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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장미를 위하여
작가 : 뚱봄
작품등록일 : 2020.7.23

한집에서 나고 자란 다른 운명의 두사람.
누군가는 한 왕국을 군림 하는 왕의 공주로 누군가는 충실하고 성실한 충견으로 그렇게 길러졌다.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어린 이한과 장미는 결국 타의적으로 찢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7년후 그녀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달라져버린 상황 속에서 꿋꿋하게 직진하는 경호 대상자 신장미와
밀어내기 위하여 악착 같이 애쓰는 경호실장 강이한의 '어른 밀당 로맨스'

 
<장미를 위하여1> '재회'
작성일 : 20-07-23 19:39     조회 : 363     추천 : 1     분량 : 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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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를 위하여1> '재회'

 

 

 

 

 

 

 

 

 

 

 

 

  "말해."

 

  "선배님 저 그게,"

 

 

 

 

  이한은 급히 차를 돌렸다. 머뭇거리는 후배의 목소리는 일이 단단히 잘못 되었음을 단번에 느끼게 했다. 오자마자 사고라니. 방심했다. 신장미가 어떤 여자인지 잠시 잊고 있었다.

 

 

 

 

  "어디야."

 

  "잘 모르겠습니다.GPS 따라가 보니 아마 핸드폰을 버리고 이동하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관자놀이로 통증이 밀려왔다. 비행기에서 내린지 딱 한 시간하고도 십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이한은 갓길에 잠시 차를 멈춰 세웠다. 이 야심한 시각에 오랫동안 서울을 떠나 지리도 잘 모를 그녀석이 갔다면 대체 어딜 갔을까. 그때 소트 주머니 사이로 전화벨이 울렸다.

 

 

 

 

  "네, 강이 한입니다."

 

  "번호 그대로네?"

 

  "너."

 

 

 

 

  7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그리웠던 목소리였다. 이한은 입술 끝에서 말문이 턱 막혔다. 수화기 너머로 까르르 거리며 웃는 장미에게 이한은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한이 아무 말이 없자 장미는 곧 웃음을 멈췄다.

 

 

 

 

  "영 재미가 없네."

 

  "어디십니까. 전화는 또 누구 거고요."

 

  "까? 요? 진짜 재미없어졌네. 찾아. 그게 네가 할 일이라며."

 

 

 

 

  날카롭게 끊긴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던 이한은 방금 끊긴 전화번호의 위치를 추적했다. 클럽? 지금 10명이 넘는 경호팀을 따돌리고 간 곳이 겨우. 신장미답기도 하다. 웃음이 터진 이한은 핸들을 붙잡고서 한참을 킬킬 거리다가 옷매무새를 다듬고 핸들을 잡았다.

 

 

 

 

  "예 선배님."

 

  "찾았다. 내가 가볼 테니까 대기하면서 좀 쉬어. 수고했다."

 

 

 

 

  쿵쿵 거리는 음악소리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시끄러워, 이런데 엔 대체 무슨 재미로 오는 거야.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이한은 미치광이들 마냥 몸을 흔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단번에 장미를 찾아내었다. 옛날부터 그랬다. 신통방통하게도 이한은 장미만을 찾는 레이더 같은 게 있었다. 숨바꼭질로도 신장미 여러 번 울리고는 했었지. 이한은 제 멋대로 몸을 흔들고 있는 장미의 팔을 덥석 잡았다가 아차 싶어 급하게 놓았다.

 

 

 

 

  "가요."

 

  "와 진짜 찾았네."

 

 

 

 

  일부러 찾아달라고 전화까지 했으면서. 이한은 모른 척 '그러네요.' 라며 장미에게 손을 뻗었다. 장미의 허리에 끈적끈적하게 손을 두르고 있던 남자가 이한을 막아섰다.

 

 

 

 

  "넌 뭐야 새끼야."

 

  "지금 그쪽이 만지작거리는 그 몸, 지키는 사람."

 

  "뭐라는 거야. 좋은 말 할 때 그냥 가세요. 예의가 없네? 내가 먼저 찜 했잖아."

 

 

 

 

  장미는 이 상황이 재미있는 듯 곧 씩 웃으며 이한을 바라보았다. '어쩔거냐' 하는 표정이었다. 이한은 장미를 어깨 위로 들쳐 메었다. 그제야 장미는 바둥거리며 악을 지른다.

 

 

 

 

  "놔! 이거 놔!"

 

  "놓으라잖아 이 새끼야."

