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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늘부터 가정교사입니다
작가 : 어린비
작품등록일 : 2020.8.1

유치원 선생님 감은아.

그녀는 어느 사건으로 인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고, 백수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불행한 일은 왜 한꺼번에 일어나는 걸까.

취직도 안 되고, 집주인이 월세를 올린 덕에 집까지 잃게 된 그녀.

그렇게 하루하루 걱정 속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내밀어진 구원의 손길.

"저희 조카의 가정교사가 되어주실래요?"

담임이었던 시왕의 보호자 서천이 그녀를 고용하고, 얼떨결에 은아는 시왕의 가정교사가 된다.

하지만 까칠한 애늙은이 시왕을 가르치는 일이란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어쩐지 이들이 수상하다?!

과연 은아는 제대로 된 가정교사가 될 수 있을까?

 
5화. 내 인생을 망치러온 구원자(4)
작성일 : 20-08-02 21:32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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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교사?

 

 그 말을 듣자마자 은아는 예전에 보았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떠올렸다. 거기서 가정교사인 여주와 황태자인 남주가 공부 말고, 연애하는 스토리를 본 것 같은데… 한 마디로 현시대에선 좀처럼 익숙지 않은 직업이었다.

 

 혹시 방문 교사를 잘못 말한 거 아니야…? 구○, 눈높○ 그런 거 말이지.

 

 “… 학습지 교사를 해달라는 건가요?”

 

 은아가 본인 딴에는 최선을 다해 이해한 결과를 되물었다. 하지만 서천은 고개를 저었다.

 

 “말 그대로 시왕이만을 위한 가정교사가 되어 달라는 겁니다. 전반적인 학습이나 예절 교육을 맡아주시면 될 것 같아요.”

 

 싱긋. 자신이 틀린 단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듯 그의 미소가 청량했다. 소설에서나 봐왔던 그 가정교사가 맞았다는 사실에 은아는 눈이 커졌다.

 

 “한 마디로 1대 1 가정교사를 원하시는 거예요?”

 “네. 맞아요.”

 

 깔끔한 대답이었다. 이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던 시왕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삼촌…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말에 가시가 숨겨져 있었다. 오늘 뭐 잘못 먹었어? 라는 말은 그래도 간신히 삼켜낸 시왕이었다. 하지만 서천은 본인이 다 생각이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찡긋했다. 시왕은 속이 갑갑해졌지만 어쩔 수 없이 소매를 잡았던 손에 힘을 풀었다.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거둘 순 없었지만.

 

 “가정교사라…….”

 

 한편, 은아는 예기치 못한 제안에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냥 대놓고 물었다.

 

 “굳이…? 왜…?”

 

 의아하다는 그녀의 말씨에 서천이 풉- 웃음을 터뜨렸다. 참으로 솔직한 여인이구나 싶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시왕이가 또래 아이들보다 남다른 구석이 있잖아요. 더 성숙하기도 하고, 똑똑하기도 하고… 그래서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공교육을 받기보단 개인적으로 맞춤 교육을 해주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마치 준비했던 멘트라는 양 말이 술술 나왔다. 군더더기 없는 이유와 더불어, 본인이 유치원에서 겪은 시왕까지 떠올리니 은아는 납득이 되었다.

 

 그래… 익숙하지는 않아도 가정교사라는 직업이 있을 수는 있다 이거야. 그런데 보통 가정교사는 상류층 집안에서 구하지 않나? 가령 후계자 수업을 위해서라든지… 거기까지 생각하던 은아의 동공이 커졌다.

 

 “혹시… 시왕이가 재벌가의 아들… 뭐 이런 건가요?”

 “네?”

 

 이번에는 서천 쪽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어떻게 하면 결론이 그렇게 나는지 모르겠다는 투였다. 아… 아니구나… 그의 표정을 보고 그런 건 전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은아는 머쓱해졌다.

 

 속보이긴 해도 솔직히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돈’이었다. 한 명만 케어하면 되는 구조에, 자신의 스펙과 이것저것 따지니… 월급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다 싶었다.

 

 결국 은아는 최대한 안타깝다는 표정을 꾸며내었다.

