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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연
작가 : 소설판타지
작품등록일 : 2020.8.3

돔 아래 인공태양의 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류, 인공태양이 갑자기 빛을 잃다.
태양이 사라지고, 빛 하나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재난물]

 
episode 1 : 그 날의 기억(4)
작성일 : 20-08-04 21:34     조회 : 268     추천 : 1     분량 : 6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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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내 말에 명석이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내 시선을 쫓아 눈을 옮긴 그는 헉하며 놀란 소리를 내뱉었다.

 

 “죽은…기가?”

  “몰라, 나도.”

 

 순간 움찔 쓰러진 여자의 손이 움직였다. 사체가 다시 살아나 움직인 것을 본 것처럼 나도 모르게 헉하며 짧은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다리에 상처를 입은 듯 쓰러진 채 무릎을 끌어당겼다.

 

 “아 다행이다. 살아있네. 다쳤나 봐.”

 

 옆에서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야 근데 저거 우리 학교 교복 아니야?”

  “뭐?”

 

 그의 말에 고개를 슬쩍 내밀어 그녀를 유심히 보았다. 비록 치맛바람의 여학생이긴 했지만 분명 우리와 같은 고등학교의 교복이었다.

 동시에 저 멀리 계단 너머에서 알아듣지 못할 소리가 벽에 부딪혀 울렸다. 괴물이나 동물의 소리는 아니었다. 분명 자음과 모음이 뒤섞인 말이었지만 너무 멀기도 했고, 메아리처럼 울렁거리는 소리에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쓰러져 있는 여성의 위로 불빛이 비쳤다.

 

 “웅아, 저기 누구 내려온다.”

 

 그녀의 위로 비춘 불빛이 점점 그녀에 가까워지더니 계단에서 누군가가 내려왔다.

 긴 생머리에 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이었다.

 

 “저 사람도 우리 학교 사람이네.”

 

 옆에서 동물원의 동물을 구경이라도 하듯 명석이는 내뱉었다. 휴대전화 불빛 뒤로 흐릿하게 비추는 그녀의 옷매무새는 역시 교복 차림이었다.

 휴대전화로 쓰러진 여성의 상태를 살피던 그녀는 그제야 우리가 비추는 불빛을 본 듯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란 듯 엉덩방아를 찧고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더니 허둥지둥 휴대전화를 집었다.

 

 “웅아, 우야노? 도와줘야 되나?”

  “도와주자.”

 

 지금 이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었으면 몰랐겠지만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들을 도와줘야 할 것 같았다. 동질감이랄까, 동료애가 생긴 기분이었다.

 내가 먼저 문을 나서자 그는 내 뒤를 따라왔다.

 

 “괜찮으세요?”

 

 계단 가까이 다가가자 아까 들었던 소란스럽던 소리가 더욱 커져 있었다. 두 사람에게 다가서자 엉거주춤한 자세로 엎드려 있던 긴 생머리 여자는 공포에 떨리는 눈으로 뒤로 물러섰다.

 

 “누…누구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옆에 무릎을 끌어안고 있던 단발머리 여자는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계단에서 구르신 거예요?”

 

 쓰러진 자세하며 위치가 딱 봐도 계단을 구른 사람 같았다. 맨살이 드러난 팔과 다리에 검은 멍이 군데군데 있었고, 무엇보다 감싸 안은 정강이에 생긴 새빨갛게 부어오른 피멍이 보였다. 다행히 피가 난다거나 하는 상처는 없는 것 같았다.

 

 “괜찮으세요?”

 

 뒤에서 명석이는 마치 제가 다치기라도 한 듯 표정을 지었다.

 또 한 번 위층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위에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소리가 이렇게 요란해요.”

 

 층계참에 서 있던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은 전부 칠흑 같은 계단 너머를 보았다. 둔탁한 쇠붙이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와 무언가를 부수는 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벽에 퉁겨 울리는 욕설은 덤이었다. 굵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보아하니 덩치가 조금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일단 저기 편의점으로 가요.”

