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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5 본부장님에게 고백으로 혼내주기 당한건가요?<수정본>
작성일 : 20-08-07 02:26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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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제일 예뻤고, 앞서 온 12명 여자들한테는 없던 소유욕이 생겨서 말야. 옆에 앉히고 싶었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게 무슨……."

 

 예리가 바랬던 대로 직설적인 대답이지만, 너무나 직설적인데다가 거의 반 고백에 가까운 말에 예리는 당황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만 같은 상황에 생각나는 말은 없고, 정적만 흐르고 있는 그때.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미닫이 문이 열린다.

 

 "음식 나왔습…니…. 어라? 분위기 왜 이래, 설마 진우 너 고백했다 차였냐?"

 "이 형이 진짜…. 나 여기 다신 안올거야!"

 

 아무래도 찔리는게 있는 진우는 괜시리 심통을 부린다.

 

 "아니 네가 미모의 여성 분께 고백으로 혼내주기 해놓고서는 왜 나한테 짜증이냐? 안그래요?"

 "어, 그, 그게, 꼭 혼내주기까지는 아닌데…."

 

 주방장은 예리에게 바통을 넘기고, 안그래도 당황해있던 예리는 어버버하며 답을 한다.

 진우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듯 하다.

 

 "주방장님? 이 달 말에 잡힌 회식장소는 다른 음식점으로 옮겨야할거같은…."

 "치사한 자식…! 저기, 제수씨!"

 "제, 제수씨요? 저한테 하시는 거에요?"

 

 진우의 반 협박에 당한 그는 예리를 보며 말했다.

 

 "곧 되실거같아서 미리 하는거에요…! 절대 저 놈이 회식으로 협박해서 그런게 아니구요. 아무튼 저 망할자식 저래보여도 쓸만한 놈이니 두번째 고백은 잘 생각해보세요…!"

 "그게 무슨…."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진우새끼야 너도!"

 

 갑자기 폭풍이 몰아친듯이 쏟아뱉고서 사라진 주방장.

 두 배로 어색해진 둘의 사이.

 

 "이, 일단 먹자. 그…. 회사, 돌아가야지."

 "아…. 네, 네."

 

 조용히 몇 분간 밥을 먹던 진우가 정적을 깨고 입을 연다.

 

 "저…. 혹시 주방장때문에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아,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무슨 대단한 사이도 아니잖아요."

 

 예리의 단호한 말에 진우는 멋쩍게 피식 웃고는 답한다.

 

 "그렇긴 하지."

 "그래서 딱히 별 기분없으니 신경 안쓰셔도 되세요, 본부장님."

 "그래, 마저 먹고 일어나지."

 

 조금 전까지, 아니 지금껏 딱딱한 그런 사이라기보다는 그나마 꽤 대화를 나누었던 그들인데.

 예리의 말 한마디로 둘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진우와 예리는 그대로 조용히 식사를 마친 뒤, 회사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업무적 대화 외에는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

 

 "음, 아직 점심시간 남았네. 난 사무실로 바로 갈건데, 어쩔래?"

 "저는 저, 볼 일이 있어서…. 업무 시작 전에 올라가겠습니다."

 

 예리의 말에 진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그대로 사무실로 올라간다.

 예리는 그제서야 고구마를 흡입한듯 숨막혔던 공기가 뚫리는 느낌이 드는지 연신 숨을 내뱉는다.

 

 "일단 피하긴 피했는데…. 갈 곳이 없네…."

 

 신입사원이, 그것도 출근 첫 날 부서 모든 직원에게 찍혀버린 그녀가 갈 곳이 있을리가 없다.

 그마저 피한다고 피한 곳이 원래도 불편했지만 더욱 더 불편해진 본부장실이라니.

 

 "에휴…."

 

 예리는 한숨을 내뱉고는 화장이라도 고치려는 듯 로비 화장실로 들어간다.

 화장실로 들어간 예리는 행여나 디자인1팀 직원들을 만날까, 칸 안으로 들어가 가방에서 화장품을 꺼낸다.

 

 "야야, 어제부터 계속 지켜봤는데. 이번에 들어온 신입중에 김 훈이 좀 괜찮지 않아?"

 "김 훈? 걔가 누구였더라…. 아, 과장님이 사수 자처한 머리좋은 애?"

 

 예리가 화장을 고치고 있을때, 마침 화장실에 들어온 두 여자의 목소리.

 '김 훈…? 김 훈이면 나랑 같이 들어온 인턴일텐데….'

 

 "어어, 걔. 훈훈하니 이름 값 하네, 아하하!"

 "제발 그런 말 좀 하지마…. 아줌마같잖아."

 "그나저나, 훈이랑 같이 들어왔던 걔는 별별 소문 다 났더라?"