 

 “그게… 제가 일을 구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생활비 때문에 안정된 직장을 구해야 할 것 같아서요. 좋은 제안을 해주셨는데 죄송해요.”

 

 완곡히 거절한 것이 무색하게 서천이 어깨를 으쓱하며 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기존 유치원에서 받았던 월급에 맞춰 드릴 수 있습니다. 워라밸도 뭐… 최대한 맞춰 드릴 텐데 안 되면 수당도 따로 나가구요.”

 

 은아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빠르게 두드리는 그녀의 눈빛이 점차 반짝반짝 빛났다. 서천은 그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최후의 보루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말을 덧붙였다.

 

 “거기다 숙식 제공입니다.”

 

 오오오… 이제는 노골적으로 은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던 시왕은 ‘숙식제공’이라는 조건에 다시 한 번 더 화들짝 놀랐다.

 

 “뭐라고, 삼촌?”

 

 혼자서 어마어마한 것을 결정하고 있냐고…! 시왕의 동공이 처참하게 흔들리는 것이 당장이라도 조건을 무를 듯한 반응이었다. 위기감을 느낀 은아는 재빨리 한손을 번쩍 들었다.

 

 “할게요! 하겠습니다!”

 

 어차피 답 없는 인생인 거 이러나저러나 똑같으니까, 지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가령 숙식은 어디서, 어떻게 제공해준다는 건지 등…

 

 ‘후회하는 건 미래의 나지, 현재의 내가 아니야!’

 

 결심의 콧김이 훅- 나왔다. 은아는 월세 걱정과 식비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홀라당 넘어간 상태였다.

 

 “삼촌!”

 

 덩달아 다급해진 시왕이 소리를 높였다. 낯빛이 파리해진 게 핏기가 싹 가신 얼굴이었다.

 

 “계약서는 여기 있습니다.”

 

 서천이 시왕을 말끔히 무시하며 테이블 밑에 있는 서랍을 열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언제 준비한 건지 거기엔 근로 계약서 내용이 빽빽하게 적혀져 있었다.

 

 “한 번 읽어보세요.”

 

 건네받은 종이를 읽어 내려가는 은아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정말… 이것만 하면 돼요?”

 

 공식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그 안에 들어갈 프로그램은 은아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내용에, 식사 역시 서천이 준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휴식시간은 근무 시간 안에서 자유롭게 하셔도 무방합니다. 꼭 기존 공교육 커리큘럼에 안 맞추셔도 되고요, 시왕이만 즐겁다면 뭐든 다 괜찮아요. 다만 주의해주실 건, 정해진 시간 동안은 시왕이와 떨어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일을 나가야 해서요.”

 

 은아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도대체 이 꿀 직장은 뭐란 말인가. 정말 이렇게 일해서 그 월급을 받아도 괜찮은 걸까?

 

 “첫 출근은 일주일 후로 하죠. 연봉 칸은 일부러 비워뒀으니 원하시는 액수를 적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천이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며 종이의 빈 칸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이러한 대우는 듣도 보도 못했던지라 은아는 이 모든 게 사기인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 사실은 이게 노예계약서라거나… 어디에 팔아넘긴다는 거래 계약서 같은 건 아니죠? 혹시 다른 내용 숨겨두셨어요?”

 

 은아가 계약서를 휘휘- 뒤집어 보며 매의 눈으로 살폈다.

 

 “하하하, 선생님 되게 재밌으시네요.”

 

 서천이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난 진지한데요… 은아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물며 옆에 있는 시왕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 역시 이 모든 상황이 언짢은 모양이었다.

 

 “설마 나한테 뭘 배우라는 거야? 내가? 배워?”

 

 시왕이 자신의 가슴께를 검지로 콕콕 찌르며 실소를 지었다. 가히 거만하다고 할 수 있는 반응이었지만 은아는 반박을 못했다.

