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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끝에서 심판의 나팔을 분다
작가 : 나노
작품등록일 : 2020.7.25

하늘에서부터 정체불명의 나팔소리가 울려퍼졌다. 세계가 뒤틀리는 소리, 사람들은 하늘 저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형상에 사로잡힌다. [당신은 ■■■에게 선택받았습니다.]

 
안식의 동굴 (2)
작성일 : 20-08-02 19:33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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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날 날이 밝는 대로, 도준은 류시아와 한유진에게 어젯밤 있었던 일을 전달했다. 그들은 별 생각 없이 동의했고, 일행은 또 다른 무리가 있던 집으로 향했다.

 

 

  "아, 오셨군요! 저희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어, 일행분이 더 있으셨군요!"

 

 

  류시아는 그들에게 대충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그 무리 중 한 여자는 한유진에게 붙어 말했다.

 

 

  "어린 친구도 있네~"

 

 

  한유진은 불쾌한 듯 그녀를 조금 밀어내었고, 일행은 길을 나섰다. 사람이 많이 모여서인지, 단지 그 무리가 활발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는 길이 시끌벅적했다. 그들은 다시금 질문세례를 했다. 도준은 그들의 질문을 능청스럽게 흘려보냈다.

 

 

  "그러고 보니 저희가 아직 이름교환을 안 했네요."

 

  "필요 없어."

 

 

  강태윤은 그들의 말을 칼같이 잘라냈다. 솔직히 속이 좀 후련했다. 그 말을 꺼낸 무리의 리더는 당황스러운 듯 되물었다.

 

 

  "네...?"

 

  "굳이 그래야 하는 이유는?"

 

 

  강태윤은 도준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눈, 마치 역겨운 것을 보는 듯한 눈을 하고는 물었고, 그는 말을 더듬었다.

 

 

  "그건... 없지만..."

 

 

  그리고 그 대화를 듣고 있던 여자가 끼어들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봐요! 사람이 왜 이렇게 무례하세요!"

 

  "시끄럽군."

 

 

  강태윤은 인상을 쓰며 그녀를 무시했고, 도준은 애써 웃어 보였다. 그 무리는 씩씩거리는 그녀를 진정시켰고, 곧이어 비탈길의 끝이 보였다. 정말 커다란 동굴. 그 크기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안쪽은 햇빛이 아예 들지 않아, 전혀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도준은 그들에게 말했다.

 

 

  "그럼, 가 볼까요."

 

  "안쪽이 너무 어두운데..."

 

 

  그들은 망설이며 말했고, 한유진은 칼을 휘둘러 동굴의 안쪽으로 불꽃을 내리 뻗었다. 그 덕에 안쪽의 코너까지는 시야가 확보되었고, 제일 먼저 안으로 발을 내디딘 건 강태윤이었다. 일행은 그를 따라 동굴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도준은 이상함을 느꼈다.

 

  어제부터 찜찜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질문을 던져왔다.

 

  동굴에 들어가기 앞서 망설이던 모습은 어디 가고 아무런 긴장감 없이 걷는 이 무리의 사람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됐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이 일행은 동료가 잡혀 갔는대도 전혀 구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일까, 단지 힘의 차이 때문에? 뭐가 있을 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 앞에 무릎 꿇을 만큼 동료애가 넘치면서 어째서 마을에 처음 들어올 때의 표정은 태평 했던거지?

 

  애초에 만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끈끈함을 느낄 수 있는 건가?

 

  도준은 그 무리의 리더를 바라보았고,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동굴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긴 동굴의 터널을 지나며 괴수도, 괴인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코너를 돌자, 뻥 뚫린 공간 아래로 신전과 같은 것이 보였다. 도준은 어젯밤 생각해 냈던 모래 무기를 구현했다. 그것을 본 한유진은 그에게 말했다.

 

 

  "오 형, 그새 뭘 또 새로 만들었네요."

 

  "시험해보려구."

 

 

  그리고 곧 섬뜩한 괴수의 울부짖음이 들려 왔다. 저 멀리서, 거대한 괴수들의 무리가 보였다. 퓨마같이 생긴 것들은 온몸을 철로 개조한 듯 움직일 때마다 끼익 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를 냈다. 그들은 신전의 주변을 맴돌며 번득이는 눈으로 도준의 무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곧이라도 득달같이 달려들 것처럼 굴더니, 왜 경계만 하는 거지? 도준은 생각했다. 맨 처음 발견했던 협곡의 신전처럼, 절벽의 괴수 아텐은 신전으로 가려는 우리를 막으려 했다. 즉, 신전을 지키는 괴수는 일정 구간 안에 들어와야 공격을 한다. 그리고 그 사이, 강태윤은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뛰어들었다.

 

 

  "어?"

