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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폭군과의 산책
작가 : 호랑이손
작품등록일 : 2020.7.31

재계 1위 제국그룹 신입사원 소요진.
연수중이던 그녀에게 그룹의 유일한 황태자 조대환 총괄사장이 찾아온다.
"자넨 내 전생의 원수야. 소요진씨."
대환의 입에서 나온 뜻 밖의 한 마디.

그러나 그건 모두 사실이었다.

 
폭군과의 산책 04
작성일 : 20-08-04 19:39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6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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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 그룹 단야 연수원.

 수많은 신입 사원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있었다. 강사는 초고속 승진으로 사장 비서실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양미향이란 여성이다. 이번 기수 교육을 위해 특별 파견 나왔다는 그녀는 그룹 내 통용되는 문서 양식에 대한 강의 중이었다. 수강생 중 절반은 그녀의 미모에, 나머지 절반은 그녀의 또랑또랑한 태도에 압도되고 있었다.

 

 “그룹 내 쓰이는 문서는 크게 두 가지 양식이 있어요. 하나는 돈에 관한 것. 나머지 하나는 계획에 관한 것. 계획에 관한 것은 여러분의 창의성이 가미되지만, 돈에 관한 것은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부서 예산안의 경우...”

 

 같은 시각. 수강생 중 하나인 소요진은 옆 자리 동료로부터 허리춤을 콕콕 찔리고 있었다.

 

 “요진 언니! 언니 아까 VIP 만났다며?”

 “응?”

 

 소문은 벌써 퍼진 모양이었다.

 

 “뭐래? 왜 따로 부른 건데? 혹시 언니 아는 사람이야?”

 

 안경 쓴 동기 여직원의 이름은 이미진.

 요진보다 세 살 어리지만, 정보 핥는 개미핥기처럼 요진의 귓속 깊숙이 혀를 내밀었다.

 

 “또라이.”

 요진이 문득 대환을 떠올리며 반응했다.

 

 “응?”

 

 “싸이코패스.”

 

 “뭐?”

 

 “관심종자.”

 요진이 자기도 모르게 미진의 얼굴을 야렸다.

 

 “허! 언니, 너 지금.”

 

 미진은 당연히 자기한테 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그때였다.

 강사가 두 사람 쪽을 보며 말했다.

 

 “거기! 소곤소곤 두 사람.”

 

 “예?”

 

 “일어서.”

 

 미진과 요진이 동시에 벌떡 일어섰다.

 

 “방금 뭐랬죠? 나 청력 되게 좋은데.”

 

 “아..그게...아무것도...”

 

 두 사람이 머뭇거리는 사이.

 

 “VIP는 또라이!”

 

 “엇!”

 강사가 큰 소리로 대신 답했고, 미진, 요진 두 사람이 화들짝 놀랐다.

 

 “싸이코 패스! 관심종자! 맞죠? 방금 한 말.”

 

 “아...예.”

 인정할 수밖에. 대단한 청력이다. 요진이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맞아요. 또라이. 싸이코패스. 관심종자. 전부.”

 

 “예?”

 

 “맞다고. 그 분. 엄청난 또라이라고.”

 

 두 사람이 또다시 놀랐다.

 미향이 조각처럼 아름다운 손가락을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

 

 “어차피 알게 될 일. 그룹 내 간부 중 VIP 실 끌려가 넋 나가도록 혼나지 않은 사람 없어요. 어떤 분은 정신병원 가고, 자살기도 했단 소문도 있고. 모두 사실 일 겁니다. 아마도.”

 

 이게 또 무슨 소린가? 공개적인 자리서 상사 뒷담화라니?

 모든 수강생들의 이목이 쏠렸다. 미향이 말을 이었다.

 

 “그를 보는 고위 간부들은 매일 매일 지옥이죠. 요즘 말론 멘탈이 털린다고 하던데. 맞아요. 그 분은 악마예요. 가까이 모신 제가 보증합니다. 기업인의 탈을 쓴 순수한 악마.”