 

 ‘그러게… 한글도 다 알겠다, 아까 읽던 책을 보니 대학생이 읽을 법한 수준이던데…’

 

 막상 생각하니 은아 역시 난감해졌다. 이런 아이에게 뭘 가르쳐줘야 하지… 하지만 서천은 예상했던 일이었는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이래서 유치원을 안 다니는 거예요. 유치원이 얼마나 시시하겠어요. 우리의 꼬마 천재 조카님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 오글거리는 멘트를 강조하며 시왕의 머리위에 손을 턱 얹는 서천이었다. 시왕이 그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치우며 째려봤지만 서천은 바보처럼 허허 웃을 뿐이었다.

 

 “워낙 자기 주도 학습을 좋아하는 친구니까 딱히 해주실 건 없을 거예요. 아, 예절은 좀 엄격하게 가르쳐주셔도 됩니다.”

 

 서천의 말에 시왕이 이를 바득 갈았다. 마치 복수의 칼날을 가는 듯한 스산함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으며 은아는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그럼 도대체 내가 왜 필요한 거냐고?

 

 “저… 시왕이 삼촌 분… 솔직히 말씀드리면 굳이 제가 이 일을 해야 할 것 같진…….”

 “선생님이니까요.”

 

 서천이 그녀의 말끝을 자르며 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선생님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거든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이는 서천의 눈빛이 묘하게 진지했다. 그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은아는 더 이상 뭐라 토를 달수가 없었다.

 

 “… 그럼 식사 준비정도는 제가 할게요. 서천이 나이 때는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거든요.”

 

 그것조차 안 하면 양심이 너무 아플 것 같아 내건 조건이었는데…

 

 “아, 그러실래요? 그럼 저야 좋죠.”

 

 서천이 서글서글한 미소와 함께 계약서에 ‘+식사 준비 수당’이라고 휘갈겨 적었다. 은아는 뜨악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저도 모르게 허- 헛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정말 재벌가 아니에요? 재벌가 맞죠?”

 

 서천이 이번엔 대답대신 눈썹을 찡긋했다. 맞네… 이 사람 재벌 맞아… 은아가 혀를 내두르며 시왕을 홱 쳐다보았다.

 

 “너희 삼촌 부자야, 부자.”

 “알고 있어요.”

 

 시니컬하게 대답한 시왕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이제 들어가서 나랑 이야기 좀 할까, 삼촌? 선생님도 이제 늦었는데 가셔야지.”

 

 유치원생이 본인보다 한참 나이 많은 어른을 챙기는 요상함이란… 은아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지 신기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반면에 서천은 뒷목이 스산하게 시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사고를 쳐놨으니 시왕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 보듯 뻔했다. 이거, 은아를 오늘부터 고용해야 하나 싶었을 때…

 

 은아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 그런데 숙식 제공이라 함은… 따로 숙소가 있는 건가요? 거기서 출퇴근?”

 

 어디 보자… 근처에 숙소가 될 만한 건물이 있었던가… 여기까지 왔던 길을 머릿속으로 되짚어 보던 은아에게 서천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저 방문 보이시죠? 여기 1층 방 비었거든요.”

 

 서천이 거실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방문을 검지로 가리켰다.

 

 “앞으로 저기가 선생님 방이에요.”

 

 은아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지금 그러니까… 다 큰 성인 남자가 사는 집안에 들어와서 살라는 것인가.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학부모와 선생님이 한 집에 산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였다. 거기에 학생이 포함되어 있긴 해도… 이건 좀 그렇잖아.

 

 ‘무엇보다 시왕이 삼촌은 집에 낯선 여자가 와서 살아도 괜찮은 거야? 노 프라브롬?’

 

 그러고 보니 아까 흘려들었던 서천의 말이 이제야 비로소 이해가 갔다.

 

 ‘워라밸도 뭐… 최대한 맞춰 드릴 텐데 안 되면 수당도 따로 나가구요.’

 

 이거 워라밸이 지켜지는 게 맞긴 한 거야? 은아는 잘못 걸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나 본인이 계약서에 적은 액수가 눈에 아른거렸다. 머리는 이미 근무시간 초과 시 예상 수당까지 계산하고 있었으니 오죽할까.

 

 “싫으세요?”

 

 서천이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 서명은 여기에 하면 되나요?”

 

 손가락에 볼펜을 끼우던 은아는 인정하기로 했다.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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