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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복제인간 소녀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작가 : 차근
작품등록일 : 2020.8.3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는 누구..?
병실을 나서자마자 목숨을 위협하는 괴생명체들..!
그리고 초인적인 운동신경을 내뿜는 몸!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살고 보자!
탈출 중에 만난 남자가 완전 잘 생겼잖아?!
다 필요 없고 너만있으면 될 것 같아!
화끈한 복제인간 소녀의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yjmllm132@naver.com

 
01. 깨어나다
작성일 : 20-08-03 01:33     조회 : 417     추천 : 0     분량 : 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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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음…. 추워…. 이불….”

 

 손은 허공만 맴돌 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춥기만 하고, 잠은 쉽게 깨지 않았다. 눈알이 뻑뻑하다. 아, 눈알 빠지겠네.

 

  “불 좀 꺼줘….”

 

 신음이 절로 나왔다. 얼핏 본 세상은 눈이 시큰할 정도로 하얬다. 빛이 눈알을 뚫고 뇌까지 찌르는 것 같다. 금세 눈을 꾹 감았지만, 뇌 뒤쪽까지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뒤통수에 심장이 달린 것 같다. 순간 짜증이 몰려오면서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불 좀 꺼달라니까?”

 

 얼마나 많이 잔 거지, 다 쉬어버린 목소리에 큼큼 목을 다듬었다. 몸은 시리도록 춥고 머리는 깨질 듯 아프다. 얼른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몸을 웅크리고 두 팔을 가슴 쪽으로 모았다. 돌아누우려 했는데 팔 부근이 거치적거리더니 몸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억!!”

 

 떨어지면서 얼굴과 골반을 그대로 바닥에 찧어버렸다. 뼈와 바닥에 살이 집히는 아픔은 잠을 번쩍 깨울 정도로 아팠다. 비명처럼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중에 파편이 여기저기 튀었다. 허리춤을 잡고 고통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아오…. 뭐야…?”

 

 눈부시게 하얗고 커다란 방. 정면에 방 넓이만큼 큰 거울이 있고 왼쪽에 문이 있다. 이 넓은 방 한가운데에 내가 서 있고 그 옆에 침대와 의료용 기구들, 모니터링 장치가 전부였다.

 

  “병원인가?”

 

 몸을 내려다보니 꺼림칙한 전깃줄이며 링거줄들이 피부에 달라붙어 있었다.

 

 

  “아무도 없어요?”

 

 이렇게 커다란 병실의 혼자라니. 제 명을 주삿바늘과 전깃줄들을 조심히 떼어내고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 내 이름이 뭐였더라?

 

  “저 일어났는데요?”

 

 ‘뭐야. 침대 앞에 의료기록철이라도 있을 줄 알았더니. 아니 근데 정말 여기 병원 맞아? 이런 병실도 있었나?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헉, 설마 누가 날 납치한 거면? 뭐 장기 떼가는 그런 병원인 거면? 아쒸. 계속 자고 있을 걸 그랬나? 멍청하다. 나 진짜.’

 

 손으로 이마를 톡톡 두들기며 고개를 저었다. 어디서 봤는데 이럴 땐 세게 나가야 한다고 했지.

 

  “나한테 원하는 게…! 있으신 거… 에요?”

  ‘아쒸…. 쫄은 거 티 났나?’

 

 침대 앞에 붙어있는 거울이 신경 쓰였다. 왠지 저 너머에 누군가 있을 것 같다.

 

  “저기요! 다 보고 있는 거 알 거…. 아악…!!”

 

 거울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고통이 숨을 턱 막히게 했다. 고통의 근원지를 찾아 올라간 손끝에 두피 아래 딱딱한 뭔가가 만져졌다. 거울 속 모습을 보니 오른쪽 귀 뒤의 머리가 손바닥만큼 밀린 채 주삿바늘이 단단히 박혀있었다. 머리와 연결된 하나의 관이 침대 옆 모니터링 장치와 연결되어 있었다.

 

  “뭐야…. 내 머리 왜 이래?? 내 머리… 머리가…!”

 

 또 다른 관에서 연둣빛 액체가 흘러들어오다 만 것이 보였다. 떨어지면서 깨뜨린 링거병에 담긴 액체였다. 저런 인위적인 색의 액체가 머리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니. 절대 몸에 좋은 영양제 같진 않다. 머리에 삽입된 관들을 빼려고 잡는 순간 몇몇 장면이 생각났다가 사라졌다.

