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안하셔도 괜찮겠습니다."
담당의가 미령에게 소견을 밝혔다.
"잠시 놀래서 기절했습니다. 포도당 주사 맞고 퇴원하셔도 좋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미령이 자고 있는 원길을 안쓰럽게 봤다.
"이왕 병원에 오신 거 종합검진 받으시죠.. 회장님 몸도 약하신데.. 미리
미리 받아두면 좋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미령이 종합검진을 받기 위해 일반병실로 옮겼다. 굳이 병원에서는 VIP
병실을 쓰라고 권했다. 할 수 없이 마룻바닥과 대리석을 잘 깔아놓은
병실로 옮겼다.
"걱정 많이 했어요?"
미령이 원길 손을 꽉 잡았다.
"아뇨...."
호주머니에 넣은 다른 손을 원길이 내려봤다.
"손... 다쳤어요?"
"........ 과일 깎다가 좀 베었어요...."
"이리 봐요..."
"괜찮아요...."
일부러 시선을 피하고 일어섰다.
"병원이 참 깨끗해요. 이왕 오셨으니까 종합검진 받아봐요..."
"나 아프지 않아요...."
"그래두요...... 저 매점 다녀올게요.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음... 책 하나 사다줄래요. 아무래도 가만히 누워 있을려면 심심할 거
같네요..."
"그럴게요.."
미령이 원길 머리를 쓰다듬고 나갔다.
여비서가 회장실을 청소하고 나오는데 남비서가 때국물 낀 얼굴로 들어
섰다.
"남 실장님...."
"나 빨리왔죠...."
"여행이라도 다녀오신 거에요?"
"그렇죠, 뭐... 회장님 계시죠?"
"아뇨......."
여비서가 머뭇거렸다.
"벌써 퇴근하셨어요?"
"어제 쓰러지셨어요!"
남비서가 화들짝 놀라 다그치듯 소리쳤다.
"뭐 때문에요! 왜요! 혹시 제가 드린 파일을 보시고......?"
"아니요. 그건 보시지도 못했어요..."
"그럼 왜요?"
"경찰청에서 온 팩스 보시구요....."
"팩스요? 그거 어디 있어요?"
"회장님 방에요...."
재빠르게 회장실로 들어가 책상에 놓인 팩스를 봤다. 하아! 얼마 보지 않
아 남비서도 당황했다. 조성현.... 대체.... 어쩌자고.... 남비서가 노
란 봉투를 챙겨들고 입원했다는 병원으로 향했다.
미령이 세면도구와 과일 몇 개를 샀다. 어떤 책을 고르는 중에 문득 윈도
우 밖으로 지나가는 남비서가 보였다. 미령은 책도 못 사고 밖으로 나갔
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남비서 옆으로 걸어갔다.
"남 실장님....."
남 비서가 미령을 보고 비웃었다.
"결국 이거였군요...."
"네?"
"은미령씨! 당신을 고소할 겁니다!"
미령 손에 들고 있던 쇼핑봉투가 떨어졌다.