고!”

 “대체 왜 그러는지, 답을 알려줄까 후배님?”

 

 등 뒤 편에서 느릿한 템포로 자신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스산한 목소리에 두 소년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저게 사람의 얼굴 크기인가 싶을 정도로 작은 조막만한 얼굴, 그리고 트레이드마크인 왼쪽 눈썹 중앙에 강하게 난 스크래치. 선망과 두려움의 대상인 어퍼의 리더 S였다.

 

 “에? 으어어억! 서, 선배님!”

 “헙”

 

 기척도 없이 두 사람의 등 뒤에 서 있는 목소리의 주인은 차갑게 메마른 눈과는 대조적으로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공포감을 자아내 두 십대 소년은 허둥지둥 바지지퍼를 올리고는 머리를 조아렸다.

 

 “반갑습니다. 선배님. 틴에이지 유진이라고 합니다.

 “아,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앗! 아씨. 아! 죄송합니다. 선배님께 욕하는 게 아니고. 저는 틴에이지 맥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급하게 바지 지퍼를 올리다 그만 손에 노란 소변 방울이 튄 소년은 그것을 채 털어내지도, 그렇다고 닦아내지도 못한 채,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데뷔 전 치른 소속사 내 평가에서 모든 부문에서 A도 아닌, S등급을 받아 생긴 예명이었지만 일진설, 마약투약, 폭행혐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로는 사디즘의 S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돌던 그였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 후배님. 손에 소변이 튀었네. 남자란 자고로 뒤처리가 깔끔해야 하는데.”

 

 S는 안주머니로 손을 가져가더니 딱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실크손수건을 꺼내 들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안절부절못하는 소년의 손을 툭툭 두드리듯 닦아주었다. 다독이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가 제 손에 와닿는 실크 손수건의 감촉과 어우러져 잔뜩 긴장했던 몸을 느슨하게 했다. 맥스는 그만 그에 대한 소문도 잊은 채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그를 보았다.

 

 새까만 정장에 그보다 더 짙은 컬러의 퍼(fur)를 두른 모습이 마치 제 몸집을 더욱 부풀려 상대를 제압하고자 하는 포식자의 갈퀴처럼 보인다. 경탄과 두려움이 가득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작은 어린새를 보며 S가 천천히 입을 벌렸다.

 

 “우리 후배님. 아까 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줄까?”

 “아! 아닙니다! 제가 선배님께서 여기 계신 줄 모르고 감히- 웁! 욱!”

 

 엄청난 스피드였다. 강한 힘이 눈 깜짝할 새에, 소변을 닦았던 손수건이 소년의 입으로 욱여넣어졌다. 핑크머리 소년은 제 친구가 당하고 있는 일에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토끼 눈이 되어 바라보고 있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맛 좀 보라고. 주제 모르고 나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말이야.”

 

 거친 행동과는 달리 흥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유로운 말투였다. S는 천천히 세면대로 가 손을 씻기 시작했다. 두 10대 소년은 겁에 질린 채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제 주변 사람들의 그런 모습이 익숙하기라도 한 듯, S는 아무렇지도 않게 거울을 보며 자신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이내 화장실 밖을 나오며 뒤를 돌아, 겁에 질린 두 소년에게 말했다.

 

 “아. 그 손수건은 후배님이 가져. 베드사제꺼야. 급에 안 맞는 물건 같기는 한데, 선물로 줄게.”

 

 

 **

 

 

 타닥타닥타닥

 시나는 오늘도 텅 빈 진료실의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요즘 박순희의 미션을 수행하느라 정말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본인이 만든 너튜브 동영상의 5개 국어 자막을 만들라고 하지를 않나, 휴대폰으로 하루종일 오색조 이번 앨범 전곡을 틀어놓으라고 하지를 않나. 거기에 오만 팬미팅 응모 신청까지.

 

 하…. 직장다니면서, 학교다니면서 이 짓거리 하려면 보통 정성이 필요한 게 아닐 텐데. 원래 빠순이들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거였나? 오늘도 그 기집애가 뮤직탱크인지 장갑차인지를 보러 안 갔으면 또 하루 종일 들들 볶였을 테지. 마침 아침 진료가 있어 그놈의 아침길인지 뭔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시나였다. 감사합니다. 나의 환자분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그녀는 지금도 무희열의 사절지에 방청 신청 글이나 쓰고 있다.

