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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기 빨아먹는 왕비마마
작가 : 언덕에복
작품등록일 : 2020.7.31

최고의 관상가로 이름을 날리던 임하리! 어느 날 억울하게 살해당한 후 지도에도 없는 수율국으로 차원이동하다!

임하리...그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들의 눈을 3초간 뚫어지게 보면 그 사람에 대한 인생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

과연 그녀는 수율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제물이라고? (2)
작성일 : 20-07-31 09:03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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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 놈들이냐! 사내대장부라면 비겁하게 숨어있지 말고 얼굴을 드러내라! 우린 지금 용수왕 현수문 님께 공물과 제물을 바치러 가는 길이다!“

 서 대장이 우렁차게 외쳤다. 그러자 나무 뒤에서 반인반마의 무리들이 큰 창을 옆에 끼고 천천히 수레 주위로 다가왔다. 머리에 큰 깃을 꽂은 우두머리가 서서히 수레와 가까워져 왔다.

 ”우린 용수왕 근위대 막심아비타불이다. 제대로 찾아왔다.“

 ”그럼 길을 막지 말고 어서 비키거라. 이곳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 벌써 한 시각이나 지났다. 우린 한 시진 안에 청훈궁에 도착해야 한다.“

 대장이 한 말을 들은 반인반마의 우두머리는 껄껄 웃었다.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사위는 풀들이 가득한데 한 시각이 지났는지 어찌 아느냐! 용수왕 님은 외부에서 오는 인물은 꺼리신다. 공물만 놓고 다들 썩 물러가라“

 뭣이라? 제물로 팔려온 줄 알았던 소녀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제물이라 하면 땅에 막힌 기운을 뚫어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고, 천년이 지나도 소리가 안 나는 종이 소리가 날 수 있게 하듯 필히 산 사람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나무 위의 새소리만 지저귀는 소리가 숲속을 감쌌다.

 ”...공물만 놓고 가면 된다고 하였느냐?“

 ”그렇다!“

 ”니 말을 어찌 믿느냐!“

 서 대장은 말머리를 돌려 반인반마 우두머리에 다가가 소리쳤다. 노기 띤 얼굴에 용암이 끓어 넘치는 듯한 분노가 얼굴에 흘러넘쳤다.

 ”청훈궁은 코앞이고 현수문 님께 바치는 공물과 제물을 무사히 전달하는 것이 내 임무이자 책임인데 나더러 반쪼가리 사람의 말을 믿으란 것이냐!“

 반인반마의 우두머리는 머리를 긁적였다.

 수레에서 가만히 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임하리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대장의 말이 맞긴 했다. 청훈궁에서 보낸 자들인지 아닌지는 현재로서는 모른다. 반인반마를 보고도 놀라는 기색은커녕 특별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 시대엔 반인반마가 현존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반인반마라 해도 용수왕의 근위대인데 황궁의 중간계급의 대장이 저렇게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면 이 시대의 반인반마는 사람보다 서열이 낮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람을 꺼린다면서 곁에 반인반마를 두는 사람이라니 현수문은 보통 특이한 사람이 아닌 듯했다.

 여기서 저 자들을 말만 믿고 공물과 순순히 소녀들을 놔두고 간다면 뒷감당이 안 될 수도 있었다. 또, 일부러 인간 제물들을 풀어주어 도망가는 소녀들을 쫓아가 무참하게 죽일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덫인가?

 임하리는 얼굴을 감싼 얼굴 가리개를 끌어내리고 저들에게 달려 나가 눈동자를 마주치고 기를 빨아들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자칫 실수가 일어나면 자신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소녀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기에 참았다. 일단 임씨 가문에서 뒷돈을 받은 서 대장이 자신을 쉽게 내팽개치진 않을 테니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섣불리 나섰다간 개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다시 얻은 삶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순 없었다.

 이번 생엔 기필코 억울하게 죽지 않겠어.

 서 대장은 반인반마 우두머리와 수분의 의논 끝에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소녀들은 몸이 하나 다 들어갈 포대자루에 싸여 병사의 어깨에 짊어졌다. 갑작스런 공기 차단에 임하리는 숨이 막혀 돌아버릴 것 같았다.

 병사들에게 옮겨진 인간 제물들은 빠르게 숲속을 벗어났다. 12지산의 기운이 한 곳에 모인 청훈궁은 기다랗고 하늘 높이 솟은 기둥이 양 옆을 떠받치고 있었다. 황금빛으로 물들인 궁은 황제 다음의 권력자인 용수왕의 위엄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대문 밖에서 비질을 하며 청소를 하던 어린 반인반마는 막심아비타불이 등장하자 비질을 멈췄다.

