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작가 : 윤소언
작품등록일 : 2020.7.31

전생, 바다의 왕이었던 남자가 최고의 헌터가 되기까지.

 
1화.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작성일 : 20-07-31 01:04     조회 : 429     추천 : 1     분량 : 682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화.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인생 참 기구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보았다.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녔다. 상쾌한 푸르름이 앞머리를 흔들었다.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세상에는 말도 안 되는 기적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5번 이월된 로또에 당첨된다, 같은 기적.

 아직도 생생하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잡지를 보시다가

 

 ‘어머. 오늘은 숫자 1이 행운의 수라네. 우리 아들. 참고해.’

 

 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저녁 맥주를 사다가 귀신이 들린 듯 로또가 눈에 띄었고, 1만 기입하고 나머진 랜덤으로 돌렸었다.

 물론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로또 당첨보다 벼락 맞기가 더 할 만하지.

 그런데 이게 웬걸?

 

 ‘어머니!’

 ‘어…? 으, 으에엑!?!’

 

 사상 최대의 금액이 우리 품에 들어왔고, 우리는 최고급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진짜 재밌었지.”

 

 참 좋았다.

 아파트보다 큰 배에서 누리는 사치. 음식과 샴페인은 억 소리가 날 정도로 비쌌고, 노을이 함께하는 선상 파티는 와 소리 나게 아름다웠다.

 어머니도 나도 정말 만족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진 그랬지.”

 

 갑자기 찾아온 행운처럼, 불행 또한 그러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눈 깜빡할 틈도 없이 크루즈는 침몰했고, 나와 어머니는 탈출 과정에서 떨어졌다.

 그 결과가 지금이었다.

 

 “그래도 나쁘진 않네.”

 

 살다 보면 가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다.

 화산 분화구 옆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싶다거나, 태풍의 눈 안에서 만세를 외치는 꿈을 꾼다거나.

 이런 망망대해에 빠져 둥둥 떠다니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물은 너무 맑아 진청색을 띠는 그런 바다.

 시원함은 피부로 전해지고, 물결은 감정으로 느껴지는 그런 바다.

 매력적이지만 현실이 되면 곤란한 그런 바다.

 나는 지금 그런 바다에 있다.

 혼자서. 아무 도구 없이.

 

 -…….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매우 높은 확률로 물고기 밥이 되거나, 탈수증에 걸려 물 위에서 말라 죽겠지.

 

 “어머니는 무사히 탈출해서 다행이야.”

 

 먼저 간다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겠지만, 돈 걱정은 없이 사실 거다.

 

 -……!

 “자. 그럼 문제는 난데.”

 

 포기하듯 말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쉽게 죽을 생각은 없다.

 옛말에 상어굴에 잡혀가도 건전지만 있으면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좋아. 생각하자.

 

 -……!

 

 눈을 감고 집중했다.

 파도가 귓가를 스치고, 물거품이 자글자글 터진다.

 

 -…………!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자.

 나는 생사가 불확실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렇다면?

 

 -……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해가 지는 것으로 방향을 파악해 헤엄쳐 육지까지 간다?

 음. 연어가 곰의 앞발을 피하고 카운터 어퍼컷을 날리는 소리군.

 

 -…아빠!

 

 찰랑. 찰랑.

 살랑. 살랑.

 파도가 명확하게 줄어들었다.

 아.

 헛생각하며 간신히 무시했던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나야, 아빠!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네가 누군데?”

 -아빠 아들!

 

 …나도 모르는 사이 아들이 생겼다.

 

 * * *

 

 -아빠! 아빠!

 

 바다는 굉장히 위험하다.

 물길은 겉과 속이 다르고, 파도의 높이는 천차만별이다.

 인간이, 자연의 위대한 공간에서 홀몸으로 살아남는 건 불가능하다. 거기다 어떠한 구호 물품도 없다면 영화로도 제작 불가능한 난이도이다.

 

 -아빠아아!

 

 그런데 나는 그것을 행하고 있었다.

