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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끝에서 심판의 나팔을 분다
작가 : 나노
작품등록일 : 2020.7.25

하늘에서부터 정체불명의 나팔소리가 울려퍼졌다. 세계가 뒤틀리는 소리, 사람들은 하늘 저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형상에 사로잡힌다. [당신은 ■■■에게 선택받았습니다.]

 
대협곡의 신전 (1)
작성일 : 20-07-25 16:01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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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불길이 감싸는 검을 든 남자. 그는 둘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드디어 판단력 있는 놈들이 보이네."

 

 "누구시죠?"

 

 "무기는 구현했으려나?"

 

  그는 능청스러운 말투로 도준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그 순간, 류시아는 아무런 경고 없이 그 남자에게 달려들어 그의 턱을 노려 발차기를 날렸다. 

 

  그는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했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좋아, 마음에 드네."

 

  도준은 갑작스러운 둘의 행동에 놀랐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도 생존자인가요?"

 

 "당연하지. 도시의 중앙에 머물러 있는 건 어리석은 짓이니 빨리 자리를 옮겼지."

 

  생각보다 행동이 빠른 사람도 존재했다. 바로 눈앞의 남자처럼. 도준은 그런 그에게 물었다.

 

 "그럼 그 누구보다 먼저 이곳에 올라와서, 찾은 건 있나요?"

 

 "저기 도시 뒤쪽으로 펼쳐진 협곡에 신전이 하나 있어. 그곳에 가면 적어도 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도준은 그가 칼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정말로 협곡의 중턱에 신전의 일부분이 보였다. 류시아는 그를 잔뜩 경계하며 물었다.

 

 "갈 곳이 정해졌는데 이곳에 머문 이유는 뭐죠?"

 

 "아무리 무식해도 동료 하나 없이 저곳에 뛰어들겠다는 건 자살 행위잖아?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류시아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그건 즉, 같이 가 달라는 건가요...?"

 

 "아니지. 난 발목 잡는 것들이랑 함께 할 생각은 없어. 그러니까 뭐라도 보여줘 봐."

 

  그는 갑작스럽게 칼을 휘둘러 류시아를 공격했고, 도준은 재빠르게 류시아를 밀쳐 그것을 피하게 했다. 

 

  찬찬히 할 생각이었는데, 어느 미친놈 때문에 죽게 생겼다. 도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그에게 소리쳤다.

 

 "뭐하자는거야?"

 

 "실전이야. 널리고 널린 괴수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팀원이 약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았다. 도준은 그와 대화 하기를 포기하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신의 권능으로 무기를 구현할 수 있다. 

 

  구현이라는 건 즉 상상이 형상화 된다는 건가? 도준은 자신의 옆에 있는 류시아에게 속삭였다.

 

 "류시아씨를 선택한 신이 맡은 권능, 그 단어로 무기를 상상해봐요."

 

  제발, 이게 돌파구였으면. 도준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눈앞의 남자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쯧, 혀를 차며 들고 있던 무기를 집어 넣었다. 

 

  그는 맨몸으로 도준에게 훅 다가와 그의 명치를 쳐올렸다. 

 

  도준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쿨럭거리며 휘청였고, 그 남자는 곧이어 도준의 왼쪽 뺨을 주먹으로 과격했다. 

 

  입안에서는 옅은 피 맛이 감돌았다. 

 

  도준은 곧바로 중심을 바로 잡고, 그의 다음 공격을 흘려보낸 뒤 그의 턱을 쳐 올렸다. 

 

  생각 할 틈이 없었다. 남자는 충격에 굴복하지 않고 순식간에 도준의 다리를 걸고 그를 넘어트렸고, 그의 위에 서서 다시금 화염을 감싸고 있는 검을 구현했다. 

 

 "무기를 구현하지 않길래, 몸싸움이라도 유능한 줄 알았더니. 내 착각이었네. "

 

 "크윽...."