 

 “예?”

 

 공개된 자리에서의 상사 뒷담화에 모두는 의아해 하면서도 솔깃했다.

 

 “근데 제가 여기 파견되기 전, 그 악마가 말했어요. 이번 기수 신입 중 순수한 영혼을 지닌 자를 비서실로 잡아와라. 예를 들어 수업 중에 속닥거리는 여학생 기질따위를 간직한...”

 

 미향의 시선이 요진의 미간에 고정됐다.

 

 “VIP의 욕받이로 삼아 뼈까지 우려내겠다.”

 

 “히익!”

 

 요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라고 하셨습니다. 거기 사원님. 혹시 악마를 보고 싶으세요?”

 

 “어..아..아뇨.”

 

 “악마는 보고 싶어 할 거예요. 오늘 일. VIP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헉!”

 

 이년아! 악마는 네가 더 악마다!

 요진이 속으로 외쳤다. 이 마녀 같은 불여시! 고작 이깟 일로!

 

 “앉아요. 두 사람 다.”

 

 미향은 손을 저어 두 사람을 앉게 했다.

 

 다시 수업이 이어질 찰나, 갑자기 강의실 문이 열렸다.

 

 “저기, 양과장님. 잠깐.”

 

 연수원 직원 하나가 미향을 향해 손짓했다.

 미향이 다가가자 남자는 그녀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였다. 그러다 슬그머니 손가락 하나를 뻗어 요진을 가리켰다.

 

 “뭐..뭐야? 설마, 벌써?”

 

 강의실 CCTV를 이용한 뭔가 수상한 시스템 같은 게 있을까?

 요진은 불행이 다가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잠시 후 나쁜 예감은 적중했고, 불행은 미향의 혀를 타고 건너왔다.

 

 “서요진 사원!”

 

 “예?”

 

 “동생이 다쳤대요. 오토바이 교통사고. 지금 입원한 모양인데.”

 

 “예?!”

 

 뜻밖의 불행에 요진이 펄쩍 튀어 올랐다.

 

 “얼른 옷 갈아입고 갔다 오세요. 자세한 건 연수원 분들과 상의하고.”

 

 “예..에.”

 

 문득 남동생 건우가 떠올랐다.

 연수원 들어오기 전, 누나! 용돈 많이 줘! 라던. 목소리는 덤으로다가.

 

 “아, 안 돼. 건우야!”

 

 요진이 후다닥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

 

 “된다.”

 

 서울로 올라가는 최고급 세단, 마에스트로 그랜드 디럭스.

 앞뒤로 나란히 앉은 남자 둘이 보였다. 오늘은 환의 번외 스케줄 탓에 운전기사 없이 전직 제국 대장군 파소가 운전중이다. 파소는 조금 전 신입 사원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흘리는 투로 올렸었다.

 

 “폐하. 지원자들의 스펙 가산점을 주지 않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도 있고, 이사들의 반발도...”

 

 “뭐가 문제냐? 내가 내 사람 맘대로 뽑아 쓴다는데?”

 

 “폐하. 현대 사회에서 회사란 사주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일부로서...”

 

 “파소야.”

 

 환이 부하의 말을 잘랐다.

 

 “예. 폐하.”

 

 “회사는 내 꺼다. 쥬신이 내 꺼였듯.”

 

 “아. 뭐...”

 

 “백성들도 내가 골랐어.”

 

 “그거랑 이거랑은 좀...”

 

 파소는 뭐라 말해야 할지 말이 궁했다. 현대 사회에 있어 채용 비리는 엄한 문제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이해시키느냔 건데.

 

 "너도 알고 있잖느냐?"

 

 그러거나 말거나, 환이 목소리를 높였다.

 

 “내 백성은 천손에 충성을 맹세한 자들로만 골랐다. 그렇지 않은 자, 노비로 삼거나, 모두 죽여 없앴지. 당연했다.”