 어떻게? 별거 없다.

 

 -아빠! 아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내 주변 물색만 유독 진할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아까부터 나를 이상하게 부르던 수중생물에 있다.

 

 “저기….”

 -응!

 “내가 아빠라고?”

 -응! 응!

 “나는 인간인데?”

 -아빠 전생은 아빠였어!

 

 아.

 전생.

 그건 내가 또 잘 알지.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써먹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전생에 네…”

 -레비!

 “…레비의 아빠였다고?”

 -응응!

 

 믿을 수… 없나?

 솔직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다.

 전생이라니. 그것도 전생에는 레비… 라고 불리는 아이의 아빠였던 모양이다.

 레비가 어떤 생명체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존재감만 봐도 레비가 바닷속 거대 생명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그 말은 나도 전생에 그와 비슷한 존재였다는 건데.

 

 “그래서였나?”

 

 괜히 가끔 바다가 보고 싶고, 빠져보고 싶었던 건.

 

 “하아. 그래도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역시 아빠! 바다가 그리웠구나! 그래서 레비 곁으로 돌아온 거야!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전생. 바다. 아들.

 뜬금없이 이런 말을 듣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고 직접 경험 중인 사실을 부정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일단 정보를 모아보자.

 

 “파도가 얌전한 것도 레비가 한 일이지?”

 -응!

 

 바다에 둥둥 떠다니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낮은 파도라도 인간을 덮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구명조끼를 잘 입어도 소용없다.

 바닷물은 끊임없이 호흡기로 침투하고, 그 고통은 고문에도 쓰일 정도다.

 살랑.

 하지만 나는 아주 여유롭다.

 레비가 주위 바다를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비는 평범한 생물은 아님이 틀림없다.

 

 -아빠, 지금은 약해! 그러니까 레비가 아빠 지켜!

 “…그래. 고맙구나.”

 

 그럼 다음 질문.

 

 “레비는 전생… 그러니까 영혼이 뭔지 아는구나?”

 -응! 우리에겐 상식인걸!

 

 상식이라. 그렇구나.

 인류가 발생하고 지금까지 손대지도 못한 미지의 분야가 너희에겐 상식이었구나.

 어쩌면 지구의 지배자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네.

 

 -아빠는 우리들의, 바다의 유일한 왕이었어! 대빵 크고 강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 레비가 몰라볼 수 없는 거야!

 “내가?”

 

 실로 놀라운 말이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었다.

 적당한 성적. 적당한 교우 관계. 적당한 신체 능력.

 적당한 대학에 진학해 적당히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다 적당할 때 군대 가서 적당히 복학을 한.

 대한민국의 평균… 그보다 조금 아래?

 특별한 건 최근 당첨된 로또 말고는 없는 지루한 삶이었다.

 딱 그 정도의 포지션이었는데 전생에는 무려 바다의 왕이었다니!

 

 “아무리 몰상식한 막장 소설도 이것보단 개연성이 넘치겠어.”

 -아빠가 바다를 사랑하는 이유가 설명되잖아?

 “…되나?”

 

 이따금 바다가 떠올랐던 이유가 전생에 바다의 왕이었기 때문에.

 음.

 …….

 …….

 좋아.

 대충 납득했어.

 레비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그래서 나는 왜 죽은 거야?”

 

 왕이니까 혹시 암살을 당했다거나, 적국과의 전쟁에서 용맹하게 전사했다거나….

 

 -과로!

 “과로냐!”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유가 설명되네!

 

 * * *

 

 -아빠!

 “응?”

 -맛있어?

 “아, 응….”

 

 나는 레비가 잡아준 생선을 먹고 있었다.

 날것 그대로 먹으면 배탈 날 것 같지만, 먹을 게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좀 전에는 가까운 섬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레비 말에 따르면 나는 전생의 왕좌로 돌아가야 한단다.

 왕이라.

 말은 좋지만, 정확히 말하면 인간 사회와 차원이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뜻이잖아.

