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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넌 어디에서 왔니
작가 : 해글님
작품등록일 : 2020.8.1

가출한 가을이의 영혼을 찾습니다!
소원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악령만 남았는데, 다른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진짜영혼을 찾고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한다.
그런데 가을이의 약혼자에게 마음이 계속 끌린다. 난 원래몸으로 돌아가야하는데...
파면 팔수록 수상한 가을이의 과거. 그녀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맨스#추리#기억상실#기억찾기#까칠남#다정남

 
4화. 단순히 계약 맞아?
작성일 : 20-08-01 12:51     조회 : 257     추천 : 2     분량 : 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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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게 그런 부탁을 한건 순전히 충동이었고 할머니에게 되갚아 주기 위함도 있었다. 어차피 데려오라고 했지 결혼을 하라고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딱 4개월이면 프로젝트도 완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을에게 충동적으로 그런 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던 것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지혁이 가볍게 웃었다.

 가을도 그를 따라 웃었지만 한쪽 입꼬리만 어색하게 올라가며 이상한 표정이 지어졌다. 이건 예상도 못한 상황이었다. 계약연애도 이상하지만, 그 제안을 진짜가을이 먼저 했다고? 그녀 얼굴로 봐서는 그런 제안을 할 무모함도 보이지 않았고 잠깐 동안 겪은 지혁은 결코 만만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가을...아니, 제가 그런 제안을 먼저 했다구요? 왜?"

 심각하게 '그럴리가 없는데'를 중얼거리는 가을의 목소리에 그는 속으로 뜨끔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계약연애를 하자고 쫓아다닌건 지혁이었다. 그때 그 말을 하자마자 가을은 뒤를 돌아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갈 꺼냈고, 딱!! 하고 병뚜껑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그에게 건넸다.

 '뭡니까 이건?'

 '박카스입니다. 대표님.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싱글싱글 웃는 모습이 차마 대표라서 대놓고 미쳤냐는 소리는 하지 못하겠고 박카스나 마시고 정신 차리라고 가을의 표정이 말하고 있었다. 지혁은 피식 웃으며 박카스를 시원하게 들이키곤 다시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순순히 물러나면 주지혁이 아니었다.

 '안그래도 피곤했었는데, 고마워요. 자, 그럼 우리 오늘, 아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 내일부터 계약연애하기로 하죠.'

 '자...잠깐만요 대표님'

 '이대리, 아니 이가을씨. 뭐든지 다 들어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일부러 얼굴을 굳히고 진지하게 말을 하자 가을은 당황한 표정 그대로 어쩔줄 몰라했다. 가끔 그녀가 저런 표정을 지을때면 곤란해 하면서도 마음이 약한지 곧잘 들어주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는데 지혁은 예외인가 보다.

 '죄...죄송해요. 대표님! 그 말 없던 일로 해주세요. 아무튼 그건 못들어 드려요. 안전운전 하시고 조심히 가세요. 그럼 이만.'

 그가 말할 틈도 주지 못하게 자신의 말만 속사포처럼 하고는 크게 꾸벅 인사를 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어차피 내일 회사에서 보게 될 건데 다시는 지혁과 말을 섞지 않을 것 처럼 도망가듯이 반대방향으로 뛰어갔다.

 '가...'

 그녀를 부를 새도 없이 지혁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곤 정말 오랜만에 눈물이 날 만큼 시원하게 웃었다.

 '푸하하하하!‘

 뛰어가는 뒷모습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토끼 같았다. 토끼치고는 성격이 있는 것 같지만, 지혁은 사냥꾼으로써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었다.

 그러고 지혁이 사냥에 성공을 했느냐? 회사에서 이리저리 토끼처럼 그를 잘 피해다니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철벽방어는 단단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지만 끝에는 오기가 생겼고 그 오기를 내고서도 사냥에 실패한건 지혁이었다. 끝내 약간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을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물거품이 될거고, 회사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그녀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그때서야 그녀가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성공 시 그녀에게는 5배의 보너스를 더 주기로 하고서야 그들의 계약은 성립되었다.

 

 어쨋든 처음 시작은 잠깐 그녀의 애인 노릇을 해 준것이니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도 안되는 합리화를 속으로 했다. 절대로 그때의 오기로 자존심을 굽히게 만든 사소한 복수는 아니었다.

 그녀가 다시 기억이 돌아온다면 펄쩍 뛰면서 차마 화는 내지 못하고 한동안 그와 말도 섞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지혁은 그 모습을 빨리 보고 싶었다.

 "거짓말이죠?"

 계속 싱긋 웃고있는 그의 모습에 가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기억 나는게 있나?"

 "있...을리가 없지만, 제가 대표님에게 그런 제안을..."

 "지혁."

 "네?"

 "지혁이라고 내이름. 당신은 나를 지혁씨라고 불렀지."

 그가 불쑥 손을 뻗어 얼굴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귀 뒤로 넘겼다. 진지하게 가을을 응시하는 검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심장이 갑자기 거칠게 뛰기 시작하며 얼굴이 화악 붉어졌다.

 정말 여러모로 나쁜 외모다. 진짜가을도 여기에 넘어가서 그런 제안을 먼저 했을까?

 그의 미인계?는 인정할만 하다며 속으로 수긍하고는 입을 꾸욱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깨어난것도 보고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야 할것 같아서 왔어."

 가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봤다. 지금까지 본 표정은 다 거짓이라도 된 듯 상냥하게 웃는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녀는 아까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다행이다. 무사히 깨어나서."

 이번에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양 입술을 올렸다. 그리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피곤할텐데 이만 쉬어."

