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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기억사형
작가 : 김광수
작품등록일 : 2020.8.4

사형수들의 기억을 지우고 사회로 보냄으로써 발생하는 이야기

 
기억사형(13)
작성일 : 20-08-04 16:11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8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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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이 지났다. 비상은 오만 교수로부터 지도자와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한 약속 당일이 되었다. 비상은 예전과 다르게 입을 만한 옷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것저것 고르는데 시간을 보내다가 급하게 서둘러서 오만 교수의 차에 탔다. 차에는 방관도 타고 있었다. 방관은 대학교에서의 성과가 좋아서 같이 간다고 했다. 그 성과는 뇌질환 관련 치료방법이었다. 그건 비상이 대학 연구실에 있던 시절 보았던 건데 그가 완성해냈다. 비상은 그 말을 듣고는 내심 부러웠다. 비상이 원래 하고 싶었던 연구였는데 아쉬웠다.

  차는 계속 달려서 가장 큰 대도시인 수도로 향했다. 차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도로가 상당히 커서 다행이지 작았으면 차가 계속 멈춰있을지도 몰랐다. 건물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고 그런 건물들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구역들은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대도시 중심부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니 건물이 갑자기 없어졌고 그 일대는 광활하게 텅 비었다. 유일하게 있는 건물은 눈앞에 거대한 담벼락이었다. 담벼락 안에는 거대한 성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지도자의 관저였다. 사진으로만 보았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것의 모습은 더욱 웅장했다. 담벼락을 둘러싸고는 주변에 땅이 깊게 파여 있어서 담벼락에 있는 문으로 갈려면 짧막한 다리를 지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가 다리를 지나가면서 땅이 파여져 있는 곳을 보니 그곳에 추락하면 바로 즉사할 듯한 높이정도 되었다. 자동차는 담벼락의 문에 도착했고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비병이 차에 있던 사람들의 신원과 목적을 확인하고는 들여보내주었다. 담벼락 안에는 마치 작은 마을이 있는 듯 했다. 안에 있는 건물들은 높은 사람이 산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 마냥 바깥의 있는 건물들과 모양부터 달랐다. 안의 건물들은 영화나 동화에 나올 것 마냥 생겨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압도하였다. 차를 지하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특이한 모양의 나무들이 예쁘게 심어져 있어서 그런지 공기도 다른 느낌이었다. 바닥도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처럼 보이는 돌들이 규칙적으로 깔려있었다. 작은 분수대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어서 아름다움을 더했다. 여기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특권층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하나같이 옷을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입었다. 세 사람은 지도자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지도자는 그 곳 중심부에 있다. 중심부로 향하는 곳은 오르막길이었다. 식사에 초대받은 걸로 보이는 다른 사람들도 그곳을 향해 일제히 걸어갔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다시 사람 키의 다섯 배 정도 되는 작은 담벼락이 나왔다. 담벼락에 있는 입구에서 초대장을 보여주고 신원을 다시 한 번 체크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니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이 시설 차체도 높은 위치에 있는데 계단까지 있어서 주변을 돌아보니 그들은 어느덧 상당히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다보니 담벼락 넘어서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계속 올라가다 그들은 드디어 지도자가 사는 건물에 도착하였다. 이때까지 지도자를 봤을 때는 바깥에서 봐서 지도자의 지위가 실감나지 않았는데 이 건물을 보니 이제 지도자가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 깨달았다. 그들은 궁전 같은 건물의 입구로 들어갔다. 광장과 같은 그 곳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안에 있었다. 건물의 천장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있었고 벽에는 그림이나 보석 장식물로 채워졌다. 원형 테이블이 군데군데 있었고 연회장의 앞쪽 편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뒤쪽 편에는 각종 산해진미들이 놓여 있었다. 비상은 주변이 너무 화려해서 약간 어지러움까지 느낄 정도였다. 그들은 접시를 들고 음식을 떠와서 테이블에 앉았다. 비상은 평소 먹기 힘든 음식들이라서 접시에 한가득 담아서 넘칠 것 같았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무대에서 누군가가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있어서 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등 음식 맛있게 먹으라는 등 그런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지도자님의 말씀이 있다고 하며 그가 자리에서 빠졌다. 지도자가 그 자리에 올라서자 연회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비상도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일어나서 따라 박수를 쳤다. 계속 박수를 치다가 지도자가 목을 푸는 소리에 일제히 박수를 멈추었다.

