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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널사랑하는것
작가 : 상혁이
작품등록일 : 2020.5.20

야! 강진우 빨랑 나와라!!"

선영은 진우네 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소릴 질렀다. 그와 동시에 짙은 갈색으로 칠된 철대문이 열리며 160cm정도 되는 남자애가 오른쪽 어깨에 쌕을 질머지며 모습을 나타냈다.

"넌 아침부터 힘이 남아도냐? 무슨 목소리가 그렇게 크냐?"

진우는 짜증난다는 듯 자신보다 10cm는 더 큰 선영을 노려보았다.

 
4
작성일 : 20-05-20 12:33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5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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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셔먼의 한국지사에 발령 받아 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다.

 진우가 취임하기 전 사장은 50대로 뱃살이 두둑히 나온 콧수염까지 기르고 있는 전형적인 백인남자였다. 그리고 그는 한국지사장으로 오기전에 근무하던 미 LA지사로 돌아갔다. 얼굴엔 항상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던 느끼한 사장 밑에서 비서로 일하던 안미연이란 이름을 가진 자그마한 몸집의 젊은 아가씨는 진우가 새로운 사장으로 첫 출근을 하자 하루종일 꿈꾸는 듯한 표정을 바꾸지 못한 채 멍하니 사장실로 통하는 문을 바라보며 지냈다.

 진우는 한 번씩 사무실에서 나올 때마다 그 비서의 절반은 풀린 듯한 눈과 마주쳤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책상 위로 얼굴을 묻었고 애꿎은 수화기를 들기도 했다.

 

 

 

 전 직원을 모아놓고 강당에서 한 취임사는 온통 여사원들의 넋이 나간 듯한 얼굴들 때문에 제대로 치뤄진건지 어쩐건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알게 모르게 한 쪽에선 진우의 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셔먼에 입사한 후부터 이룩한 성과들은 셔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들이었고 결코 낙하산이 아니란 걸 알기에 대 놓고 젊은 사장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진 못했다. 셔먼은 어디까지나 미국기업이었고 나이나 인맥등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의 실력하나로도 단숨에 CEO에 오를 수 있는 조직이었다.

 

 게다가 사람보는 눈이 정확한 걸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딕회장의 눈에 몇번 들게 되면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은 보장된 것이었다. 그는 꼭 드러난 성과로만 사람을 판단하진 않았다.

 결과가 좋더라도 그 과정 상 깨끗하고 떳떳하지 못한 방법을 쓴 경우엔 회장의 포상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반면 그는 노력하는 사람을 크게 쳐주었다. 모든 일이란게 상황이 다르고 미처 예기치 못한 환경적 요인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사람 한 사람의 책임만 물을 순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모든 일에 정확한 사람이었지만 그처럼 인간적인 면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딕회장은 자신이 기용한 인사들이 결국엔 자만심에 빠져 자신들의 의무를 게을리할 땐 여지없이 책임을 물었다. 제법 한 자리 차지했다고 상관으로서 자신들이 할 일들도 부하직원에게만 떠넘기고 눈에 보이는 성과는 제 것인양 차지하려는 자들에겐 그동안의 정도 싹둑 내버릴 만큼 가차없는 사람이었다. 딕은 각 부서별 상, 하위 계층간의 화합을 중요시 했고 스스로 부하직원들과 가족과 같은 편한 관계를 가지기 위해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인지 셔먼의 노조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사용자측과 크게 대립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딕은 노조측과의 협상시 밀고 당기는 걸 좋아했고 어느정도 노조측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노조에서도 자신들의 회장이 어떤 사람이란 걸 잘 알기에 터무니없는 요구는 내세우지 않았고 협상안 중 딕이 타당한 이유를 들어가며 승인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선 사용자측의 입장을 받아들이며 수정한 후 다음으로 미루기도 하였다.

 셔먼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면 아마 애사심이 강한 사원들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진우는 자신의 회장이 젊은 나이임에도 거들먹거리지 않은 정말 배울 게 많은 남자라는 사실이 고마웠다. 셔먼에 입사하게 된 동기 역시 그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걸 떠나서 기업인으로서 존경할 만 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진우는 자신이 이 곳 셔먼에서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 까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입사 후 지금껏 자기가 맡았던 프로젝트들의 성과가 좋았던 것도 아마 함께 추진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운도 많이 따라준 것이라 여겼다.

 

 진우는 언제라도 선영을 만나러 갈 때 결코 그녀에게 기죽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아마 그런 압박감 비슷한 생각 때문에 선영을 만나기 위해 여기로 돌아오기까지 기간이 길어진 건지도 몰랐다. 벌써 자신은 스물 아홉이었고 선영인 스물 여덟이었다. 남자나이로 따지면 많지 않은 나이였으나 선영인 이미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나이였다. 그나마 아직까지 선영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의 몸이란 사실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13년 전... 170cm라는 신장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선영이에게 얼마나 주눅이 들었던지...

