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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에밀
작가 : 어이비
작품등록일 : 2016.8.22

어머니의 첫사랑과 만난 나는
그에게서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을 느꼈다.
이제 나와 그, 어머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제17부 권력의 본질
작성일 : 16-10-17 17:46     조회 : 425     추천 : 0     분량 : 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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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은 최고의 동기부여이다.

  하지만 사적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심에 기반해야 한다.

  -하버드 비니지스 리뷰 중에서”

 

 

  준우가 사랑마을학교에 온지 일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준우는 사랑마을학교의 아이들 모두와 친해졌다. 몇 몇의 아이들이 나가고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왔다. 이제 사랑마을학교 학생들은 준우와 지운, 나영을 포함해 열 세명이었다. 준우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다행이기도 했다. 학생수의 많고 적음에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므로 아무래도 좋았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지만 오후 햇살만큼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른 봄,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고 있던 오후였다. 준우보다 한 살이 더 많은 창현과 윤선이 대화를 나누며 도서관 2층으로 올라왔다.

  - 그니까 그 사람들이 우리 선생님을 설득하러 온거라고?

  - 응. 확실해. 어쩌면 도샘, 교육감 되실 수도 있어.

  지운이 함께 얘기를 듣다가 참견을 했다.

  - 창현 형, 그게 무슨 말이야? 교육...감?

  - 도지사랑 같은 급이지. 교육 분야에서 그 위치쯤 되는 거지.

  - 우리 도 선생님이? 교육감 선거에 나가신다구?

  - 응.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사무실에 낯선 아저씨들이 두 분 오셨는데 아마도 도 선생님 설득하러 온 거 같아.

  윤선이 대답했다. 윤선의 부모는 '바른 교육을 위한 학부모 연대'의 간사로 일하고 있었다. 윤선은 이 학교에 삼년을 있었고 봄이 되면 학교를 떠날 것을 이미 예고해둔 터였다. 토목직 공무원을 염두에 두고 학교를 나가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르고 공무원 공부를 할 계획을 세워두었다.

  - 안그래도 지난 주에 집에 가니까 엄마, 아빠가 그거랑 관련해서 대화를 하시는거 같더라구.

  - 왜? 누나네 엄마, 아빠가 무슨 대화를 한건데?

  - 우리 도 선생님이 본인이 자진해서 선거에 나갈 분은 아니시잖아. 사람들이 도 선생님을 알아보는 거지. 일종의 추천이야. 나두 자세한 건 몰라.

  준우나 지운은 더 이상 질문할 수는 없었다.

  - 우리 선생님, 정말 교육감 되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거야?

  -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우리는 일반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거야?

  - 왜? 다른 선생님이 오시겠지.

  - 우리 샘이 교육감이 되면 일반 학교도 우리랑 비슷하지 않을까?

  - 어. 그럴 수도 있겠다.

  준우와 지운은 도서관에서 교육감의 업무와 지위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선거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했다.

 

  봉구는 사무실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 쪽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도 박사님. 부탁드립니다. 저희와 함께 하셔야 합니다. 저희가 복수의 후보를 놓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강력히 추대를 원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의지가 강하셨죠. 그러나 저희 쪽 선정위원님들께서 오직 인성, 경력, 능력만을 가지고 판단을 했어요. 저희도 고심 끝에 한 결정이에요.

  - 말씀드렸지만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 아닙니다. 박사님 같은 분이 필요합니다. 혁신과 열정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고요. 정말 교육 관련 지도자로 최적화된 분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조금 덜 겸손하셔도 됩니다.

  봉구는 말을 아꼈다. 시민단체 쪽에서 대화를 계속 이었다.

  - 저는 개인적으로 박사님을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쑥스럽지만 ‘도빠’죠. 집필하신 책 모두 읽었습니다. 작년에 출간하셨던 사랑마을학교 관련 책도 읽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교육, 우리 아이들이 제공받아야할 교육이 바로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동일하다고 저는 감히 확신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이제 공교육에서 실현할 때입니다.

  - 박사님만이 하실 수 있어요. 선거가 복잡하다고 생각하시지는 마시구요. 저희가 힘을 실어드릴 것입니다. 선거 운동이나 진행 부분은 저희 쪽에서도 도움드릴 거에요. 아, 물론 투명하게 깨끗하게 치러질 것입니다. 그 부분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봉구는 계속해서 침묵했다. 오랫 동안의 침묵이 부담되었는지 시민단체쪽 관계자가 다시 얘기를 계속했다.

  - 저희가 너무 갑작스럽게 와서 당황하신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은 저희가 철수하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절실하고 또 강력히 박사님께 요청합니다. 박사님 아니면 안됩니다. 긍정적으로 검토 부탁드립니다. 며칠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들은 일단 돌아갔다. 봉구는 홀로 고민에 빠졌다. 생각지도 못했었다. 교육감 출마라니.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랑마을학교가 아닌 지역의 아이들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이라. 봉구는 교육부에서의 근무 시절이 떠올랐다. 문제는 교육이 아니었다. 조직의 권력은 대체로 이기적이었다. 자신의 입신양명과 돈이 지상과제인 사람들이 권력의 정점에 있었고 그 권력의 언저리라도 들어가고자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 역시 같은 부류였다. 봉구는 그런 사람들로 점철된 조직이 부담스러웠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조직의 권력은 뜻하지 않게, 혹은 의도를 가지고 개인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는 일이 허다했다. 자신이 교육감이 된다면 지역에서는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교육부나 중앙정부 권력이 좌시할리는 없다. 분명히 견제하겠지만 교육감이라면 교육 분야에서만큼은 자신이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학기 수업 준비와 정부기관들과의 프로젝트로 바쁜 경호였지만 지난 주 장인어른과 나눈 대화로 머릿 속이 복잡했다.

