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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선택적인 삶, (to be or not to be)
작가 : 곽자
작품등록일 : 2020.8.9

세상에 모든 생명체는 선택권이 없이 탄생한다.
죽는 이유와 사유는 정말 다양하지만, 탄생은 오로지 무조건적으로 주어진다.
그 와중에 인간은 삶을 고통스럽게 여겨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매일 힘든 삶을 살며 죽느냐 사느냐 고민을 한다.
그들에겐 단지 선택지에 살아가느냐 죽느냐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탄생자체에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당신은 과연 탄생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태어나지 않고 소멸해 버리겠는가?

 
- 프롤로그 -
작성일 : 20-08-09 14:10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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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한 남자는 어둠 속에서 은밀히 짐을 싸고 있었다.

 급하게 여행을 가는 모습은 아니었고, 마치 피난을 가는 듯이 옷을 가방 속에 구겨 넣었다.

 그는 나무로 지어진 이층집에 살고 있었는데, 직접 지은 건 아니었다. 우연히 싸게 나온 집을 산 것이었다.

 듣기로 이 별장을 지은 주인이 죽어서 내놓았다고 했는데, 싼 이유는 정작 따로 있었다.

 이 집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년의 남자는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된다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미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덕분에 제법 괜찮은 집을 거저 얻었으니까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이 나무집은 걸을 때 특정 부분을 밟으면 삐걱 소리가 났다.

 그는 어느 부분을 밟으면 소리가 나는지 전부 외우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점점 늘어남으로 인해 신경을 쓰지 않게되었다. 막 겨울이 지난 초봄이었는데도 그는 땀에 젖어 있었다.

 예정시간보다 짐을 빨리 쌌는지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2층의 자신의 방에서 나와 물을 마시기 위해 1층의 부엌으로 갔다. 계단을 내려가 바로 좌측에 부엌이 있어 물을 따라 마셨다.

 또 한 번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는데 거실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와 천천히 걸어갔다. 경계하며 들여다보았지만, TV 소리였음을 인식하고 안도했다.

 

 ‘언제부터 켜져 있었지?’

 

 그는 리모컨을 들어 TV를 끄려는데 뉴스 속보가 나왔다. 그는 멈칫하고 그 뉴스 속보를 보았다. 뉴스 진행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드디어. 완벽한 인공 자궁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는 마치 자신이 만든 것인마냥 과학적인 용어를 섞어서 말하고 있었다. 내용은 대략 ‘부작용이 없는 인공 자궁이 개발되었다.

 실험을 통해 확인했으며, 사람의 생명이 걸린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했으며, 신중한 실험 결과 아무런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바로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며, 이런 생명학적 발전이 인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남자는 정자, 여자는 난자만 제공하면 되며, 인공 자궁은 인간의 자궁과 같은 환경으로 제작되었고, 그 안에서 태교시스템도 부모가 원하는 데로 적용할 수 있으며, 영양분 공급 면에서도 훨씬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에 질병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 특히나 불임 치료에 효과적이며, 산모의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불쾌한 표정으로 혀를 찼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과 어린아이가 나오자마자 TV를 껐다. 다시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리고는 시계를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라며 다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작은 가방은 어깨에 걸치고, 캐리어는 바퀴 소리가 나지 않도록 들고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했다. 그 순간 1층에서 삐걱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잘 못 들었나 싶어 가만히 멈춰 서고, 숨소리를 죽였다. 하지만 이내 삐걱 소리가 한 번 더 들렸다.

