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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넌 어디에서 왔니
작가 : 해글님
작품등록일 : 2020.8.1

가출한 가을이의 영혼을 찾습니다!
소원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악령만 남았는데, 다른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진짜영혼을 찾고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한다.
그런데 가을이의 약혼자에게 마음이 계속 끌린다. 난 원래몸으로 돌아가야하는데...
파면 팔수록 수상한 가을이의 과거. 그녀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맨스#추리#기억상실#기억찾기#까칠남#다정남

 
11화. 전 진짜가 아니거든요
작성일 : 20-08-07 14:03     조회 : 252     추천 : 2     분량 : 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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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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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마비. 사자성어가 이날을 위해 존재한 것처럼 끝도 없이 뻗어진 높은 푸른 하늘에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오는 기분 좋은 날씨였다. 교외로 나들이 가도 좋고, 데이트하기도 좋은 날이건만 가을과 지혁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지이이

 가을은 창문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감았다. 코끝에 풀 내음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이 뒤따르는 차도 없는 풀이 우거진 시골길을 달리는 이유는 진짜 가을이 태어나고 4살까지 자랐던 집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네비로는 그렇게 멀지 않은 듯 보였는데 차가 속도가 나지 않는지 목적지 까지는 한참이었다. 가을은 구불구불한 길에 멀미가 날것 같아 창틀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리곤 묵묵히 운전에 집중하는 지혁을 바라봤다.

 ***

 '주말에 혼자서 어디 갈 생각 말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가을은 지혁의 말에 속으로 뜨끔했다. 진짜로 주소에 적힌 다른 집으로 지혁 몰래 주말에 찾아가 볼 마음이었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피.. 피곤해서 집에서 쉴 생각이었어요.'

 지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거짓말인 게 뻔히 보였지만 괜히 입만 아플 듯 뒷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혼자 갈 생각 말고 일요일에 같이 가.'

 '바쁘잖아요?'

 지혁이 한창 바쁘기도 했고 집을 찾아가서 구석구석 뒤져보는 수상한 행동을 보여주기 싫은 것도 있었다.

 '내일이면 다 끝나. 그리고 주소 찾아보니깐 차 없이는 절대로 갈수 없는 곳이야.'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라 다들 야근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걸 가을의 눈으로도 목격했는데 그 중심에 있는 지혁이 하루 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분명 화요일에 프로젝트 공정 날짜가 끝난다고 들었다.

 '내일까지 무...'

 '나는 무리라는 말을 제일 싫어해. 일요일 딱 기다리고 있어'

 더 이상의 말은 듣지 않겠다는 단호한 말투였다. 어떻게든 내일 끝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지혁의 눈빛에 빛나고 있었다.

 '... 네'

 그리곤 일요일 12시 넘어 지혁은 가을의 집에 찾아왔다. 왠지 눈 밑에 다크서클이 보이는 듯했지만 가을은 못 본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차가 다리 앞에 멈춰 섰다. 차 한 대만 건너갈 수 있을 만큼 좁은 다리라서 맞은편에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가을은 다리 건너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을 발견했다.

 "지혁 씨, 저기 앞에 있는 슈퍼에 잠시 들렸다가요."

 "뭐 사려고?"

 "멀미가 나는 것도 같고, 시원한 물 마시고 싶어서요."

 피곤한 상태에서 2시간 연속 운전으로 힘들 만도 한데 지혁은 쉬었다 가자는 말도 없었다. 분명 그를 생각해서 좀 쉬었다 가자 하면 괜찮다며 목적지까지 쭉 갈 사람이었기에 가을은 자신의 핑계를 되었다. 때마침 생수도 떨어지기도 했고.

 시원한 커피를 평상에 앉아있는 그에게 건네자 지혁은 가을의 얼굴을 한번 보고는 피식 웃었다. 가을이 왜 쉬고 가자고 했는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고마워."

 "저야말로, 같이 와줘서 고마워요."