 

  “으헉!”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특정 지역의 이름과 책 속의 문장들. 마지막으로 이 침대에 묶여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보였다.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처럼 생생한 기억을 따라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그 사람들이 누군지, 왜 저런 슬픈 표정을 짓는지 같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점점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서,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기처럼 서럽게 울음을 토해냈다.

 

 이유도 모르고 실컷 울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면서 지금 상황이 좀 더 이성적으로 판단이 됐다. 먼저 머리에 박혀있는 관을 잡아 뽑으니 살을 잡아 뜯는 것 같은 고통과 함께 눈앞에 불이 튀었다.

 

  “으악!! 으아악!!!”

 

 한 번 숨을 고르고 다시 관을 잡아당겼다. 두 번째로 잡아당길 땐 분노가 일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누가 날 가둔 거지? 난 누구지? 여긴 어디야? 기억 속의 그 사람들 짓일까? 난 아픈 사람인가? 아니면 나쁜 일을 당한 건가?’

 

 골반이 바닥에 부딪혀 떨어진 것과 비교가 안 될 고통이었다. 쇠로 된 기다란 심이 두피 속에서 빠져나가자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마지막으로 관을 잡아당겨 빼내자 뜨끈한 피가 울컥 솟아 나왔다. 피가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거울 속의 여자는 이제 하얗고 붉은 침대 위에 앉아있다.

 

 물끄러미 피에 젖은 손을 내려다봤다. 붉어진 손을 보니 다시 드는 원초적인 생각에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다. 거울에 비친 여자는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저건 다른 누가 아니다. 바로 나다.

 

 내 모습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흘러내리는 핏방울이 바닥에 선명한 흔적 남기고 거울 앞까지 이어졌다.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지는 끔찍한 모습에 저절로 손이 나갔다.

 

  “무슨 일을 당한 거니.”

 

 갈색 눈동자에 붉은빛이 도는 갈색 머리가 아무렇게 잘려있었다. 오른쪽 머리는 무자비하게 밀려져 좋은 대접을 받으며 누워있었던 것 같진 않다. 입술은 얼마나 물어뜯은 것인지 피딱지가 자잘하게 나 있었고 몸의 여기저기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흉터들이 여기저기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거야?”

 

 움푹 파인 볼을 매만지다 어깨 위의 아직 아물고 있는 큰 상처를 따라 손을 내렸다. 몸을 감싸고 있는 얇은 타이츠 슈트 아래로 갈빗대가 드러났다. 땀범벅에 피가 얼룩지고 잿더미 위에 구른 것같이 슈트가 엉망이다. 구정물이 말라붙은 다리 역시 앙상하다. 거울에 비친 불쌍한 자신을 보고 있자니 잊고 있던 추위와 분노가 올라왔다.

 

 쾅-!

 

  “아무도 없어요?!”

 

 쾅-!

 

  “아무도 없냐고!”

 

 

 쾅-!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쾅-!

 

  “여긴 어디야!”

 

 쾅-!

 

 악에 받친 고함을 질러도 돌아오는 반응은 없었다. 피범벅이 된 거울이 무심했다.

 

  ‘내가 느끼는 고통의 수십 배 수천 배로 느끼게 해주겠어.’

 

 돌아가서 손에 잡히는 대로 거울을 향해 집어 던졌다. 허무하게 튕겨내는 거울에 드레싱 카트를 집어 던져도 소리만 요란할 뿐 깨질 기미조차 없었다.

 

  “해보자는 거지.”

 

 모니터링 장치가 눈에 들어왔다. 화면에는 [▶100% 삽입 완료]라는 초록 글씨가 깜빡이고 있었다. 고통과 분노에 찬 힘이었을까. 몸뚱어리만 한 크기였지만 번쩍 들어 올려 있는 힘껏 거울을 향해 집어 던졌다. 엄청난 파괴음과 함께 기계가 산산 조각나면서 파편이 얼굴을 긁고 튕겨 나갔다. 그러나 거울은 상처하나 없이 멀쩡했다.

 

  “허.”

  ‘어떻게 생긴 거울이야?’

 

 다시 생각해봐.

 

 거울 속의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왠지 거울을 뚫고 내가 나올 것 같은 섬뜩함에 시선을 돌리자 문이 보였다. 얼른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열릴 리가 없지.”

 

 너무도 당연한 사실에 헛웃음이 났다. 휑한 방안을 뒤지며 쓸만한 걸 찾았다. 이제 남은 거라곤 반쯤 깨진 약병, 주삿바늘이 전부다. 얼핏 봐도 샅샅이 해체된 모니터기는 제 목숨을 다한 듯 보였다.

