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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쇠말뚝(STEEL PILE)
작가 : 아손
작품등록일 : 2020.7.31

미국에서 역사학박사가 된 [황철수]는 대학교수의 제의로 한국에 들어오던 날 강원도 철길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금신 산업(일본_카네가미가문)의 문양이 타이어에 타들어 간 자국과 [쇠말뚝]이 관련돼 있음을 알고 비밀을 추적하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금신산업과 문화재 카르텔 관계를 유지해오던 금일 그룹의 협박으로 포기한 채 고물상에서 살아간다.

17년 후, 쇠말뚝을 가지고 고물상에 나타난 공무원 [김준우].
철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000번째 쇠말뚝을 뽑고 시공간이 깨지자 1912년의 조선으로 가게 된다. 안중근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사는 독립군 대장 [겸재]의 몸에 빙의되어 조선총독부 2대 정무 총감인 주조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쇠말뚝을 하나 뽑으면 과거로!
과거에서 잠들고 깨면 현재로!

 
04.☆STEEL PILE_04-[퇴마사]1
작성일 : 20-08-01 20:06     조회 : 229     추천 : 1     분량 : 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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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철수와 강나리의 통화

 

 “여보세요? 누구시죠?”

 “황철수씨 맞으시죠?”

 

 전화기 건너편에서 아주 상냥하고 매력 있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그렇습니다만…. 모르는 번호인데…. 혹시…. 대출이나 통신사 이동전화면…. 그만..”

 “아…. 잠시만요!! 황철수 씨…. 그런 전화 아닙니다!! 끊지 마세요.”

 

 여자는 다급하게 끊으려는 철수의 손목을 다시 잡았다.

 

 “저는 퇴마사 강나리라고 합니다! 흔히들 사람들은 무속인, 무당이라고 부르죠.”

 “네…. 그렇군요…. 그러신 분이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오래전 당신이 쓴 책을 읽었습니다.”

 “네?! 그 책이라면….”

 “맞아요. 역사 꽤 공부하신 분이더군요. 하하. 당신의 책 중에 [조선 쇠말뚝의 진실]을 읽었어요.”

 “그 책을 어떻게 구하셨죠?”

 “제가 하는 일이 이렇다 보니 하하 그쪽에 관심이 많아요. 전화로는 얘기가 길어질 거 같군요. 당신이 있는 곳으로 제가 찾아가죠. 우리 만나서 얘기하시죠.”

 “네?! 근데…. 제가 왜 그쪽을 만나야 하죠?”

 “참 이해력 떨어지시네!! 당신 책에 쓰인 그대로…. 당신 말이 맞았어요.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보고도 믿기 힘들었지만. 그곳에 쇠말뚝들이 박혀있었어요.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깊숙이 말이죠….

 

 ◆퇴마사 강나리가 대학교때

 

 “오빠…. 혹시 제가 할 말이 있는데요….”

 “무슨 얘긴데?”

 

 함께 걷던 김수현은 강나리 얼굴을 바라본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과는 다르지만, 동아리에서 만나서 그녀에게 반했었다.

 수현은 용기가 나지 않아 그동안 쉽게 테이트 신청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나리가 먼저 밥 먹자고 해서 수현은 너무 기뻤다.

 한껏 차려입고 나와서 밥을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었다.

 

 “오빠 저기….”

 

 그때 그들이 타야 하는 버스가 도착하였다.

 

 “나리야 우선 저 버스 타서 얘기하자~. 내가 괜찮은 카페를 찾아놨어.”

 

 수현은 용기를 내야 만 하는 계획이 있었다.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고 버스 안으로 탔다. 수현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버스에 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약이라도 한 듯 그 버스 안에는 운전기사를 제외하면 나리와 수현만이 타고 있었다.

 수현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젤 뒷좌석의 앞자리에 그녀와 앉았다.

 심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몰래 나리의 얼굴을 보았다.

 나리도 긴장하는 거 같아…. 오래 쳐다보지 못하고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리야…. 아까 하려던 말이 뭐야?”

