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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왕좌의 조건
작가 : raloralo
작품등록일 : 2016.9.15


아버지가 죽은 후
떠돌이 소금장수로 전락한 우불이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12. 한 밤의 습격자
작성일 : 16-10-17 23:25     조회 : 422     추천 : 0     분량 : 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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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한 밤의 습격자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우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있는 곳은 우불이 자는 곳에서 일곱 자 정도 떨어진 덤불 속이었다. 석 자 정도의 풀이 무성하게 자란 덤불 속에는 날것들이 엉겨 붙었는데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움쩍도 하지 않았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움직일 때는 숨을 가다듬을 때 이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우불이 사라졌다는 들은 것은 아침이었다. 우불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수실촌을 벗어나는 고개로 달려온 사나이는 소금장수를 발견하였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어리둥절했다. 소금장수는 약빠른 사람이었다. 겉보기에는 얼뜨기로 보이나 음모의 계산을 이용할 정도로 약빠른 사람이었다.음모를 찾아오는 것도 그랬다. 수실촌사람들은 음모가 소금장수를 돌라먹는다고 생각하나 사실은 소금장수가 음모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음모를 이용할 정도로 약빠른 소금장수가 죽어가는 우불을 싣고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따위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해야 할 일은 상리1)가 올 때까지 우불을 지키는 것이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우불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은 이년 전이었다. 소노부의 노비로서 국상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직접 사나이를 찾아온 상리는 우산2)에소년이 쓰러져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죽이라고 하였다.

 

 

  “이상하다니요?”

  “기억을 잃었네.”

  “기억을요?”

  “제 이름이 누군지도 모르지.”

  “이름도요?”

  “기억을 찾는 기미가 보이면 처치하게.”

 

 

  그런데도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우불을 죽이지 않은 것은 징계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간밤에 과부와 뒹굴고 아침에 들어온 사나이는 우불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만약 그 사실이 알려지면 징계를 받는 것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해를 입힐 수 있었다. 그래서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다른 명령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내용의 전서구를 보냈던 것이다.

 

 

  “어쩌고 있는 가?”

 

 

  조그맣게 들리는 소리에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어깨를 웅크렸다. 처음 찾아왔을 때와 같이 누더기를 걸친 상리는 우불을 바라보았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상리에 대해 알아낸 것은 서열이 높은 상리라는 것과 냉혹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검은 복면의 사나이와 함께 세상을 떠든 제공자는 사나이의 친구였다. 제공자는 상리는 사람을 죽일 때 손잡이를 감싼 칼을 사용하는 데 그 시간이 10묘3) 도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였다. 제공자가 특히 강조한 것은 카이의 신임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제공자는 상리가 상위에 오르게 된 것은 카이의 신임 때문일 것이라면서 알려진 것보다 냉혹한 사람일 것이라고 하였다.

 

 

  “자고 있습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어깨를 세우면서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사람들에게 맞은 후에……"

  "맞어?"

  "개구리를 지키지 못하면 때렸는데, 어제는 사람들을 동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쓰러졌는데 깨어난 후 아버지를 부르면서 날뛰었습니다."

  “말을 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다른 말은 없었는가?”

  “아버지를 부르면서 소리쳤는데 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를 불렀단 말이지?”

  상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어떻게 할까요?”

  “이상하다는 것은 뭔가?”

  “그 동안 개골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수실촌사람들이 욕을 해도 눈 만 껌벅거렸습니다. 음모가 때려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소금장수한테는……”

  “그렇지 않았단 말인가?”

  “그건 아닙니다만 웃는 것 같기고 하고 눈짓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뭔가 이상했습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얘기군.”

  “그리고 소금장수는……”

  “……”

  “견정혈을 짚었습니다.”

  “그게 정말인가?”

 

 

  상리의 말에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숨을 삼켰다. 상리가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을 찾아온 것은 세 번이었다. 첫 번째는 소노부로 찾아왔을 때이고 두번째는 국내성을 떠날 때 이고 나머지는 수실촌을 찾아왔을 때였다. 그 동안 상리는 감정을 나타낸 바가 없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업무를 지시했을 뿐이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소리를 지른 상리를 바라보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혹시 소금장수가 지켜본 건 아닐까요? ”

  “지켜본다.”

  상리는 읊조리듯 중얼거렸다.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 같지만……”

  “그건 개골이 누군지 몰라서 하는 소리야!”