 "언제부터 친해졌다고 훈이래? 아무튼 같이 들어온 신입이면, 그 전예리인가 걔?"

 

 예리는 덤덤하게 그녀들의 얘기를 듣다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화들짝 놀란다.

 정말 설마설마했지만 드라마같이 그것도 로비 화장실에 디자인 1팀 직원들이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걔 지금 본부장실에서 우리 본부장님이랑 일한다잖아."

 "뭐? 본부장실에서? 그렇게 본부장님한테 깽판을 쳐놓고 거기로 인사이동을 했다고?"

 "그래, 좀 이상하잖아. 귀찮은거, 자기 마음에 없는거 끔찍하게 싫어하시는 본부장님이 걔를 굳이 거기로 데려가신거면 말 다했지. 어린 년이 싹수가 노랗잖아. 걔 지각도 전 날 클럽때문에 늦은거래."

 "와…. 걔도 걘데 본부장님도 놀랍네…. 그런 애랑 굳이?"

 "전예리 걔가 자리 만들었겠지. 심지어 아까는 본부장님 미팅가시는걸 굳이 옆자리에 타서 따라갔댄다. 이게 여우지 뭐야, 큭큭."

 "에휴…. 이정도 큰 회사에서도 침대업무가 최고의 성과 내는건가보네. 걔는 잘리지는 않겠다, 야."

 

 가만히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예리는, 들고 있던 화장품을 가방에 집어넣고는 변기에서 일어난다.

 달칵- 하고 칸의 문을 열고 나가는 예리.

 

 "침대업무래…. 큭큭,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침대가 아니라 본부장실일수도 있잖아, 하하하!"

 "저기요, 선배님들."

 

 예리가 굳은 표정으로 그녀들을 부르자, 심히 놀란 표정으로 예리를 쳐다보는 그녀들.

 예리는 들고 있던 가방을 어깨에 올려매면서 그녀들이 있던 세면대로 간다.

 이어서 손을 씻는 예리를 보며 두 사람 중 한 명이 입을 연다.

 

 "뭐, 불러놓고 왜 말을 안해? 다 들었으면서…!"

 

 예리는 손을 씻던 수도꼭지를 잠그고, 티슈를 뽑아 손을 탁탁 닦고는 그녀들을 보며 말한다.

 

 "부러워요?"

 "뭐?"

 "부러우시냐구요. 뒤에서 씹어대시는걸 보니 아무래도 배 아파 그러시는거 같아서."

 "얘 뭐라는거니? 너같은 인턴이 부럽겠니?"

 

 예리는 헛웃음을 한번 뱉어낸다.

 

 "하하, 많이 부러우신가보네. 대리까지 달으신 선배님들은 아직도 '우리' 본부장님이랑 말도 못섞으실 위치이신데, 한낱 신입사원 인턴이 본부장실로 이동해서 업무를 보고, 같은 차에 타고, 같이 밥도 먹고, 같이 일도 하는게 부러우시면…."

 "허, 어이가 없어서. 부러우시면 뭐?"

 "대리달기 전에 딱 저만큼만 생기지 그러셨어요."

 "뭐야? 뭐 이런 싸가지없는게 들어왔어? 원래 너처럼 몸으로 사람 상대하는 애들은 그렇게 싸가지가 없나보다?"

 

 계속해서 막말을 퍼붓는 그들에게 예리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간다.

 

 "딱 한마디만 하고 올라갈게요, 본부장님이 기다리셔서."

 "하, 허……."

 "나는요, 몸 막 굴리는 여자도 아니지만, 선배님들은 뭘 굴리셔도 본부장님뿐 아니라, 김 훈 인턴님 마음도 못얻을테니까 꿈.깨.세.요. 그럼 이만."

 "저, 저게! 야, 너 이리와!"

 

 예리는 그대로 화장실을 나와버렸다.

 말이야 욱해서 나오는대로 말하고 나왔지만, 들은 모든 것들이 예리에게는 커다란 상처였다.

 뿐만 아니라 저기서 저렇게 말한 정도라면 분명 디자인 1팀을 포함해 2팀, 3팀에도 자신에 대한 소문이 퍼져있을거라는 것.

 '아, 그냥 퇴사하고 알바나 하고싶다….'

 아직 20분 남짓한 시간이 남은 점심시간.

 예리는 회사 근처를 서성이다가 조용한 뒤뜰에서 혼자 마음을 정리한다.

 

 ***

 

 진우는 그렇게 본부장실로 올라와서는 멍하니 의자에 앉아있다.

 

 "만날 사람도 없고 일도 없으면서 볼 일은 무슨…."