  ‘그럴 리가 없어.’ 그는 중얼거리며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소리가 안 나게 방을 어지럽혀놓고, 가방을 침대 밑으로 숨기고 자신도 숨었다. 삐걱대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그 인원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

 요동치는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침대 밑에서 레이스를 살짝 들춰보니 정장 바지와 까만색 구두가 보였다. 그의 발이 360도를 돌더니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는 크게 말했다. “못 찾았나?” 그러자 각 방에서는 “여기에는 없습니다!”라는 외침이 들려 왔다. 하지만 까만 구두의 남자는 전혀 급해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방이 담배 냄새로 가득 찬 것을 보니 담배를 피는 것이 틀림없었다. 중년의 남자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호랑이처럼 숨을 죽이고 있었다. 침대 밑에서는 몇 시간처럼 느껴졌지만, 몇 십분 뒤에 그 방으로 사람들이 와르르 들어왔다.

 

 “전부 뒤져 봤지만, 없습니다. 아무래도 도망간 것 같습니다.”

 “그래? 정말 전부 뒤져 봤어?”

 “네. 사람이 숨을만한 곳은 전부 뒤져 봤습니다.”

 “비밀통로로 보이는 곳은 있던?”

 “그런 곳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빠르긴 하네, 늙은이가 말이야.”

 그리고는 일어나서 침대 밑을 들췄다. 그리고는 씩 웃었다.

 “숨는 게 정말 빨라. 끌어내.”

 그러자 바로 침대가 뒤집혔고, 숨어있던 남자가 드러났다. 그는 재빨리 도망치려 했지만, 붙잡혔다. 도망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옷의 먼지를 툭툭 털었다. 그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그리고는 혼자만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를 노려봤다. “오랜만입니다. 박사님.” 말은 정중했지만, 그 안에 비아냥 되는 것이 느껴졌다. 박사가 대답이 없자 그는 다시 웃었다.

 “표정 푸시지요. 제가 뭐 다치게라도 할까 봐요?”

 “어떻게 알았지?”

 “이 와중에도 침대 밑에 숨은 걸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을 하시다니 정말 학자답군요. 간단합니다. 티비에 온기가 남아 있더군요.”

 “그랬군.”

 “그런 표정 지으실 필요 없습니다. 어쨌든 저는 박사님을 찾아냈을 테니까요.”

 “왜 날 찾아다니는 거지? 할 일은 다 했잖나.”

 “그건 박사님 생각이시죠.”

 “나는 사람을 위해 연구를 했을 뿐.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네.”

 “가끔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나 똑똑하신 분들이 말입니다. 그저 외면하려고 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세상에 모든 것은 정치와 돈과 관련이 있습니다. 모른다고 하지는 마십시오.”

 박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노로 인해 표정이 일그러졌다.

 “참. 그런 표정 짓지 마시라니까. 모셔갈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정중하게 부탁을 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강압적으로 데리고 갈 수밖에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박사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뭔가? 모든 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나.”

 “맞습니다. 완벽하죠. 하지만 그분께서는 만족하지 못하십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통제하기 바라십니다.”

 “통제라고?”

 “어차피 가서 들으실 거 얘기해 드리도록 하죠. 지금 저출산 문제와 남녀의 갈등, 세대의 갈등이 극명합니다. 이대론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죠. 그래서. 인공 자궁 만으로만 출산을 하도록 법을 개정할 생각입니다.”

 “말이 안 돼. 그건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야.”

 “아아. 그 지금 당신들이 윤리라던가 도덕이라든가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중요하지도 않고요. 가장 중요한 건 그렇게 될 거라는 거죠.”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

 그 말에 남자는 크게 웃었다. 정말로 재밌는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하. 재밌네요. 언제는 뭐 했습니까? 장담컨대 그들은 통제당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제가 봐 온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건 말이 안 돼.”

 박사는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 남자는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박사님이 하실 일은 그들을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뭐라고?”

 “박사님께는 간단하지 않습니까?”

 “그런 짓은 못해. 아니 안 해.”

 “박사님. 부탁할 때 하시는 것이 서로 좋지 않습니까? 지킬 것이 많으실 텐데 말입니다.”

 “지금 협박하는 거요?”

 “그렇게 들렸다니 다행이군요.”