 레비처럼 초자연적인 존재도 있을 테고, 분명 나를 싫어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왕에게는 언제나 적이 있는 법이니까.

 거기다 과로로 죽을 정도라는데 누가 가고 싶을까.

 솔직히 겁나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아빠! 아빠!

 “왜?”

 -그냥. 헤헤.

 “…그래.”

 

 어두워졌다. 별이 뿌려진 설탕처럼 많고, 빛은 잘라낸 햇볕처럼 포근했다.

 온몸이 젖었지만, 춥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레비 덕이라는 것을 알았다.

 레비는 굉장히 어리광이 많았다.

 애교 많은 조카를 보는 느낌이었다.

 나에게 보내는 절대적인 신뢰를 느꼈다.

 전생의 아들이어서 그런가.

 나는 레비의 말과 행동이 무섭지 않았다.

 미지의 생물과 조우했다면 응당 있어야 할 거부감이 없었다.

 망망대해. 만경창파. 넓고 외로운 바다.

 어둡지만, 무섭지 않았다.

 레비가 곁에 있었으니까.

 …….

 …….

 그렇지만.

 

 “…엄마 보고 싶다.”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구조는 제대로 받았는지 신경이 쓰여서 잠이 안 왔다.

 

 “레비.”

 

 이야기해보자.

 

 -왜? 아빠.

 

 레비라면… 이해해줄 것이다.

 

 “레비는 내가 아빠라서 보고 싶었던 거지?”

 -응! 아빠가 있다는 걸 알고 지구 반대편에서 바로 왔을 정도야!

 “그런데 말이야… 레비가 나를 보고 싶었던 만큼, 나도 엄마가 보고 싶어.”

 

 그러자 레비는 으응, 하고 낮게 울었다.

 

 “레비는 내가 왕좌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지만, 그 전에 어머니를 한 번 보고 오면 안 될까?”

 -…미안. 아빠. 그건 힘들어.

 “아….”

 

 실망하자 레비가 황급히 덧붙였다.

 

 -하지만! 아빠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뜬금없이 할머니가 되셨네요.

 

 -할모니 모습을 보여줄 순 있어!

 “정말?”

 -응! 기다려 봐! 나와라, 반짝반짝!

 

 깊은 그림자 속에서 불빛이 올라왔다.

 아귀가 쓰는 빛미끼를 아는가?

 심해의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촉수를 길게 늘어놓고는, 호기심에 다가온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것처럼 레비도 바닷속에서 긴 초롱을 뻗었는데, 그 끝은 연한 노랑으로 빛났다.

 손을 뻗자 초롱불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것은 바닷물을 가득 머금어 축축했다. 낯선 감촉에 순간 손을 떨었다. 그러자 레비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이 생겨났다.

 두 손을 뻗어 초롱불을 소중히 붙잡았다. 더는 떨지 않았다. 레비도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바다는 고요해졌다.

 조용히 깜빡이는 초롱불.

 별빛보다 밝고 따스했다.

 천천히… 빛에 이마를 댔다.

 그러자 눈앞의 풍경이 달라졌다.

 

 ‘아들이…!’

 

 시간이 거꾸로 흘렀다. 달이 돌아가고 해가 떠올랐다.

 열 명 가까이 타고 있는 구명보트 수십 척이 로프로 이어져 있었다.

 그중 한 척에서 소란이 일었다.

 

 ‘우리 아들이 없다고요! 아들… 해류가 아직 돌아오지 못했어!’

 

 어머니….

 

 ‘으아악! 비켜! 아들! 우리 아들 찾아내! 우리 해류 찾아내란 말이야아아!’

 

 어머니의 눈물을 보는 순간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아들! 엄마가 꼭 찾아줄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아들도 포기하면 안 돼! 무조건 끝까지 살아남아!!’

 

 악에 받친 얼굴로 하늘을 향해 선전포고하는 어머니.

 손을 뻗었지만 닿지 못했고, 그녀의 모습은 점차 멀어지며 나는 현재로 돌아왔다.

 

 “아….”

 -아빠… 울지 마.