  “친애하는 여러분, 바쁜 와중에도 이 자리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각계각층에서 여러분의 노고덕분에 우리 국가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연회장을 가득 채웠고 무대 위의 커다란 모니터에는 그의 모습이 크게 비춰졌다.

  “우리 국가의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도자가 말을 하던 중 갑자기 모니터가 치직거리더니 군복을 입은 누군가가 나타났다. 지도자는 당황한 기색을 띄며 모니터를 쳐다보았고, 주변에 무대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기겁한 표정으로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모니터에 나온 그 사람이 말을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국민여러분. 지금 이 화면은 전국의 모든 곳에 동시 송출됩니다. 바로 본론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그 말이 나오자 지도자는 이게 무슨 일이냐며 고함을 쳤다. 지도자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곳저곳 전화를 하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알기 바빴다. 그와는 상관없이 모니터에서는 계속 말이 이어졌다.

  “행복한 사람은 있겠죠. 특권층들은요. 지금 이 국가는 상위 10%가 국가재산의 90%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90%의 사람은 10%를 나눠 쓰고 있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저도 1군 사령관이니 특권층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여러분을 구원하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이유들이 많습니다. 혹시 지금 우리나라의 기억사형자가 몇 명인지 아십니까? 무려 100만 명이 넘습니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면 그냥 닥치는 대로 기억을 지우고 사회로 보내서 막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비상과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그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비상은 전에 단심이 말하던 게 이거구나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받았다. 지도자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마이크가 나오지 않자 화가 나서 마이크만 쌔게 때렸다. 1군 사령관은 지도자의 발악과는 상관없이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것도 모자라서 기억을 지운 후 인위적으로 기억을 조작하여 국가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인간병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지금도 땀 흘리며 고생을 하는 동안 지도자와 특권층은 연회장에서 호화롭게 사치를 부리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참고만 있을 겁니까?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습니다. 혁명에 참가할 사람들은 검은 띠를 손목에 메고 등에 동그라미 모양과 엑스 모양을 겹친 문양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잠시 후 대도시 세 곳에는 정전이 일어날 것이고, 각각의 대도시 중심부에 폭격이 있을 수 있으니 모두 대피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세상을 우리 손으로 바꿀 것입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화면에서 사라졌다. 지도자는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연회장을 빠져 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전화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측근들이 지도자의 마이크를 손보자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지도자는 다시 큰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대도시에는 모두 대공방어체계가 있어서 폭격 당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1군 사령관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신속히 모조리 잡아서 처형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하던 것처럼 일상생활을 하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조금 진정하는 듯 했지만, 갑자기 연회장내의 모든 불이 꺼지자 사람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비명소리를 치기 시작하며 연회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비상과 오만 교수와 방관도 빠져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끼여서 출구로 향했다. 지도자도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무대 뒤에 있는 문을 통하여 빠져나갔다. 그리고 지도자가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헬기가 하늘로 날라 갔다.

  비상과 오만 교수와 방관은 차에 탑승하고 처음 들어왔던 담벼락의 문을 빠져나갔다. 경비병들도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바깥으로 나가자 대도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지금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나게 해 주었다. 수많은 자동차의 행렬이 대도시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역주행은 기본이고 차는 인도까지 침입해서 빠져 나가는 중이었다. 그들은 차 안에서 흥분한 상태로 숨을 헐떡였다. 비상은 아직도 어리벙벙하며 말을 했다.