 

 땀에 너무 젖었나. 공기가 팔을 스치는 감각에 소름이 돋았다. 천장을 바라보니 송풍구가 그릴에 가려져 바람을 뿜고 있었다. 저기를 통해 나가면 어떨까 싶지만, 그릴을 뜯어내고 바닥을 기어오르는 것보다 문을 따고 나가는 게 더 편할 것 같았다.

 

 의료기구들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송풍 바람이 점점 세게 나왔다. 아래턱이 작게 떨렸다.

 

 “침대 커버라도 뒤집어쓸까.”

 

  덮개를 벗기려 침대 아래로 손을 넣자 커버와 침대 사이에 끼워진 종이가 만져졌다.

 

 “사진이잖아.”

 

  멀리서 찍은듯한 연회장. 턱시도를 입고 인자한 웃음을 짓는 남자와 붉은 드레스에 남자와 마주 보며 웃는 여자. 사이좋은 부부 같은 모습이다. 두 번째 사진은 앞의 사진과 같은 남자가 무언가 연구 중인 듯 집중하고 있다. 실험실 전체를 보여주듯 넓게 찍었다. 뒷모습만 나온 여자는 실루엣으로 보아 앞장의 여자와 같은 인물로 보인다. 마지막 사진은 건물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00년 신인류 연구단체 발대식 ]

 

  “신인류…. 연구단체 발대식?”

 

 무슨 의미로 이런 사진이 침대 아래 끼워져있는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단서임이 분명했다. 사진을 슈트 옆구리 안에 끼워 넣고 침대 커버를 둘렀다. 병원 침구류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추운 것보단 낫지 뭐.”

 

 다시 카드를 대신할 물건을 찾아봤다. 긁어야 하는 출입통제 시스템을 열려면 카드처럼 얇은 것이 필요하다. 사진으로 긁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단순히 긁기만 해선 열리진 않을 것 같다.

 

  ‘전기반응을 내는 물건이 필요해’

 

 카드처럼 얇고 넓적한 물건은 안보였다. 쓸만한 건 의심스러운 액체가 새어 나오는 주삿바늘과 섬뜩했던 삽입관 뿐이었다. 주삿바늘엔 진득한 피가 바늘에 묻어 있었다. 더러워진 바늘 끝을 쳐다보니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커다란 게 내 머리에 박혀있었다니.

 

 피딱지가 진 까슬한 머리를 매만지며 다시 거울 속의 내 모습에 눈이 갔다. 다시 봐도 거울 속의 여자는 내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정신 차려, 문 열 생각만 해.

 

 거울 속 여자가 또 한 번 환상을 걸어왔다. 애써 거울을 외면하고 그중에 깨끗해 보이는 주삿바늘과 이름 모를 약이 흘러나오는 약병을 가지고 조심스레 문 앞에 섰다.

 

 피 묻은 주삿바늘을 센서에 밀어 넣고 꾹 눌러 내렸다. 바늘이 센서 벽을 긁으며 아래로 내려가다 중간에서 바늘이 살짝 떠 뭉툭한 곳에 걸렸다. 눌리고 있는 바늘 위로 유리병 속의 약물을 들이부었다. 뿌옇게 연기가 올라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주삿바늘로 부술 듯 센서를 긁었다. 센서 안쪽에서 작은 스파크가 튀며 붉은 점등이 초록색으로 점멸하다 완전히 꺼져버렸다.

 

 삑-

 

 출입통제 시스템이 꺼지고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저절로 문이 열렸다.

 

  “너무 쉽게 열리는 것 같은….”

 

 문밖은 새카만 어둠뿐이었다. 방안의 불빛도 몇 발자국밖에 닿지 않았다. 길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그냥 여기 있을까?’

 

 시선이 느껴져 옆을 보니 거울 속 나와 또 눈이 마주쳤다. 움찔한 손에 쥐고 있던 약병의 둥근 몸이 만져졌다.

 

  틱- 구르르르……. 틱.

 

 밖으로 밀어낸 약병이 조금 굴러가더니 벽에 부딪혀 멈췄다. 침 삼키는 소리가 이렇게 컸던가. 이제 결정해야 했다. 하얀 방에 이질적인 내 모습과 남아 있을지, 아니면 새카만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인지.

 

 차가운 벽에 바짝 붙어 밖으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방안의 맨들한 타일 바닥과 달리 복도의 바닥은 조금 거친 표면이 맨발에 느껴졌다. 주위는 고요하기만 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새어 나오는 불빛이 돌아오라고 유혹하는 것처럼 보였다.

 

  ‘돌아갈까?’

 

 텅-

 

 누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방의 불이 전부 꺼졌다.

 

  “...!!”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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