 

 레비의 말을 듣고 나서야, 눈물의 존재를 깨달았다.

 

 “레비.”

 -응!

 “레비는 나를… 왜 찾아온 거야?”

 

 네가 없었더라면, 너와 만나지 않았다면.

 목소리에 원망이 섞이고, 분노가 담겼다.

 

 -그야… 아빠니까!

 “넌…!”

 

 레비는 늘 이런 식이었다.

 종족도 다르고 자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전생의 아빠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이든 해주려고 했다.

 이러니 화를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었다.

 ……하아.

 애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건지.

 나에게는 속을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레비. 나 돌아가고 싶어.”

 -그건 안 돼! 뭍에서는 레비가 힘이 약해져. 그러면 지키지 못할지도 몰라.

 “뭐로부터 지키는데?”

 -무엇이든! 아빠를 해하려는 것들은 전부 레비가 해치울 거야!

 “…흠. 그럼 레비는 내가 뭘 했으면 좋겠어?”

 -레비는 아빠가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나랑 함께! 그래서 쪼개진 바다의 왕좌를 되찾고 다시 바다를 정복하는 거야!

 

 정복이라니.

 

 “왜?”

 -왜라니?

 “아니. 꼭 바다를 정복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어서.”

 

 안 하면 세계가 멸망하거나 그러니?

 

 -그야….

 

 레비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초롱불이 깜빡거렸다.

 

 -…아냐.

 

 마침내 레비가 입을 열었다.

 

 -아니었어.

 “뭐가?”

 -사실 왕좌 같은 건 상관없어. 응. 다른 어른들은 그렇게 말했어. 왕이 없어져서 바다의 평화가 사라졌다고. 왕이 사라져서 바다의 균형이 깨지고… 모두의 사이가 나빠졌다고. 그래서 레비도 아빠를 찾고 싶었어. 아빠와 함께 가꾸었고, 정말 사랑했던 바다가 그렇게 되는 건 싫었으니까.

 

 하지만!

 

 -으으응. 아니야. 그게 아니었어. 레비는 그냥 아빠가 보고 싶었던 것뿐이야!

 “…레비.”

 -왜냐하면! 아빠는 레비가 정말 사랑하는 아빠니까!

 “…….”

 

 이렇게까지 말해주는데 내가 감히 어찌.

 

 “……아.”

 

 ‘사랑한다. 우리 아들.’

 

 사랑한다. 보고 싶었다.

 가족 말고 타인에게 이런 진심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남이 아니고 전생의 가족, 인간이 아니고 바다 생명체지만.

 삶과 연을 관통하는 사랑의 언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짜였다.

 

 “…가자.”

 

 직접 들어보니 상상 이상으로 부끄럽고, 오싹하며, 기분이 설렜다.

 

 -엉?

 “레비가 원하는 데로 한 번 해보자.”

 -정말정말정말?

 

 번쩍! 번쩍!

 신난 듯 초롱불이 몇 번이나 환하게 빛났다.

 나도 마주 웃었다.

 그래. 이거면 된다.

 그까짓 바다 정복, 한 번 해보지 뭐.

 

 “레비. 하나만 약속해줘.”

 -아빠라면 무엇이든!

 “나는 엄마… 그러니까 레비 할머니가 무척 그리워. 벌써 보고 싶어.”

 -으, 응.

 “그러니까 일이 끝나면 돌아가게 해줘.”

 -…….

 “레비?”

 -…아빠.

 “응.”

 

 들떴던 레비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아빠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어. 지금이라도.

 “고마워.”

 -레비가 아빠에게 바라는 건 단 한 가지. 다시는 레비와 헤어지지 않는 거야. 물에서든, 뭍에서든.

 “나쁘지 않네.”

 -왕국으로 돌아가는 건… 레비는 아빠가 레비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나 싶어서… 그러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으로 부탁하는 거야.

 “레비와의 추억이라. 무척 재밌겠지. 분명 즐거울 거야.”

 -아빠…. 아빠, 아빠.

