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복을 입고 몇 번 더 찾아갔어요. 분명한 건 그녀를 사랑하는 제
마음이었어요. 그렇게 아름답고 빛나는 여자는 처음 봤어요. 세상에 하
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보석 같았어요... 결국 그녀를 데리고 나올 결심
을 했어요. 그리고 미련없이 시골 생활을 청산했습니다. 내겐 파주가 어
머니를 잃은 아픔 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그녀를 데리고 근사한 아파트
를 샀습니다. 그런데 강남으로 온 후부터 미령이가 이상해졌어요..]
"이런 집을 살 능력이 있었단 말이지..."
미령이 따지듯 물었다.
"이렇게 부자면서 시골에서 왜 경찰노릇이나 하고 있었어?"
"미령아... 사실... 나 경찰 아냐..."
"뭐?"
"친구 부탁받고 잠깐 용주골에 들어간거야..."
"허. 나 속인거야?"
"미안해.. 그래도 널 빼줬잖아..."
미령이 어이없다는 듯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이제와서 생색이라도 내겠다는 거야?"
"아니.. 내 말뜻은.. 미령아, 어떻게 하면 내 진심을 알아주겠니?"
이내 화사한 미소를 짓고 성현의 팔을 붙잡았다.
"진실을 알고 싶어... 나 용주골에 있을 때 이상한 말 들었어..."
"어? 무슨 말?"
"너가 삼정그룹 아들이라는 거야..."
성현이 당황해 말문이 막혔다.
"진짜야?"
"아... 아냐..."
"날 또 속일 생각이라면 이 집에서 나가겠어."
미령이 벌떡 일어나 성현을 쏘아봤다.
"아냐. 말할게...."
귀를 쫑긋 세우고 성현을 응시했다.
"이젠 형님하고 나 둘만 아는 비밀이야."
"둘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돌아가셨어... 형님하곤 이복형제야.."
미령은 놀라면서도 기분 좋게 웃었다.
"형님이라면...?"
"지금 계시는 삼정그룹 회장님...."
"정말이야? 그럼 왜 이러고 있어... 너도 삼정에서 일하면 안되는 거야?"
"내가 싫어. 나중에 그걸로 화근이 될 수도 있고..."
"세상에 이렇게 멍청한 인간이 다 있을까. 그럼 자주 만나?"
"아니. 어렸을 때 보고 없어."
"내가 너의 형님 만날 수 없을까?"
"너가? 너가 왜?"
미령이 우물쭈물 망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