 계약 애인이라기에는 너무 이상한 관계.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지혁은 이미 계약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듯했다. 그 기간이 끝나면 지혁이 정식으로 사귀자고 할 것 같아 가을은 슬퍼졌다.

 처음 봤을 때부터 그 다정함은 진짜 가을의 것이었다. 지혁이 지금 행동하는 모든 건 그전부터의 연장선상에 불과했다.

 진짜 가을의 영혼을 찾지 못했으면... 무슨 생각이야?!.

 가을은 쓸데없는 생각이 밀려와 눈을 질끈 감았다. 파란 하늘을 보면 생각이 정리될 것 같아 눈을 뜨고는 고개를 들자 아까와는 다른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언제 몰려왔는지 먹구름이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었다. 그리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 오늘 비 온다는 소식 없었는데..."

 지혁도 그녀의 말에 손을 밖으로 내밀자 그의 큰 손바닥이 순식간에 젖어들었다.

 "소나기인가"

 일기예보에서 하루 종일 맑음으로 봤기에 지혁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차피 커피도 다 마시지 않았고 이렇게 앉아서 함께 비를 보고 있으니 가을과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에 조금 더 여유를 부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바로 바뀌었다.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천둥, 번개까지 함께 휘몰아쳤다. 그리고 아까 건너온 다리의 계곡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더 오기 전에 빨리 다녀오자."

 "어, 아니요. 다시 서울로 가야 할 것 같아요."

 가을은 다리 바닥에 가늘게 깔리기 시작하는 물줄기를 보고 걱정이 되었다. 이러다 오도 가도 못하고 여기에 갇힐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딜 갈라꼬?"

 슈퍼 주인인 할머니가 나와서 막 떠나려는 두 사람을 붙잡았다.

 "어디도 못 간다. 저 다리 보이제? 저기 물이 찼으면 다른 덴 이미 다 잠겼다."

 "네?"

 할머니는 시선을 다리 위에 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여가 지대가 높아가 괜찮은 거지 다른 곳은 이미 잠겼다. 비가 그쳐야 어디든 갈 수 있제."

 여 볼게 뭐 있다고 다들 이리로 오노...

 그리곤 중얼거리듯이 말을 던지곤 할머니는 다시 슈퍼 안으로 들어갔다.

 "어... 어떡하죠?"

 가을은 괜히 간다고 해서 지혁까지 이 상황에 끌어들인 것 같아 미안함에 울상을 지었다. 지혁도 천재지변의 상황에 딱히 해결할 방안은 없었지만 미안해하는 가을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곧 그칠 거야. 걱정 마."

 하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양을 보니 쉽게 그칠 것 같지는 않았다.

 "거서 뭐하노? 이리로 따라 온나"

 어느새 할머니가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 손에는 열쇠를 들고 뒤에 서 있었다.

 "어차피 지금은 못 가니깐 잠시 비 피했다 가라. 비 안 그치면 하룻밤 자고 가고. 숙박비는 받을끼다."

 우산을 지혁의 손에 건네주며 할머니가 말했다. 그리곤 따라오라는 듯 그대로 등을 돌려 슈퍼 뒤 길로 걸어갔다.

 "일단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릴까요?"

 "그러는 게 좋겠군. 이리로 와"

 지혁이 우산을 펴 들고 가을을 불렀다. 가을이 우산에 쏙 들어가자 지혁은 그녀가 비에 맞지 않게 어깨를 감싸 안고 조금 더 가까이 몸을 밀착했다. 갑작스러운 온기에 가을은 얼굴이 붉어졌다.

 슈퍼 바로 뒤쪽에 집이 있었다. 할머니 혼자 사는 듯

 살림살이는 단출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집이었다.

 "이 방 쓰면 된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별관인 듯 열쇠로 문을 열자 조금 넓은 방과 화장실이 보였다.

 "아들 내외가 가끔 오면 쓰는 방이라, 깨끗할 거다. 손발 씻고 저 문 통해서 건너 온나. 밥 묵자."

 시간을 보니 벌써 5시가 다 되어갔다. 시골이라서 더 그런지 밖은 이미 어둠이 깔리고 땅을 두드리는 빗줄기 소리는 더 거세졌다.