 ”여긴 아무나 함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대체 등에 이고 온 게 뭐지? 산짐승인가?“

 ”아 아침 먹을 때 들은 거 있어, 나! 황궁 사람들이 현수문 님께 공물을 보내온다고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었구나!“

 잠자코 들으니 청훈궁 사람들은 살아있는 제물의 존재도 몰랐던 것 같았다. 임하리는 답답한 비단 가리개를 내리고 포대자루에서 나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포대자루에 순순히 들어간지라 매듭을 묶는 부분이 머리 위쪽이 있었다. 행동이 자유로운 손으로 꼼지락거리면서 매듭을 양 옆으로 벌렸다. 머리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제주도 바닷물을 연상하게끔 맑고 푸른 하늘과 휘황찬란한 황금으로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청훈궁은 보기에 좋았다. 그 옆에 펼쳐진 말도 못하게 우거진 대나무 숲은 바람마저 시원했다.

 그러면 뭐하나 제물로 바쳐질 신세인데.

 대나무 숲은 그녀에게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서 대장의 지시로 사병들은 일제히 소녀들이 든 포대자루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반인반마의 우두머리는 포대자루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지체하지 않고 대문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눈길로 반인반마 우두머리를 쫓던 서 대장이 말했다.

 ”자루를 열어라.“

 말을 마친 서 대장은 조용히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다. 반인반마와 함께 서 대장이 대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병사들은 듣거라. 공물을 신속히 궁 안쪽으로 옮긴 후 해가 떨어지기 전에 수도로 복귀한다“

 ”우리 막심아미타불은 이들을 도와 공물을 옮긴다.“

 황궁에서 온 사병들과 막심아미타불 병사들은 서로 힘을 합쳐 금은보화와 지역 특산품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존재감조차 없는 제물로 온 소녀들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깐! 멈추시오!“

 ”멈춰라!“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두 번이나 멈추라는 말이 들려오자 서 대장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 대장, 제물로 바쳐진 소녀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오?“

 ”뭐요?“

 ”귀 있으면 듣지 않았소! 우리들에게 해 줄 말은 해 줘야 할 것 아니오!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이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귀까지 후벼 파보는 서 대장은 의아해했다. 분명 임씨 가문의 둘째 딸을 셋째 딸로 바꿔치기한다고 했는데. 듣기에 셋째 딸은 심한 말더듬이라는데. 당당하게 멈추라고 말하는 여인은 말을 더듬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아무리 임씨 가문의 위세가 상당하지만 응당 여인은 정숙하고 음전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 터.

 서 대장은 의문점을 가득 심은 채 입을 떼었다.

 ”아가씨. 아가씨와 아가씨를 따라온 여인들은 속히 살던 곳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어머니. 저 살았어요.“

 ”헝헝. 우야. 나 돌아가서 잘할게.“

 ”아니! 아니 될 말이오! 내가 대장 말을 어찌 믿소?“

 어디서 들어본 말을 하는 임하리를 서 대장은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로 뱉는 말은 서로 신의가 없으면 지키기 어려운 법. 아닌 말로 우리는 오늘 처음 본 사이 아니오. 대장 말만 믿었다가 뒤탈이 생기면 책임질 수 있겠소? 난 뭐든 확실한 게 좋소. 증서. 증서를 가져오시오.“

 ”뭐라고요?“

 ”답답한 인사로군. 가서 전하시오. 용수왕 현수문 님께 인간 제물이 뵙기를 청한다고“

 ”아가씨!“

 멀리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반인반마 대장 막심비차는 입술에 호선을 그려졌다.

 ”허허. 여인네가 배짱 한번 두둑하구나.“

 ”아부지. 이 상황을 어쩌면 좋아요?“

 어느새 막심에게 다가온 아들 덕심이 물었다. 곁에 모인 반인반마 아이들이 초조해서 어쩔 줄 몰라 말발굽으로 바닥을 마구 차 소음이 일었다.

 ”어쩌긴. 나 막심비차가 나서야지! 여기서 기다리거라.“

 대문 앞에서 서 대장과 임하리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서로 대치하고 있을 때 막심이 등장했다.

 ”서 대장, 그리고 아가씨. 그러면 이리 하면 어떠겠습니까?“

 ”말해보시오.“

 ”흠흠. 제가 궁궐 책임자이신 순편 박사께 아가씨가 현수문 님을 뵙기를 청한다고 아뢰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허허 참.“

 막심이 대문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서 대장은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서 있는 임하리를 연신 곁눈질했다.