 

 “아..”

 

 파소는 말문이 막혔다.

 환의 뼛속까지 자리한 선민의식이 바뀌지 않을 것은 뻔하다. 그렇더라도 지금은 인권과 민주주의, 자본주의에 더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주류인 시대.

 환의 지금 발언은 무척 위험했다. 특히 환이 누리고 있는 재벌 회장 아들이란 지위를 볼 때.

 어쩌면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다.

 

 “폐하! 그러시더라도 면접에 족보를 가져오란 건 좀...현대에 안 맞습니다.”

 

 파소가 다소 힘을 주어 말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목소리는 그보다 한 톤 높았다.

 

 “아니다! 그것도 당연하다. 피는 속이지 않아.”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혈연, 지연, 학연은...”

 

 “닥쳐라!”

 

 환이 운전석 목 받침을 손으로 탁! 치며 외쳤다.

 

 “지연, 학연 따윈 몰라도 혈연이라면 더욱 옳다! 혈통을 추적해 나라 팔아먹은 역적 놈의 후예인지, 반대로 나라 위해 헌신한 충신의 후손인지, 과학으로 알아내 쓰겠단 게 뭐가 나쁘단 말이냐? 난 장차 충신의 후예들로 그룹을 가득 채울 것이야!”

 

 “아...”

 

 환이 성장하면 할수록, 자꾸 3천 년 절대 군주의 습성이 배여 나온다.

 지금의 파소로선 그것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그로선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예. 폐하. 뜻은 그러시더라도,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이사회도 그렇고...”

 

 “흥! 반대하는 자들은 노비였거나 반역자의 후손일 게지. 파소야!”

 

 “예. 폐하.”

 

 “장차 넌 놈들의 목을 치고 씨를 말려라. 그것이 네가 할 일이다.”

 

 “아...예. 목과 씨... 차후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폐하.”

 

 갈수록 태산이군.

 파소가 보이지 않게 고갤 저었다. 화제를 돌렸다.

 

 “그건 그렇고, 오늘 저녁 미래 그룹 회장단과 만찬 약속 있으십니다.”

 

 “취소해라. 오늘은 천한 것들과 겸상하고 싶지 않으니.”

 

 “폐하의 아버님. 아니, 풍백 회장님도 동석하십니다.”

 

 “우이 씨. 풍백! 천손 주제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장사치 놈과 겸상이라니.”

 

 환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버님이십니다. 생물학적으로.”

 

 “알고 있으니깐 더 화가 난다. 왜 하필 하늘님께선 그런 자를 내 아버지로....쯧!”

 

 “참석 하시지요. 부탁드리겠습니다.”

 

 파소가 재차 권했다.

 환이 팔짱을 낀 채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던지듯 손을 흔들었다.

 

 “내 너를 봐서 크게 양보하마. 대신 미래그룹 최씨 일가는 내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하라. 풍백이랑 딱 붙여 놓도록.”

 

 “폐하의 약혼녀께서도 오십니다.”

 

 “우이 씨!”

 

 마지막 말에 환이 버럭 소리쳤다.

 

 “풍백, 이놈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폐하의 아버님이라니깐요. 생물학적으로...”

 

 파소가 또 다시 주의를 주려 했으나, 환의 분노가 그를 넘어섰다.

 

 “대체 왜 천손을 그 천하고 미련한 것과 짝지으려는 것이더냐! 엉? 고등학생 아들놈한테 약혼녀라니! 파소, 넌 그때 뭐했어?”

 

 “소, 송구하옵니다. 폐하.”

 

 “에잇! 그런 비굴한 자가 천손이라니!”

 

 각성 전의 일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는 주군을 보며, 파소가 혀를 찼다.

 재벌가들 사이 결혼을 두고 부르는 <전략적 제휴> 라는 말을 담기엔 무척 부담스러운 순간이었다.

