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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잠들지 못한다는 것은 02
작성일 : 20-07-31 13:36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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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작은 스탠드 조명만이 켜진 방안에서 우경이 다이어리에 시간을 적고 누워버렸다.

 눈을 감고 차분하게 호흡을 뱉어내던 우경이 갑자기 상체를 일으켰다.

 

 “아! 왜 자꾸 생각이 나는 건데! 사람 우는 거 처음 본 것도 아니고!!!”

 

 짜증을 가득 뱉어낸 우경이 덜 마른 머리를 거칠게 헝클였다.

 

 “하... 신경 쓰여. 잠도 안 오고.”

 

 침대를 빠르게 벗어나며 아까 입었던 점퍼에 팔을 끼워 넣었다.

 모자를 들었다가 젖은 머리를 만지고는 얌전히 내려두고 집을 나섰다.

 

 -

 “벌써 9시 49분이야? 하... 진짜.”

 

 짜증을 뱉어내며 우경이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처럼 왼쪽으로 돌아 좁은 샛길을 벗어나는데 비릿한 냄새가 확 끼쳐들었다.

 

 “뭐지?”

 

 반사적으로 여자가 있던 벤치를 쳐다봤다.

 가로등 아래 여자는 없었다.

 

 “이게.... 무슨 냄새지?”

 

 더 심해진 비릿한 냄새에 우경이 발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 아래 어두운 웅덩이가 생겨나 있었다.

 

 “음-. 이거 딱 범죄현장 느낌인데.”

 

 조심스런 걸음으로 벤치를 향해 우경이 다가갔다.

 정확히는 시연이 앉아있던 자리에 생겨난 웅덩이.

 물 치고는 색이 짙다는 생각에 우경이 고개를 숙였다.

 

 “피....?”

 

 비릿한 냄새가 콧속을 타고 흘러들자 우경이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몇 걸음 물러난 우경이 주변을 둘러봤다.

 커다란 웅덩이 옆으로 작은 핏자국이 이어지고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우경이 발을 옮겼다.

 벤치와 가로등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도는 길에 발을 들였을 때 불현 듯 발을 멈췄다.

 

 “아! 신고.”

 

 휴대폰을 찾기 위해 점퍼와 바지 주머니를 뒤졌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우경이 빠르게 왔던 길을 뒤돌아갔다.

 

 -

 우경이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거실을 초조하게 오갔다.

 소파에서 컴퓨터 앞까지.

 같은 공간을 셀 수 없이 왔다 갔다 했다.

 불안한 듯 손끝으로 휴대폰 액정을 계속 두드리면서.

 

 “신고는 했는데.... 왜 공원으로 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거지? 그러다 범인이 도망가기라도 한다면.....”

 

 우경이 눈을 꾹 감았다.

 아까 봤던 여자와 벤치, 가로등이 그린 것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우경이 떠난 뒤에 여자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그때 소리 없이 다가온 검은 그림자가 그대로 칼을 내리꽂는다.

 여자의 몸이 기울어지며 벤치 앞 바닥에 쓰러졌다.

 피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시며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우경이 머리를 털어냈다.

 

 “아... 아니야. 그럼 아까 같은 피 웅덩이가 생기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음-.”

 

 우경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다시 여자와 벤치, 가로등을 떠올렸다.

 여자가 벤치에 앉아 울고 있다.

 검은 그림자가 여자를 달래듯 일으켜 세워서는 등 뒤로 돌아가 완전히 제압 한다.

 버둥거리는 여자 목에 팔을 두른 채 그대로 배 앞에 칼을 쑤셔 넣는다.

 

 “이러면 가능하기는 할 것 같은데... 소리는? 아무리 밤이라도 소리를 질렀다면 누군가 왔을 거야. 목격자가 생길지도 모르는 데 살인을 했다는 건 좀 그렇잖아?”

 

 다시 벤치에 앉아 울고 있는 여자의 위로 가로등 불빛이 비쳤다.

 앞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접근하자 놀란 여자가 도망치기 위해 벤치에서 일어났다.

 순간 뒤에서 튀어나온 다른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뒤에서부터 여자를 제압하며 입을 틀어막았다.

 

 겁에 질린 여자의 눈동자가 떨리고 앞에 있던 검은 그림자가 칼을 빼 들었다.