 

  그는 발로 도준의 가슴팍을 짓눌렀다. 류시아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서, 푸른 빛이 도는 검은 연기가 생겨나고 있었다.

 

  다행이다! 그 방법이 맞았어!

 

  도준은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고,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남자는 그 모습에 비웃듯 말했다.

 

 "넌 뭘 하고 있는 거지? 역시 쓸모 없군."

 

  도준은 더욱 더 압박을 가해오는 그의 다리를 붙들고 생각했다. 

 

  자신을 간택한 건 절대적 시간의 신 케시트.

 

  시간을 무기로 구현해라?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차라리 전례적인 불이나 물이었다면 구현이 쉬웠을 것이다. 

 

  그래도 생각 해 내야 한다. 

 

  도준을 짓누르고 있던 남자는 곧이어 불꽃이 휘감긴 칼을 들어 올려 그것을 도준의 목에 내리 꽃으려 했고, 그 순간 도준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그래, 이거다.

 

  손으로 검을 막겠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성공하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아니, 믿는 것 이외의 선택지가 없었다. 

 

  도준에게 칼을 꽃으려던 그 남자는 한순간 비춰진 소름 끼치는 그의 눈빛에 칼을 쥐고 있던 손을 급히 때버렸다. 

 

  도준의 손이 그의 칼날에 닿자마자, 그의 칼이 마치 가루가 되어 소멸하듯 순식간에 허공에서 사라져 버렸다.

 

  직감적으로 느낀 위화감, 생명의 위협. 칼을 잃은 그 남자는 해탈한 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하하...! 방금 뭐야?"

 

  도준은 대답 없이 그 자리에 누운 체로 자신의 손을 멀뚱멀뚱 바라봤다. 

 

 [첫번 째 무기, '소멸'을 획득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억지로 쥐어짜낸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 성공해서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을 털고 일어난 도준은 그를 마주했다.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과 동행하는 건 미친짓이란걸 알지만, 지금 이 세계에서는 친절하고 호의적인 사람보다 강한 사람이 필요로 했다. 도준은 그에게 말했다.

 

 "그래서, 동행할 건가?"

 

 "하, 성격 한번 좋네."

 

  그사이 류시아는 모양이 특이한 빙결석을 하나 만들고는 말했다. 

 

 "미안해요 도준씨. 꽤 집중력이 필요했었던지라... 도와주질 못했네요."

 

 "괜찮아요. 살아있으면 된 거죠."

 

  류시아가 만든 빙결석은 죽음의 독을 얼음의 끝과 안쪽에 품고 있었다. 중장거리에 최격일 듯한 무기였다.

 

  그것을 보아컨데, 그녀를 선택한 건 빙결과 죽음의 신, 이리스임이 분명했다. 왠지 차가운 그녀의 이미지와 들어 맞았다.

 

  집중력이 필요했기에 도와주지 못했다는 말은 대놓고 하는 거짓말과 같았다. 

 

  하지만 그것에 있어 실망하거나, 그녀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실시간으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이런 바뀐 세상에서, 오히려 그녀의 냉정함이 앞으로의 동행에 있어 편할 것 같았다. 

 

  애초에 이곳에서 선량함을 바라는 건 사치이니까. 

 

 "앞으로 같이 행동 할 거면 자기소개정도는 해야지. 난 한유진이다."

 

 "전 류시아, 26살 직장인이네요."

 

 "난 도준. 똑같이 26살. 그리고 처음부터 궁금했던 건데, 너 몇살이냐?"

 

 "...열아홉."

 

 "그러면서 꼬박꼬박 반말에 생명 위협까지?"

 

 "위협만 했던거지, 진짜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구요..."

 

  그는 혼잣말처럼 우물거리며 도준의 눈을 피했다. 

 

  그럼 그렇지. 처음 봤을 때부터 피어싱에, 후드를 입어 가렸다고는 하나, 그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보이던 교복 와이셔츠가 신경 쓰였다. 

 

  그것보다 류시아가 자신과 동갑이었다는 게 놀라웠다. 도준은 류시아를 바라봤고,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뭐야, 동갑이었네."