  “지금 이게 정확히 무슨 상황인가요? 여기에 폭격이 일어난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오만 교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 아까 화면에 나온 놈 1군 사령관 맞다. 저 새끼가 뭘 잘못 먹었는지 아주 단단히 미쳤네. 국가에서 저 놈한테 해준 게 얼만데 이젠 지도자의 자리까지 넘보려고 해?”

  오만 교수는 씩씩거렸다. 그리고는 차가 막힌 채 움직이지 않자 경적을 울리며 운전대를 주먹으로 몇 대 후려쳤다. 그들은 대도시 중심부에 있어서 빠져 나가는데 한참이 걸렸다.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길을 막아서 시간이 더 걸렸다. 비상은 창문 밖을 보았다. 그곳은 혼돈 그 자체였다. 짐을 들고 대도시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또 다른 쪽에서는 손목에 검을 띠를 맨 사람들이 도시에 불을 지르고 건물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였다. 그들은 등에 건설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도시에서 막노동을 하던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나마 남아있던 경찰들이 명령을 받고 진정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건설기계를 이용하여 경찰들을 진압하고 경찰이 가지고 있는 권총을 빼앗았다. 오만 교수는 그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고 운전만 계속 했다.

  대도시를 거의 다 빠져나갔을 때쯤 비행기 여러 대가 하늘을 가로질러 갔다. 그 중 몇 대가 격추되어서 추락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살아서, 비상이 타던 차 뒤편으로 넘어가서 대도시 중심부로 향해 날라 갔다. 그러더니 큰 폭발음이 들렸다. 저 멀리 지도자의 관저가 있었던 곳이 폭파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연기가 비상이 있는 곳까지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차를 버리고 가고 싶었지만, 학교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차에 타고 있던 그들의 쿵쾅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바깥까지 들릴 정도였다.

  더 폭격이 일어나기 전에 겨우 대도시를 벗어나서 학교로 향했다. 다행인건 대도시를 빠져 나오니 차가 더 이상 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변모습은 평소하고 달랐다. 누구편인지 모를 탱크들과 군용차량이 도로에 자주 지나갔고 하늘에는 전투기도 날아다녔다. 멀리 마을에선 연기가 나는 곳도 있었다.

  그들은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는 이미 군인들이 와 있었다. 탱크도 있었고,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들도 있었다. 학교 건물 안에는 학생들은 얼마 안 보이고 곳곳에 군인이 돌아다녔다. 그들은 차로 국가연구단지까지 가서 자신들의 연구실에 들어갔다. 안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오만 교수가 나타나니 그 사람들은 마음이 좀 놓인 듯 했다.

  “그곳에 폭격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했을까봐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폭격이 오기 전에 빠져나왔다. 지금 바깥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컴퓨터를 보고 있던 한 연구원이 지금 상황을 알려주었다.

  “지금 여기 컴퓨터에 보시면 반란군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반란군의 주축은 1군 사령부이고 여기보시면 공군도 그와 관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 지도자의 사진에 칼을 꽂은 모습을 보내서 반란군에 참여 하라고 하며 다른 군대들을 포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 사진을 보시면 등에 검은색으로 반란군 마크가 그려져 있는 시민들이 교도소와 관공서 같은 국가건물에 불을 지르며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조만간 반란군에 합류할 것 같습니다.”

  “됐어 충분히 알았으니 이제 그만하게. 내가 군인도 아니고 더 들어봐야 바뀌는 건 없다.”

  오만 교수는 이마에 손을 얹으며 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진이 빠진 듯, 옆에 있던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러더니 말을 이었다.

  “언제쯤 진압될 것 같은지는 알 수 있나?”

  컴퓨터를 보던 연구원은 침을 꼴깍 삼켰다.

  “그게... 진압을 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1군 사령관은 이 반란을 옛날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무기고에도 정전을 일으켜 기습한 뒤에 무기를 약탈하는 중 입니다.”

  오만 교수는 벽을 탁 치며 말했다.

  “그런 정보가 사실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드리려고 과장한 거잖아!”

  오만 교수는 그 사실을 애써 부정했지만 그렇다고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큰 소리를 친 후에 연구소 내부가 조용해졌다. 오만 교수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을 이었다.

