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
 1  2  3  4  5  6  7  8  9  >>
 
자유연재 > 현대물
멸망하는 세계에 히어로는 없었다.
작가 : 제이라잇
작품등록일 : 2020.7.14
멸망하는 세계에 히어로는 없었다. 더보기

네이버
https://novel.naver.com/best/l...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초월적인 존재의 등장으로 세상이 뒤집혔다.
사탄의 공격. 인류의 존망. 구원을 위한 천사와 악마의 등장.
인류는 과연 멸망의 기로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까?

 
2. 검은 피
작성일 : 20-07-14 10:33     조회 : 53     추천 : 0     분량 : 495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상은 많은 것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90억 인구의 절반이 희생당했음에도, 종말의 절망에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회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도 있었다.

 

 인종간의 갈등, 국가 간의 전쟁, 성 차별 등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던 갈등의 문제들이 종식되었다.

 눈앞에 나타난, 나타나선 안 될 존재들의 실체들로 인해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닌 게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국가의 개념이 사라져갔다.

 서로가 쌓아두었던 울타리는 허물어지고 ‘프로머스’라는 이름 아래 세계는 하나가 되어갔다.

 기존의 국가들의 운영 체제를 유지하되 각기 달랐던 법과 규칙들이 통일되었다.

 과거의 잔재들이 이룩해 놓은 자본과 권력은 희한하게 유지되었다.

 

 멸망 직전의 세계는 암울했지만 지구의 생태계는 찬란하게 빛이 났다.

 언제나 안개 자욱했던 하늘과 둔탁한 공기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청명하고 쾌청하게 정화되었다.

 오염된 물은 맑아졌고, 민둥산이 되어버렸던 지구의 허파가 다시 살아 숨 쉴 기회를 얻게 되었다.

 

 평화..

 

 사탄으로 인한 멸망의 기로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인류에게 주어진 기회.

 세계가 하나 됨에 평화를 맞이하는 듯했지만,

 사탄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 지고 삶의 안정기에 접어들자.

 인간은 또다시 싸우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믿고 있던 신념을 지키려는 자들과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신념을 정립하려는 자들과의 충돌이었다.

 

 결국 세상은 180도 변화 된 것이 아닌 360도 회전을 한 셈이었다.

 

 ***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세상이 하나 됨에, 인류의 적이 한 곳에 집중됨이, 세상의 갈등이 완화됨은 이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여전히 굴러가는 세상에서 이수의 세상은 벼랑 끝에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괴롭힘과 따돌림은 이수에게 지옥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단지 피가 검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연히 난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아이들과 사뭇 달랐다.

 피검사를 해보았지만 남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고 RH+ A형이 분명했다.

 동네 의원 의사는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듯 피의 농도가 짙어 검은색으로 보일 수 있다는 말로 이수의 혈액 색깔에 큰 의의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다.

 출몰하는 사탄들에 의해 세상이 멸망해버렸음 좋겠다는 상상을 매일같이 하였지만 기적적으로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세상은 다시 돌아갔다.

 

 “씨발…”

 

 이수는 흐르는 물에 코피를 씻어냈다.

 투명한 물은 어느새 검게 물들었다. 이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

 참고 싶지 않은 분노가 솟구쳤다.

 멸망하지 않은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었다.

 주체할 수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붙잡기 위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무조건 참고 인내해야 한다는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엄마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탄보다 더 사탄같은 그들을 무찌를 힘이 이수에겐 없었다.

 

 “수업 종 친지가 언젠데 이제 들어와?”

 “죄송합니다,”

 

 이수는 타박하는 선생님께 고개 숙여 사과를 한 뒤 자리에 앉았다.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은 책상에 엎드려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수업을 이어갔다.

 들을 사람은 듣고 듣기 싫은 사람은 듣지 않았다.

 고요한 교실 안에 울려 퍼지는 건 선생님의 음성뿐이었다.

 

 이수는 교실 밖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교실 밖 풍경은 평화로웠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일렁이는 바람에 춤추며 나부끼는 나뭇잎들.

 이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오로지 자신만이 지옥 속에 갇혀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기분 좋은 배경이었기 때문이었다.

 

 [에에에에에에엥!!!!]

 

 별안간 사이렌이 울렸다.

 사이렌은 동네 곳곳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공습경보! 공습경보! 안산 7구역 7516호 부근에 공간의 뒤틀림이 감지되었습니다.

 인근에 계신 시민 여러분은 신속히 안전 구역으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씨바알!! 다 좆된거야! 씨발!”

 “선생님! 어떡해요!!!"

 

 별안간의 대피 명령에 아이들은 혼란에 빠졌다.