 그는 박사를 노려보았다. 협박인 것을 알아줘서 고맙다는 느낌이었다. 박사는 당황했다. 머릿속에 자신의 소중한 것들이 지나갔다. 이놈들이라면 내 소중한 모든 것들을 서슴없이 박살 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는 눈을 꾹 감고 주먹을 꽉 쥐었다. 할 수 없었다.

 “알겠소. 대신 조건이 있소.”

 “뭡니까?”

 “그들의 생명을 보장해 주면, 일하겠소.”

 “좋습니다. 그들이 조용히만 살아준다면 보장하죠.”

 “짐을 좀 챙겨서 내려가겠소.”

 “좋습니다. 어리석은 생각 하지 마시길. 10분 드리죠.”

 

 그 남자는 부하들에게 손짓해 철수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도 그 방에서 나갔다. 박사는 그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를 듣자마자 급하게 주머니를 뒤져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는 두리번거리더니 벽에 붙어 있는 시계를 보았다. 오래된 원형의 아날로그 시계는 박사의 심장 고동이 빨라진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박사는 다가가서 팔을 쭉 뻗어 시계를 잡고 내렸다. 그리고는 건전지를 뺐다. 시계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간이 멈춘 게 아니었다. 박사는 그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는 손을 집어넣어 겉유리를 빼고 시침, 분침, 초침을 전부 6시로 향했다. 그리고는 가장 바닥에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깨내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유리를 끼워 넣고 다시 시계를 걸어두었다. 너무나도 큰 도박이었지만, 나중에 누군가 저것을 발견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발견한 사람이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간단한 행동이었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이마에는 땀이 고여 있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아까 싸두었던 짐을 들고 내려갔다. 그 와중에도 박사는 바닥에 소리가 안 나게 걷고 있었다. 1층에 도착하자 그 무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서만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눈 짓을 하자 부하들이 박사의 가방을 빼앗아 밖으로 나갔다.

 “박사님. 그런 표정 지으시지 마시라니까. 어떻게든 벌어질 일입니다. 단지 빨리하고 싶을 뿐이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시오. 내 동료들이 그런 일들을 할 리가 없소.”

 “확실히 애는 좀 먹었습니다만. 꼭 그런 건 아니더군요.”

 “그게 무슨 소리요?”

 “가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후회하게 될 거요.”

 “그건 박사님 생각이시죠. 그리고 박사님이 결정하실 일도 아니고요. 이제 가시죠.”

 둘은 밖으로 나갔다. 어두웠던 집안과는 다르게 밖은 무척이나 화창했다. 집은 대충 숲 속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것 같았다. 바람이 불어오자 풀냄새가 향긋하게 났다. 집 바로 앞에 주차되어 있는 박사의 차를 보니 바퀴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 박사는 그것을 보자 불쾌했지만, 지금 내색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해 조용히 표정만 살짝 찡그렸다. 이 무리들은 차를 조금 먼 곳에 두고 온 모양이었다. 그들은 박사가 중간에서 걷기를 원했다. 박사는 마지못해 중간으로 가려는데 문득 뒤를 돌아봤다. 이 오래된 나무집은 박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사실 처음에 이 집을 살 때에는 이런 외진 곳에 있는 집을 사는 것이 조금은 꺼림칙 했지만 살다보니 너무나 좋았다. 20대 때부터 살았던 곳이지만, 고향 같은 느낌이었다. 박사는 씁쓸하면서도 애정어린 눈빛으로 그 집을 보았다. 그제서야 여기저기 보수할 곳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어서 가슴이 좋지 않았다. ‘그 녀석도 이곳에 데려오고 싶었는데’ 박사는 다시 뒤돌아 그들 중간에서 걷기 시작했다. 저 나무집을 누군가가 발견해 자신의 메시지를 보기를 바라면서, 그때까지 저 집이 멀쩡하길 바라면서 계속 걸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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