 진우는 선영이 적어도 15cm이상 차이나는 남자에게 폭 안기고 싶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선영이 그 후로도 더 키가 컸는 가는 모르겠으나 지금 자신의 신장이 187cm이니 어느정도 키가 큰 여자모델들도 자신의 눈 아래에 있었다.

 진우는 혼자서 피식거리며 웃었다.

 

 뉴욕으로 이민 간 후, 처음 1년 간은 겨우 4cm정도 큰 걸로 만족해야 했으나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키가 불쑥불쑥 크기 시작하더니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성장이 멈췄다.

 그동안 키 때문에 고민하던 진우를 부모님은 남자들은 늦게 크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셨고 그 분들 말씀대로 진우는 십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성장호르몬이 쏟아진 경우였다.

 키가 커지자 진우는 당장에라도 한국으로 날아가 선영을 자신의 가슴에 안고 싶었다. 그러나 진우는 기다렸다. 단순히 키가 큰 것만이 아닌 선영에게 결코 부족함이 없는 남자로 나서고 싶었기에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 한 시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회사 내 들뜬 분위기도 어느정도 가라앉았고 진우의 사무실 밖에 위치한 비서실에 앉아있는 조그만 비서 아가씨도 꿈꾸는 표정에서 벗어나 이젠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아직도 그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지만 진우는 모른 척하고 지극히 사무적으로 그녈 대했다. 그동안 뉴욕 본사에 있을 때부터 터득한 행동이었다.

 절대 여사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틈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

 그는 셔먼내 여사원들관 데이트도 사양했다. 파티에 동행할 파트너도 그는 소개로 만난 아가씨들과 함께였다.

 

 알아본 바로는 재영형이 경영하는 서림홈쇼핑에서 '박선영'을 생방으로 판매한다고 하였고 그 방송시간에는 선영도 스튜디오에서 어느정도의 판매가 이뤄지는 지 본다고 하였다. 홈쇼핑에 '박선영'이 나온 지 이제 4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고 생방을 낼 때도 고가의 상품이다보니 준비 수량이 어느정도 한정되어 있었으나 거의 대부분 매진사례였다는 소식도 들었다.

 

 내일 토요일 오후 황금시간대에 서림홈쇼핑 채널에서 또 한번 '박선영'의 생방판매가 있을 거라는 걸 알아냈다. 진우는 재영형에게 귀국 인사를 하러 간다는 차원에서 그 곳을 방문할 생각이었다.

 물론 선영이도 그 곳에 올 것이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사무실 창 밖을 내다보던 진우의 얼굴에 어느덧 미소가 떠올랐다.

 

 

 

 

 토요일이었으나 선영은 주말이라는 여유감 같은 건 가질 새가 없었다.

 봄이니 만큼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조의 다소 공주풍으로 보이는 디자인의 원피스를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었다.

 선영은 홈쇼핑이라고 해서 이미 백화점이나 매장에서 판매하던 디자인을 가져다 하진 않았다. 언제나 새로운 디자인을 뽑아냈고 다른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디자인이란 것 때문에 열화와 같은 성원이 뒤따랐다.

 

 '박선영'의 타겟시장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까지의 소위 말하는 미시족들을 위한 브랜드였다. 그렇다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어린 아가씨들이나 40을 넘기는 중년층이 모른 척 하는 건 아니었고 그들 역시 선영의 옷들을 선호했다.

 선영은 자신의 옷들이 한 두푼 하는 게 아닌 꽤 고가의 제품이었기에 어느 정도의 기반을 잡은 세대들을 타겟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들이 자신의 옷을 살 때면 웬지 자신이 어린 학생들에게 괜시리 비싼 가격으로 명품입네 하고 과소비를 조장하는 건 아닌지 반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자신의 비즈니스였다. 지금은 한국에서의 첫 발을 창신과 함께 했지만 5년 계약이 끝난 후엔 단독으로 '박선영'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고 창신의 최사장님과도 계약 당시 그런 얘길 해 놓은 상태였다.

 

 이런 저런 경우들까지 일일이 따지고 걱정하면서 사업을 할 순 없었다. 자신이 옷을 만들고 그에 타당한 가격을 매겨 상품으로 내 놓는게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일은 아니었기에...

 선영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앙증맞은 프릴이 달려 화려하면서도 우아해 보이는 디자인의 원피스를 만족스럽게 바라본 후 가방을 챙겼다.