 절망의 울부짖음과 절규의 울음소리가 곳곳에 퍼져갔다.

 

 “자자! 당황하지 말고 매뉴얼대로만 하면 안전할거야. 다들 자리에 일어서서 지하 대피소로 이동하자”

 

 선생님은 침착하게 타일렀지만 아이들은 혼돈 그 자체였다.

 숱하게 했던 대피 훈련은 실제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기 멋대로 교실을 뛰쳐나가 지하 대피소로 향했다.

 다른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들도 그랬다.

 어찌 되었든 모두가 지하 대피소를 향하는 것은 틀림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은 모두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이수는 다시 희망했다.

 사탄의 무리들이 자신이 머무는 학교로 쳐들어오길 바랐다.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무채색의 영혼이 되어 푸른 하늘에 흩뿌려지길 바랐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사방에 울려 퍼지던 사이렌 소리와 대피 알림이 멈췄다.

 사탄이 나타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수는 사탄이 이곳으로 들이닥치길 바라면서도 사탄들과 사투를 벌일 엄마를 생각하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고 사시나무 떨리듯 온 몸이 떨렸다.

 

 ‘수야. 걱정하지 마. 엄마가 이 구역에서 제일 강하니까 너 두고 먼저 떠나는 일 없을 거야.’

 

 이수는 엄마가 해줬던 말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믿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엄마가 무사하길 기도했다.

 신이 있음이 명확해진 상황에 신에게 기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 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무작정 기도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제발. 사탄의 무리들이 이곳으로 쳐들어와 이곳에서 멸하게 해 주시옵고, 엄마가 죽지 않도록 도와 주세요…’

 

 이수는 들어준 적 없는 자신의 기도에 또 다시 매달렸다.

 두 손을 붙잡고 온 마음을 다해 기도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바라고 기도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모두가 두 손을 모아 어딘가 누구에게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이수는 이번만큼은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 주길 바라며 온 마음을 다해 어딘가 누구에게 기도를 올렸다.

 

 [경보 해제. 경보 해제. 팔라딘의 혈투 끝에 우리의 승리로 전투가 끝이 났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팔라딘에게 뜨거운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안도의 한숨과 박수의 갈채가 지하 대피소에 울려 퍼졌다.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아이들은 질서 정연하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마음의 안정이 이성을 되찾아 주었다.

 

 “너희 어머니 덕분이야. 고맙다.”

 스치듯 지나가는 이수의 반 아이 한명이 감사의 말을 어깨 툭 치듯 던지고 지나갔다.

 

 “지훈…”

 

 반장인 지훈은 모범 학생이다. 선생님들 모두가 지훈을 좋아했다.

 지훈의 요청과 부탁은 웬만하면 다 들어주는 편이었다.

 아이들도 지훈을 잘 따랐다.

 아이들의 곤란한 문제나 어려움을 곧 잘 해결해 주었다.

 하지만 이수의 문제만큼은 방관했다.

 그것이 반 평화를 위한 강자들과의 조약이었다.

 한 가지 문제를 방관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반장인 지훈이 선택한 전략이었다.

 옛날의 원시 부족 제사장이 마을의 안녕을 위해 어린양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와 별반 다를 것 없었다.

 이수에겐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이나 그것을 방관하는 모두가 똑같았다.

 

 역겨웠다.

 

 모두가 안정을 되찾은 시점에서 학교는 술렁이고 있었다.

 복도에서 선생님 몇 명이 이수의 교실을 힐끗거리며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이수와 눈이 마주친 한 선생님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들은 모두가 울상이었다.

 이수는 불안했다.

 부디 자신이 생각하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아니기를 바랐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선생님의 흔들리는 눈빛 하나가 이수의 심장을 혼란케 했다.

 고요한 강물에 커다란 돌멩이 하나가 떨어져 요동치는 물결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이수의 담임이 무거운 얼굴 표정을 하고선 교실로 들어왔다.

 

 “수야…”

 

 이수의 손이 떨렸다. 심장이 바닥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선생님과 마주한 초점이 흔들렸다. 직감.

 직감의 정답이 오답이길 바랐다. 선생님은 침묵했다. 차마 입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던 침묵을.

 담임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수야. 필요한 물건만 챙기고 나와. 어머니 뵈러 가자…”

 “엄마가… 왜요?”

 “……………순국하셨다.”

 

 이수의 세상이…… 멸망 했다.

 

 ***

 

 [경보해제 3시간 전]

 

 [이시영 조장님 현재 가용인원이 얼마나 됩니까?]

 “출동 가능한 인원은 다섯 명 정도입니다.”

 [……우선 안산에 인접한 지역의 팔라딘들에게도 연락을 취해 놨으니 조금만 버텨주시길 바랍니다.]