 

 수현은 태연한 척하고 나리의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버스를 타자 나리 또한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수현은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나리는 대답이 없었다.

 

 ‘나리를 너무 긴장시켰나…. 난 이대로 너무 좋은데…. 그래…. 말이라도 좀 더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자’

 

 옆에 있지만, 자꾸만 나리가 보고 싶어 또 힐끔 쳐다보니, 나리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속으로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 혹시…. 남들이 말하는 키스타임?! 아…. 나 첫 키스인데…. 어쩌지? 어쩌지? 아…. 그렇게 그냥 해버리자. 김수현 넌 멋진 놈이야 할 수 있어 강하게 밀어붙이자.’

 

 수현은 용기 내서 나리에게 키스하러 얼굴을 가까이 다가갔다. 그 달콤한 순간을 깨버리고 나리가 입을 뗐다.

 

 “오빠…. 나 사실 할 말이 있어요”

 

 수현은 민망하기도 하고 아쉬웠지만, 얼굴을 원래 자리로 되돌렸다.

 우선은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해주기로 했다

 지금 이대로도 너무 좋으니…. 자상한 오빠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김수현! 정신 차려! 여기서 점수를 팍팍 따는 거야!!'

 

 “어? 그래 무슨 얘기야? 오빠가 들어줄게”

 “정말?”

 

 수현의 눈에 비친 나리는 어떤 모습도 다 귀여웠다.

 

 “당연하지…. 나리가 말하는 거면 오빠가 다 해결해줄 수 있어 뭔데? 이 오빠만 믿고 뭐든지 말해봐”

 

 나리는 눈을 질끔 감았다 떴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수현은 아까 먹은 파스타에 체했나 생각이 들었다.

 

 “오빠…. 사실은…. 그동안 오빠가 동아리에서 나에게 잘해주고…. 편하게 대해줘서…. 고민하다 용기 내서 말하는 거예요…. 제가 무슨 말을 하든 믿어주실 수 있나요?”

 “당연하지! 난 나리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어! 뭔데?”

 

 나리는 지금껏 친한 친구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하지 못한 말을 꺼내려고 망설인다.

 수현은 복학생 오빠 중에서 운동도 잘하고, 우애 관계도 좋고 학교에서는 평판이 좋은 편이다.

 그런 수현이 믿음직스러워 자신의 고민도 잘 들어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보다 수현이 너무 좋다.

 

 힘든 일이 있어도 아침에 항상 웃어주며 자신에게 커피나 음료수를 건네는 수현을 오랫동안 좋아해 왔다.

 

 “오빠 그럼 말할게요…. 저…. 사실…. 아….”

 

 나리가 무슨 고민인지 몰라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걸 느낀다.

 

 “나리야 왜 그래? 괜찮아 말해봐…. 니가 그러니까 더 궁금하다…. 빨리 말해봐….”

 

 망설이는 나리를 보니 수현은 안쓰럽다.

 나리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들어주고 그녀를 끝까지 지켜줘야겠다는 강한 신념이 생겼다.

 

 “오빠…. 정말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다 이해하고 믿어주실 거죠?”

 “응…. 나는 네가 외계인이라 해도 믿을게 하하”

 “네?! 외계인 하하 그건 아니에요”

 “그럼 나머지는 뭐든지 별로 심각하진 않을 거 같은데?”

 

 그제야 나리의 표정은 조금씩 밝아진다.

 수현도 자신을 믿고 비밀을 말해주는 나리에게 더욱 강하게 끌리기 시작한다.

 숨을 한 번 더 가다듬고 나리가 무거운 고민을 내려놓는다.

 

 “오빠…. 음…. 저…. 사실…. 귀신이 보여요….”

 

 수현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내가 잘 못 들었나? 귀신이 보인다는 말을 장난으로 하진 않을 테구?

 

 “응? 나리야 다시 한번 말해줄래? 내가 잘못 들었나 봐?”

 “맞아요…. 저 귀신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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