  “너희들도 들었겠지? 그놈이 쓸데없이 우리가 하는 연구를 언급해버렸어! 만약 반란군이 이긴다면 우린 다 처형당할지도 몰라! 아니지 그때가 되기 전에 공격을 받아서 먼저 죽을지도 모르지.”

  연구실은 충격에 빠졌다. 연구원들의 얼굴에는 어둠이 끼였다.

  “하 참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네. 반란군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이해가 안 가. 우리 국가만큼 국민들을 생각하는 나라가 어디 있어? 노력한 만큼 대가가 있는 건데 평생 노력도 안 하고 놀다가 이제 와서 힘들다고 반란군에 들어가? 그리고 또 기억사형자들도 말이야. 원래 같았으면 죄짓고 죽었을 놈들을, 기억만 지우고 살려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우리를 잡으려고 해?”

  연구실 내부에 정적을 깨는 전화소리가 들렸다. 오만 교수의 방 안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더니 네라고 대답만 몇 번 하고는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자 여러분들 주목하길 바란다. 지금 위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이곳으로 군사병력을 지원했으니 안심하라고 한다. 모두들 알겠지만 국가연구시설은 상당히 중요하다. 각 연구실 마다 이번 반란을 막을 연구를 준비하라고 한다. 다른 곳에서는 화학무기나 기계 등을 만들겠지만, 우리는 기억조작 실험으로 내란을 막을 것이다. 반란군들을 싹 잡아서 기억을 조작 한 다음 국가에 충성하도록 할 것이다.”

  비상은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점점 이 연구가 단심이 했던 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제 임상실험을 마쳤는데 그렇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비상이 용기 내어 말했다.

  “무조건 된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만 있는 줄 알았겠지만, 이번 연구에 내가 기여를 한 게 있지. 기억을 조작한 사람의 머릿속에 마이크로 칩을 박아놔서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포획한 반란군을 부대로 복귀시켜서 자폭 테러를 시킬 수도 있단 말이지!”

  비상은 연구를 같이 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다. 뇌에 넣는 마이크로 칩에 관해서는 오만 교수가 연구했었다. 비상은 마이크로 칩을 사용하는 것은 알았지만, 단순히 기억을 바꾸기만 하는데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건 너무 반인류적인 것 아닙니까?”

  비상은 오만 교수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자폭 테러를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오만 교수는 비상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비상의 멱살을 쌔게 잡았다.

  “너 지금 국가의 말에 거역 하는 거냐? 한 번 살려줬다고 또 살려주지는 않는다.”

  비상은 오만 교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못 알아들을 정도로 목이 죄여서 켁켁거렸다.

  “크윽. 소...손 좀...”

  오만 교수는 그제야 멱살을 너무 쌔게 잡은 것을 인지했는지 손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소리를 쳤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잘 안 되나본데,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먼저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멱살을 잡은 손을 놓아주자 비상은 바닥에 주저 않으며 오만 교수를 쳐다보았다. 오만 교수는 더 이상 이전에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광기만이 가득 찼다.

  “지금 다들 움직여라! 전부 내가 하는 지시에 따라라. 그리고 그들이 우리 정보를 아는 것을 보니 우리의 연구소 내부의 기밀들이 해킹 당한 것 같다. 기존 보안장치를 다른 걸로 대체해서 작업하도록 해라!”

  연구원들은 그 말을 듣고 다시 연구에 착수했다. 비상도 몸을 털고 일어나서 컴퓨터 앞으로 갔다. 연구실 중앙에 있는 텔레비전에서는 바깥 상황을 계속 보도 했다. 비상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자신의 연구가 국가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하여 자신의 연구가 그런 식으로 사용될 줄 몰랐다. 그는 또 한 번 오만 교수에게 속은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심의 말대로 이건 처음부터 인간병기를 만들 목적으로 연구된 것일 수도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단심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자신이 보안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고 했었다. 자신이 만든 보안을 자신이 뚫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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