 “네. 단장님.”

 [무운을 빕니다.]

 

 시영은 단장이라는 사람과의 통화를 마친 후 어깨까지 흘러내려온 머리를 질끈 묶었다.

 현관 앞에 걸려있는 재킷을 걸쳐 입었다.

 재킷 옆에 걸려있던 복싱 글러브를 목에 걸고선 문을 나섰다.

 

 시영은 집 앞에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승합차에 올라탔다.

 온통 검은색인 승합차엔 팔라딘의 엠블럼이 커다랗게 박혀있었고 ‘팔라딘_안산지부’라는 문구가 그 옆을 장식하였다.

 

 “출몰까지 얼마나 남았지?”

 

 시영은 조수석에 앉아 운전석에 앉아있는 덩치 큰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사내는 자신의 휴대폰에 줄어드는 숫자를 바라보았다.

 

 “30분입니다.”

 “아직 여유 있네. 미리 가서 대기하자 출발해.”

 “네 조장님”

 

 차량엔 운전자와 시영을 포함한 세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그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말없이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사탄 출몰 지역에 근접할수록 도로는 살고싶은 사람들의 차량들로 가득 했다.

 인도와 도로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출몰 구역 반대편으로 몸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차량으로 이동이 힘들어진 시영과 네 명의 조원들은 차에서 내려 각자의 무기들을 챙기곤 출몰지역으로 향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사내의 커다란 손에는 5kg이라 적혀있는 바벨이, 또 다른 사내는 호리호리한 자신의 몸과 비슷해 보이는 빗자루 하나, 희끗한 머리와 자글한 주름과 달리 건강하게 걸어 나가는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앳된 얼굴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청년은 우산을 들고 있었다.

 

 빌라들이 밀집한 지역은 새들의 지저귐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대로변 앞에 펼쳐진 대학교의 정문 앞엔 버려진 차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하늘을 검은 구름이 서서히 뒤덮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구독중이시던 독자분들께 알려드립니… 2020 / 10 / 7 483 0 -
55 54. 대한민국 수복 작전 (5) 2020 / 9 / 23 279 0 5503   
54 53. 대한민국 수복 작전 (4) 2020 / 9 / 19 225 0 5497   
53 52. 대한민국 수복 작전 (3) 2020 / 9 / 14 230 0 5510   
52 51. 대한민국 수복 작전 (2) 2020 / 9 / 7 230 0 5120   
51 50. 대한민국 수복 작전 2020 / 9 / 3 219 0 5232   
50 49. 현신하는 헌신 (4) 2020 / 8 / 28 233 0 5635   
49 48. 현신하는 헌신 (4) 2020 / 8 / 26 232 0 5635   
48 48. 현신하는 헌신 (3) 2020 / 8 / 24 226 0 5301   
47 47. 현신하는 헌신 (2) 2020 / 8 / 23 237 0 5063   
46 46. 현신하는 헌신 2020 / 8 / 20 248 0 5115   
45 45. 한강 전투 (3) 2020 / 8 / 16 246 0 5247   
44 44. 한강 전투 (2) 2020 / 8 / 13 228 0 5373   
43 43. 한강 전투 2020 / 8 / 12 250 0 5571   
42 42. 4대 강 2020 / 8 / 11 218 0 5479   
41 41. 해안가 전투 (3) 2020 / 8 / 10 250 0 5386   
40 40. 해안가 전투 (2) 2020 / 8 / 8 237 0 5219   
39 39. 해안가 전투 2020 / 8 / 8 234 0 5275   
38 38. 자본주의 2020 / 8 / 7 249 0 5431   
37 37. 실전 (2) 2020 / 8 / 6 236 0 5710   
36 36. 실전 2020 / 8 / 5 244 0 5155   
35 35. 긴급 상황 2020 / 8 / 4 233 0 5068   
34 34. 모의 훈련 (6) 2020 / 8 / 3 237 0 5686   
33 33. 모의훈련 (5) 2020 / 8 / 2 251 0 5233   
32 32. 모의 훈련 (4) 2020 / 8 / 1 257 0 5054   
31 31. 모의 훈련 (3) 2020 / 7 / 31 242 0 5200   
30 30. 모의 훈련 (2) 2020 / 7 / 30 238 0 6085   
29 29. 모의 훈련 2020 / 7 / 29 239 0 5742   
28 28. 훈련, 대련 2020 / 7 / 29 242 0 5357   
27 27. 오리엔테이션 (4) 2020 / 7 / 27 249 0 5212   
26 26. 오리엔테이션 (3) 2020 / 7 / 27 239 0 546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