 

 뒤쪽의 편의점을 가리켰다. 계속 여기 있다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 계단 너머에서 괴물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긴 생머리는 우리의 말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단발머리와 우리를 번갈아 보았다.

 

 “제 등에 업히세요.”

 

 선뜻 등을 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긴 생머리는 우리의 호의를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듯했다.

 

 “뭐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여전히 엉거주춤한 자세로 눈을 굴렸다.

 위에서 들리는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고, 서둘러 자리를 피해야 할 것 같았다. 게다가 상처를 입은 여자는 여전히 고통스러운지 다리를 움켜잡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일단 단발머리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부상이 생각보다 큰 듯 제대로 일어서지 못했다. 겨우 일어나 발을 디뎠지만, 단발머리는 악하며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뱉으며 다시 주저앉았다.

 

 “천천히…천천히…”

 

 천천히 그녀를 일으켰다. 그녀를 일으키는 와중에도 긴 생머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성한 다리로 땅을 짚고 겨우 일어난 그녀를 내 등에 얹었다. 그리고 옆에서 명석이가 그녀를 내 등에 잘 올라탈 수 있게 받쳐주었다. 그리고는 넘어지지 않게 휴대전화 조명으로 계단을 비춰주었다.

 그녀가 등에 업히자 푹신한 감촉이 등 전신에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무색하게 등에 업힌 그녀의 몸무게가 먼저 느껴졌다. 작은 키에 왜소한 체구를 가진 여성이라 이렇게 무거울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저기요…! 뭐 하시는…!”

 

 뒤에서 긴 생머리는 우리가 단발을 업어 데려가려 하자 입을 열었다.

 

 “도와주는 거예요.”

  “뭐하노, 빨리 가자.”

 

 명석이가 재촉하자 몸을 돌려 편의점으로 몸을 움직였다. 뒤에 있던 긴 생머리는 불안에 떠는 얼굴로 머뭇거리더니 이내 우리를 따라왔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계단 한 칸을 내려갈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려 중심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사히 계단을 다 내려오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렸다.

 

 “문 좀 열어줘.”

 

 턱으로 편의점의 문을 가리켰다. 내 말에 명석이는 한달음에 편의점 문 앞까지 뛰어갔다.

 

 “언니, 괜찮아?”

 

 긴 생머리는 계속 뒤에서 단발머리의 상태를 살폈다.

 

 “다리가…다리가 너무 아파.”

 

 단발머리의 울먹이는 소리가 등에서 울렸다. 소리만 들어선 아무렇지 않았겠지만, 그녀의 가슴에서 울리는 진동이 내 등으로 전달되자 어딘가 모르게 나도 슬픈 기분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온나.”

 

 명석이는 문을 활짝 열고 나를 인도했다.

 원뿔 형태로 빛나는 불빛이 길을 안내했다. 문 안쪽으로 들어서자 그는 단발머리를 올려놓을 곳을 찾더니 이내 창가 쪽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짧은 시간 동안 먹었던 음식물들을 의자 밑으로 치우고 테이블을 세 개 이어 붙여 누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여기로 눕히라.”

 

 그는 내 등의 단발머리를 받쳐주며 그녀를 테이블 위로 눕혔다.

 

 “괜찮으세요?”

  “많이 아파?”

 

 긴 생머리가 단발머리의 다리 쪽을 살피며 말했다. 아무리 봐도 골절이 의심되는 부상이었다.

 먼저 그녀의 동의를 구한 후 정강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부어오른 부위를 살짝 누르자 단발머리는 짧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뭐 어쩌다가 계단에서 구르신 거에요?”

 

 옆에서 명석이가 질문을 던졌다.

 

 “위에서 나는 소리랑 관련 있는 거예요?”

 

 나 역시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다.

 

 “위에서…다툼이 있었어요.”

 

 긴 생머리가 말했다.