 

  그녀는 의외로 장벽을 쌓아둔 것 처럼 차가웠다가도, 불특정한 부분에서는 경계를 쉽게 허물었다. 털털한 성격이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 도준은 그녀를 따라 웃으며 말했다.

 

  "그러네."

 

  도준과 한유진, 류시아는 자리를 옮겼다. 비상계단을 타고 내려가, 신전이 있다는 걸 확인한 도시 뒤편의 협곡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폐도시의 중앙에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그 괴수들이 도시 이곳저곳에 널려 있었다. 

 

  하지만 굳이 동행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로, 한유진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것들을 빠르게 베어냈다.

 

  길을 이동하는 중, 한유진은 허공에 검을 던졌다 받았다, 자유자재로 검을 다루는 여유로움까지 보여주며 도준에게 물었다.

 

  "형, 그래서 옥상에서 본 그건 뭐예요?"

 

  "뭐가?"

 

  "뭐긴 뭐야, 알잖아요. 저 그때 손 안 뗐으면 진짜로 죽었을지도 몰라요."

 

  "나도 잘 모르겠어. 있는 대로 급히 해본 건데, 성공할지는 몰랐으니까."

 

  "뭐야 되게 궁금하게 하네. 감이 안잡혀서 그러는데, 어떤 신이에요?"

 

  "케시트."

 

  "케시트? 절대적 시간?"

 

  도준이 시간을 무기화 하는 것에 있어 그 짧은 순간 생각할 수 있는 건 단 하나였다. 

 

  무기의 형태? 종류? 

 

  급한 상황에서 그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내 손이 닿는 것의 시간을 조종할 수 있다면, 이 도준이 생각해 낸 발상이었다. 

 

  그것이 뭐가 되었건, 시간을 빼앗아 수명을 다 하게 한다. 가루가 되어 사라질 때까지의 모든 시간을 촉진 시킨다. 

 

  짧은 시간 안에 생각한 것 치고는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정말 가능할지는 몰랐지만. 

 

  협곡의 입구에 도착한 도준은 기분 나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절벽들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절벽의 제일 꼭대기에 거대한 괴수가 앉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건 상대 못하지. 도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딱봐도 날 수 있을 것 처럼 보이는 저 거대한 괴수는 이글거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협곡을 지키고 있었다. 

 

 "자, 이제 어떡할까..."

 

 "어, 잠깐만. 형...! 숨어요!"

 

  갑작스러운 한유진의 말에 도준과 류시아는 몸을 낮춰 근처의 수풀 뒤로 몸을 숨겼고, 곧이어 조금 떨어진 곳에서부터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도준은 한유진을 툭툭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사람이잖아."

 

 "저 사람 위험해요. 옥상에서 봤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걸..."

 

  우리를 위협했던 시점에서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라고 되묻고 싶은 참이었지만 신중하게 주변을 경계하는 한유진의 행동에 도준은 의문점을 품었다. 

 

  한유진은 옥상에서 뭘 봤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도준은 숨을 죽이고 가까워진 발걸음 소리에 집중했다. 

 

  한 남자가, 천천히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도 절벽 위의 괴수를 발견 했는지 잠깐 멈칫하며 그 자리에 멈춰 섰고, 여기저기 묻은 출처모를 피를 대충 소매로 닦아 내었다. 

 

  그러던 그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려 도준이 있는 수풀 속을 바라봤다. 그의 소름 돋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

 

 "아 미친...! 형, 피해요!"

 

  한유진은 자신의 옆에 있던 류시아를 있는 힘껏 밀치며 소리쳤다. 도준은 자신의 눈앞으로 검은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모습을 보고는 급히 몸을 굴려 수풀을 빠져나왔다. 

 

  -쾅!!!

 

  수풀만이 아니라, 수풀이 있던 공간 자체가 무너져 내렸다. 공격을 가한 그 남자는 무표정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내쉬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하아... 벌래 같은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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