 한편, 청훈궁의 후원을 거닐며 사색에 잠겨 있는 순편 박사는 콧속을 간질이는 꽃냄새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져 있었다.

 막심은 걸음을 천천히 하며 다가와 순편 박사에게 밖에서 있던 일을 전달했다.

 ”수도에서 온 공물은 잘 받아두었습니다. 헌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문제라?“

 ”공물과 같이 처녀들이 제물로 끌려온 거 같습니다.“

 ”돌려보내라. 우리 수는 외부인을 싫어하는 걸 잊었느냐. 하물며 여자라니 절대 들이지 말거라“”그것이...제물을 돌려보낸다는 증서가 필요하다 합니다.“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방해받은 순편 박사는 콧등을 찡그리며 감았던 눈을 떴다.

 ”...증서?“

 ”예. 말로 하는 약속은 믿을 수 없다면서. 뒤탈이 있을 거라고...“

 말끝은 흐리며 막심이 머리를 긁적였다.

 ”증서라...“

 ”어떻게 할까요? 현수문 님은 출타 중이신데.“

 순편 박사는 잠시 당황했지만 호기심이 어린 눈빛으로 대답했다.

 ”내가 대신 쓰면 안 되겠느냐?“

 청훈궁을 만든 건 현수문이지만 순편 박사는 현수문의 어머니로 궁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는 여태껏 다 직접 처리해왔다.

 ”그것이 보통 배짱이 아닌지라. 저도 잘...“

 ”그럼 기다리라고 전해라. 조금 있으면 사냥나간 수가 돌아올 시간이기도 하니“

 막심은 여자라면 질색팔색인 주인인 현수문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졌다.

 ”예. 그리 하겠습니다.“

 서 대장은 막심에게 전달받은 말을 임하리에게 알렸다.

 ”현수문 님이 지금은 출타 중이시라 대리로 순편 박사님이 내리시는 증서를 받거나“

 ”받거나?“

 ”아니면 도착하실 때까지 기다리시랍니다.“

 ”알겠소.“

 곁에서 이들을 말을 듣던 제물로 끌려온 소녀들은 그제야 한심한 듯 떠날 채비를 했다. 대리이지만 증서를 받는다면 뒤탈은 없을 것이니 기다린 보람이 있었구나 싶었다.

 ”순편 박사님의 증서를 받아올까요?“

 ”아니 그럴 필요 없오, 서 대장. 현수문 님을 직접 뵙고 증서를 받아야겠소.“

 ”뭐라고요?“

 ”아니 아가씨!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정말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뒤에서 떠나기를 바라는 다른 아가씨들은 생각 안 하십니까? 왜 쉬운 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가시려 하십니까? 대리 증서면 어떻습니까! 황궁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시지요!“

 ”말 한번 잘 꺼냈소. 황궁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딨소? 우리는 엄연히 팔려온 자들이오. 진짜 증서가 아닌 대리 증서를 가지고 돌아간다면 필시 후환이 있을 터. 다 목숨 살라자 이러는 것인데 이것도 이해해주지 못하겠소? 다들 해가 떨어지기 전에 속히 떠나시오. 증서는 내 직접 받아갈 테니.“

 임하리가 서 대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제물로 끌려온 소녀들이 아무 일 없이 황궁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장이 반찬인데. 식사 대접은 바라지도 않으니 임씨 가문에 받은 은으로 잘 먹고 잘 사시게“

 임하리는 비꼬듯이 말하며 있지도 않은 치마에 붙은 먼지를 털어냈다.

 떠날 채비를 하는 병사들과 소녀들과 달리 서 대장은 멍하니 무리에서 떨어져 대나무 숲으로 걸어가는 임하리의 뒷모습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임씨 가문에서 죽어가는 언니를 대신해 동생이 나섰다고 했다. 제물로 선발된 소녀들은 대부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대신할 사람을 찾지 못해 끌려왔지만 임하리는 달랐다. 그녀는 대체 왜 이곳에 일부러 온다고 했을까? 자매간의 정 때문에? 얼굴에 저주의 글자가 나타난 후로 집안일 하는 자들까지 그녀를 업신여긴다고 했는데 다 거짓이었단 말인가?

 서 대장은 조용히 임하리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하늘로 길게 솟은 대나무들 사이로 임하리가 나타났다. 서 대장은 임하리가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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