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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장미: 잔인한 운명의 꽃
작가 : 책의마법사
작품등록일 : 2020.6.16

잔인한 운명, 붉게 피어나다

매일 이상한 여인의 꿈을 꾸던 하린은 그녀를 찾던 중 한 남자와 엮이게 된다. 그는 바로 검은 계약을 맺고 복수에 물든 뱀파이어, 카일. 카일이 그녀를 살려준 것을 계기로 둘은 가까워진다. 하지만 서로에게 마음이 생길때 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잔인한 진실이었다.

"널 어쩌면 좋을까......"

"........"

차라리 널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을까.

 
6. 숲의 추억 (1)
작성일 : 20-07-21 21:27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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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나는 바란다.

 

 만약 처음부터 그 인연이 매듭처럼 잘 이어져 있었다면. 아니, 우리가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까.

 

 손에서 흘러나온 피보다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손을 뻗는 내가, 바라지 않으려 해도 바라는 내가 너무 어리석어서.

 

 그렇기에 나는 열망한다.

 

 모든 것의 끝이 오기를.

 

 

 

 * * *

 

 

 

 "징조 말인가요?"

 

 하린은 어리둥절했다. 기력을 차리자마자 하는 말이 이상한 징조를 느낀 적 없냐 라니. 문득 꿈이 떠오르긴 했지만 애써 묻어두었다.

 

 다행히 케루스는 이상한 기색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집요하게 물었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건가요?"

 

 "....제가 독심술을 하지 않은 이상 케루스 씨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네요. 뭔지 말해주셔야 저도 대답해 드리죠."

 

 역시. 케루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두 손 깍지로 턱을 괴었다.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다 하니 여기서 더 물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신경 쓰이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었다.

 

 "그럼 하린 양, 여기가 혹시 어딘지는 알고 있나요?"

 

 "카일 씨 집 아닌가요?"

 

 "제가 말하는 건 하린 양이 카일을 만났던 숲이예요."

 

 하린은 시선을 피한 채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까지 묻는 걸 보면 아무래도 평범한 숲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이 숲에 들어온 건가요?"

 

 "그건....이끌렸다고 해야 할까요."

 

 "이끌렸다고요?"

 

 "네. 노랫소리 비슷했던 .....어떤 목소리에 이끌려서요."

 

 그리고 그때가 그 여자가 나오는 꿈을 처음으로 꾼 날이기도 했다.

 

 지금도 잊히지 않았다. 아니, 잊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붉은 꽃잎의 춤을, 그리고 자신의 마음 속에 꽃을 그린 그 선명한 향기를.

 

 

 

 * * *

 

 

 

 그날은 유독 그 집안 식구들의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얼핏 들어보니 투자했던 주식이 알고보니 사기라고 했다. 경찰에 신고하긴 했지만 돈을 돌려받을 확률은 거의 희박했다.

 

 그때 초인종 소리와 함께 뭔가 때려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소리와 욕설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좀 더 자세히 듣기 위해 문에 귀를 대는 순간, 저벅저벅- 걸음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점점 크게 들리는 게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공포로 인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손으로 입을 막고 까치발을 하여 최대한 소리를 줄였지만 소용없었다. 이대로면 방 안에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때, 귓가에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이에요.....

 

 고개를 돌리자,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새까맣던 하늘은 분홍빛으로 변하고 주택들은 붉은 장미로 가득한 꽃밭으로 바뀌어 있었다.

 

 붉은 꽃잎이 바람에 흩날렸고 그 너머로 하얀 실루엣이 보였다. 하늘거리는 드레스 자락과 나비처럼 나풀거리는 면사포. 여자가 이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때는 향기에, 그리고 풍경에 취해 무슨 상황이었는지 잊고 있었다.

 

 처음 보는데도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그 익숙함을 차마 거부할 수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뗀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이내 창틀을 넘어 몸을 던졌다.