 그대로 여자의 배에 칼을 찔러 넣었다.

 칼을 빼내자 여자의 몸을 타고 검붉은 피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여자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검은 그림자들이 여자를 끌고 갔다.

 

 “그래. 이러면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멈췄던 우경의 발이 다시 거실을 오가며 미간을 찌푸렸다.

 

 “끌려가면 그런 핏자국이 나올 수는 없는 거잖아.”

 

 다시 발을 멈춘 우경이 멍하니 천장을 쳐다봤다.

 

 어느새 눈앞에는 벤치와 여자, 검은 그림자들과 가로등이 떠올랐다.

 움직임이 멈춘 여자를 검은 그림자 하나가 안아 든다.

 잠시 동안 바닥에 피는 떨어지지 않는다.

 길을 딸 오른쪽으로 돌자 다시 여자의 몸을 타고 피가 떨어져 내려 바닥을 적신다.

 그 간격이 아까 우경이 봤던 것처럼 일정하게 이어진다.

 

 상상으로 현장 재현해낸 우경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도대체 언제 오는 건데.”

 

 여전히 초조한 듯 액정을 두드리는 우경 때문에 작은 소음이 이어졌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경찰입니다. 신고하셨죠?]

 “빨리도 오네.”

 

 문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우경이 가벼운 타박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

 오늘만 세 번째 방문하는 공원 입구에서 우경이 습관처럼 시간을 확인 한다.

 ‘10시 25분’ 속으로 되새기며 순경들과 함께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왼쪽 좁은 샛길을 빠져나오자 가로등이 보였다.

 벤치 앞의 웅덩이는 아직도 그대로 있다.

 

 “저쪽입니다.”

 “저 벤치 말씀하시는 맞죠? 근데 이 시간에 산책하셨다는 겁니까? 것도 잠이 오지 않아서?”

 

 의심이 가득 담긴 시선이 우경에게 따라붙었다.

 최초의 목격자가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건가 싶어 우경의 얼굴엔 짜증이 감돌았다.

 

 “불면증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서 가볍게 걸은 겁니다.”

 “차라리 낮에 운동을 하세요. 위험하게 이 시간에 무슨 산책을 한다고.”

 

 귀찮음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젊은 순경이 질책하듯 말을 뱉어냈다.

 

 “낮에도 운동합니다. 그것과 산책이 무슨 상관있다는 거죠? 밤에 산책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불면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으레 나오는 운동 얘기에 우경이 날카롭게 받아쳤다.

 우경의 날 선 분위기에 연륜 있어 보이는 순경이 달래듯 차분히 말했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늦은 시간에 다니시면 위험하다는 겁니다. 선생님처럼 몸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니거든요. 많이 들어보셨잖아요. ‘묻지 마 범죄’. 이게 특정한 사람을 공격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길 지나가다 보이는 사람이나 눈을 마주치는 사람을 공격하거든요.”

 

 말하면서도 젊은 순경을 질책하는 시선에 우경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위급을 느낀 순간에 도망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은 있습니다.”

 

 원하는 답이 우경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는지 순경은 짧게 한숨을 뱉어내며 건성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 네. 네. 그럼요. 그렇겠죠. 근데 아까는 여기서부터 피 냄새가 났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두 순경이 고개까지 빼 내밀며 주변의 냄새를 맡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별 냄새 안 나는데요?”

 “아까는 이 샛길을 벗어나자마자 비릿한 냄새가 났었습니다.”

 

 우경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샛길의 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두 순경이 뒤를 돌아보고는 다시 주변의 냄새를 가늠하듯 고개를 내밀었다.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잠 못 자서 괜히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에요? 최 경장님.”

 

 작은 소리로 옆에 있던 최 경장에게 말했지만, 우경의 귀에도 또렷이 들렸다.

 

 “하! 잠을 못 자면 이상한 냄새도 맡고 그런가 봅니다? 요새 경찰은?”

 “아이고! 그런 말이 아닐 겁니다. 선생님. 야! 김순경!”

 

 우경에게 잔뜩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김순경을 노려봤다.

 

 “어? 아! 네.”

 “너 이따 들어가서 보자.”

 

 김순경을 노려본 최 경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우경을 쳐다봤다.

 

 “일단은 현장부터 확인해야죠. 그렇죠?”