 

 ‘시나야. 이건 진짜 무조건 가야한다. 알겠지? 너도 쓰고 나도 쓰는 거야.’

 ‘야이 미친 건물주야. 너 작가라며. 네가 쓰면 될 거 아냐!“

 ‘노노. 네가 아직 세상물정을 잘 모르나본데, 나처럼 전문적인 필력이 들어가면 그게 또 딱 티가 나거든. 그니까 너처럼 순수한 사람의 글이 필요해. 적당히 좀 평범한데, 뭔가 가슴에 찡- 하게 와 닿는 그런 거 있잖아.’

 ‘네가 그렇게 쓰면 되겠네.’

 ‘이게 진짜! 너도 쓰고! 나도 써야한다고! 확률 몰라!? 확률!’

 ‘아 진짜…. 귀찮은데. 요새 미드도 완전 밀렸다고. 그리고 나 전형적인 이과라고!’

 ‘미드는 덕질 끝나고 보면 돼. 글고 너 이거 성공하면, 내가 10만원 줄게.’

 ‘그래.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감동적인 글을 쓰는 데에 문과 이과 이런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밀 필요는 없지. 알겠어. 당장 쓸게.’

 

 이런 뭐 같은 건물주. 돈이면 다 오케이하는 이런 뭐 같은 내 팔자. 시나는 구시렁구시렁 대며 열심히 타자를 두드렸다. 뭔가 가슴 찡한 그런 글이 자신한테서 나올 리 만무한데 이걸 써내려니 절로 이가 뿌득뿌득 갈렸다.

 

 “아 몰라!”

 시나는 메모장에 쓰다 지우다를 반복한 글을 던져두고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다. 자고로 머리 비울 땐, 포털사이트가 최고지.

 

 -검색어 1위. 강찬 실신

 -검색어 2위. 강찬

 -검색어 3위. 오색조 1위

 -검색어 4위. 뮤잭탱크

 -검색어 5위. 강찬 팡드레킴

 

 “헐… 실신? 걔 실신했어?”

 깜짝 놀린 시나가 서둘러 해당 기사들을 클릭하기 시작했다.

 

 -오색조 강찬, 리허설 후 대기실에서 실신.

 -강찬. 수면부족으로 일시적 실신, 현재 안정 되찾아.

 -활동 시작 후 평균 수면 시간 길어야 3시간. 강찬, 피로 누적.

 

 제 아무리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그녀였지만, 아무래도 이야기도 나누고, 비록 심부름이긴 했지만 선물도 전달한 사이인데, 그런 그가 갑작스레 컴백날 실신을 했다고 하니 아무래도 마음이 쓰였다.

 

 강제로 시작된 덕질, 유튜브 자막 만들기 등의 루트로 들어온 엄청난 양의 인풋 덕에 시나는 본의 아니게 이 아이돌들이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는지는 훤히 알게 됐다. 앨범 발매 기념 팬미팅, 팬 사인회로 전국을 돌고, 얼마 전 한국 욕후르트 같이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들의 팬사인회에 광고 촬영, 각종 음악방송, 행사, 무대마다 조금씩 바뀌는 안무의 연습까지.

 

 도대체 쟤네는 어떻게 저 짧은 수면 시간으로 저렇게 웃으며 노래하고 춤을 출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렇기에 알면 알수록 그들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가려진 노력과 발버둥에 마음이 짠해졌다.

 

 ‘어휴 불쌍한 것들.’

 자신이 돈의 노예라면, 이들은 사랑의 노예일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좀 괜찮으려나. 이 와중에 그래도 1위는 했네. 뮤직탱크에선 한번도 해보지 못한 1위라더니, 그래도 1위는 했나보다. 심지어 어퍼까지 꺾고.

 

 아이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니 대중매체에 별 관심이 없는 시나여도 어퍼만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박세한 그 아이가 있는 그룹이었으니까.

 

 그때 벨소리가 울렸다.

 

 
작가의 말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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