 “그래. 레비.”

 -…고마워. 정말… 고마워요. 아빠라면 분명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레비의 감정이 물결을 통해, 초롱불을 타고, 전신으로 퍼졌다.

 심장이 기분 좋게 뛰어서 잠시 눈을 감고 음미했다.

 쏴아아 .

 바다 왕국에 가서 레비를 괴롭히고, 평화를 위협한 놈들을 혼내준다. 그런 다음 레비와 집에서 즐겁게 지내면 된다.

 평범한 인간인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긴 하지만.

 

 “뭐, 까짓것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짝!

 

 “이제 신파는 그만! 기분 좋게! 즐겁게! 가보자!”

 -오우! 가보자!

 

 갑작스러운 변화였지만 레비는 장단에 맞춰주었다.

 쓰아아악- 철썩!

 ……그건 정말 고마운데 레비의 움직임에 바닷물이 들썩여 나를 덮쳤다.

 

 “어푸푸푸! 그, 그만!”

 -잉?

 “레비야… 명심하렴. 지금의 아빠는 연약한 인간이야. 레비가 톡하고 건드리면 먼지가 되어 사라질 거라고.”

 -아하핫! 농담두!

 

 농담 아닌데.

 철썩. 으읍!

 철썩! 으으읍!

 

 -야호! 돌아간다!

 

 레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었고 그에 따라 바다가 들썩였다.

 

 “엌.”

 

 바닷물이 요동치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컥컥…! 자, 잠까…안!”

 -꺄하하! 돌아간다! 바다의 제왕이 돌아왔다!

 “아니, 난 물속에서 숨도 못 쉬는 연약한 인간이라니까!”

 

 * * *

 

 아니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윤소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안녕하세요 윤소언입니다 2020 / 7 / 31 531 0 -
24 24화. 던전 공략 중 - 정령의 호수 2020 / 9 / 14 294 0 5641   
23 23화. 던전 공략 중 - 와이번 수난시대 2020 / 9 / 13 233 0 7919   
22 22화. 던전 입장 2020 / 9 / 9 239 0 6552   
21 21화. 어머니 용유영 2020 / 9 / 8 248 0 7325   
20 20화. 악마 2020 / 9 / 4 244 0 5985   
19 19화. 측정이 불가능한 던전에 대하여 2020 / 9 / 4 250 0 5948   
18 18화. 다음 단서 2020 / 8 / 30 249 0 6919   
17 17화. 강철우제 한우름 2020 / 8 / 29 233 0 6199   
16 16화. 돌아오다 2020 / 8 / 29 252 0 6856   
15 15화. 해류 그룹 2020 / 8 / 27 254 0 5399   
14 14화. 돌아가다 2020 / 8 / 23 241 0 6770   
13 13화. 정점들 - 작은 기적과 숨 쉬는 바다 2020 / 8 / 22 252 0 6592   
12 12화. 바다의 검 2020 / 8 / 17 247 0 5689   
11 11화. 두 사람의 살생 2020 / 8 / 13 261 0 5119   
10 10화. 대척점 - 몰락하는 감응 편 2020 / 8 / 12 265 0 6649   
9 9화. 정점들 - 뒤바뀐 연 (대리) 편 2020 / 8 / 11 272 0 4986   
8 8화. 정점들 - 거친 지느러미 편 2020 / 8 / 6 258 0 5474   
7 7화. 정점들 - 함께하는 지혜 편 2020 / 8 / 5 251 0 6080   
6 6화. 바다의 최고 보물 2020 / 8 / 4 256 0 6477   
5 5화. 네놈이 바다의 왕이야? 2020 / 8 / 3 264 0 5647   
4 4화. 바다의 환영 인사 2020 / 8 / 2 263 0 5735   
3 3화. 바다의 사고뭉치 파수꾼 2020 / 8 / 1 247 1 5385   
2 2화. 바다의 사고뭉치 붉은 별 2020 / 7 / 31 266 1 5609   
1 1화.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2020 / 7 / 31 430 1 682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