 

 

  검은 복면의 사나이가 궁금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라존은 전달자가 임무를 전달하게 되어 있었다. 활동원에게 적용되는 그 원칙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전달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그 신분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우불은 절대로 그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상리, 그것도 서열이 높은 상리가 직접 나선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우불은 왕위를 위협할 사람일 것이다. 막 솜털이 돋기 시작한 우불이 왕위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인지,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그것을 짚어 낼 수 없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상리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죽여야지.”

  상리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개골을 처리할 테니까, 자네는 소금장수를 막도록 하게.”

  “제가 어떻게……?”

  “목표는 개골이야!”

 

 

  상리는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를 노려보았다. 상리가 우불을 뒤쫓으라고 지시한 소금장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였다. 우불은 계루부가 인정하는 단 한 명의 계승자였다. 소금장수가 우불을 데려갔다면 안국군을 따르는 자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왕이 우불을 살려둔 것도 그것때문이었다. 안국군의 죽은 후, 지하로 사라진 사람들을 잡기 위해 우불을 살려준 것이었다. 상리의 예상대로 안국군을 따르는 자들와 관련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상리가 카이를 따라온 것은 그것 때문이었다. 소금장수는 목적한 곳에 오르기 위한 계단이었다. 문제는 소금장수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상리는 등에 멘 칼을 뽑으면서 매섭게 말했다.

 

 

  “가세!”

 

 

  그러나 상리의 날카로운 칼이 우불을 찌를 찰라 소금장수의 발이 칼을 걷어찼다. 소금장수 때문에 칼을 떨어트린 상리는 뒤로 물러서면서 두 손을 오그렸다.

 

 

  소금장수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중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이제야 기본을 익힌 사람이었다.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는 예사 살수가 아니었다. 살수들은 실수를 하면 허둥거렸다. 신속하게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행동을 제어하기 때문이었다.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특이한 것은 서완4)에서 사용하는 무술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는 왕이 고용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소금장수는 옆구리를 방어하였다. 소금장수의 예상대로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를 옆구리를 치고 들어왔다. 소금장수는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의 팔을 잡아당긴 후에 둥그렇게 휘어진 등허리를 내리쳤다. 그와 함께 소금장수는 오른 쪽으로 휘어진 다리를 걷어찼다.

 

 

  “어디서 지랄이야.”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가늘게 내뱉는 소금장수를 바라보았다. 소금장수는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의 상대가 아니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였다. 죽거나 구걸하거나, 구걸할 경우 목숨을 구할 수 있겠으나 가족은 죽게 될 것이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준비한 약을 꺼냈다.

 

 

  "뭐야 이 자식."

 

 

  소금장수는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를 젖혔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는 소금장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가 소금장수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누더기를 걸친 사나이를 상대할 때 달려들었을 것이었다. 소금장수는 목숨을 끊은 사나이의 복면을 벗겼다.

 

 

  “낯이 익은 놈인데?”

  “아저씨.”

 

 

  우불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소금장수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우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다짐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우불은 바닥에 쓰러진 사나이를 보면서 읊조리듯 말했다.

 

 

  “아저씨가 왜 여기 있어요?”

  “아는 놈이냐?”

  “수실촌에서 머슴을 사는……”

  “맞아.”

  소금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실촌에서 머슴을 사는 놈이지. 그런데 이 놈이 라존의……”

  “라존요?”

  “이 놈은 모르겠는데……”

  소금장수는 검은 복면을 쓴 사나이를 바라보았다.

  “누더기를 걸친 놈은 진에서 온 살수다. 이 나라에서 살수들이 활동할 곳은 한 곳 밖에 없다.”

  “거기가 어딘데요?”

  “라존이다.”

  갑자기 달려온 소금장수는 우불의 팔을 흔들었다.

  “네 놈은 누구냐?”

  “뭐라고요?”

  “네 놈이 누구길래 라존이 노리냔 말이야?

  “라존이 뭐예요?”

  “라존이 뭔지도 모른단 말이냐.”

  “라존이 뭐예요?”

  “왕의 친위대다.”

  친위대라는 말에 우불은 털버덕 주저앉았다.

 

 

  주석

  1) 라존의 간부로서 업무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

  2) 국내성 남쪽에 있는 산 이름

  3) 1묘는 9초에 해당하므로 10묘는 1분 30초 정도라고 할 수 있다.

  4) 가후가 운영하는 살수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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