 "아니..."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자고 일어나면 진짜 가을이 찾아 와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가 있었으면. 더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친절하게 세워진 침대를 눕혀주는 그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바빠서 자주는 못 오지만, 그때 상황봐서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네, 그래요."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라 지혁은 정말 피곤한 상태였다. 그래서 가을이 깨어난 소식을 낮에 듣고 당장 가보고 싶었지만 저녁에서야 겨우 시간을 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지혁은 아기를 재우듯 이불을 그녀의 목까지 덮어주고 침실등만 켜고 자리에 일어났다. 그리곤 문앞까지 걸어가다 잠시 멈추곤 몸을 돌렸다.

 "이가을"

 "네?"

 이제는 귀에 착 달라붙은 이름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대답이 나왔다.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다. 푹 쉬어"

 "조심히...가요."

 문을 닫고 그가 나갔다. 그가 떠난 자리를 잠시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기분이 이상했다. 어둠에 의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에서 진짜가을에 대한 애정, 그리고 걱정이 담겨있는게 느껴졌다. 처음에 애인사이라고 했을때 의심했던게 이상할 정도로. 정말로 그와 그녀는 단지 계약 관계만 이었을까.

 고개를 돌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밤의 가로등 빛을 바라봤다. 반짝 반짝 빛나는 모습이 영혼의 빛 같아 보이기도 하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똥별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 빛을 한참을 바라보다 피곤했는지 그대로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

 

 "사이즈는 맞아?"

 운동화에 발을 넣고 있자 그가 머리 위에서 말을 걸었다.

 "네, 괜찮아요."

 새 신발이라서 뒷꿈치가 살짝 걸리는 것 말고는 딱 맞았다. 오늘 퇴원하기 전 마땅히 신을 신발이 없어 슬리퍼를 신고 가야하나 생각하던 찰나에, 지혁이 새 신발을 들고 찾아왔다.

 앞코로 바닥을 두 번 정도 툭툭 치니 발이 어색함 없이 들어맞아졌다. 그녀는 그녀의 유일한 짐인 폰과 지갑을 들고 문 앞에서 병원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를 바라봤다.

 진짜가을의 가족들은 그녀가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가, 퇴원할때가 되어서야 생각이 났다. 생각이 났을 땐 이미 지혁이 퇴원 수속을 밟고 그녀의 보호자 역할도 자처 하고 있었기에 진짜가을의 가족에 대해서 물어 볼 타이밍도 놓치고 말았다.

 "다 챙겼나?"

 그가 뒤돌아보자 눈이 마주쳤다.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걸 들킨 것 같아 그녀는 일부러 시선을 옆의 직원에게로 돌렸다.

 "네, 이제 가면 되나요?"

 "퇴원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에 외래진료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

 VIP 고객이라서 그런지 직원이 빙긋 웃으며 제법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녀의 체력은 보통 정도로 돌아왔지만,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진전이 없었기에 일주일 한번 씩 정신과 상담을 받기로 결정됐다.

 상담을 하는 동안 어떻게 연기를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원래 가지고 있던 기억도 온전치 못한거라 그런지 연기는 제법 능숙하게 잘 되었다. 하지만 이게 연기력이 늘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하아"

 자신도 모르게 속에서 부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익숙한 것들을 하나하나 경험하다보면 차차 기억이 돌아올거야."

 가을의 한숨소리가 너무 컸는지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줄 알았던 지혁이 그녀를 위로 하듯 말했다. 시선은 여전히 앞을 고정하면서. 그녀는 단정한 그의 옆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 제법 긴 시간을 운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에요?"

 "아, 말 안했나? 당신 집에 가고 있지. 이제 도착했어."

 그의 말에 창문 밖을 바라보니 제법 큰 오피스텔 건물이 보였다. 서울 in에 높은 층의 오피스텔이라니. 그의 말에 의하면 J&E에서도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고 해서 연봉이 꽤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서울 중심부에 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지혁이 몇 번 와 본 듯 커브를 틀며 자연스럽게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한 곳에 주차를 하고 매너 있게 차 문을 열어줬다.

 "음..."

 가을은 현관 앞에 당당히 섰지만, 두 번째 손가락을 들고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손가락만 좌 우로 왔다갔다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중요한 현관 비밀번호와 집 비밀번호. 그리고 집 호수 조차 몰랐다. 믿었던 민증의 주소는 갱신을 하지 않았는지 충청도로 주소가 적혀있었다.

 가을이 애꿎은 키패드만 노려보고 있자 언제 왔는지 뒤에서 지혁이 가을의 손을 붙잡고 손바닥 전체를 키패드 위에 올렸다.

 "멍하게 뭐하고 있어."

 드르륵

 현관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그리곤 손을 그대로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지혁이 익숙한 듯 15층을 눌렀다. 가을은 잡힌 손을 한번 보고 그리고 그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집도 방문하는 사이였어요? "

 "두 번 쯤"

 “근데 손에 힘 좀 빼죠”

 “길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 집 앞까지 무사히 모셔다 줘야지.”

 지혁이 한쪽 입술 끝만 올리며 짓궂게 웃었다. 며칠전 운동도 할겸 해서 병원에서 멀리까지 산책을 갔다가 호실도 까먹고, 늘 있던 곳이라 몇 호실인지 눈여겨 보지도 않았었다, 엉뚱한 곳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다른 곳에 볼일이 있었는지 마침 병원으로 들어오던 지혁과 딱 마주쳤다. 길을 잃었다는 걸 티 내지는 않았지만 눈치빠른 그가 짓는 미소에는 말하지 않아도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15층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여전히 손을 놓지 않은 채 지혁이 이끄는데로 따라 가니 1509호라고 적혀있는 문 앞에 다 닿았다. 그제서야 손을 놓아주고는 문을 열라는 듯 그가 가볍게 턱짓을 했다. 지문을 인식하자 띠리링 하는 기계음과 함께 장금장치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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