 

 누가봐도 같이 있기 불편하다는 말을 돌려 말한듯한 예리의 말을 곱씹으며 생각한다.

 

 "아니 근데 쟤가 왜 신경쓰이는거지?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이건 맞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이것도 맞는거같고. 이런 젠장."

 

 진우는 자신이 예리에게 관심이 가는 상황을 부정하고싶은지 계속해서 예리의 단점을 생각해본다.

 그는 불현듯 떠오른게 있는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그래! 성격이 개차반이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도 개차반인 성격이지! 관심 끌 이유, 완성이다. 하하!"

 

 혼자서 자기합리화를 하던 진우의 사무실에 노크소리가 울렸다.

 진우는 급히 자리에 앉아 보지도 않던 결재서류를 향해 시선을 두고 말한다.

 

 "네, 들어오세요."

 "앗, 계셨네요? 본부장님, 헤헤."

 

 자신의 본능이 기다리던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가 들리자, 보는척 하던 서류를 옆으로 치워버리고는 문쪽을 쳐다본다.

 그곳에는 그녀가 아닌, 서주희 비서가 방실방실 웃으며 서있다.

 

 "아…. 네. 무슨 일 있어요?"

 "다른게 아니라…. 어쨌든 본부장님이 언급되는 부분이라, 알고계셔야 할 것 같아서…."

 "예?"

 "그게…. 전예리 인턴과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비서는 직원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자신이 전해들은 내용을 빠짐없이 진우에게 이야기해줬다.

 진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끝내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변한다.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에요…."

 "…알았어요, 나가보세요."

 "그, 본부장님. 주제넘는 이야기지만…. 전예리씨와 너무 가까이 지내지 않으시는게…."

 "그건 내가 판단할 문제지, 서주희 비서가 나한테 조언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나가보세요."

 "네…. 본부장님, 그럼…."

 

 비서는 그대로 문을 열고 풀죽은 얼굴로 나간다.

 의자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날만큼 몸을 뒤로 젖히며 한숨을 내뱉는 진우.

 

 "나야 어떻든 괜찮은데, 괜찮으려나…."

 

 어느덧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예리가 사무실로 들어온다.

 의자를 젖힌 채로 눕듯이 앉아있는 진우를 보고, 예리는 하는 수 없이 열고 들어온 문을 살짝 두드린다.

 똑똑- 하는 소리에 다시 돌아와 앉은 진우는 문 앞의 예리를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전예리 인턴, 혹시 밖에서 뭐 들은 얘기 있어?"

 "얘기라면…."

 

 예리는 바로 화장실에서 있던 일이 떠오른다.

 하기야, 그정도까지 소문이 났다면 본부장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리가 없다.

 예리 본인의 귀에도 들어왔는데.

 

 "들었나보네. 괜찮아?"

 "아까 식사할때도 말씀드렸지만, 안괜찮을게 뭐가 있겠어요. 제가 본부장님이랑 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정말 괜찮다는건가? 그런 말도 안되는 말들을 듣고?"

 

 진우의 말에 예리는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그에게 다가간다.

 책상을 지나 그가 앉아있는 의자 바로 앞까지 간 예리는, 그대로 진우의 얼굴 앞까지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다.

 당장이라도 닿을 것만 같은 그와 그녀의 입술.

 미동없는 진우의 표정을 본 예리는 잠시 가만히 있더니 이내 몸을 돌려 그와 자신의 사이에 책상을 두고 선다.

 

 "제가 거기서 본부장님한테 키스했다면, 본부장님은 저에게 승진이라도 시켜주셨을건가요?"

 

 예리의 말에 진우는 멍해졌던 표정이 돌아오고, 고개를 다시 예리쪽으로 돌리며 말한다.

 

 "뭐?"

 "키스하면, 저한테 정직원 사원증이라도 주셨을거냐구요. 그런거 아니잖아요. 애초에 그래서도 안되는거고."

 "그렇긴 한데…."

 "그러니까. 그러니까 저도, 본부장님도 그저 소문에 휘말리지 말자는 말이에요. 그리고, 사람 헷갈리게 하시지도 마시구요. 짜증나."

 "내가 무슨…."

 "자꾸 잘해주는 척하다가 맥이고, 그러다 또 잘해주고, 괜히 안할거같은 사과나 하고, 예쁘네 어쩌네 하고, 아니 자기가 의자는 왜 당겨줘? 하는 법 알려주면 되지 굳이 좋은 향기 내뿜으면서 심지어 그런 얼굴로 다가오고 난리에요 왜!"

 

 예리는 아무리 멀쩡한 척 하려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눈에 눈물이 고인 상태로 말했다.

 진우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에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입을 연다.

 

 "전예리 인턴, 나한테 관심 있어?"

 "본부장님은요,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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