 

 

 

 

  이한은 날아오는 남자의 주먹을 한손으로 단번에 막아내고는 남자의 귀에 속삭였다. '오늘 나한테 쳐 맞고 작업 공치지 말고 다른 여자 찾아.' 남자가 허버버 거리는 사이 이한은 바둥거리는 장미의 다리를 단단히 고쳐 메고는 성큼 성큼 출구로 향했다. 클럽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장미를 바닥에 내려놓은 이한은 차 뒷문을 열었다.

 

 

 

 

  "인사 한 번 요란하시네요. 타세요."

 

  "안 본 사이 더 재수 없어졌어."

 

  "종종 들어요, 감기 걸립니다. 타세요 빨리."

 

  "안 본 사이 더 미친놈이 됐네."

 

 

 

 

  열었던 뒷문을 탁 닫은 이한이 장미를 매섭게 쏘아 본다. 그런 이한을 빤히 바라보던 장미가 차 뒷문을 다시 열었다.

 

 

 

 

  "이제야 봐주네 강이한."

 

 

 

 

  만족한 듯 웃으며 차에 올라타는 장미에 이한은 실소가 나왔다. 너란 여자는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체. 뒷좌석 차문을 닫은 이한이 운전석에 올라탔다.

 

 

 

 

  "안 본 사이 더."

 

  "그만하시죠."

 

  "잘생겨졌어. 짜증나게."

 

 

 

 

  히터 세기를 올리던 이한의 손이 멈췄다. 이렇게 훅 들어오는 것도 신장미 수법이지. 뒷좌석에 몸을 기댄 장미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대신 집에는 안가. 호텔로 데려가 줘."

 

  "의원님이 집에 데려오라고."

 

  "너 내 경호원이야. 이제 아빠 말 말고 내 말 들어야지. 네 밥줄이 나한테 달렸는데."

 

 

 

 

  이한은 곧 '예.' 라며 핸들을 돌렸다. 달리는 차안은 한동안 무거운 공기만이 흘렀다. 신장미를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해야 할 말들이 오억 개쯤 있었던 것 같은데 입 밖으로 쉽게 새어나오지 않았다. 입을 더 굳게 닫은 이한이 라디오 볼륨을 올리려 손을 가져다 대었을 때 장미의 몸이 불쑥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들어왔다.

 

 

 

 

  "안 보고 싶었냐고 나."

 

  "예. 별로요."

 

  "그 되도 않는 존댓말 좀 집어치워."

 

  "안됩니다."

 

 

 

 

  단호한 이한의 목소리에 힘이 빠진 장미는 콩 하고 운전석 뒤판에 이마를 기댔다. '나쁜 놈. 보고 싶었으면서 거짓말. 너는 진짜 나쁜 놈이야.'를 중얼거리던 장미가 금세 스르르 눈을 감았다. 이한은 룸미러에서 사라진 장미를 찾기 위해 고개를 더 빳빳하게 들고 뒤를 살폈다. 장미의 손이 갑작스럽게 이한의 볼을 어루만진다.

 

 

 

 

  "이한아 보고 싶었어."

 

 

 

 

  작게 속삭이는 장미의 목소리가 이한의 귓전에 닿았다. 서로가 미친 듯이 그리워했고 이제야 다시 만나 할 수 없었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한은 자신이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새어 나오는 감정들을 단단히 엮어 한편에 꼭 숨겨두어야 한다는 것. 이번 생에는 도저히 장미와 자신은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 그 모든 것을 다.

 

 

 

 

  "내리세요."

 

  "걷기 싫어."

 

 

 

 

  이한은 눈을 반쯤 뜬 채 몸을 더 웅크리는 장미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어쩌라고. 차에서 자겠다는 거야 뭐야. 사람 피 말리는 것도 가지가지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말들을 꾹 누르느라 귀까지 빨개진 이한이 웅크린 장미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진짜야. 걷기 싫다니까."

 

 

 

 

  투정스러운 말투로 이한의 가슴을 밀어내던 장미가 갑자기 고개를 올려 이한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이한의 연한 갈색 눈동자가 흔들린다. 이렇게나 장미가 하는 모든 행동에 하나하나 반응 하고 있으면서 아닌 척 모른 척 하는 이한이 장미는 어쩐지 괘씸해졌다. 장미는 이한의 목에 팔을 둘렀다. 말 그대로 '헉' 하는 소리가 이한의 입에서 새어나온다.

 

 

 

 

  "안고 가."

 

  "뭐? 아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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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나 20-07-26 14:03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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