 

 눈부신 빛이 감싸는 걸 마지막으로 눈이 감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전혀 모르는 곳에 있었다.

 

 그런데 참 신기했다. 빛 한 점도 없는 어두운 곳임에도 무엇이 있는지 그 형태와 색깔까지 전부 보였다.

 

 생애 처음 보는, 잎사귀 없는 키 큰 나무와 발밑에 가득한 기다란 풀들, 손에 닿자마자 형태를 가지는 차가운 안개, 그리고 반짝이는 가루를 실은 바람.

 

 천천히 둘러보다 문득 빛이 비추기 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일단 피하는 건 성공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돌아갈 수 있긴 한 걸까.'

 

 우스운 일이었다. 그렇게 돌아가기를 두려워하는 곳임에도 정작 밖에 나가면 드는 생각이 그거라니.

 

 그러나 그게 현실이었다. 부정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무작정 나온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

 

 손톱으로 자국이 날 정도로 팔을 잡았다. 비릿한 맛이 느껴질 때까지 입술을 깨물었다.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나오길 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츠츠츠- 츠츠츠-

 

 이상한 소리에 심연으로 잠기던 하린의 정신이 돌아왔다. 하린은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의 근원을 찾고자 하였다. 오래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나무들의 떨림이었다. 저렇게 곧고 튼튼해 보이는데도 흔들릴 수 있다니.

 

 그뿐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톡- 톡- 떨어지더니 이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옅게 깔린 안개가 점점 나무까지 가릴 정도로 뿌옇게 변했다.

 

 멍한 눈을 한 채 하린은 걷고 또 걸었다. 어디로 가는 건지, 무엇 때문에 가는 건지는 자신도 몰랐다. 그저 마음에 몸을 맡길 뿐.

 

 이 비에 씻겨내려가면 얼마나 좋을까. 눈물도, 상처도, 괴로웠던 과거의 기억들도, 그리고.......자신의 존재도.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노랫소리 같았지만 그보다는 허밍에 가까웠다. 그 소리에 거짓말처럼 비도 나무들의 떨림도 멈췄다. 뿌옇던 안개마저 서서히 물러났다.

 

 정신을 차리자, 자신의 주변에 모여든 빛무리가 보였다. 제각각 다른 색을 가진 채 춤추는 모습이 마치 반딧불이 같았다. 아니, 어쩌면 밤하늘에서 별들이 생명을 가지고 떨어져 나온 걸지도.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뻗은 손에 빛덩어리 하나가 앉았다. 붉은색을 띤 그것이 가까이 오자, 실루엣이 드러났다. 짧은 드레스를 입고 나비 날개를 가진 그것은 틀림없는 요정이었다. 하린은 그렇게 생각했다.

 

 빛덩어리는 하린의 검지에 닿았다가 뺨에, 그리고 이마에 닿고 나서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지나간 자리마다 온기는 아니지만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입술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자신의 마음이 원한 건지 아니면 요정이 건 마법에 홀린 것인지 하린조차 알 수 없었다.

 

 「산산이 흩어진 꽃잎은 바람에 날려

 아무리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어

 무엇을 원하는 지 자신조차 알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끝없는 길로 향하네」

 

 목소리는 요정들의 허밍과 섞여 하나의 노래가 되었다. 영혼, 그리고 깊숙한 곳에 있는 마음까지 울리게 한 그것은 커다란 소용돌이마저 잠재웠다.

 

 노래가 끝나고 그 침묵을 대신한 건 바람이었다. 마치 박수소리 같아 하린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빛나는 가루에서 나는 좋은 향은 덤이었다.

 

 정신을 차리기 직전, 어렴풋이 요정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이곳에 온 걸 환영해, 공주님.

 
작가의 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붉은 장미>는 월, 금 연재에서 주 2회 연재로 바뀔 예정입니다. 참고로 다음 화는 이번주 금요일에 올라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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