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복제인간 소녀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작가 : 차근
작품등록일 : 2020.8.3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는 누구..?
병실을 나서자마자 목숨을 위협하는 괴생명체들..!
그리고 초인적인 운동신경을 내뿜는 몸!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살고 보자!
탈출 중에 만난 남자가 완전 잘 생겼잖아?!
다 필요 없고 너만있으면 될 것 같아!
화끈한 복제인간 소녀의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yjmllm132@naver.com

 
05. 순수악
작성일 : 20-08-09 17:26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500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키에에엑--!!

 

 재준의 입술이 뺨에 닿기가 무섭게 보라를 밀어낸 재준이 컴퓨터 쪽으로 몸을 돌렸다.

 

  “6층에 시약 보관실이 있었어.”

  “뭐야, 이게 끝이야?”

  “나 엄청 비싼 몸이야.”

  “쳇. 모기가 무는 줄 알았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보라도 서둘러 움직였다. 재준은 영상이 담긴 저장장치를 챙겼고 보라는 관찰실 구석에서 먼지 쌓인 배낭 찾았다. 왼쪽 선반에 정리된 작업선과 전기 릴이 있었다. 보라는 작업선을 가방에 쑤셔 넣고 실험실의 커튼을 뜯어 모니터 책상다리에 묶었다.

 

 보라는 리프트의 천장으로 올라가 반대쪽 쇠밧줄을 붙잡고 힘껏 뛰었다. 엄청난 굉음에 재준의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그는 귀를 막고 리프트에서 최대한 떨어져 그녀가 하는 행동을 동물원의 희귀 종을 보듯 지켜봤다.

 

  ‘뭘 하는 거야?’

 

 쇠밧줄이 연결된 고리가 점점 벌어졌다. 보라가 있는 힘껏 발을 구르자 리프트가 아래로 추락했다. 와이어가 풀리자 보라는 관찰실로 뛰어내렸다. 적어도 2미터쯤 되는 높이에서 사뿐히 착지하는 보라를 보며 재준의 입이 벌어졌다.

 

  ‘아주 날라다니네.’

 

 보라의 말도 안 되는 액션을 보며 재준은 입을 다물 줄 모르다 보라의 외침에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었다.

 

  “커튼 잡고 아래로 내려가.”

 

 재준은 커튼이 잘 감겨있는지 몇 번 당겨본 뒤 다리부터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재준이 내려갈 동안 보라는 작업선과 커튼이 담긴 가방을 메고 전기 릴을 챙겼다.

 

  쿠엑-!

 

 리프트에 깔려 잠시 기절했던 카타나가 꾸물거렸다. 카타나가 움직일수록 시뿌연 먼지 바람이 올라왔다.

 

  “서둘러!”

  “서두르고 있거든?!”

 

 완전히 정신이 든 카타나가 부서진 리프트 잔해를 치우고 비척였다. 재준을 발견한 카타나가 근육 덩어리 팔을 뻗었다.

 

  “에라이!”

 

 급한 대로 보라가 전기 릴을 집어 던졌다.

 

  키엑--!

 

 정통으로 눈을 맞은 카타나가 괴상한 비명을 질렀다. 녀석이 고통에 몸부림칠 동안 커튼을 잡고 미끄러지듯 뛰어내렸다. 최소한의 반동으로 착지한 보라는 자신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재준에게 살짝 미소지었다.

 

  키엑--!

  키에에엑--!

 

  “뛰어!”

 

 카타나가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렀다. 재준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달렸다. 움직일 때 마다 울리는 머리에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역겨운 냄새가 비강 깊은 곳까지 찔러왔지만 살려면 무시하고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화려한 죽음의 냄새는 달리는 방향 끝까지 퍼져 나갔다.

 

  키에엑--!!

 

  릴을 주워든 보라가 재준의 뒤를 쫓아 비상문으로 뛰었다. 재준을 앞질러 먼저 문 앞에 도달한 보라가 침 삼킬 틈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

 

  “카드 던져!!”

 

 재준이 몸통을 비틀며 카드를 힘껏 던졌다. 다리가 크게 휘청일 뻔 하며 카드는 공기를 가르고 날아갔다.

 

  ‘놓치겠어.’

 

 카드를 잡기 위해 보라는 벽을 밟고 도움닫기로 몸을 던졌다. 그런 그녀를 보며 재준은 점점 보라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인간 맞아?’

 

 카드를 잡은 보라가 비상구 옆의 센서에 갖다 댔다. 불빛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문이 열렸다.

 

  “얼른 와!”

 

 힘없이 뛰던 재준의 뒤로 카타나다 쫓아왔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지 비틀거리며 쫓아왔다. 거친 숨을 내쉬며 뛰던 재준이 몸을 날려 들어오고 곧장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빨간 불로 바뀌었다. 잠긴 문 뒤로 카타나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문에 부딪혔다.