 이미 사무실 밖에선 서림홈쇼핑으로 가져가 모델들에게 입힐 세 가지 색깔의 원피스가 준비되어져 있었다.

 

 오늘도 매진이 되길...

 선영은 맘 속으로 아자!하고 기합을 넣은 후 함께 디자인실에 있는 임수진과 함께 차에 올랐다.

 

 

 

 

 정각 다섯시, 카메라의 불이 켜지고 세트 위의 쇼핑호스트 두 명이 시원스럽고 깔끔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 후 본격적으로 선영의 신상품 원피스에 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선영은 카메라 뒤 쪽에서 느긋한 표정으로 쇼핑호스트들의 조금은 과장된 얼굴과 목소리를 들으며 서 있었다.

 

  "벌써부터 전화가 불이 나는 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오빠의 목소리에 선영이 웃으며 돌아보았다.

 

  "사은품 덕도 있겠지."

 

 선영은 서림측에서 마련한 선착순 100명의 고객을 위한 18K 체인의 발찌와 팔찌세트를 가르키며 미소짓다가 조금은 걱정스런 표정을 보였다.

 

  "18K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저거 도금한 거야~"

 

  "뭐어?? 정말??"

 

 선영이 깜짝 놀라며 소리치자 재영이 얼른 선영의 입을 가렸다.

 

  "농담이야! 농담!! 생방 중인데 그렇게 소릴 지르면 어떡하냐?"

 

  "무슨 그런 농담을 하냐? 진짠 줄 알았잖아!!"

 

 재영과 선영의 다정한 모습을 수진은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박선영... 저런 든든한 뒷 배경 덕에 이만큼 클 수 있었을 것이다. 부러울 게 없는 여자였다.

 스물 여덟, 저 나이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브랜드를 어려움없이 턱 하니 가졌고 막힐 것 없이 승승장구 잘 나가고 있었다.

 수진은 선영의 아래 사람으로 있긴 했으나 동갑내기인 선영이 아니꼬울 수 밖에 없었다.

 

 

 

 

  "사장님, 손님 오셨는데요."

 

 세희가 다가와 재영을 불렀다.

 몸을 돌리는 재영을 따라 무심결에 함께 돌아본 선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여태껏 선영의 주위엔 모두가 인정하는 미남들이 넘쳐났었고 때문에 선영은 어느정도 한인물 한다는 남자들도 대수롭지 않은 눈으로 보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보는 게 분명한 저 남자는 선영의 눈에 단번에 꽂히듯이 다가왔고 너무도 낯 익은 얼굴이었다...

 재영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며 세희와 함께 서 있는 장신의 남자에게 다가갔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재영이 정중히 묻자 진우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선영은 그의 웃는 얼굴이 친숙하게 다가오자 얼굴을 찌푸렸다.

 뭐지...?

 가슴 한 구석에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재영형! 저 모르시겠어요? 강진우!! 옆집 살다가 뉴욕으로 이민 갔었잖아요."

 

 뭐!!!

 

 그의 말에 선영이 뒤로 비틀거리며 넘어지지 않으려고 카메라감독의 어깨를 잡았다.

 그 바람에 생방 중이던 화면이 한 번 기우뚱거렸고 스탭들이 놀라 벌떡 일어섰다. 다행히 카메라는 금방 원위치로 돌아왔지만 선영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미안한 표정을 보였고 오빠와 진우에게서 몸을 돌려 세트쪽을 보았다.

 당황한 쇼핑호스트들이 시청자들에게 양해의 말을 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송사고에 휙 고개를 돌렸던 재영은 재빨리 수습이 되자 다시 앞의 남자에게 주위를 돌렸다.

 

 강진우라고...?

 

  "전혀 모르시겠어요? 이거 섭섭한데요...?"

 

 진우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재영을 보았다.

 

  "아냐. 알고 말고. 잠시 놀래서 그랬지."

 

 재영은 고개를 젓고는 진우의 팔을 툭 쳤다.

 

  "이렇게 근사하게 변했으니 못 알아볼 뻔 했지."

 

  "형을 마지막 본 게 그 해병대 머리모양이었는데 많이 좋아지셨네요~"

 

 진우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 끝을 손으로 토닥이며 머리 위쪽만 동그랗게 남기고 몽땅 밀어버린-전혀 멋있어 보이지 않은- 해병대 머리스타일을 말하자 재영이 큰소리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쿡쿡 거렸다.

 

  "그나저나 이게 어쩐 일이야? 언제 들어온거야?"

 

 재영은 진우를 이끌고 한 쪽 구석으로 데려갔다.

 

  "저번 주 일요일에 귀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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