 

 “다툼이요?”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다리부터 어떻게 해요. 부러진 거 같은데.”

 

 명석이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먼저 처치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명석아, 너 할 줄 알아?”

  “나 자주 다쳐봤다이가. 간단한 것 정도는 가능하다. 일단 부목으로 먼저 다리부터 고정해야 하는데.”

 

 그는 먼저 휴대전화의 조명으로 사방을 비추며 부목으로 쓸 만한 것들을 찾았다. 하지만 그다지 쓸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지 그는 계속해서 편의점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겨우 찾은 듯 돌아온 그의 손엔 눈금자 뭉치와 테이프가 쥐여 있었다.

 

 “그거로 되겠어?”

  “그래서 여러 개 가져왔다이가.”

  “흠…”

  “이 분 팔 좀 잡아주라. 아파서 몸부림치면 더 힘들다. 죄송한데 좀 잡아주세요.”

 

 그는 먼저 자 3개를 꺼내 그녀의 다리에 가져다 대곤 테이프로 다리에 고정했다. 그가 그녀의 다리에 눈금자를 대자 그녀는 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조금만 참으세요.”

 

 두 바퀴, 세 바퀴 테이프가 그녀의 다리를 감을 때마다 그녀가 너무 고통스러워하자 그는 조금 느슨하게 테이프를 감았다.

 

 “너무 살살하는 거 아니야?”

  “그럼 우야노. 너무 아파하는데.”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긴 생머리 역시 나와 같은 눈길로 그를 보고 있었다.

 테이프가 다리를 압박할 때마다 단발머리는 흐느끼는 소리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이기 아닌가…?”

  “뭐라고?”

  “아이다, 혼잣말이다.”

  “아파요!!!”

  “조금만 참으세요. 거의 다 됐어요.”

 

 그리고 두 바퀴를 더 돌려서야 명석는 다리에서 손을 뗐다.

 마치 기나긴 수술을 끝낸 듯 그는 이마의 땀을 소매로 훔쳤다.

 단발머리 역시 식은땀으로 옷을 적시고 있었다. 정강이는 테이프로 칭칭 감아 고정되어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엉성해 보였다.

 일을 끝내고 명석이는 잠시 자리를 벗어나더니 반쯤 녹아 있는 얼음 컵을 몇 개 가져왔다.

 

 “거기에 이거 좀 대고 있으면 그나마 좀 나으실 거에요.”

  “전기도 없을 텐데 다 안 녹았네?”

  “이거만 남은 기다. 다른 건 다 녹았고.”

 

 겨우 평온을 되찾은 단발머리는 얼음 컵을 쥐어 들고 정강이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뭐, 다 같은 학교 사람인데.”

 

 명석이는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말했다.

 

 “어? 선배…시네요.”

 

 긴 생머리가 내 이름표를 들여다보더니 내뱉었다.

 그녀의 말에 나도 그녀의 이름표를 보았다.

 노란색 이름표 위로 적혀 있는 최이슬. 그에 반해 우리는 빨간색의 이름표였다.

 우리보다 한 학년 낮은 1학년 후배였다.

 

 “아, 후배구나.”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이쪽은 제 언니예요.”

 

 그녀는 손으로 단발머리를 가리켰다.

 

 “언니?”

  “네 3학년... 최선혜라고. 전 최이슬이에요.”

  “아 자매구나.”

  “그건 아니고, 사촌이에요.”

 

 그녀의 말에 흠칫 단발머리의 이름표를 보았다. 그녀의 이름표는 초록색이었다.

 반쯤 앉은 채 다리를 부여잡고 있는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조명이 비춰 반짝거렸다.

 

 “어떻게 되신 거에요?”

 

 내 질문에 이슬이는 잠시 고심에 빠졌다. 그러다 조심히 입을 열었다.

 

 “건물 2층부터는 정전에 대비해서 발전기가 있어서 작은 불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처음엔 괜찮았는데, 전기가 결국 끊기고 상황이 계속 이렇게 되다 보니 거기에 있던 경찰분들한테 화살이 날아갔어요.”