  - 자네 요새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닌가? 얼굴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되겠나?

  - 죄송합니다.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너무 바빴습니다. 건강은 괜찮으시죠?

  - 그럼, 자네가 보내준 보약 때문에 회춘하는 것 같아. 요즘 컨디션 최상이야.

  - 별말씀을요. 저는 애들과 영숙이가 보약이에요. 그래서 항상 아버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그래? 안그래도 그 고마움 갚을 기회를 주려고 불렀는데, 잘 됐구만.

  - 기회만 주시면 제가 어떻게라도 고마움 갚아드려야죠. 아버님.

  - 이번 교육감 선거 출마하게.

  - 네?

  - 영숙이 통해서 일단 자네 의견 물어볼까 하다가 남자 대 남자로 내가 직접 부탁하는거야. 내가 봤을 때 자네는 최고야. 또, 최고의 도움 줄 처가도 있으니 걱정말고 무조건 출마해.

  경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TV 출연과 교육기부, 교육청 프로젝트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교육감 후보로 조금씩 거론되고 있던 자신이었다. 어떤 이들이 후보로 나설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스펙과 인지도면 당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사학재단의 이사장인 영숙 부친의 존재도 자신에게 어느 정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A시가 포함된 K도 교육감은 진보 쪽이고 도지사는 보수 정당 인물이었다. 국회의원은 대체로 여당이 우세했지만 야당도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이번 교육감 선거의 양상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경호 자신에게 불리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와 장인어른의 지원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진보 쪽은 분명히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것이 확실했으므로 그 쪽만 신경쓰면 큰 문제는 없을 듯 했다. 진보 쪽으로 출마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장인어른의 지원 중에 택일해야한다면 장인어른을 받아들이는 것이 유리하다. 경호는 장인어른과의 대화 이후, 많은 것을 계산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준우가 걸렸다. 선거에 나서면 사생활의 오픈이 불가피한데 이혼 경력이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이년 전 준우가 보냈던 메일에 답하지 않았음이 떠올랐다. 연락을 해볼까. 영숙과 장인어른은 이를 유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승희가 강력히 원해서 친권, 양육권을 포기했고 서울의 아파트를 위자료와 양육비로 생각해서 넘겼다. 당시에도 고가였지만 지금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으므로 경제적 보상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모두 승희가 원했던 것이었다. 승희는 냉정했고 완고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영숙을 만났고 오히려 승희에게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십년만에 준우가 연락해왔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사실 준우는 경호에게 완전히 사라졌던 존재였다. 경호는 이년 전 준우가 보낸 메일을 통해 승희가 일했던 기관이 A시로 이전해 왔고, 여전히 거기에 승희가 재직 중인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떠올렸다. 인터넷에서 승희의 연락처를 찾았다. 일단은 승희와 연락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 나야. 경호. 잘 지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경호의 목소리에 승희는 당황스러웠다. 회의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와 바쁜 결재 몇 가지를 막 완료하던 참이었다.

  - 어. 무슨 일이야?

  승희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 흠. 만나서 얘기할래?

  - 우리가 만나서 얘기할만한 얘기가 남아있지 않잖아. 일단 용건을 얘기해 봐.

  - ...준우. 나한테 메일을 보냈었어. 그래서 네가 A시에 와 있다는 것도 알았어.

  - 선배. 그거 벌써 이년도 넘은 얘기 아니야?

  - 응.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준우는 어떻게 지내나 하고.

  - 선배. 그 메일에 답도 안한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뭔데?

  - 이유는 무슨. 그냥. 내가 너무 심했나 후회가 되기도 해서.

  - 그래서 뭘 어떻게 하고 싶은데?

  - 그러니까 그걸 모르겠어.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거야. 준우가 어떤가 하고.

  - 선배. 뭘 원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 준우는 잘 살고 있어. 나 신경쓰지 말고 선배가 원하는대로 해. 이제 준우도 십대 중반이야. 준우는 준우하고 싶은대로, 선배는 선배하고 싶은대로 해. 내가 참견할 문제 아니야. 나도 그 일로 준우와 대화한 적 없어. 나도 모르겠어.

  경호도 경솔했음을 인정했다. 승희와의 대화는 결론없이 끝이 났고 경호도 승희도 그 이후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물론 준우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경호는 교육감 출마를 위한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도봉구 선생님께서 사랑마을학교에 계속 계셨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그가 교육감이 되어 지역의 교육 전반을 운영하는 것이 다수를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 교육청, 교육부, 다양한 산하 기관들이 교육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교육 위에 조직의 권력이 군림하고 있다. 권력은 이타적일 때 존재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기적인 권력은 폭력과 다름 없다. 권력을 가진 그들이 잊지 말아야할 것,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도봉구 선생님은 그것을 잊지않고 있고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을,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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