 

  “윽, 소리 한 번 더럽네.”

 

 별로 많이 뛴 것도 아닌데 계단에 쓰러져 한참 숨을 고르는 재준이 걱정됐다. 6층까지 올라가려면 서둘러야 했지만 나흘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갇혀있었으니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터였다. 재준은 눈을 지그시 눌렀다 뗐다.

 

  “말도 안 되잖아. 방금 본 행동들.”

  “뭐? 김재준 너 괜찮아?”

 

 식은땀이 가득한 재준의 얼굴을 닦아주려 뻗은 보라의 손을 재준이 거칠게 쳐냈다. 재준은 입술을 한 번 축이고 이어 말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절대 불가능할 능력들이야.”

  “대체 무슨 말이야?”

 

 재준과 보라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재준은 보라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너 복제인간 맞지.”

 

 재준의 확신에 보라는 온몸이 굳는 것 같았다.

 

  “2단계 테스트 중인 복제인간. 맞지?”

 

 재준의 눈을 피해버리면 그만인데 꼼짝할 수가 없다.

 

  “복제인간이 맞았다면 이해할 수 있어?”

 

 보라의 물음에 정적이 흘렀다. 한참 마주치던 눈에 재준이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걸 어떻게 이해하냐? 그냥 네가 너무 몸을 잘 써서 물어본 거야.”

  “뭐라고?”

 

 이번엔 보라가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2단계 테스트 중인 복제인간은 무슨 뜻이었어?”

  “뭘 그렇게 놀라냐? 1급 카타나가 침입해서 단순히 시스템 고장난 거 아니야?”

  “확실해?”

  “뭐야, 너야말로 왜 이래? 윤보라 당신이 더 잘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재준이 턱짓으로 유니폼의 명찰을 가리켰다.

 

  “그, 그렇긴 하지.”

 

 보라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없으니 뭐가 맞는 지 알 수가 있어야지. 재준은 어지러움이 진정된 것 같아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넌 복제인간일 수가 없어. 복제인간은 일반인보다 한참 약해.”

  “왜 약한데?”

  “번식도 안 되지, 개인적인 확률이긴 해도 질병에도 취약하지, 게다가 기억혼선도 무시 못 한다고 그랬어.”

  “기억혼선?”

  “복제인간은 다양한 연령대로 만들 수 있잖아. 예를들어 본체는 팔십 먹은 노인인데 복제인간은 한 살이면 80년의 기억을 가진 채로 태어날 수도 있단 말이지. 뭐, 기억의 혼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그럼 아예 아무런 기억이 없는 채로 태어나는 복제인간도 있을까?”

  “복제인간은 대부분 본체의 기억을 추출해서 넣으니까. 아마 그런 경우는 드물걸?”

  “그렇구나.”

  “이건 유치원생들도 다 아는 기본상식이잖아. 아오 나 체력 딸려. 그만 물어봐.”

 

 그를 부축하여 6층 복도와 통하는 문을 열자 밖이 훤히 보이는 전면이 통유리로 된 복도가 나왔다. 오른쪽에 ‘시약 보관실’ 팻말이 보였다.

 

  철컥-

 

 우리가 들어오자마자 비상구는 저절로 잠겨 붉은 등이 점멸했다. 망할 조언자 내피. 그 녀석이 비상구를 잠갔을 것이다.

 

  “서두르자.”

 

 언제 변덕을 부려 카타나를 이곳으로 올지 모를 일이었다. 계단 몇 개에 재준의 움직임은 한눈에 보일 만큼 더뎌졌다. 눈앞이 침침한 건지 계속 눈을 깜빡였다. 며칠 동안 연구실에서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갇혀있던 것을 생각하면 나름 잘 버텨주고 있는 편이었다.

 

  “왜 그래?”

 

 카드 키를 가지고 먼저 시약 실 앞으로 간 그가 주춤거렸다.

 

  “이걸로 못 열어.”

 

 시약 보관실의 출입 시스템은 홍채인식이 필요했다. 화면으로 보았던 박사 같은 사람만이 열 수 있을 테지. 단, 시스템이 정상작동을 했다면 말이다. 홍채인식 렌즈는 무참히 박살 나 있었고 모니터는 꺼져 있었다.

 

  “누가 이랬데?”

 

 발걸음을 옮기던 보라는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잠깐만. 여긴 왜 이렇게 깨끗한 건데?’

 

 걸음을 멈추고 복도를 돌아봤다. 6층은 시체나 피 한 방울 없이 깔끔했다.

 

  “함정이야.”

  “장난치지 마.”

  “혈청은 여기 없어.”