 

 “저기, 폐하.”

 

 “뭐냐?”

 

 환이 퉁명스레 대꾸했다.

 

 “만찬 자리...꼭 현대어 쓰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알았다. 아니, 알았어. 황비서. 그까짓 거.”

 

 환이 고개를 돌렸다.

 현대라는 시대도 마음에 안 들지만, 풍백이 아들을 위해 해온 일도 만만치 않게 싫다.

 무려 하늘님의 피를 이은 천손이 천하디 천한 장사치 딸과 혼인이라니.

 그의 머릿속에 어떻게 하면 잡음 없이 만찬장을 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꽉 들어찼다.

 

 “검만 있다면...”

 

 그 순간, 문득 요진이 떠올랐다.

 

 “여봐라, 파소. 아니 이거 봐, 황비서.”

 

 “예. 사장님.”

 

 파소는 주군이 현대어를 쓰는 것이 대견했다. 비서실장인 그로선 어투 때문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 그 아이. 잘 감시해라. 언제 전생을 떠올릴지 몰라.”

 

 “예. 신경 쓰겠습니다.”

 

 “응. 검! 검만 되찾는다면 이 따위 현대 따윈 당장 떠나자꾸나. 파소야.”

 

 “예. 폐하. 아니, 사장님.”

 

 “가서 쥬신의 일을 마무리하자.”

 

 “예. 폐하. 아니, 사장님.”

 

 이상한 일이다. 대환이 옛문투로 말했다하면 자동으로 폐하란 단어가 튀어나오니. 파소는 속으로 습관이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생각했다. 둘이 탄 차가 양재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갈 무렵이었다.

 

 *

 

 미래그룹 전략기획실.

 최태훈 회장 일가가 모여 있었다. 그룹 부회장이자 장남 최윤상, 건설부문 사장 차남 윤중, 셋째 엔터 사업본부장이자 아트센터 관장 최윤희가 그 면면이다.

 벽면 가득 메운 커다란 화면 위엔 싸우르 왕국 원전 프로젝트란 설명과 함께 주요 인사 명단이 나열되고 있었다. 화면 앞에 선 사내는 제일 연배로 보이는 노인 앞에 선 채 뭔가 꾸지람 듣는 중이었다.

 

 “최종 후보까지 어떻게 올랐는데, 이제와 보류? 둘째 넌 일을 어떻게 한 거냐?”

 

 미래그룹 회장 최태훈이 일갈했다.

 그러자 앞에 선 남자가 주눅 든 목소리로 답했다.

 

 “결정권자인 아무르 왕세제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뭔가 심경 변화가 있지 않았는가...”

 

 “그 뭔가가 뭔데?”

 

 “지금 비서실에서 파악 중...”

 

 “그딴 걸 일이라고!”

 

 태훈이 손에 쥔 만년필을 냅다 던졌다. 만년필은 휙 날아가 애꿎은 화면에 퍽! 검은 자국을 남긴 채 떨어졌다.

 

 “죄송합니다. 빨리 파악하겠습니다.”

 

 발표자였던 미래그룹 둘째 최윤중 사장이 조아렸다.

 태훈이 에잉! 하며 돌아섰다. 그러자 곁에 있던 사내가 불쑥 나섰다.

 최태훈의 장남 최윤상 부회장이다.

 

 “거 봐요. 아버지. 아직 윤중인 그룹 차원 일 맡을 실력 안 된다니깐? 10조짜리 프로젝트면 정공법만 생각할 게 아니라, 뒤로도 돌고, 옆으로도 들이칠 생각을 해야지. 안 그래요?”

 

 “넌 말투가 왜 그래? 회사에서 아버지라 부르지 말랬지!”

 

 태환이 장남을 꾸짖었다. 그러자 장남 윤상이 동생 윤중을 향해 물었다.