 

 김순경과 우경을 번갈아 쳐다본 뒤 최 경장이 먼저 발을 옮겼다.

 우경 또한 김순경을 한 번 노려보고 최 경장의 뒤를 따랐다.

 그 뒤를 김순경이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따랐다.

 

 “여기. 말씀하신 거 맞습니까?”

 

 벤치 바로 앞에 서서 웅덩이를 가리키며 우경을 돌아봤다.

 

 “네. 거깁니다.”

 

 우경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순경이 잔뜩 인상을 쓰며 노려본다.

 팔짱까지 끼고 우경과 웅덩이를 번갈아 쳐다본다.

 

 “웅덩이가 있기는 있네요. 하! 내 참... 어이가 없어서.”

 “뭡니까?”

 

 어이없는 태도에 우경도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우경보다 김순경이 더 짜증을 부려댔다.

 

 “이게 피 웅덩입니까? 나 원 참! 하! 잠이 안 오면 집에서 TV나 보든가 것도 싫으면 그냥 나가서 놀 것이지. 나이도 먹을 만치 먹은 사람이 할 짓 없어서 장난 신고를 합니까? 경찰이 그렇게 한가해 보여요?”

 “장난? 어디가 장난이라는 겁니까? 여기서 피 냄새가 진동했는데. 어...?”

 

 우경이 웅덩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는 것이 투명했다.

 아까처럼 불투명하고 비릿한 냄새를 잔뜩 풍기는 것이 아니었다.

 

 “이게 핍니까? 진짜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사람이 이런 장난하는 거 아닙니다. 이 시간에 다른 누군가 위험에 처해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야. 김순경아!”

 

 최 경장이 빠르게 김순경 앞을 막아서 고개를 저었다.

 더는 하지 말라는 뜻에 김순경이 불퉁하게 입을 꾹 다물었다.

 

 최 경장은 여전히 몸을 굽힌 채 웅덩이를 보고 있는 우경을 조심히 일으켰다.

 

 “선생님. 너무 오래 못 주무셨나 봅니다. 오늘은 일단 좀 쉬셔야 할 것 같네요. 되도록 잠도 꼭 주무시고요.”

 “이대로 가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넘어가 주니까 자꾸 장난으로 신고를 하는 읍!!!”

 

 최 경장이 다급하게 김순경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하하. 그럼 저흰 가보겠습니다.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시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일찍 귀가하세요.”

 

 어색한 웃음을 잔뜩 뱉어내고 최 경장이 김순경을 잡아끌었다.

 여전히 입이 막힌 상태로 뭔가 말하려 바동거렸지만, 최 경장이 요령껏 끌고 공원을 벗어났다.

 

 홀로 남은 우경이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이리저리 몸을 틀어 각도를 달리해 보기도 하고 고개를 숙여 냄새를 맡기도 했다.

 

 “진짜... 내가 잘못 본 건가? 분명... 피였는데. 냄새도 그렇고. 이어진 자국들도... 아!”

 

 우경이 몸을 번쩍 일으켜 빠른 걸음으로 벤치를 벗어났다.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자 바닥의 흔적이 보였다.

 그 앞에 우경이 다시 쪼그려 앉았다.

 

 “이것도 물인가?”

 

 휴대폰 플래시를 켜 흔적에 가깝게 비쳤다.

 빛을 받은 흔적이 어두웠다.

 물이라고 하기에는 색소가 가득 담긴 그런 빛이었다.

 손으로 만지기 껄끄러운 느낌에 우경이 주변에 있던 나뭇잎을 가져왔다.

 

 나뭇잎 끝으로 흔적을 슬쩍 문질렀다.

 녹색의 잎사귀에 붉은빛이 묻어났다.

 

 “피... 맞잖아.”

 

 나뭇잎을 흔적 옆에 내려두고 우경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로 앞쪽을 비추자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흔적들이 보였다.

 몸을 일으켜 주변을 살폈다.

 아까 벤치가 있던 곳과 다르게 가로등의 간격이 넓다.

 

 플래시 빛에 의존한 우경이 흔적들을 따라 어두운 공원을 걸었다.

 드문드문 이어지는 가로등 때문인지 더욱 서늘하게 느껴졌다.

 어둠 속에서 뭔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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