  “그걸 어떻게 확신하는데?!”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재준이 짜증을 냈지만 보라는 계속 말했다.

 

  “잘 생각해봐. 1급 카타나가 침입하자마자 건물은 층별로 전부 폐쇄됐어. 그럼 혈청을 챙겼다 한들 여기서 못 나가. 더구나 카드키도 박사 거잖아. 그 사람은 여기 근처도 못 오고 죽었을 거야.”

 

 재준의 표정이 파리하게 변했다. 말라 갈라진 목소리처럼 희망도 갈라졌다.

 

  “그럼 혈청은?”

  “이걸 보면 누군가가 훔쳐 갔다고 추측해봐야지.”

 

  ‘카타나를 죽일 유일한 방법이 사라졌어.’

 

 재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헤집었다. 망연자실한 사람처럼 한동안 말이 없던 그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랑 죽게 돼서 좋겠네?”

 

 재준은 실성한 사람처럼 피실 웃었다. 내가 했던 말이지만 직접 그가 말하니 현실적이면서도 끔찍했다. 다음부터 저런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잠시 숨을 고르던 재준이 눈을 감았다.

 

  ‘이런 분위기도 볼만하군.’

 

 보라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애초부터 난 카타나를 피해서 탈출할 생각이었고 혈청 따윈 없어도 그만이야. 근데 이 남자가 멋대로 날 끌어들였고 날 구해주는 척하더니 되레 자기만 도움을 받는 상태….’

 

  ‘이쯤에서 버리고 내 갈 길 가? 말아?’

 

 그러기엔 재준의 외모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분위기 있는 미남이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커다랗고 깊은 눈매에 박힌 검은 눈동자는 슬픔에 흐려져 있어도 본래의 처연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었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얼굴이었다.

 

  ‘처음 보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보라와 재준의 눈이 마주쳤다. 재준의 눈가에 눈물이 일렁였다.

 

 우는 모습도 아름다운 남자라니.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걸까? 재준을 품에 안아주고 싶은 욕망이 일렁였다.

 

  “음, 솔직히 너랑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의 얼굴에 저절로 손이 나갔다.

 

  우는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웃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았는데.

 

  ‘웃는 모습 보고 싶어.’

 

 얼굴이 천천히 가까워졌다. 손가락을 쓸어 눈물을 닦았다. 보라의 손에 얼굴을 맡기고 있는 재준의 모습은 소유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키에엑…. 쿵쿵….

 

  ‘꼭 분위기만 잡히려 하면!’

 

 보라가 비상문을 쳐다봤다. 망할 카타나가 아래층에서 우릴 찾으려고 혈안이었다. 재준은 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여전히 슬픔에 빠져 속눈썹이 젖어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더 갈증이 났다.

 

  ‘먼저 여길 나가서 질릴 만큼 이 얼굴을 보자!’

 

 재준에 대한 작은 집착이 보라의 결심을 바꾸게 했다. 보라는 마음을 다잡고 재준을 보며 활짝 웃었다.

 

  “근데 혈청을 훔친 놈들이 바라는 대로 해주긴 싫잖아?”

 

 재준은 보라를 빤히 바라봤다. 기억을 잃었다면서 좌절에 빠지지도 않고 마음먹으면 전부 해냈다. 이 여자 옆에 있으면 왠지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 같은 엄청난 운동감각도 떠올랐다.

 

  “다른 계획이 있는 거야?”

 

 재준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 미소를 보자 보라는 또 혼란스러웠다. 재준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으면서도 웃으면 울리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었다. 이건 대체 무슨 마음일까?

 

 보라의 마음은 어린아이의 호기심처럼 순수했다. 치기 어린 감정인 줄로만 알았던 보라는 다가올 미래를 이 때는 알지 못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13. 공황상태 2020 / 8 / 30 208 0 5276   
12 12. 가짜 하늘 2020 / 8 / 16 210 0 5461   
11 11. 신의 한 수 2020 / 8 / 15 218 0 5823   
10 10. 반인반어 2020 / 8 / 14 226 0 6038   
9 09. 비와 몸의 기억 2020 / 8 / 13 228 0 4968   
8 08. 박사의 죽음 2020 / 8 / 12 234 0 5623   
7 07. 헤어지다 2020 / 8 / 11 213 0 5211   
6 06. 탈출 2020 / 8 / 10 234 0 5636   
5 05. 순수악 2020 / 8 / 9 222 0 5007   
4 04. 인터뷰 2020 / 8 / 8 223 0 5897   
3 03. 만남 2020 / 8 / 7 217 0 5267   
2 02. 괴물 2020 / 8 / 6 209 0 5543   
1 01. 깨어나다 2020 / 8 / 3 418 0 517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