 

 “아이, 아버지. 뭘 그런 걸. 야! 윤중아. 지금 몇 시야?”

 

 “어, 다섯시 이십...”

 

 윤중이 자기도 모르게 시계를 보며 답했다.

 

 “봐. 퇴근 시간 지났잖아. 그럼 공적인 업문 끝이지 뭐. 딱딱하게 굴지 좀 마요. 요즘 그럼 꼰대 소리 들어.”

 

 “이런, 철부지 같은 놈들.”

 

 태환이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윤상이 덩달아 일어서며 말했다.

 

 “알았어요. 회장님. 잠깐만, 잠깐만요. 이거... 제가 할게.”

 

 “응?”

 

 “뭐?”

 

 태환과 윤중이 동시에 윤상을 노려봤다.

 

 “내가 해결한다고요. 이 내가! 하버드 MBA 요트클럽 주장이던 내가!”

 

 “뭔 소리냐?”

 

 태환이 물었다.

 

 “아이 참. 쟤요. 쟤.”

 

 태환이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화면에 걸린 사진 위로 만년필 번진 자국이 얼룩져 있었다. 싸우르 왕국 왕세제 아무르였다.

 

 “아무르. 쟤! 쟤 나랑 하버드 동문이었다니깐?”

 

 “응?”

 

 “형. 진짜 아무르 왕세제랑 알아?”

 

 둘째 윤중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 까딱하단 죽 써서 개 줄 것 같은 위기감이 엄습했다.

 동생의 당황하는 얼굴에 윤상은 비웃음을 흘렸다.

 

 “어휴. 아버지. 윤중이, 얘 말하는 것 좀 봐요.”

 

 “형!”

 

 “얀마, 형이 꼭 알아야 돼? 마! 그걸 고리 삼아, 알아 가는 거지. 이리 저리, 여차 저차. 그래서 원하는 거 얻고, 줄 건 주고. 짜식이 요령이 없어. 안 그래요? 아버지?”

 

 “음.”

 

 태환은 입을 다물었다.

 

 처음 싸우르 왕국 원전 프로젝트에 뛰어 든 건 둘째 윤중이었다.

 계열사 사장으로서 자격 검정을 요구 받던 시기였기도 하고, 또 그가 맡은 사업체가 건설사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문제는 미래 건설은 원전 단독 건설 경험이 부족하단 거였는데, 그 부분은 태환 자신이 나서서 해결했다.

 태환 자신의 노력도 들어가 있기도 했고, 워낙 큰 프로젝트로 놓치기 아까운 부분도 컸다.

 

 “아이, 아버지. 나 한 번 믿어 봐요. 네? 저 아시잖아. 해결사 기질. 윤중이 손에 두면 죽도 밥도 안 돼.”

 

 “그래서 형은 그러다 말아먹고?”

 

 윤중이 이죽거렸다.

 

 “흥! 말아먹긴. 적당한 때 터는 거지. 응? 그리고 형이 욕은 먹어도, 돈은 벌잖아. 넌 뭔데? 욕만 먹고 돈도 못 벌고. 너, 사장 되고 나서, 작년 건설 적자 얼만 줄은 알아?”

 

 “이익!”

 

 윤중이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말로선 당해날 재간이 없다. 어떻게든 아버지에게 자기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윤중은 속이 끓어 미칠 지경이었다.

 

 “윤희 생각은 어떠냐?”

 

 태훈의 시선이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은 여성에게 돌아갔다.

 최윤희, 29세.

 고교 입학과 동시에 제국 그룹 후계자, 당시 고교 3학년 조대환과 장래를 약속한 여인이었다.

 한 눈에도 청초함과 이지적인 얼굴, 육감적인 몸매가 돋보였다.

 모두의 시선이 여인에게로 모였다.

 
작가의 말
 

 3천년 전, 천손이 다스리던 시절엔 조혼의 풍습이 있었다. 백성들의 수명이 턱없이 짧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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