 

 그녀의 말로는 그들은 이게 무슨 상황이냐며 그들을 책망했고,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나 다툼까지 벌어져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더는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거기 있다간 우리도 위험할 것 같아서 몰래 도망쳐 나오는데, 언니가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뎠어요.”

 

 그리고 우리를 만났다.

 

 “아이고…”

 

 옆에서 명석이가 탄식을 내뱉었다.

 

 “병원에 가야 할 거 같은데?”

  “지금 이 상황에 병원이 할까 모르겠네.”

  “그니까…”

 

 병원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일 테니.

 

 “어떡하실 생각이에요?”

 

 그녀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저희도 모르겠어요. 일단은 학교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이슬이가 툭 튀어나와 시옷으로 구부러진 입으로 답했다.

 

 “그럼 저희랑 같이 가는 건 어때요? 저희도 학교로 가고 있거든요.”

 

 내 말에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보며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야 감사하죠.”

  “같은 학교에 선후배 사인데, 말 편하게 해요. 이슬이라고 해도 될까?”

  “그럼요!”

  “그래!”

 

 이슬이와의 대화를 듣던 명석이는 팔꿈치로 내 팔을 툭툭 치며 작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고마워, 덕분에.”

 

 겨우 부상의 고통이 사그라든 듯 선혜 누나가 상체를 일으켰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서로 돕고 그래야죠.”

 

 명석이는 뿌듯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바로 출발하실래요? 다리도 다쳤고, 빨리 양호실에 가야 할 거 같은데.”

  “웅이 말이 맞아요. 게다가 위에서 언제 또 사람들이 내려올지도 모르니까.”

 

 다툼이 있던 곳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얼굴이 어떨진 미지수였다. 그 사람들이 어떻든 굳이 만나고 싶진 않았다.

 

 “내 휴대전화는 어떡하지…?”

 

 선혜 누나는 옆에 있던 이슬이를 보았다.

 

 “뭘 어떡해. 저 위로 어떻게 다시 올라가게. 못 가져와. 그냥 가자.”

  “그래도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랑 다 있는데.”

  “휴대전화 놓고 오셨어요?”

 

 옆에서 명석이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혹시 무슨 일 생길까 싶어서 녹음기 켜 놓는다는 게 거기 두고 왔어.”

  “다시 올라가시게요?”

  “어떡하지…”

 

 쿠당탕하며 계단이 있던 방향에서 소리가 울렸다.

 

 “위험할 거 같은데요. 지금 굳이 필요한 건 조명 정도니까.”

  “맞아요. 조명 정도는 여기 편의점에도 손전등이 있으니까 그거로 가져가요.”

 

 내 말에 명석이가 거들었다. 우리의 말에 두 사람은 잠시 고민하더니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선혜 누나는 이슬이와 명석이의 어깨를 빌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을 수 있겠어요?”

  “아프긴 한데, 참을 만해. 그래도.”

 

 그녀의 얼굴에 광대를 타고 식은땀이 굴러떨어졌다.

 

 “내가 앞장설 게. 명석아 네가 누나 좀 잡아줘.”

 

 그는 은근히 다행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힘드시믄 제가 업어드릴게요.”

  “아니야, 괜찮아. 일단은 걸어볼 게.”

 

 그녀는 명석이의 어깨를 빌려 천천히 움직였다. 그사이 내가 먼저 나서 문 손잡이를 잡았다. 차가운 쇠의 감촉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창밖 너머는 유리창에 비친 불빛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를 돌아 세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다시 선 칠흑 같은 암흑 앞에서 명석이의 얼굴에 공포가 그려졌고, 다른 두 사람 역시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 미지의 세상 속으로 다시 걸어나가야 했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움직여야 한다.

 그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연다…!”

 

 크게 숨을 들이켜곤 단숨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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