 

 

  그리고 그 순간, 뒤쪽에 있던 무리가 도준의 일행을 있는 힘껏 안쪽으로 밀어버렸다. 의도치 않게 안으로 발을 내디딘 도준은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 이상한 결계가 쳐져 있다. 한유진은 버럭 화를 내며 그들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이상한 결계에 의하여 되돌아 가는 게 불가능 했다.

 

 

  "뭐 하는 짓이야! 개자식들아! 왜 밀고 지랄이야!"

 

 

  그 무리의 리더는 큭큭거리며 말했다.

 

 

  "이 동굴의 주인과 거래를 했거든. 희생양을 바칠 수록 우리에게 더 강한 힘을 주겠다고!"

 

 

  아, 그런 거였나. 이제서야 모든 의문점이 풀린 도준은 한유진에게 말했다.

 

 

  "일단 저것들부터 처리하고, 나중에 조지자."

 

 

  한유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달려드는 괴수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괴수들이 빠르게 움직일 때마다 그들의 몸에서 나는 소리가 겹쳐져 들리며 더욱 괴이한 소리를 내었다.

 

  도준은 자신이 구현한 검으로 괴수의 공격을 받아내었다. 권능을 무기로 구현한 페널티인지, 그저 닿기만 해서는 '소멸'의 능력이 가동되지 않았다. 도준은 괴수의 날카로운 앞발을 피한 뒤, 빠르게 그것을 베어내었다. 괴수의 앞발이 소멸 되자, 점차 그것의 몸도 소멸되어 갔다. 찰나에 묻은 괴수의 피는 모래에 스며들었다.

 

 

 '어라, 이런 건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리고 그 순간, 음성이 들려왔다.

 

 

  [대협곡의 신전, 수호자들의 약속이 발동됩니다.]

 

  [무기 강화, 검은 모래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수호자들에게 받은 게 있었지. 도준이 괴수를 하나하나 베어 낼 수록, 모래는 피를 흡수하며 검게 변해갔다. 그리고 확실히, 그 위력과 단단함이 올라간 게 느껴졌다. 도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류시아는 빙결의 조각을 괴수에게 박아 그들을 얼린 뒤, 그 얼어버린 몸통을 오로지 피지컬만으로 깨부수는 방식으로 싸워 나갔다. 처음 옥상으로 이동하는 계단에서 말한 것 처럼, 그녀는 지구에 있을 때 운동을 즐겨 한 듯했다. 저런 깡마른 몸에서 괴수를 깨부술 만한 능력이 나온다는 게 대단했다. 태권도인가?

 

  한유진은 늘 쓰던 불꽃의 검을 괴수의 몸 깊숙이 찔러 넣어 그들의 급소, 심장을 불태우는 형식으로 싸웠다. 그 외에도 불을 온 몸에 둘러 방패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강태윤은 창공의 권능을 이용해 몸을 가볍게 사용하며 그들을 박살 냈다. 도준은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도준의 일행을 구경하던 무리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졌다.

 

 

  "미, 미친놈들... 왜 저렇게 강한 거야?!"

 

  "그래도 동굴의 주인에게는 못 당하겠지, 저 괴수들은 잔챙이들일 뿐이야..!"

 

 

  도준은 그들의 어리석은 대화내용을 엿듣고는 생각했다. 저것들은 싸움이 끝나는 순간, 무조건 조질 거다. 지금 이 괴수들이 잔챙이들이라고? 물론 상대하기가 엄청나게 버거운 축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 말은 실제로 그들의 공격을 받아내 본 적이 없다는 걸 티 내는 것과도 같았다. 무게감 있고 날카로운 괴수들의 공격은 한 번만 잘못 맞아도 치명상이었다.

 

 

  "누나! 뒤에 조심해요!"

 

 

  한유진의 외침에 뒤돌아본 류시아는 동시에 덤벼드는 괴수들의 무리에 순간 당황했고, 그 순간 강태윤이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 채, 위로 날아 올랐다. 그 덕에 공격을 피한 류시아는 자신이 마치 고양이 인 것 마냥 자신의 목 뒤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강태윤의 손을 툭툭 치며 말했다.

 

 

  "고맙다, 이제 내려 놔."

 

 

  그는 별 말 없이 그녀를 내려 주었고, 한유진은 생각했다. 역시 일행들의 성격이 차갑다 못해 얼어 붙어 있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강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한유진은 자신의 앞으로 돌진하는 괴수를 베어내고, 한창 바삐 싸우는 도준을 바라봤다. 특히 저 형.

 

  강태윤이 마지막으로 남은 괴수를 쓰러뜨리자, 곧 신전의 지반이 흔들렸다.

 

 

  -구구구구구

 

 

  "이번에는 또 뭐야."