 "괜찮습니다.어르..."

 "혼자 묵으면 맛없어서 그른다! 잔소리 말고 발이나 닦으라."

 할머니는 그대로 쌩 지혁의 말을 끊고는 건너편 방으로 걸어갔다. 지혁의 황당한 표정에 가을은 그만 웃음이 났다. 진여사도 있긴 했지만 지혁에게 저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그에게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쿡, 지혁 씨, 빨리 발이나 닦으러 가요."

 놀리는 듯한 말투에 지혁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봤지만 가을은 못 본 척 그대로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비는 그칠 생각 없이 쏟아지고 이제는 집안에 달아놓은 등만이 빛을 밝힐 뿐 사방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지혁도 오늘 움직이는 건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회사일로 통화를 한다며 건너편 처마 밑으로 자리를 옮겼다. 온 세상 깜깜한 곳에서 그의 얼굴만이 핸드폰 빛에 밝혀지고 있었다. 가을은 아무 말 없이 빗소리를 들으며 지혁을 지긋이 바라봤다.

 "서로 많이 좋아하는갑네"

 멍하니 있던 터라 가을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가 따뜻한 녹차를 들고 옆자리에 앉았다. 건네는 녹차를 받아들자 손안에서부터 따뜻함이 퍼져나갔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뭐라고 하셨어요?"

 "둘이 결혼했나?"

 "아 뜨뜻!... 아... 아뇨!"

 뜨겁지 않게 후후 불어가며 한 모금 마시려 할 때 할머니의 말에 당황하며 그만 혀를 데었다.

 "그럼 뭐꼬, 애인 사이가?"

 "어.. 그게..."

 "그럼 요새 말하는 그 뭐시더라, 씀이던가 쎔 이던가 그거가?"

 "썸요?"

 "그래 맞다! 썸! 왜 아니가? 혹시 불륜은 아니제?"

 할머니의 눈이 세모 내지 자, 가을은 황급히 부인했다.

 "아니에요. 애... 인 사이 맞아요."

 "어쩐지 둘이 눈에 불꽃이 팍팍 튀더라."

 "아하하하"

 가을은 어색하게 웃고는 지혁을 한번 바라봤다.

 "근데 총각이 참 잘 생겼네"

 "네 정말 잘생기긴 했죠."

 "우리 영감도 젊었을 때는 참 잘생겼었는데. 그래서 내가 처자처럼 영감을 그렇게나 사랑 가득한 눈으로 봤지."

 사랑과 기침은 속일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남들이 다 눈치챌 만큼 지혁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는 그 말이 가을에게는 기쁘게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영감? 저~기로 갔지"

 할머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끝을 따라가보니 하늘 위였다. 괜한 말을 물어봐서 사랑했던 할아버지를 다시 상기시켜 할머니를 슬프게 만든 것 같아 가을은 죄송해졌다.

 "아, 죄송해요. 할아버지 좋은 곳 가셨을 거예요."

 "잉? 누굴 맘대로 죽이노. 저어기 안 보이나? 저 빨간 불빛, 원수가 저 살고 있다고."

 다시 한번 자세히 보니 산 위 쪽에 빨간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러니깐 처자도 단디해라. 내가 영감 외모에 홀려갖고 이 고생하다가 마 황혼이혼했다 아니가. 속 시원해 죽겠다"

 정말로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가을을 보고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외모 그거 1년 안 간다. 확신 없으면 결혼 같은 거 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게 속 편하다."

 "하하하, 네"

 "총각 오면 녹차 주고, 난 피곤해서 들어갈란다."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다 끝내곤 할머니는 그대로 방에 들어갔다. 가을은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다시 불빛이 비치는, 지혁의 얼굴을 멍하니 봤다.

 이 어둠 속에서도 당신 얼굴은 선명하게 보이네.

 할머니. 1년도 저 얼굴이 제 것이 될 수 없어요. 전 진짜 가을이 아니거든요.

 꺼내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삼키며 가을은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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