 

 

  류시아는 귀찮다는 듯 말했고, 모두 주변을 경계했다. 그리고 곧, 신전 저편의 땅이 갈라지며 뼈만 남은 드래곤이 기어 나왔다. 그리고는 귀가 찢어 질 듯 기괴한 소리로 말했다.

 

 

  [나의 충실한 괴수들을 몰살한 그대들이여, 거래를 하지.]

 

  [나에게 희생양을 준다면, 이 신전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그 순간, 결계의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무리의 리더가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동굴의 주인!"

 

  "우린 희생양을 데리고 왔잖아! 우리에게 힘을 주기로 거래하지 않았나!"

 

  [희생?]

 

  [어리석은 그대에게 묻지, 지금 이곳에 희생된 자가 있는가?]

 

  "그게 무슨...!!!"

 

 

  그는 도준의 일행을 둘러보고는 흠칫 놀랐다. 단 한 명도 죽지 않았다.

 

 

  "그, 그래도! 말이 다르지 않나!"

 

 

  [희생양이란 약한 것들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지, 그들은 내 괴수들을 몰살 시켰다.]

 

  [그들은 희생양이 될 수 없지.]

 

 

  그는 부들부들 떨며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도준은 그들을 가리키며 드래곤을 향해 말했다.

 

 

  "희생양이라면 저곳에 있잖아."

 

  "저게...!"

 

 

  그 순간,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결계가 허물어졌다.

 

 

  "헉...!"

 

  "왜? 그럼 너희도 내려와서 약자가 아니란 걸 증명 해보지 그래?"

 

 

  한유진은 도발 하듯 말했고 그들은 뒷걸음질을 쳤다. 전형적으로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들이었다. 누군가를 이용하고 싶었으면, 그만큼 치밀했어야지. 도준은 다시금 말했다.

 

 

  "그래서, 저들을 죽이면 되는 건가?"

 

  [그대들의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지.]

 

  [이곳의 나의 땅, 나의 동굴. 전부 내 소하에 있으니.]

 

 

  드래곤이 숨결을 불자, 뒤꽁무니 빠질세라 도망치는 그들의 아래로 균열이 생겼다. 벌어진 균열은 순식간에 그들을 집어 삼켰고, 그들의 비명이 뚝- 하고 끊겼다.

 

 

  [그럼, 그대들에게는 무운을 빌지.]

 

 

  드래곤은 도준을 지긋이 바라보다 다시 균열 속으로 사라졌다. 회색 빛 신전은 어두운 동굴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며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행은 신전 안으로 발을 옮겼고, 제일 마지막에 걸어가던 도준의 귀에 이상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뭐지?'

 

  알 수 없는 말을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여자아이의 목소리. 도준은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았고, 신전의 입구에서 머뭇거리는 도준을 본 류시아가 그에게 물었다.

 

 

  "왜 그래? 또 뭐가 있어?"

 

  "아. 아니야, 아무것도."

 

 

  도준은 이상함을 뒤로하고 일행을 따라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잘 못 들은 건지, 원래부터 들려 왔던 건데 나만 의식하고 있는 건지. 도준은 몇 번 더 뒤돌아보다 신전의 중앙에 도착했다.

 

 

  "이건 또 뭐야."

 

 

  신전의 중앙에는 동그란 구슬을 품에 품고 있는 한 거대한 여인의 조각상에 있었고, 곧 그녀가 들고 있던 구슬이 푸른 빛을 내며 음성이 들려왔다.

 

 

  [안식의 동굴에 온 것을 환영한다.]

 

  [아이들이여, 내가 그대들의 지친 육신을 치유해주마.]

 

 

  그 순간, 구슬의 빛이 물처럼 흘러 일행의 발 밑에 맴돌았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편안하고, 온화한 느낌이 들었다. 잔상처가 치유되고, 체력이 회복되었다. 모두가 안식을 취하고 있을 때쯤, 그녀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려왔다.

 

 

  [한 명씩 구슬에 손을 데거라.]

 

  [그대들의 운명을, 그대들이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지.]

 

 

  마침 조각상에서 제일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던 도준은 그것의 앞으로 걸어가 구슬의 위에 손을 데고,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이번에도 머릿속에서 음성이 울렸다.

 

 

  [흥미롭구나 아가야.]

 

 

  그녀의 애칭에 잠깐 움찔 했지만,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이 세계에 하나뿐인 예언자를 찾거라. 아주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를 찾았다면, 다른 것은 묻지 말고 네 기억에 대해 묻거라.]

 

  [그리고 그녀의 대답을 들은 후에는 꼭, 그녀에게 독이 든 사과를 쥐어주거라.]

 

  '그게 무슨...'

 

  [그럼, 기적을 빌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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